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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좋은 7가지 이유

혼자라서 행복한 사람을 위한 랩소디

2024.10.29 | 조회 4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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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의 뉴스레터

나답게 자유로운 삶을 사는 작가 라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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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

살다 보면 혼자 있고 싶은 순간이 옵니다. 수십년간 심리학 분야에서는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드는 때'를 '마음이 보내는 위험한 신호다,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이다'는 등 위험하게 해석해 왔습니다. 그리고 혼자 있고 싶은 사람을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낙인 찍는 경향이 많았죠.

하지만 최근 학자들은 혼자 있고 싶은 심리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기 시작했는데요. Caleton 대학교의 Robert J. Coplan 교수팀은 혼자 있는 시간을 적절히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충분하게 혼자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 느낄 때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해지며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혼자 살 때는 평균적으로 덜 외로워 합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시인 샤를 보들레르는 고독은 '사람에게 해롭기는 커녕 혼자 있는 것이 행복이다' 라고 얘기했고, 수학자 파스칼은 '행복은 자신의 방에 혼자 있을 때 온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혼자 있는 사람들은 왜 행복감을 느낄까요?


하나, 내 생활 리듬대로 사는 즐거움

우리는 각자의 신체 리듬에 따라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신체는 자연이 부여한 리듬대로 살아갈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낍니다.

아침 늦게까지 자는 게 좋은 사람이 있고, 새벽에 일어나 활동하는 게 즐거운 사람도 있습니다. 개구리가 비 올 때 신나게 뛰어다니고 겨울에는 잠을 자듯이 사람의 생체리듬도 계속 변합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도 실컷 보고. 혼자 있을 때 자신에게 맞는 생체 리듬을 찾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책 '혼자가 좋다'의 프란치스카 무리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밤이 참 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혼자 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요. 혼자 있으면 한가롭게 빈둥거릴 수 있습니다. 내가 뭘 하든 뭐라고 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1995년 제리 엠 버거의 고독과 관련한 논문에 따르면 1970년도에 이미 혼자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규칙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때 여러 모로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에 사람들을 만나면 오히려 관계가 더 편안해지기도 합니다. 

 

둘, 나의 재능을 발견하는 기쁨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향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덴버의 영재개발 센터 원장이자 교육심리학자인 린다 실버만은 내향인은 자기 성찰이나 반성, 공격성 조절 능력, 감수성, 도덕성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뛰어난 학업 수행능력과 연구 능력 등을 가졌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고 중년의 위기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편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잉가 미힐러와 가수 출신의 방송인 마르틴 숄츠는 빌게이츠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때 무엇보다 그의 차분함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했습니다. 내향인의 특성인 신중한 태도, 조용한 몸짓, 느린 말투 등은 빌게이츠와 같은 차분함을 만들어 냅니다.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전문가가 되려면 끈기와 집중력이 필요한데요. 내향인은 이런 끈기와 집중력으로 혼자 조용히 공부하면서 심오한 통찰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독학으로 컴퓨터를 마스터한 뒤 스티브잡스와 함께 애플 컴퓨터를 최초로 만든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렇게 말했죠.

만일 학창시절 제 성격이 내향적이 아니었다면 매일 밖으로 돌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만 했을 것이다. 정말 혁신적인 일을 해내고 싶다면 혼자 일하라

- 스티브 워즈니악

 

셋, 내 안에서 찾는 해답

혼자 있기 싫어하는 사람은 외부에서 답을 구하는 편입니다. 일, 놀이, 생활 방식 모두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아니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책 '혼자라서 외로운 사람 혼자서도 행복한 사람'의 저자 아리카와 마유미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면 외로워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토베 얀손 작가의 <무민 골짜기의 여름>의 등장인물 스너프킨은 고독과 자유를 사랑하는 나그네입니다. 마음 가는대로 떠돌아 다니고 남에게 얽매이기를 싫어하죠. 작가는 스너프킨의 대사 중 이 말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거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내가 좋아하는 주제나 관심사에 대해 오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죠. 어떤 세상을 원하는지, 어떤 옷이나 인테리어에 마음이 끌리는지, 어떤 책이나 영화를 보면 행복한지. 스스로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자기만의 스타일'도 자연스레 생깁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이 원하는 바를 끝까지 파고들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내고 말죠.

또한 주변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사람들의 요구에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기도 합니다.

 

넷, 채워지는 공허함

공허감은 주로 인간관계로 지치고 피곤해졌을 때 찾아오는데요. 책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의 저자이자 나코시 야스후미는 정신의학과 의사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결론을 얻었습니다.

"인간관계가 인생의 전부가 되면 현대인 특유의 불행이 발생한다."

우리는 매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씁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원만한 인간관계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죠.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쏟아 부을수록 오히려 내 인생을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놓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일상에서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듯 큰 공허감을 느낄 때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합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20-30대 시절의 저자는 본인이 하던 일에 회의감을 느낄 때면 좋아하는 공원에 가서 혼자 멍하니 시간을 보내면 이상하게 기분이 편안해지고 의욕이 생겼다고 합니다.

많은 시간은 아니었어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커피숍에서 한 시간 정도 책 읽는 시간, 목적 없이 산책 하는 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물론 시간이 허락된다면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인간관계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평소와 조금만 다른 곳으로 혼자 가는 것만으로도 공허함을 채울 수 있습니다.

 

다섯, 무한한 가능성 확인

책 '나는 혼자 일하고 싶다'의 저자 뫼달은 혼자 일할 때 정해진 한계가 없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얘기합니다.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등 기업의 직원 근속연수가 2년을 채 넘지 못한다고 해요. 똑똑한 직원들은 자신의 가진 가능성을 펼치기에 직장은 한계가 많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이죠.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 역시 비정규 사무직을 전전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혼자 기차를 타고 가다 떠올린 소설이 바로 '해리포터'였습니다.

저자는 혼자 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의 특성은 섬세함과 신중함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성향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자발적 고독'을 자처하는 서울대학교 배철현 교수는 경기도 가평군 호숫가에 살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골방 가운데 반가부좌를 틀고 앉아 그날 할 일을 깊이 생각하는 것인데요. 그는 혼자 있는 시간으로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500쪽에 육박하는 책을 두 권 동시에 출간했는데요. 배교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강조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나는 원래 사람을 좋아한다. 인문학 확산에 관심이 많아 2007년 서울대에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을 개설하고 국회에도 인문학 모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깨달음이 왔다. '왜 사는가' 하는 본질적인 고민을 했고 두 가지 답을 찾았다. 한국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것과 스스로 나 자신이 되는 것. 그래서 2011년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술과 사람을 끊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에 내려가 6개월을 처박혀 지낸 적도 있다고 해요. 혼자 있는 시간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배철현 교수는 그토록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애를 썼다고 합니다.

 

여섯, '아니오'라고 대답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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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인 레베카 할리는 상담하러 온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요?"

책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의 저자 모라 애런스 밀리 역시 너무 많은 시간을 무의미한 노력에 쏟아부어 중요한 업무를 처리할 시간과 가족과 보낼 시간을 빼앗겼다고 얘기합니다.

저자는 본인이 하겠다고 한 뒤 약속을 지키지 못해 후회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 뒤에야 본인이 남발한 '예'라는 대답이 심신의 건강은 물론 시간과 돈까지 빼앗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내면에서 보내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심각한 편두통, 허리, 배, 골반 등의 통증, 과민성 대장 증후군, 공황발작, 불면증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은 우리에게 '제발 그만하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이런 신호를 통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아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감정 역시 내가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어떤 관계에서 '불편함'과 '적대감'이라는 두 감정이 나타났을 때가 중요합니다. 바로 누군가 혹은 어떤 상황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서적 경계선을 침범하고 있는 때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심리학자 레베카 할리는 "우리의 감정은 외부와의 소통뿐 아니라 내면과의 소통 방식"이라며 마음 챙김 연습을 통해 감정이 일어나는 그 때 자신의 마음과 주변의 상황을 잘 살펴보라고 제안합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그 감정을 관찰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 이름을 붙여봅니다. 꼭 구체적일 필요는 없어요. 이렇게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 보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더 바른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 감정이 내게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이고 그 신호가 뚜렷한 메시지가 될 때까지 꾸준히 관찰해 보는 것입니다.

스티브잡스는 "혁신은 천 가지 사안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내 감정을 스스로 살피고 '아니오'라고 이야기해 나와 내 주변의 경계를 확실하게 설정하는 일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거절하기 두려울 수 있습니다. 기회를 놓쳤을 때 다른 가능성이 없을거란 생각에 불안할 수도 있죠. 하지만 거절에 익숙해질수록 혁신과 발전을 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곱,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

책 '혼자라서 미안하지 않아'의 작가 제인매슈스는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관계의 순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 중 '나 자신'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나 자신과 잘 지내면 남과도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의 감정을 더 좋은 방향으로 쓰게 됩니다. 혼자서도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인간 관계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대부분 함께 있기 힘든 사람이다'

라고 프랑스의 극작가 알베르 기농은 말했습니다. 내면의 자신과 못 만나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계속 필요합니다. 사람 관계에 집착하게 되고, 그 집착은 주변 사람을 힘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서 스스로를 회복하고 재충전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유쾌한 존재가 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타인과 유대 관계를 맺고자 하는 기본 욕구가 있습니다. 단지 사람마다 욕구의 강약이 다를 뿐입니다. 이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의 신경은 늘 외부를 향합니다. 집에 혼자 있어도 스마트폰이나 미디어로 계속 사람들과의 연결을 시도하죠.

영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심리학자 페터 수엣펠드는 쉼 없이 쏟아지는 자극의 시대에 주도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면 정신 건강에 아주 좋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으로 자기 성찰의 욕구가 충족되고, 결정한 일들을 충분히 깊게 생각하며, 일어난 사건들을 처리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새로운 자극의 수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타인의 간섭없이 개인적, 철학적 문제들을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확인하고 정리할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으로 돌아가 마음을 정리할 때 내적 에너지가 채워지고 외부로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외부 세계와 내면 세계의 통합이 이루어지죠. 독일의 작가이자 심리학자인 위르겐 폼 샤이트는 이것을 '고독의 환희'라고 불렀습니다.


어떠세요? 혼자있는 시간이 행복한 7가지 이유 중 몇 가지나 공감이 되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5가지 정도에는 매우 공감을 했습니다.

저 역시 어느 날 갑자기 끝없이 밀려드는 자극에 정신이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제주도로 3개월간 훌쩍 떠났는데요. 3개월의 시간동안 복잡했던 머릿속이 비워지고 여유로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당시 매일의 생각을 기록하면서 많은 것들을 정리할 수도 있었고요.

아마 이런 시간이 또 필요한 시점이 와서 이번에 다시 제주로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 또 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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