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불을 뿜나요?” 대통령은 시민의 ‘입’이 두렵나

미션52🚩 위헌적인 대통령 경호를 멈춰라

2024.03.04 | 조회 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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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100

한국 사회, 100가지만 바뀌어도 살 맛 날 걸요?🥳 지금 필요한 100가지 제도 변화를 이야기하는 미션100레터. 매주 월요일, 무겁고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어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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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또틀막, 삼틀막… 기가 막혀

얼마전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한 학생이 대통령 경호팀에 의해 입이 틀어 막힌 채 쫓겨나는 장면 보셨나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광경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폭력적이었는데요, 정부가 연구개발(R&D)예산을 삭감해 과학기술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와중에 대통령이 한국과학기술원을 방문해 졸업식 연설을 했고, 졸업식의 주인공인 졸업생이 사지가 들린 채 끌려 나갔습니다. 졸업생은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R&D 예산 삭감에 대해 항의하는 말을 외쳤다고 해요.

 

카이스트 졸업생이 대통령 연설 중 항의하자 경호원이 곧바로 입을 막는 모습. 이후 졸업생은 경호원들에 의해 사지가 들려 바깥으로 끌려 나갔다. 사진: 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카이스트 졸업생이 대통령 연설 중 항의하자 경호원이 곧바로 입을 막는 모습. 이후 졸업생은 경호원들에 의해 사지가 들려 바깥으로 끌려 나갔다. 사진: 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그 전에도 입틀막으로 화제가 된 사건이 더 있었죠. 지난 1일에는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패키지와 관련해 할말이 있다던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대통령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 막힌 채 끌려 나갔고요, 지난 1월 전북 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는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 경호원들에게 입이 막힌 채 사지가 들려 행사장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강성의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한다고 말하던 중이었죠.

 

 

왜 입 막고 사지를 들어 내쫓을까

대통령이 있는 행사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을 대통령 경호처가 제지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왜 곧바로 입을 틀어 막고, 사지를 들어 끌고 나가는 것이어야 할까요? 입부터 틀어막는 것은 시민의 항의를 대통령이 듣지 않게 하겠다는 심기 경호입니다. 말을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위협적인 행동이 아니잖아요. 카이스트 졸업생의 경우 대통령과 원거리에 있었고요. 한 시사평론가는 입에서 불이라도 뿜냐며 대통령 경호가 권위주의적이고 위압적이라고 비판했어요.

카이스트 졸업생과 강성희 의원이 당한 사지연행도 명백한 폭력이자 과잉경호입니다. 행사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다면 그들을 제지하고 제 발로 나가게 할 수도 있었는데요, 대통령에게 말을 하자마자 신체의 자유를 박탈 당한 채 강제로 끌려 나갔어요.

 

MBC 뉴스데스크 캡처.
MBC 뉴스데스크 캡처.


전문가들은 입틀막·사지연행 방식의 대통령 경호가 위법적이고, 위헌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법조인들은 질서유지라는 측면해서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제지할 수 있으나, 제지를 위한 절차 없이 곧바로 물리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해요. 헌법을 전공한 교수들도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행위에 물리력부터 행사한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 가치를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의 항의는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대통령 앞에 시민들이 나서서 항의를 한 일이 있었어요.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을 진행하던 중에 장애인 2명이 대통령 앞으로 나선 거예요. 천으로 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나 시간을 달라고 말씀하십시오. 그러면 말씀하실 시간을 드릴 테니까요라고 말했고, 그래도 시위가 이어지자말씀 중단하지 않으면 바깥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는 시민들은 언제든 있을 수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실은 시민들이 그저 말을 하는 것에도 폭력적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걸까요?

 

Jtbc 뉴스 캡처.
Jtbc 뉴스 캡처.


징계도, 사과도 없는 대통령실

경호처가 아닌 폭행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하고 폭력적인 공권력 행사가 연속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호처 직원이 징계를 받는 사례는 없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그저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을 밝혔어요. 현재의 경호방식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제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입틀막 방지 법안발의를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경호법에 규정된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의 정의가 너무 모호해 과잉경호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거죠. 먼 거리에서, 대통령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저 의견을 외쳤다는 것 만으로도 입틀막·사지연행이라는 과잉 공권력 행사가 이뤄지고 있는 걸 보면 다른 법적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문헌]

MBC. 24-02-16. [초유의 카이스트 졸업식 대통령 앞에서 '입틀막'].

YTN. 24-02-16. ["입에서 불을 뿜나요?"...데자뷔 같은 상황].

경향신문. 24-02-18. [“물리력부터 행사, 표현의 자유 침해한 것”…법학자들, 대통령실 경호 비판 한목소리].

경향신문. 24-02-18. [또 대통령 면전입틀막·사지연행’···대통령 경호처초법적 권한법적으로 따져보니].

MBC. 24-02-22. ["입틀막 또틀막 삼틀막 기막혀"‥"경호처 아니라 폭행처"].

쿠키뉴스. 24-02-26. [이덕춘 전주을 예비후보, “대통령 과잉경호입틀막 방지 법안발의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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