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여행자, 손성우(2) - 여정의 인생에서 인생의 여정으로, 아프리카 종단기

2w. 여정의 인생에서 인생의 여정으로, 아프리카 종단기

2023.07.13 | 조회 8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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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야기를 모아

매주 목요일, 일상의 지루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떠나보아요➰✈️

오늘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피해 여행 이야기의 공간에서 잠시 휴식해 보는 건 어떠신가요?🌧

7월의 여행자, 손성우 여행자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의 여행 이야기들을 모아, 지금 바로 move or action!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
두 번째 여행자의 여행 스타일은 무엇일까?
여행 레벨도   여행 베테랑, Lv.4 (37개국)
여행 타입      자유로운 방랑자, ANL
여행 스타일   대륙을 거스르는 오지에서 경험 위주의 여행을 선호합니다.
나의 여행 타입과 레벨도는 무엇일까? https://travel-type-test.webflow.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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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정 중 한 곳! 농도 짙은 에피소드를 들어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다녀온 여정 중 가장 최애로 뽑는 여행지 혹은 여정은 어디였나요?

용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3개월간의 [아프리카 종단]이 여정에 있어, 인생에 있어 가장 의미가 깊고 추억이 많은 여행이었어요. 그곳에서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하였던 수많은 사건사고들, 현재까지도 연을 맺고 지내는 동행들과의 만남, 그때의 그 노을까지... 제 인생에 너무나 큰 전환점을 준 여행이었거든요.

 

패키지를 동반하지 않고 로컬의 아프리카 종단이라니 대단해요. 섣불리 마음먹고 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여정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때는 바야흐로 군대 영장을 받고 난 직후였어요. 제대이후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 막막함과 근심걱정. 그리고 제 의지와 별개로 여행을 멈춰야하는 상황에 머리가 지끈 아프기 시작하였죠.

ㅎㅏ.. 어차피 난 틀렸어.. 난 끝난 목숨이ㅇ..ㅑ..
ㅎㅏ.. 어차피 난 틀렸어.. 난 끝난 목숨이ㅇ..ㅑ..

"에라이 모르겠다~~ 군대 가기 전, 마지막으로 떠나보는거야!!"

어차피 입대 날짜는 정해지고,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거, 입대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도록 큰 모험을 자처하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군대 가기 4개월 전, 저는 이집트로 떠났습니다.

난 아직 자유의 몸이닥!!!!!
난 아직 자유의 몸이닥!!!!!

첫 아프리카 땅을 밟아본 이집트에서는 이전 여행들과 같이 홀로 여행을 시작하였어요. 이집트 모래를 휩쓸며 길바닥을 거닐다가 이집트 다합에서 운명같이 5명의 형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렇게 다합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다 우연히 만난 5명의 여행자는 렌트카 하나를 빌려 3개월간 아프리카 종단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모험과 도피, 그 속에서 만난 인연이 너무 값지네요. 기나긴 아프리카 종단 여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아프리카의 끝,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이요.

저희는 한 달간의 아프리카 종단을 마치고, 여정의 종착지로 남아공에서 끝맺기로 했어요. 사실 남아공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매우 지친 상태였었어요. 장기 여행자들에게 한 번은 온다던 '여행 번아웃'이 저희에게도 찾아왔었거든요.(웃음)

직접 오프로드를 가르며 아프리카 땅을 떠도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으로 버거웠고, 음식도 풍요롭지 않아 배도 많이 굶주린 상태였어요. 고생이란 고생에 지쳐버릴 대로 지친 우리들은 서로 예민해져서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 금방 풀고 여행을 이어 하다 결국 단체로 여행번아웃이 온 것이죠. 

그렇게 육체와 심신 모든 것이 고장난 채로 남아공에 도착했는데, 물가가 너무 싼 거예요. 집값 싸고, 먹는 거 싸고, 도시의 인프라 좋고 조금만 더 나가면 웅장한 자연물까지. 제 기준에는 부족한 거 없이 완벽한 곳이였어요.

"바로 여기가 천국인가?"

행복은 먼 곳에 있었다
행복은 먼 곳에 있었다

아시죠? 장기 여행을 하다 보면 '싼 맛'이 주는 행복이 있거든요. 여행은 '돈을 쓰는 맛'이라고 하지만, 장기 여행에서는 단기 여행처럼 탕진하듯 쓰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이러한 장기 여행자에게 저렴한 물가라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죠. 

저렴한 물가, 도시의 인프라, 풍요로운 자연. 완벽한 삼위일체에 왔던 번아웃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이곳을 온 일주일 동안은 아무것도 안하고 동네에 돌아다니며 쉬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곳이 집값도 싸다 보니 동행들과 에어비앤비에서 지냈었어요. 30평짜리 아파트가 하루에 10만 원 밖에 안 했었거든요. 그래서 있는 동안 요리를 정말 많이 해 먹었어요. 제가 이렇게 신이 났던 이유는, 사실 아프리카 물가가 생각보다 그렇게 싸진 않거든요. 로컬 음식점은 저렴하지만, 맥도날드만 가도 우리나라랑 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어요.

커여운 펭귄들.. 나도 남아공 펭귄 보러 가고싶어여.,..
커여운 펭귄들.. 나도 남아공 펭귄 보러 가고싶어여.,..

 

3개월 간의 아프리카 종단 여정의 최애 여행지인 '남아공'에서 현재 추억이 한 조각이 되어준 가장 청춘같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바로 떠오르는 추억이 있어요. 저희가 렌트카를 타다 남아공에서 사고가 한 번 났었어요. '테이블 마운틴'이라고 엄청나게 멋진 산이 있었는데, 그곳을 갔다가 바로 ‘희망봉’을 가는 엄청 빡센 일정의 하루인 날에요. 산을 들리고 희망봉에 가는 길에 너무나 피곤나머지 5명이 모두가 졸아버린 거예요.. 그것도 운전자까지 포함해서요. 잠깐 눈꺼풀이 감긴 사이 순식간에 차가 전봇대를 박으며 차 앞쪽의 반절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큰 사고가 났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위험천만했던 순간
위험천만했던 순간

정말 다행히 모두가 다치지 않고 차만 아작이 났었어요. 사고가 나자마자 모두가 정신을 차려 보험사 부르고 경찰 부르고 난리가 났었죠.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무도 안 다쳐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렇게 경황이 없던 상황이 조금 진정이 될 때쯤, 태양도 피곤했던 오늘의 제 할 일은 마쳤다는 듯이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하였어요. 저희가 있던 곳이 해안도로였었는데 바다를 끼며 오늘의 하루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해의 그을림을 따라 홀린 듯이 해안가로 나섰죠. 희망봉에 가서 먹으려고 했던 와퍼세트를 들고, 푸르른 바다색이 주황빛으로 물드는 과정을 모두가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였어요. 이때의 한 장면은 평생 가슴 깊이 새겨져 있을 거예요.

해가 지기 전
해가 지기 전
고된 상황 속에서도 노을을 즐기는 자, 이것이 바로 청춘이 아닌감
고된 상황 속에서도 노을을 즐기는 자, 이것이 바로 청춘이 아닌감

 

한 분도 다치지 않으셔서 진심으로 다행입니다! 남아공 외에 아프리카 여정에서 기억에 남았던 사람 혹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아, 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잖아요. 그중 가장 고마웠던 분들이 떠올라요.

나미비아에서도 렌트카를 빌려 사막을 질주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도 저희 사장님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어요.(웃음) 험난한 사막길을 열심히 운전하시다가 차가 그만 사막 한가운데 완전히 빠져버린 거예요.

망했다... (자고로 사막 모래에 빠지면 빼내기 정말 어렵다)
망했다... (자고로 사막 모래에 빠지면 빼내기 정말 어렵다)

해는 질 무렵이지, 사막 한 가운데라 통신은 잘 안 터지지,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지. 도움을 요청하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모두가 조급해져 다들 신경이 날세워져 있었던 상황이었죠. 그냥 꼼짝없이 이곳에 갇혀 잠을 자고 다음 날 도움을 청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러고 몇 분 뒤, 노을이 지기 직전 운명처럼 차 한 대가 지나갔어요. 중국인 분들이었는데 가다가 차를 세워 빠진 차를 구조해 주는 데 큰 도움을 주셨어요. 더불어 뒤이어 온 서양인 노부부가 차를 멈춰 세워 도움에 같이 힘입어 주었어요. 10명의 남짓한 사람들이 함께 차를 밀고, 자신들의 차에 줄을 묶어 차를 내빼주고, 밀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다 도와줬어요. 그렇게 30분 실랑이 끝에 차를 구조해 낼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모습에 진심으로 감사하였습니다. 

모두가 자기 일처럼 손을 뻗어주었다.
모두가 자기 일처럼 손을 뻗어주었다.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감당할 것들이 많은 기나긴 여정의 과정 속 많은 감정을 느꼈을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이 현재 삶에 있어 미친 변화가 있었나요?

가장 큰 것은 이 여행을 계기로 현재 함께 일하고 계신 사장님을 만난 것이죠.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기 직전, 앞날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심적인 불안이 굉장히 컸어요. 여행자의 신분 외에는 어딘가 소속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근데 이 여행을 계기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가 되어 버렸죠. 

성격적으로 많이 변화하였어요. 제 여행을 되돌아보면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EEEE' 외향인 재질처럼 보이잖아요. 사실이기도 하고요.(웃음) 근데 원래 낯을 조금 가렸었어요. 학창시절엔 발표도 무서워했던 은근히 내향적인 면모를 지녔었거든요. 여행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가고, 가는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주도적인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거기서 얻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지금의 성격을 만든 것 같아요. (👍)

극한 공감에 마빡을 내리치는 중
극한 공감에 마빡을 내리치는 중

이외에도, 군대에서 이때의 추억으로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 있었어요. 석 달간의 아프리카 종단을 마친 후, 귀국한 지 일주일 뒤 바로 군대로 가게 되었거든요.(웃음) 정말 군대에 있을 땐 괴리감이 엄청났어요. 얼마 전까지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를 보며 잠이 들고, 방랑하는 코끼리를 보며 자유로운 인생을 펼치다 규율과 공간의 억압이 있는 생활로 들어감에 꽤나 큰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때의 모험이 힘든 순간을 버틸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주었답니다.

 

선명하고 동글한 무지개
선명하고 동글한 무지개
여러뿐.. 여행자님이 말하시길 탄자니아 바다가 그렇게 예쁘데요오.. 
여러뿐.. 여행자님이 말하시길 탄자니아 바다가 그렇게 예쁘데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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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성우 여행자의 이야기는 다음주에도 이어집니다 :)
[다음편. 다시 시작된 여정]

코로나 이후, 다시 시작된 장기 여행기.
처음으로 밟아보는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어떠한 재미난 일들이 펼쳐졌을까요?

 

*뉴스레터에 사용되는 사진의 저작권은 인터뷰이에 있습니다. 

*[손성우] 여행자의 SNS  👉@levart_son
*천호동 곱창 맛집 [대팔이네] 👉@tiger_s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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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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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소리

    1
    over 1 year 전

    성우 멋지다👏🏻👏🏻👏🏻👏🏻👏🏻잘생겼눼~!~!~!!~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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