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나는 어떻게 돈을 벌까

narr. TEAM 모상실

상실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 모상실 레터가 미티 PD의 개인 사정으로 뜻하지 않게 잠시 휴식기를 가졌어요. 숨 고르기를 제대로 한 만큼 앞으로 더 참신하고 알찬 레터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여러분 혹시 '중고차 자판기'란 말 들어보셨나요? 커피나 과자도 아니고 자동차를? 자판기에? 상상이 되시나요. 그걸 현실로 만든 기업이 있습니다. 모상실이 전하는 9️⃣번째 기업분석 레터! 오늘 얘기해볼 모빌리티 기업은 미국 중고차 시장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 카바나(Carvana)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카바나가 어떤 기업인지, 어떻게 미국 중고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는지 한 번 살펴볼게요. 폴제이, 마리, 알토가 전하는 아이디어와 인사이트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모상실 팟캐스트도 함께 들어보셔도 좋아요 😎 자, 시작하겠습니다 🎬

👀 한눈에 보기

카바나(Carvana), 대체 어떤 회사죠? 가볍게 짚고 갈게요 😎

카바나는 2013년 1월 설립된 온・라・인 중고차 거래 전문회사입니다. 창업자 어니 가르시아가 중고차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온라인 유통 비즈니스를 제안해 아빠론을 확보하면서 카바나란 회사가 설립됐다고 해요.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사고 판다' 이게 말이 쉽지 수백, 수천만 원이나 하는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파는 게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신차가 아니라 중고차잖아요. 상태는 괜찮은지, 심하게 망가진 이력이 있진 않은지 돋보기를 들고 살펴봐도 불안할 판에 온라인이라니 🤔

사실 중고차 시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품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눈 뜨고 코 베이는 시장'으로 유명하죠. 유식한 말로 '레몬마켓'이라고 하는데요. 같은 상품이면 더 비싸게 팔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 매매상이나 딜러들이 파손, 침수 같은 사고 이력을 숨기고 파는 일도 많다고 해요. 그리고 자동차라는 게 워낙 복잡한 상품이잖아요.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면 뭐가 좋은지 안 좋은지 잠깐 봐서는 잘 모르니까요. 이런 중고차 시장에서 '직접 보지 않고 주문해도 괜찮더라'하는 신뢰를 얻어낸 것, 그 자체가 엄청난 혁신이라고 볼 수 있겠죠.

2020년 카바나의 성적표는?

2020년, 카바나는 매출 55억9,000만 달러(약 6조5천억 원), 영업손실 4억6,000만 달러(약 5,4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고차를 팔아서 6조를 버는 회사예요. 그리고 역시나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업답게 아직은 적자기업입니다 😁 그래도 매출 성장세는 최근 3년간 평균 71.6%로 고공행진 중입니다. 기업의 영업이익 수익성을 파악하는 지표인 EBIDTA 마진도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2014년에 -32%였던 EBIDTA 마진이 2020년에는 -4.6%로 엄청나게 개선됐습니다. 거의 흑자에 가까워졌어요💰

차량 판매 대수는 약 24만 대로 미국 중고차 판매 2위 기업입니다. 판매 대수도 전년 대비 37%나 증가했는데요. 2015년에 연간 6,500대 정도를 팔았다고 하니, 5년 만에 40배 가까이 성장한 거네요 😱 대한민국 렌터카 1위 롯데렌탈이 보유한 차량이 23만 대 정도니까. 2020년 한 해에만 롯데렌탈이 갖고 있는 차량을 다 팔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중고차에 날개를 달아준 코로나19

지난 우버, 배달의민족 편에서 모빌리티+커머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큰 모멘텀을 얻은 걸 확인했죠. 카바나 역시 코로나19가 날개를 달아준 모빌리티 기업입니다. 대중교통을 피해 더욱 프라이빗하게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중고차 수요가 증가했고요. 반면에 중고차를 팔기 위해 차를 내놓는 사람들은 줄고, 중고차 검증 업체들도 코로나19로 장시간 멈춰서면서 공급이 확 줄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해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중고차 시장이 유래없는 호황을 맞았죠 💹

하지만 이 모든 건 '준비된 자에게 온 기회' 정도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카바나는 이미 잘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카바나는 뭘, 어떻게 잘하고 있었을까요? 어떻게 5년 만에 40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카바나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좀 더 살펴볼게요 🤔

카바나는 어떻게 돈을 벌까?

카바나는 돈을 어떻게 벌까. 중고차를 팔아서 법니다. 끝! 😁 이렇게 보면 엄청 단순한데요. 시장을 혁신한 플레이어의 스토리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중고차 매매 기업은 크게 세 단계 '매입 → 상품화 → 판매'를 거쳐 돈을 벌어요. 카바나는 이 모든 단계에서 기존 중고차 업체와는 다른 방식을 도입했어요. 어떤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길래 '시장을 혁신했다'고 평가받는 걸까요? 하나씩 살펴보시죠 🧐

Step 1. 매입

매입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싼 가격에 상태 좋은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이겠죠. 카바나는 3~4년 이상이나 주행거리가 과다한 차량은 매입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매입 이후 상품화 단계에서 수리, 개선하는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으니 마냥 싸게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죠.

이런 관점에서 카바나는 매입 과정에서도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매입 거래도 최소한의 대면으로 이루어집니다. 10분밖에 안 걸린다는 후기도 많아요. 가격도 상당히 후하게 쳐주는 것으로 보이고. 아무래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개인의 차를 개별 매입하는 게 경매장 등을 통해 매입하는 것보다 저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tep 2. 상품화

상품화는 매입한 차량을 검사하고 판매하기 좋은 상태로 개선하는 과정을 말해요. 기존 중고차 시장은 이 상품화 단계를 대부분 중소 외주 수리 업체에 맡겨 진행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외주 업체들마다 역량 차이가 있어 상품화 품질이 제각각인 문제도 있었죠.

카바나는 이 상품화 과정을 IRC(Inspection and Reconditioning Center)라는 자체 검증・수리 센터를 운영해 비용과 품질 문제를 한방에 해결합니다. 미국 전역에서 매입한 차량은 12개의 IRC로 우선 입고해 검사를 하고요. 이 과정에서 차량 등급을 매겨서 등급낮은 차량은 경매로 판매하고, 일정 등급 이상의 차량들만 카바나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상품화 공정을 직영화해서 비용을 줄이고 일정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한 거죠. 뿐만 아니라 차량을 360도로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마련해 온라인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IRC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tep 3. 판매

카바나는 결국 판매 단계의 혁신을 통해 성장한 회사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몇 가지만 가볍게 소개해볼게요. 모든 사례는 모상실 팟캐스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가장 유명한 건 '중고차 자판기'죠.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자판기에서 차를 뽑으며 엄청 행복해 하는 카바나 고객들을 볼 수 있어요. 물론 미국 전역에 28개 정도라고 하니(2021년 3월 기준), 커버리지 측면에서 고객 편의나 효용성 보다는 마케팅적인 측면이 커 보이긴 합니다. 그래도 전에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이고, 카바나 정도의 품질을 유지해야 할 수 있는 유통 방식이란 점에서 꽤 임팩트가 있어요.

판매 방식이 100% 비대면이란 점도 매우 큰 장점이에요. 특히 비용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할 수 밖에 없는데요. 모상실 현대자동차 편 기억하시나요? 딜러십에 대한 영업 수수료 비용이 상당했었죠.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수수료를 줄일 수 있으니까. 절감한 비용으로 차량 품질을 높이거나 매입・판매 시에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죠.

물론 온라인 판매에는 여러 난관이 있습니다. 차량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인데요. 카바나는 360도로 고화질 차량 사진을 제공하는 Virtual Tour 기능이나 차량 상태에 대한 상세 리포트 등을 제공해 보완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판매 전시장이 단 1곳도 없다는 😮) 여기에 무료 배송과 7일 이내 아묻따 환불 찬스까지 얹어주면, 고객 입장에서는 "카바나 괜찮네?"란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

판매 과정에서는 이외에도 여러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자체적으로 파이낸싱을 제공해서 고객에게 차를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덤으로 챙기기도 하고요. 자체 보증수리를 제공하기도 하고요. 고객들이 중고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모든 불편함을 없애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레몬 마켓'으로 불리는 중고차 시장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떡상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요.

카바나의 성장, 자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지 🏃‍♀️

카바나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살펴보고 나서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카바나 주식 얼마지? 사야게따!" 😆 아까 카바나 매출과 판매 실적이 미친 성장 중이라고 했었죠. 주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함께 떡상하고 있어요 💹 2021년 8월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약 285억 달러, 무려 33조 원에 달해요. 2020년에만 160% 급등했고, 올해도 40% 이상 올랐습니다. 33조 원이면 미국 중고차 시장 점유율 1위 카맥스의 시총보다 10조 원이나 높고, 국내로 보면 완성차 제조사인 KIA와 비슷한 수준인데요 😲 도대체 이거 머선 일일까요?!

놀라운 건 미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되는 중고차가 약 4,000만 대란 사실입니다. 아까 카바나가 2020년에 몇 대를 팔았다고 했죠? 24만 대 정도. 카바나의 점유율이 미국 중고차 시장의 1%도 안 된다는 얘기예요. 신차 시장의 2배 규모인 미국 중고차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고, 중고차 딜러십 상위 100개 업체를 합쳐도 시장 점유율이 8.6%에 불과합니다. 완전히 춘추전국시대인거죠. 시장은 앞으로 카바나가 먹을 파이가 엄청나게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엄청난 성장세가 계속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는 거죠. 카바나, 과연 앞으로 미국 중고차 시장을 씹어먹게 될까요?

한국 모빌리티-커머스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어요.
국내 1위 중고차 업체인 케이카(K Car)가 상장을 준비 중이고요.
중고차 상품화 플랫폼 기업 체카(Chexcar)가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하고,
현대차는 신차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국내 중고차 시장에도 카바나 같은 플레이어가 새롭게 등장할 수 있을까요?
옷, 음식, 가전제품처럼 자동차도 온라인으로 쉽고 편하게 살 수 있게 될까요?
그렇다면 누가 그 중심에 서게 될까요? 상실이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 관련 뉴스 & 자료

📸 모상실과 더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으시면?

📻 모상실 팟캐스트 듣기

😎 모상실 소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