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 뉴스레터, <문구구절절>을 시작합니다.
저는 무엇이든 ‘읽는 것’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요, 물성이 있는 책도 좋아하고 잡지처럼 매일, 혹은 일주일마다 새로운 소식으로 메일함을 열어보는 즐거움을 주는 뉴스레터도 20개 이상 구독하고 있습니다.(20개가 훨씬 넘지만 20개가 넘은 시점에서 카운팅을 포기했어요.. 뉴스레터를 위한 메일 계정을 따로 만들어서 매일 아침 출근해서 새롭게 도착한 뉴스레터를 읽습니다)
근데 한 가지 많이 아쉬운 점.
왜 문구 이야기를 하는 뉴스레터는 없을까요?(제가 모르는 걸까요? 아시는 분은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함께 읽어요👐)
제 주변엔 문구인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 이 문구인들의 작은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 갈증을 해소해 줄 뉴스레터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일본에서는 매년 ‘문방구 대상’이라는 잡지를 발간하고, 수첩&노트 문방구 아이디어 등의 실용서들이 많은데 비해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문구에 관한 컨텐츠는 정말 한정적이더라구요
여러 문구 브랜드 계정을 팔로우하고 문구를 주제로 한 책을 닳도록 여러 번 읽음에도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
그래서 생각했어요. 내가 원하는 게 없다면, 내가 만들어보자.
제가 좋아하는 문구에 대한 이야기를 기꺼이 함께 나누실 분들과 즐겁게 문구를 중심으로 소통하고 싶어 문구 뉴스레터 발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써본 문구 리뷰들, 저만의 팁, 문구덕후라면 좋아할 만한 전시나 책, 제가 발견한 신박한 문구템들…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들은 정말 너무 많은데 인스타그램에 이야기하기에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하나로 묶이지 않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데 이제 그 이야기들을 뉴스레터로 풀어보려 해요.
긴 호흡의 컨텐츠 발행은 또 처음이라 떨리고, ‘뉴스레터’라고 하는데 잘못된 정보를 전할까 봐 걱정이 앞서고 저에게도 또 하나의 도전입니다.✊
심각하게 ‘팩트’나 ‘정보’의 맞고 틀림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문구들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구소녀가 쓰는 문구 뉴스레터, #문구구절절
지금 계획은 월 2회 발행할 예정이고 저의 문구에 대한 짧은 에세이와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문구에 대한 정보들을 함께 담아볼 예정입니다✍️
구독자님, 잘 부탁드려요!
✍️ 배려의 문구
얼마 전 '로컬디깅클럽' 에서 문구와 여행에 대해 인터뷰를 했어요. 질문 중에는 가장 좋아하는 문구 브랜드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요. '가장'이라는 질문은 항상 어렵지만, 최근에 제품을 사용하며 감명 깊었던 브랜드를 말하고 보니, 저는 '쓰는 사람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문구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제가 말씀드렸던 브랜드는 국내의 '아날로그 키퍼'와 일본의 '미도리'인데요. 두 브랜드 모두 편지 제품을 쓸 때 쓰는 사람의 마음을 고려한 배려의 디테일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구독자님이 발견한 배려의 디테일도 댓글이나 답장으로 편하게 이야기해주세요. 다음번 뉴스레터 때 <문구구절절>구독자님들과 더 많은 배려의 문구를 공유하고 싶어요🙂
✎ 아날로그 키퍼의 <Bracket Card>
편지지가 아무리 예뻐도 전달하는 마음이 자칫 단정해 보이지 않을까 봐 봉투를 꼭 찾고는 한다. 하지만 봉투를 찾고 보니 자칫 마음이 너무 무거워 보일까, 편지지의 따스함이 봉투에까지 오롯이 담기지 않을 때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곤 한다.
그런 점에서 아날로그 키퍼의 <Bracket Card>는 편지 봉투가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 편지지와 편지 봉투 역할을 하고, 마음을 전하기에 손색없는 색감과 디자인이라 마음에 들었다.
✎ 미도리의 <메세지 레터 패드>
구입할 때는 몰랐는데 뜯어보니 포근한 촉감의 편지지와 함께 라인이 그려진 종이가 한 장 더 덧대어져 있다.
중요한 사람에게 나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펜과 편지지를 정갈하게 준비해놓고 글을 써 내려가는데, 라인이 없는 편지지에 글을 쓰다 보면 줄 글이 오르락내리락하여 다시 썼던 경험. 누구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손을 움직여 기록하는 행위’에 큰 가치를 두고, 편지를 전하는 마음이 행여 글씨가 삐뚤게 표현되어 1%라도 덜 전해지지 않을까 고민을 하였을 테고,(혹은 그냥 완벽주의자였을지도-) 치열한 고민 끝에 편지지 세트에 라인을 프린트한 종이를 한 장 더 넣지 않았을까.
출시 전까지 라인 가이드는 어떤 용지에 어떻게 프린트하고, 편지지에 라인 가이드에 적절하게 비치도록 하려면 라인의 두께와 라인의 간격은… 같은 정말 디테일한 고민과 실험을 반복하였을 테지.
이 라인 가이드를 추가하여 다른 어떤 편지지보다 더 잘 팔릴까? 하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출과 평가라는 목적성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상품을 제안하는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것 같아 감명 깊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가치를 내가 만족스러울 때까지 재현한 상품이라면 만족스러워한다. 그것 자체가 동기부여이고, 내가 나아가는 힘이 된다.
🗄 혜자스러운 용량이 때론 부담스러울 때. 마스킹테이프 어떻게 보관하세요?
문구소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도 소개해 드렸던 마스킹테이프 보관법!
거기에 더해 마스킹테이프 스크랩, 소분하는 방법도 소개해드려요🔍
📎 보관
무인양품에서 판매하는 랩 케이스에 마스킹테이프를 보관하면 한눈에 마스킹테이프를 볼 수 있고 쌓아올려 보관하면 깔끔한 데다 케이스에 커터가 달려있어 커팅도 깔끔하게 해결됨!
랩 케이스 S사이즈 하나에 마스킹테이프 두께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15개 정도 보관 가능하다.
📎 스크랩
나한테 어떤 마스킹테이프가 있었지? 갖고 있는 마스킹테이프를 스크랩하여 정리해 놓으면 마스킹테이프 보관함을 다 열어보지 않아도 원하는 마스킹테이프를 빠르게 고를 수 있다.
인친님이 주신 '아무개씨' 노트가 사이즈도 적당하고 떼었다 붙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라 추천! 같은 길이로 잘라 내가 생각하는 테마나 디자인별로 정리해놓으면 같은 마스킹테이프를 또 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같은 길이로 자르는 팁은 자로 재서 노동집약적으로😂 잘라 붙여도 되지만 미도리의 '퀵 테이프 커터'를 이용하면 한 번에 2센티씩 나와서 원하는 만큼, 같은 길이로 잘라 붙일 수 있다.
한쪽 면이 자석으로 되어있어서 어딘가 보관 하기도 편한데 단점이 있다면 매번 마스킹테이프를 바꿔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
📎 소분
예전에는 두꺼운 플라스틱 커버 같은 것을 잘라 요즘 잘 사용하는 마스킹테이프를 둘둘 말아 필통에 가지고 다녔는데, 사용감이 불편해서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가끔 소분이 필요할 때면 고쿠요에서 나온 bobbin 마스킹테이프 소분 메이커를 사용하면 깔끔하게 소분하여 가지고 다닐 수 있다. (tmi🥸 : 'bobbin'은 실을 감는 실패🧵를 의미하는데 마스킹테이프가 소분되며 감기는 모양을 생각해서 보빈으로 제품명을 정한 게 귀여운 포인트)
전용 심은 추가로 구매할 수 있고, 소분한 심을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커터기도 판매하고 있다.
- 💔 다 귀찮다구요? 이런 마스킹테이프 제품도 있어요👇
[Review] 2021 문구생활산업전에 다녀왔는데요...
2021 문구생활산업전이 매년 개최되는 것, 알고 계셨나요?
사실 문구생활산업전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줄도 몰랐어요. 우연히 팔로우하고 있는 제지회사의 게시물 때문에 알게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었어?!'하며 사전 신청을 완료하였는데요.
-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대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희한하게 일이 몰려 바빴던 주임에도 문구생활산업전은 챙겨서 가려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코엑스까지 다녀왔습니다.
12월 1일부터 4일까지 개최되었고, 평일에는 전시는 6시에 마감이라 퇴근 후에는 볼 수 없기에 마지막 날인 토요일만을 노렸습니다.
도착하여 입장하였을 때의 느낌은 전체적으로 작은 홀에 마지막 날이라 그런 건지 주말임에도 한산했습니다.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을 동반한 엄마들도 보였고, 여자분들끼리 오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해외 바이어들도 많이 왔었을까요? 코로나가 있기 전 2019년도의 문구생활산업전은 어땠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애초에 산업전의 목적이 일반 관람객들보다는 바이어나 영업을 위한 자리였을까요? 선보이는 제품들은 텐바이텐이나 문구 편집숍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제품들이 아니라 디자인 트렌드에 한참 뒤떨어진 제품들도 자주 보였고 한편에는 80-90프로 세일하는 문구 재고 정리 같은 것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파격 세일을 해도 사지 않을 것 같은 제품들 위주라 사람들이 무언가를 산다기보다는 도대체 살만한 물건은 어디에 있는지 뒤적거리는 분위기였어요.
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실망스러웠다는 게시물을 올리니 몇몇 분들이 동감하시며 '웍스의 부스가 그나마 가장 볼만했다'라는 공통된 코멘트를 주셨어요.
솔직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나 일러스트페어를 상상했었는데요. 일러스트 작가님들이 만들어서 판매하는 문구들이나 스몰 브랜더들이 기획하고 만드는 문구 제품과 많이 대조되었습니다.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영업의 장이었다고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의 구미에 당기지 않는 제품들을 보며 해외 바이어가 흔쾌히 바잉을 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욱이 요즘은 코로나나 온라인의 발달로 국내에서 국외의 문구브랜드의 오리지널 제품들도 쉽게 볼 수 있고, 또 해외에서도 인스타그램과 메일을 통해 컨택하여 해외의 문구편집샵으로 국내의 스몰 브랜더들의 제품들이 수출되는 걸 보면 문구생활산업전에서 어떤 컨텐츠를 선보여야 할지 더욱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기대했던 문구생활산업전의 모습은?
이번 문구생활산업전을 보며 저는 일본의 '문구여자전'이 떠올랐는데요. 문구여자전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에 따르면 2017년도부터 시작하여 한해 18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5만 개 이상의 문구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으며 브랜드에서도 직접 설명하고 소비자와 문구 기업 관계자들이 소통하는 '문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꿈의 장소'라고 합니다. 고쿠요 등 국내에도 알려진 일본의 큰 문구 기업도 참여하고 매년 문구여자전만을 위한 한정판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스몰 브랜더들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문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구여자전에 방문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제품을 기획하고 홍보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 문구여자전 공식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bungujoshi/
• 문구여자전 현장 스케치 영상 : https://youtu.be/4vQunrLtgVg (출처 : 문구여자전 공식 유튜브 채널)
제가 지난번에 인스타그램에서 문구여자전 가이드가 무크지로 발매되었으며 부록으로 문구여자전 한정 디자인의 bobbin 마스킹테이프 소분 메이커와 후루카와의 미니 편지지세트가 포함되어있다는 걸 올렸었는데요.
이처럼 문구 박람회를 위해 가이드가 잡지 형식으로 출판된다는 것도 놀랍더라구요. 부록도 문구인 취향저격!
구독자님 첫 번째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저의 느낌은 '정말 구구절절하네'입니다. 할 말이 없으면 어쩌지, 글이 짧으면 어쩌지 했는데 제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아 '지루하진 않으셨나'하는 걱정도 앞섭니다. 글쓰기는 언제나 짧고 명료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뾰족하게 전달하는 게 가장 좋은 거라 생각하는데, 문구 이야기에 한해서는 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만 길어집니다.
처음 시작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또 굴뚝같이 들었지만 뉴스레터라는 특성상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하니 제가 지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팩트 체크를 통한 정보 전달의 뉴스레터라기보다는 가볍게 문구에 대한 제 생각과 문구 생활을 하며 발견한 팁, 갖고 싶은 문구 제품들을 공유하는 뉴스레터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이런 주제를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인스타그램 디엠이나 댓글, 해당 뉴스레터에 대한 메일 답장 등 어떤 형식으로든 언제든 보내주세요🥳
그럼 다음 뉴스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