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정말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함께 새하얗고 고요한 눈 내린 겨울을 생각하면 설레기 시작하기도 하는데요. 한편으로 문구인은 내년을 함께 할 다이어리를 부지런히 고르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겨울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았는데, 소복이 쌓인 새하얀 눈처럼 새해에 펼치는 고요한 페이지와 첫인사를 하는 순간은 늘 조금 경건해지곤 합니다.
빠르면 10월 초부터 문구 브랜드들에서는 다이어리 출시를 홍보하기 시작하는데요. 얼마전에도 딱히 문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다이어리’하면 떠오르는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공개되기도 했죠.
사우님은 내년을 함께할 다이어리 고르셨나요?
📓 내년 다이어리 뭐사지?
저와 함께할 다이어리로 POV의 다이어리 북 2024 를 골랐습니다. 다이어리라고 하면 스케줄러처럼 사용하는 사람과 일기장을 떠올리는 사람 등 다양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은데요. 저는 스케줄러와 다이어리를 분리해서 사용하는 편이고, 영감이나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적어놓는 단상 노트를 따로 사용하고 있어요. 근데 이렇게 기록이 파편화되다 보니 스스로도 ‘이걸 여기에 적는 게 맞나?’ 하는 생각에 주저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 다이어리 북은 개인적인 스케줄러와 메모를 겸하기 좋을 것 같아서 골랐어요.
업무용 노트는 미팅 기록이나 아이디어 기록 같은 것들을 더 넓게 적을 수 있도록 조금 큰 사이즈를 쓰는 편이고, 개인적인 스케줄과 함께 영감 문장을 적어놓는 용도로 이 노트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전에도 POV의 애플 저널을 잘 사용했던 터라 커버와 내지 촉감이나 펜이 닿는 감촉, 구성 등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어요. 아직 일기장은 정하지 못했지만, 그전에 쓰던 일기장이 아무래도 내지가 거칠어서 어떤 펜을 써도 적응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 핑계로 일기도 참 많이 미루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일기장도 애플저널이나 호보니치를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고민 중입니다.)
그만큼 펜이 닿은 감촉도 참 중요하더라고요. 과장을 조금 더 해 거친 표면은 어떤 부드러운 펜을 사용해도 마찰이 느껴져서 제 생각의 흐름에도 마찰이 생기는 기분이랄까요. POV 다이어리북의 내지는 만년필도 중성펜도 부드럽게 잘 포용합니다.
그냥 먼슬리와 위클리, 메모로 구성된 게 아니라 나름의 컨셉도 명확해서 그 스토리가 좋더라고요.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에게 영감을 받아 한 권의 다이어리를 한 권의 출판되지 않은 책으로 정의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마음이 크게 동했어요.
저도 기록을 왜 해야 하냐고 묻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거든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로워하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모든 이의 일기는 한 권의 책과 같다고요.
그래서 다이어리도 내가 적는 부분뿐만 아니라 어떤 액션을 유도하는 책처럼 기획된 페이지들이 있습니다. 에필로그에 ‘올해 가장 많이 사용한 하나의 도구는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적는 공간도 있고, 나만의 서체를 갖기위해 글씨를 충분히 탐구하는 시간과 펜을 쥐는 올바른 자세 등 펜맨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공간도 있어요.
24년에는 이 다이어리를 쓰고 저만의 책이 또 한 권 책장에 꽂히는 게 기대가 됩니다.
사우님은 어떤 다이어리를 고르셨는지, 사우님이 고르신 다이어리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주세요!
거기에 더해 포인트오브뷰에 제가 같이 협업할 수 있는 게 없을지 제안했었거든요? 포오뷰에서 사우님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마련해주신다고 합니다!
📎이 문구의 이름을 아시나요?
아마 문구인 이라면 ‘제침기’라는 것정도는 쉽게 아실 텐데요.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이 도구의 존재는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정작 명칭을 모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 그런데 제침기도 종류나 모양이 나라별로 다양하고 그 쓰임새를 100%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걸 아시나요?
지금껏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문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조명해봤어요.
✏️ 해당 글의 전문은 브랜더쿠에서 보실 수 있으며, 이번 달부터 한 달에 한 번 브랜더쿠에 문구이야기를 기고하고 있습니다.
📝 아날로그 한 페이지
요즘 ‘공부’의 의미에 대해서 참 많이, 그리고 집요하게 궁리하고 있어요. 저는 현재 설탭이라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데요. 설탭이 정의하는 ‘공부’와 그걸 사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전개하고 나아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일을 합니다.
아이가 생기고, 이직하면서 ‘대한민국에서의 공부’의 의미에 대해 엄마로서도 마케터로서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숙제입니다.
저 또한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른채 달려왔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대학교와 대학원생 시절 크게 방황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일 때에는 수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렸고 수치화된 점수를 잘 받으면 되는 게임이었는데 오히려 수능이라는 문 저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상은 참 모호하고 책임질 것들이 많은 곳이었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게 조금 더 또렷했다면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시행착오 경험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였을 텐데 하고 아쉽기도 하고요. 그나마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방법’을 알았고 그 경험을 통해 앞으로 해야 할 공부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였지만요.
📬 편지 속의 편지
📨 문구구절절을 알게 된 이후, 사우님의 다음 일본 여행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kawi 포장지 패턴이 독특하고 고급스러우면서 무겁지 않아 저도 잘 사용하고 있고 주변에도 추천을 많이 해드리는데요. kawi 포장지로 포장된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아이들의 감상도 다음번에 꼭 전해주세요🎁 항상 소중한 시간 내어 제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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