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구구절절 | <기록하는 수집가의 단짝> 출간, 그리고 마지막 편지

문구소녀의 구구절절한 문구이야기

2023.12.29 | 조회 1.2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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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구절절

문구덕후들을 위한 문구이야기, 문구구절절 BY 문구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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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하는 수집가의 단짝>


올초부터 썼던 글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저를 포함 5분의 문구를 애정하는 문구인들이 각각 노트, 연필, 지우개,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는 '스티커'를 주제로 이야기를 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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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제가 책을 낼 수 있는건지 내도 되는건지 계약을 하고 글을 쓰면서도 반신반의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건, 제가 대단한 사람이어서 책을 쓸 수 있었던게 아니라 꾸준히 문구를 좋아했기에 마침 이야기거리가 있었고 그 이야기로 책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꾸준히 좋아한다는게 힘이 드는 일인지 몰랐는데, 막상 해보니 어느 한가지를 오래 좋아하는 것도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좋아할 수 있었던 힘은, 좋아해서였어요.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있게 좋아한다고 이야기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티커좋아한다고 글을 쓸만한 일인가? 생각했는데, 아무리 작고 가치없어 보이는 것도 제가 좋아하고 있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의미였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대단한 것일 필요는 없더라고요.

사우님이 꾸준히 좋아하는 뭔가요? 24년에는 좋아하는 것을 솔직하고 자신있게 좋아하시길 바라며, Happy New Year!🐉

문구인 5명이 쓴 문구이야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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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지막 편지


지난 유료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유료화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1. 사업을 접고 직장인으로 3년차가 되던 시점, ’어디 회사의 뭘 담당하고 있는 누구‘가 아니라 소속된 회사가 나를 대변하지 않도록 ’크리에이터로 독립한다!‘라는 목표를 세웠었는데요. 동시에 문구를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문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문구를 이야기해보자! 라는 결심을 하고, 그렇게 문구 뉴스레터 <문구구절절>을 시작했습니다. 
  2. 21년도 말에 시작했으니 문구에 대한 편지를 쓴지도 꼬박 2년이 되어갑니다. 꽤 많은 문구 이야기를 했고 점점 더 제 문구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덕분에 저는 ‘문구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독립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에는 문구협회에서 제 문구 이야기를 보고 큰 감흥을 받으셨다는 메일을 보내주시기도 했으니 문구인이 인정한 문구인이 된 것 같아서 기뻤답니다.
  3. 그런데 점점 제 문구 이야기를 어떤 분들이 들어주고 계시는지, 그 분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고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잘 보고있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제 뉴스레터를 통해 혹은 제 독립출판물을 통해 일본 문구 여행을 떠나신다는 분들도 종종 있으신데요. 
  4. 그럼에도 공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구독자님들과 함께 문구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블로그나 브런치가 아닌 편지(뉴스레터)를 선택했던건데요. 제 생각보다 더 외로운 일방향 외침이었습니다. 나 문구 좋아해! 하면 오 너도 좋아해? 난 이런거 좋아해! 라는 소통을 하고 싶었는데, 저는 발행하고 누군가는 소비를 하는 입장이다보니 콘텐츠 내용에 대한 평가를 더 많이주시더라고요. 저는 평가받고 싶은게 아니라 문구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레터에도 자꾸 말을 걸었는데, 제 메아리만 울려퍼질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점점 재미가 없어졌어요. 문구이야기는 역시 나만 좋아하는 이야기일까? 문구를 좋아하는게 역시 특이한 일인걸까? 하는 어두운 생각으로만 빠지게 되더라고요.
  5. 누군가는 저의 이런 고민을 듣고 레터를 유료화하라고 조언해주시기도 했어요. 제 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고,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진짜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는 방식으로요. 그럼 그 책임감을 동력삼고 그걸 또 콘텐츠에 투자하면 되지 않냐고요. 사실 유료화를 안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다만 용기가 없었습니다.
  6. 누군가가 돈을 내고 볼만 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가? 콘텐츠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자신이 없었어요. 유료화로 인해 모두가 나를 떠나면 어쩌지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제는 정말 선택해야겠더라고요. 계속 문구 이야기를 할지, 여기서 그만둘지.
  7. 그래서 유료화를 결정했고, 유료화에 대한 안내를 지난주 뉴스레터에 담아 보냈습니다.

 

유료화를 다시 고려하기로 한 이유는

  1. 제가 책정한 구독료 7,500원이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이라는 피드백을 많이 주셨습니다.
  2. 2년간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이렇게 피드백을 많이 받아본 것도 처음이었어요.
  3. 일부는 지지와 응원을, 일부는 우려와 불만을 보내주셨습니다.
  4. 저도 속이 상하긴 합니다. 제 콘텐츠가 돈을 지불하고 볼만한 콘텐츠가 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말이니까요.
  5. 이미 구독 서비스가 기본으로 자리잡은 상태에서 최근 OTT 서비스들의 이용료 인상도 있고, 아마 저를 포함해서 개인이 월 구독료로 내는 고정비 부담이 크게 상승한 부분도 이유겠지만
  6. 콘텐츠의 가치나 실용성으로 따지면 투자비법이나 시사, 경제이야기에 비해 ‘문구’이야기는 당장에 유익한 콘텐츠가 아닌 특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7. 큰 이득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문구구절절 안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럼에도 어떻게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문구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문구가 주는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계속 문구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그래서, 

1. 유료 뉴스레터의 콘텐츠 비즈니스 방식과 시스템을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여전히 유료 구독화는 방향이 유효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와 같이 마이너한 취향의 콘텐츠를 다루는 뉴스레터에는 유료 광고가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기업형 뉴스레터나 대중적인 주제의 뉴스레터는 지면에 들어오는 광고를 통해 비용을 충당하니까요. 가끔 제품 제공으로 이루어지는 협찬 광고는 제가 샘플로 받은 제품으로 광고비를 대신하기도 하는데요. 이 또한 직접 써보고 리뷰하느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한편, 이런 뾰족한 콘텐츠 특성은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정말로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끈끈한 지지를 보내주신다면 말이죠.

3. ‘글’로만 이루어진 콘텐츠, 특히 물성이 없는 온라인으로 발행되는 글 콘텐츠가 아직까지 가치를 많이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라 안타깝기도 합니다.

4. 인스타그램도 ‘릴스’를 올리면 수익화가 가능하도록 바뀌었고, 구독 비즈니스가 어렵다는 소식은 이젠 무감각해질 정도로 자주 들려오고,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롱블랙 구독으로 지불하는 월 4900원도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니까요.

5. 그럼에도 썸원이나 윤소정의 생각구독과 같은 콘텐츠 비즈니스 형태를 보면서 ‘그럼에도’라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6. 동시에 저 역시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크리에이터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됩니다.

 

일단은

1. 문구 이야기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2. 현재 사용하고 있는 뉴스레터 플랫폼의 한계가 많았지만, 약 1600명이 넘은 구독자를 모으기도 하였고 이제까지 제가 쌓아온 콘텐츠 아카이빙이 아까워서 플랫폼을 옮길 결심을 쉽게 할 수 없었는데요.

3. 이것도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어차피 유료화를 통해 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해야한다면 더욱 가볍고,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가능한 뉴스레터 플랫폼으로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4. 시간이 가장 큰 기회비용인 22개월 아이를 둔 워킹맘인지라 글로 발행하는 콘텐츠 외에 어떤 형식으로 사우님들께 베네핏을 드릴 수 있을지, 그 약속을 꾸준히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5. 백날지는 스포츠 팀에도 포기하지 않는 응원단이 존재하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듯이 심지어 일기에도 ‘독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일기장의 독자는 미래의 나인것처럼요. 저도 혼자만 구구절절한 콘텐츠를 의미없이 업로드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문구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저와 함께 문구 이야기 같이 하실래요?

6. 새해에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만나요! <구구절절한 문구이야기, 문구구절절>(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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