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팀 뮤직데이터입니다. 목요일보다 빨리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꽃이 지기 전에 벚꽃 연금 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거든요.
다들 꽃 구경 하셨나요? 벚꽃이 피니 팀 뮤직 데이터에 이런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벚꽃 개화 기간이랑 벚꽃 엔딩 재생횟수랑 관련이 있을까?"
2012년에 나온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은 대표적인 벚꽃 연금 노래입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이 노래가 지난 9년 동안 얼마나 인기 있었는지는 KPOP 국내 성적의 기축통화인 멜론과 지니의 차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무위키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코로나19 때문에 봄 캐럴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기사가 있었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 시국이 여전해 벚꽃 축제를 즐기기는 어려울 것 같고, 더욱이 예년보다 벚꽃이 빨리 핀데다 3주 연속으로 주말에 비가 내려서 꽃 구경할 시간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이런 악재들 속에서 꽃이 피는 시기가 벚꽃 연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게 다소 까다롭지만 일단 들여다 봅시다.
우선, 벚꽃 개화기간의 자료부터 확보해봅니다. 당연히 기상청에 있겠죠?
....없네요?
괜찮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하기 위해 공공 자료를 참조하다보면 흔히 있는 일입니다.
좀 더 찾아보니, 2016년부터 민간 기상사업체가 벚꽃 개화 예상 정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링크)
그래서 한국기상산업진흥원에 가보니, 웨더아이와 케이웨더 2개 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공지가 있습니다. (공지)
그래서 다시 웨더아이를 가보니 드디어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개화시기 정보도 웨더아이를 사용 중입니다)
사실 꽃이 정확히 핀 시기가 아니라 '예상시기'입니다. 개화관측과 개화예측은 다릅니다. (기상청에는 올해의 '개화관측 '자료만 있고, 민간업체에서는 과거부터 올해까지의 '개화예상시기' 자료가 있어, 본 글에서는 과거데이터를 확보하기 용이한 개화예상시기를 이용합니다.)
자 일단 데이터 다 수집하고, 개화기간을 정의내리기로 합니다.
웨더아이가 예상한 '개화가 가장 빠른 지역의 날짜'와 '개화가 가장 늦은 지역의 날짜'를 개화기간으로 정의내리겠습니다. 19개 지역의 개화 예상시기를 제공해주는데, 대체로 가장 빠른 지역은 서귀포입니다. 대체로 가장 늦는 지역은 춘천이네요.
대략 이 기간에 한국에 있다면 벚꽃을 즐기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서귀포와 춘천의 개화 시기에 실 거주 인구와 FLO의 사용자수가 가장 많은 서울의 벚꽃 개화 일도 추가해 봅시다.
확실히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6일이 짧습니다.
연도 | 개화 MIN | 개화 MAX | 개화기간(예상) | 서울 벚꽃 개화(예상) | |
2021 | 2021.3.24 | 2021.4.5 | 13 | 2021.4.1 | |
2020 | 2020.3.21 | 2020.4.8 | 19 | 2020.4.4 | |
2019 | 2019.3.22 | 2019.4.9 | 19 | 2019.4.5 |
여기에 개화기간 동안 내린 비에 관한 부분도 살펴봅니다. 비는 전국적으로 올 때도 있지만 국지적으로 올 때도 많습니다. (제주도에 비가 와도 서울에는 비가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에서는 꽃이 피는 시기를 참고 했던 서울, 제주도, 춘천을 기준으로 삼아 보겠습니다. 꽃이 핀 동안에 세 도시에 비가 얼마나 왔는지 기성청의 강수량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3개 지역에 비가 온 날이 각기 달라, 강수량 합을 연도별로 비교해 보았습니다. 작년과 재작년보다 올해 비가 '많이' 내렸네요. 강수량 합으로 보면 작년 대비 +160%, 재작년 대비 +210% 이상입니다.
연도 | 개화 MIN | 개화 MAX | 개화기간 | 개화기간 동안 3개지역 강수량 합(mm) | |
2021 | 2021.3.24 | 2021.4.5 | 13 | 270 | |
2020 | 2020.3.21 | 2020.4.8 | 19 | 103 | |
2019 | 2019.3.22 | 2019.4.9 | 19 | 87 |
이제 날씨 정보 가공은 끝났습니다. 이 정도면 벚꽃연금과 비교할만큼 정리가 되었겠죠?
분석할 벚꽃 노래는 두 곡입니다. 벚꽃 연금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릴 <벚꽃 엔딩> (2012)과 실제 지표를 보았을 때 눈에 띄는 하이포와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 (2014)을 골라보았습니다. 실제로 두 곡의 3년간 3~4월 일 청취횟수의 상관관계는 0.9가 넘습니다. 그만큼 3월과 4월에 많이 듣는다는 이야기입니다.
FLO에서 두 노래가 청취 비중을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 날짜 별로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날씨 데이터를 가공한 2019년과 2020년의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이 두 기간 동안 벚꽃 개화 시간은 19일이었으며 3월 21일~22일에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 19년, 20년 모두 벚꽃 개화 시작 예상일자부터 청취 횟수가 증가하는 추세가 보입니다.
- 서울 벚꽃 개화 예상일(아마도 만개했을 것으로 보이는 시점)의 1-2일 뒤가 청취횟수의 피크입니다.
- 청취횟수 피크를 찍은 날짜 이후로부터는 (가파르게 증가했던 것과는 달리) 완만하게 감소합니다. 벚꽃의 정취가 그만큼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저희 나름대로 '벚꽃 연금 기간'을 정의내려 보았습니다. 두 벚꽃 노래의 청취 점유율이 급증하는 날부터, 점유율이 급증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날까지(대략 청취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의 1/3 지점)를 벚꽃 연금 기간으로 보았습니다.
19년보다 20년의 서귀포, 춘천, 서울의 강수량이 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벚꽃 연금 기간은 더 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코로나19로 꽃놀이를 마음껏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컸을 수도 있고요.
앞의 두 해를 고려했을 때, 올해의 벚꽃 연금 기간은 빠르면 4월 18일, 늦으면 4월 23일까지 이어지리라 예상됩니다.
그러나 전년보다 벚꽃 연금이 줄어들 것이고, 기간도 짧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팀 뮤직데이터의 현재 견해일 뿐,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1. 개화 예상 기간은 작년보다 짧지만, 서울 벚꽃 개화 예상 일이 평년보다 이릅니다. 이 상태로 4월 22일~23일까지 청취횟수가 유지되다가 서서히 감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2. 일부 벚꽃 명소의 경우 4월 14일까지 출입을 금지하였습니다. 즉 그때까지는 '벚꽃 시즌'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3. 다음 주말 날씨가 화창할 경우 지난 3주간 외출이 어려웠던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날 가능성 또한 있습니다.
4. 어떤 아티스트의 새로운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올해 벚꽃 시즌에는 아이유의 <라일락>이 차트를 장악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봄이 아쉬워 계절의 정취를 서서히 즐기고자 하는 마음을 저희가 어떻게 온전히 예측할 수 있을까요? 4월이 지난 다음, 이 예상이 얼마나 실제와 비슷했는지 추적해보겠습니다.
+ 썸네일의 사진은 양리혜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작업 후기 및 다음편 예고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