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가 내게 준 뜻밖의 순간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제이미입니다. 벌써 2025년의 상반기가 끝나가요. 다들 올해의 목표는 잘 이뤄내고 계신가요?

사람은 33세 이상이 되면 새로운 노래를 잘 찾아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올해 한국 나이로 33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그 말에 공감하게 되었어요. 한때는 집을 나설 때면 무조건 이어폰을 끼고, 주기적으로 새로운 곡을 찾아보기도 했었는데요. 요즘은 버스에서 들려오는 자연스러운 소음을 배경음악 삼아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의 통화나 대화 소리를 들으며 영영 알지 못할 누군가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즐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음악 듣기나 공연 관람처럼 오랫동안 좋아하던 취미를 더 이상 소홀히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올해는 음악과 문화적인 견문을 넓히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콜드플레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곡은 Viva La Vida와 The Scientist였다. Viva La Vida는 공연장에서 둥둥 울리는 드럼 소리와관객, 아티스트가 하나 되는 떼창 모먼트를 상상만으로도 소름 돋게 기대했던 곡이었다. The Scientist는 몇 년 전, 유튜브의 슬픈 영상에 배경음으로 쓰인 걸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 뒤 힘들 때면 늘 찾게 되는 음악이 됐다.

💛 Yellow - Coldplay

하지만 공연을 보고 난 뒤, 최애는 뜻밖에도 Yellow로 바뀌었다. 콜드플레이의 초기 곡이고 오래된 팬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고 해서 콘서트 전 예습도 해봤지만, 이상하게 귀에 쏙 들어오는 부분이 없어서 두어 번 듣고는 플레이리스트 어딘가에 방치했던 곡이었다.

놀랍게도 실제 현장에서 들은 Yellow는 정말 아름다웠다. 가사와 어우러진 몽글몽글한 멜로디, 느린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드는 수많은 관객들, 그들을 바라보는 아티스트의 시선. 공연장을 감싼 반짝이는 노란 빛까지, 그 순간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트 선글라스를 끼고 정면을 바라봤을 때에는 온 사방이 노란 하트의 물결이었는데, 그때의 감동은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 김목인 - 도심산책 (feat. 다정)

올 여름 처음 떠난 목포 여행. 레트로의 성지답게 오래된 간판들, 맛집 골목들,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의외로 음악분수였다.

평소 여행지에서 관광 명소에는 큰 기대를 두지 않는 편인데, 마침 숙소 앞에서 분수쇼가 한다기에 시작 5분 전 평화광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광장에 울려 퍼지는 JYP의 노래. 순간 'K-관광'의 불길한(?) 기운이 스쳐가며, 설마 이러다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분수쇼를 하진 않겠지? 싶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퀄리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마 이 분수 쇼의 기획 의도는 온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만드는 것이었을거다. 선곡된 5곡이 연령대와 취향을 고르게 아우르는 걸 보며 그 의도가 느껴졌다. (로제의 아파트 - Hey Mama - 임영웅의 곡 - 장윤정의 목포행 완행열차 - 신해철의 그대에게)에 이르기까지 음악에 맞춰 불빛과 물결이 움직이는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 신해철 - 그대에게

붉은 조명 아래 에너제틱하게 물을 뿜어내던 초반의 분위기와, 장윤정님의 곡이 흐를 때는 간드러지듯 움직이던 분수의 모습. 그 디테일은 가히 부모님 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만했다. 특히 신해철의 '그대에게'에 맞춰 움직이던 분수, 그리고 마치 폭죽소리처럼 들리던 물줄기의 힘찬 소리는 정말이지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긴 시간 기다려 관람했던 레이저 쇼와 비교하자면, 목포의 음악분수는 기획 의도와 연출, 비주얼까지 훨씬 뛰어났다. 그저 여행객을 위한 관광지겠거니 심드렁했던 내 태도를 180도 바꿔준 순간이었다. 편견에 갇혀 새로운 경험을 놓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지.

구독자님, 오늘의 큐레이션은 어떠셨나요?

오늘의 큐레이션이 어떠셨는지 아래 버튼을 통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