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새로운 Core Interaction을 찾아라.
기업이 얼리 어답터를 넘어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할 때는 새로운 코어 인터랙션을 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코어 인터랙션을 찾는 일은 처음의 단계와 일맥상통합니다. 다음 대상, 대상을 위한 새로운 가치 창출, 이를 위한 홍보 수단을 새롭게 실험을 통해 도출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1호점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한 확장 후 더 부유하거나 가난한 동네로 진출한다면, 어떤 메뉴가 추가되어야하고 어떤 가치가 강화되어야할지, 그리고 어떻게 고객들에게 알려야할지를 새롭게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얼리어답터를 넘어선 메인스트림은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가 아닌 여러 작은 고객군(시장)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첫 단계의 코어 인터랙션 탐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는 두가지의 방식이 있습니다. 먼저 첫번째는 블리츠스케일링입니다. 이는 효율을 뒷전으로, 속도를 최우선으로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블리츠스케일링의 핵심요소 두가지는 1)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CAC가 높거나 유저가 불만족하더라도 일단 고객의 수를 늘리는데 치중하고, 2) 누가 이상적인 세그먼트인지 그리고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제품이 어떻게 변화해야할지는 확장과 함께 맞춰가는 방식입니다. 리스크가 굉장히 큰 편이고, 투입된 자금과 인력에 비해 비효율적으로 성장하지만, 고객 획득 속도만큼은 매우 빨라집니다. 블리츠 스케일링을 할 때에는 설득력있는 가설을 기반으로 투자자를 설득해 미리 자금을 확충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인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적자나 비효율을 정당화할 만큼의 원대한 비전과 폭발적인 유저 증가 추세를 유지해 중간중간 자금확충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번째는 다시 부트스트래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처음 코어 인터랙션을 찾을 때와 마찬가지로 작은 실험을 통해 어떤 대상에게 어떤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지를 효율적으로 찾는 것입니다. 이 경우 회사의 적자 폭이 적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유저 획득 속도는 비효율적인 블리츠 스케일링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부트스트래핑을 진행할 때 꼭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고객들이 당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질적 확장도 가능합니다. 이전의 고객을 회사의 더욱 열렬한 팬으로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당사가 와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40대 남성 전문직 시장을 성공적으로 점유했다고 가정하면 40대 남성 전문직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 (ex. 정장 큐레이션, 넥타이, 개인 원격 비서 서비스 등)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비용이 없을 뿐더러 이미 당사와의 신뢰관계를 쌓은 기존 유저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원활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쪽이든 가치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블리츠스케일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Y-Combinator의 정의처럼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VC들이 (여러개의 중박을 노리기보다는 하나의 대박 수익률을 가진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더 리스크가 높더라도 큰 업사이드가 있는 블리츠스케일링을 창업자에게 권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기업은 외부의 요인과 별개로 생존을 위해 실제로 블리츠스케일링을 우선시 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고객의 수가 진입장벽으로 작동하는 경우입니다. 고객의 수가 진입장벽으로 작동하는 경우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네트워크 효과가 강력히 작용하는 업계의 경우 (플랫폼 등)에는 새로운 유저의 유입이 다른 모든 유저에게 서비스의 가치를 올려주기 때문에 고객의 수를 늘리는 것이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동합니다. 둘째, 규모의 경제가 존재할 때입니다. 규모의 경제는 일반적으로는 큰 스케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함에 따라 유저 당 고정비용이 줄어들거나 노하우가 쌓이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제조업과 같은 분야도 해당되지만, 기술 개발 비용이 막대한 경우나 콘텐츠 생산 비용이 높은 경우도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1조를 투입해도 10억명의 구독자가 있다면 구독자 당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 비용은 천원이지만, 경쟁 플랫폼에는 구독자가 1억명 밖에 없다면 같은 예산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구독자 당 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죠. 이 경우에도 유저를 먼저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셋째는 전환비용이 높은 시장으로 복잡한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처럼 해당 서비스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미리 들이게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 클라우드에 서버를 구축했다면 추후에 구글 서버로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경우이지요. 이 경우 경쟁사의 유저를 뺏어오는 것에 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새로운 유저를 선점하는 것이 강력한 강점으로 작용합니다.이 세가지 경우에는 유저의 수가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블리츠스케일링을 통해 유저 획득을 우선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블리츠스케일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진입장벽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존재하는 고객군을 팬으로 만드는 경우 브랜드와 최적화된 운영이 진입장벽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변화가 빠르지 않고 변동의 폭이 적기 때문에 굉장히 특화된 회사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긴 시간동안 특정 고객에 최적화된 운영 프로세스로 인해 마진이나 효율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력한 이미지(브랜드)로 각인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로는 이런 명백하지 않은 진입장벽이 이겨내기 더욱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오랜 기간 특정 고객풀을 사로잡고 있는 명품 브랜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우실 겁니다.
결국 코어 인터랙션을 찾고 복제를 통해 성장의 반복이 스타트업이 작게 시작해 스케일링하는 과정의 핵심입니다. 다만 두번째 코어 인터랙션부터는 팀이 투자자를 포함해 대외적으로 증명한 역량이나 경쟁자의 등장 등 외부적인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똑같은 반복이 아니라 효율을 포기하고 성장속도를 최우선으로하는 블리츠스케일링이나 이미 쌓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한 딥다이브와 같은 변형된 방식들이 존재합니다.
4. 현실에서는…
물론 현실에서는 정확히 위에서 나열한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단계 간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코어 인터랙션을 찾으며 동시에 확장을 준비하거나, 시작부터 적합한 홍보수단을 알지 못한상태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블리츠스케일링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변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방식들을 변형해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코어 인터랙션(효율), 복제(효율과 속도), 변형 또는 반복(속도 또는 효율을 우선)의 세가지 원칙 중 어떤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 스스로 이해하고 있으면 각 단계의 유의사항을 염두에 둘 수도 있고, 현재의 방식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직감적으로 필요한 일을 정하거나 주위의 방식을 보고 따라하기 보다는 필요나 시장의 특성에 맞게 올바른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현재 대표님의 회사는 어떤 단계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 단계가 요구하는 방식이 현재 회사의 상황에 적합한지를 검토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디테일한 가이드 보다는 대표님의 회사를 분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해본 가이드였습니다.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알고 싶은 내용이나 디테일에 대한 질문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다정한토깽
이번 편은 특히나 더 역량이 느껴지네요! 좋은 시리즈 감사합니다-!
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603)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