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 시트 (Term Sheet) 뽀개기

투자유치의 관문 텀 시트를 이해하자

2022.08.06 | 조회 2.6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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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 Secrets of Sand Hill Road, Venture Deals, 스타트업 투자 유치 전략

이번 아티클에서는 텀 시트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IR덱을 잘 작성하시고, 유의사항들을 지키며, 라운드를 잘 구성하셨다면 순조롭게 텀 시트 (Term Sheet)를 받게되는 경우가 많으십니다. 

아마 투자유치 경험이 많지 않으시다면 텀 시트에 나와있는 주요 항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실 겁니다. 텀 시트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투자유치 계약의 주요 쟁점들을 텀 시트가 전부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런 텀 시트 및 계약 조건은 대부분이 협상 가능합니다. (저를 아시는 VC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오늘도 천기누설합니다.)

중요한 사항들을 협상함으로써 수많은 불편함과 추후 발생할 많은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라운드가 커짐에 따라 대부분의 후기 투자자는 초기 투자자가 받은 권리를 기준으로 항상 +a를 요구하기 때문에 초반에 조건을 잘 셋팅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느 다른 상황과 마찬가지로 투자금이 절실한 스타트업이 '을'의 입장에서 협상을 시도도 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스타트업이 꼭 수정하고 싶던 계약 조건이 간단한 협상으로도 쉽게 바뀐 사례들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나중에 후회하기보다는 시도라도 꼭 해보세요.

실제 기관 투자의 협상 및 클로징은 다음 아티클로 다룰 예정이라, 이번 아티클에서는 자세히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다양한 계약 조건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춰 설명드리오니, 실제 협상 및 클로징으로 가기전에 갖출 준비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아티클의 내용은 위의 참고 도서 세권만 읽으시면 사실 전부 이해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번역본이나 시간이 부재가 문제가 되는 대표님들은 이번 아티클만 읽으시면 한국 VC 계의 대략적인 텀 시트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작성했습니다 :)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 벤처업계의 텀 시트의 흥미로운 특성을 한 가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바로 한국 VC는 텀 시트를 제대로 작성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업무 간략화의 결과일수도 있고, 실제 계약서를 위주로 협상하는 관례 때문일 수도 있는데 저도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따라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단순히 텀 시트에 주로 나오는 내용이나 텀 시트의 형식보다는 주요 계약사항들을 위주로 포괄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텀 시트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계약서에서 관련 내용이 있는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실제 초기 기관 투자 계약 시 중요한 내용은 크게 두 영역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이 두 영역 내에서도 가장 주요한 쟁점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엔젤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복잡한 내용을 공부할 필요 없이 세움에서 발행한 Start 계약서로 투자계약을 진행하시도록 권장드립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마지막으로, 본 게시물은 법적 자문을 제공하거나 계약서와 관련된 자문은 일체 포함하지 않고, 그럴 의도도 없습니다. 오직 벤처투자 업계에서 중요한 텀 시트의 내용과 계약 사항들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만을 제공드립니다.

 


 

투자 계약에 나와있는 사항들 중요한 내용은 두 종류 밖에 없습니다. 바로 경제적 권리 (Economics)와 지배 권한(Governance)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 중 경제적 권리는 회사가 매각, 청산, 상장 등을 통해 그 수익금 또는 잔여재산이 배분되는 구조와 비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번 투자를 통해 투자자는 각 상황에 따라 얼마의 돈을 벌거나 잃을 수 있는지를 다루는 내용입니다. 

지배 권한은 금전적인 권리가 아니라, 투자자가 회사의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영권 관련 이슈를 주로 다룹니다. 즉, 회사 운영의 대소사에 투자사가 직접 간섭할 권리나, 이사 선임권, 대표가 투자자에게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의사 결정 사항들을 포함한 내용입니다.   

 

1. Economics 경제적 권리

경제적 권리는 대부분 돈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텀 시트에서 중요한 두 가지 축 중 하나로 단순히 밸류와 투자 금액 뿐 아니라 회사가 성공적으로 매각되었을 때, IPO를 진행할 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금전적인 이슈들을 다룹니다. 

 

(1) 매우 중요: 밸류에이션, 투자 금액, 라운드 사이즈

밸류에이션은 주로 Pre-money value로 (투자금 납입 이전의 기업 가치) 산정하며, 투자 금액은 해당 투자사가 직접 투자하는 금액, 라운드 사이즈는 이번 투자금의 총 투자액입니다. 

 

투자 후 투자자가 가져가는 지분은  

  • 투자 금액/ (Pre 밸류 + 라운드 사이즈) 

입니다. 

 

이번 라운드를 모두 클로징 할 시, 대표님의 투자 후 지분은

  • 원래 지분률 X 라운드 사이즈/ (Pre 밸류 + 라운드 사이즈)

입니다.

 

사실 밸류와 투자 금액, 라운드 사이즈와 관련된 내용은 이미 텀 시트를 받기 전에 협상이 끝났을 확률이 높고, 이번 아티클의 주 독자 층이 되시는 분들께는 크게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2) 매우 중요: 스톡 옵션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벤처회사의 경우 스톡 옵션 풀을 최대 30%까지, 일반 법인의 경우 최대 10%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스톡 옵션 풀을 처음 마련할 때는 정관 변경 등 법인 등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옵션 풀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은 직원들에게 스톡 옵션을 나눠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직원들이 스톡 옵션을 받아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이 주식은 누구 몫에서 나온 것으로 취급될까요? 스톡 옵션 발행으로 인한 지분 희석은, 옵션 발행 시점의 다른 모든 주주가 감당하게 됩니다. 즉, 스톡 옵션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VC는 투자를 집행하기 전에 스톡 옵션으로 빠지게 될 자신들의 지분을 스타트업이 미리 고려해주길 바랍니다. VC에게 그 만큼의 여유분의 지분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VC가 주주가 되기 전에 스톡 옵션 발행을 미리 진행하길 바라는 것이죠.

따라서, 이미 옵션 풀을 10% 정도 발행한 상태이고 옵션이 충분히 남아있다면, 첫 번째나 두 번째 투자에서는 옵션 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VC의 지분을 제외하고 10% 옵션 풀을 발행하면 창업자의 지분만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협상한 기업 가치에서 10%가 빠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굉장히 큰 요소입니다.

 

(3) 종류 주식

아마 초기라면 투자 계약 시 주로 CPS (전환우선주)와 RCPS (상환전환우선주), 두 종류의 주식만을 보실 확률이 높습니다. 

CPS와 RCPS 모두 PS (우선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주는 일반적인 주식인 보통주에 비해 여러가지 우선권을 부여 받을 수 있는 주식을 뜻합니다. 이 섹션에서 깊게 다뤄질 내용은 아니므로, 주식 종류 간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R, 즉 상환권의 존재 여부입니다. 상환권이란 VC가 일정 기간 투자금을 이자와 함께 상환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즉, 회사 성장의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원금과 지난 기간 동안에 해당하는 이자 만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이지요. 

의외로 이런 상환권은 딱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상환은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전년도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충분히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이 충분히 남는 스타트업의 경우 이미 성장해 안정화 됐을 확률이 높고, 그 경우에는 지분 가치가 원금 + 이자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VC 입장에서는 굳이 상환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사가 잘 되지 않는다면, 어차피 남는 영업이익이 없기 때문에 상환권은 의미가 없습니다. 

상환권은 스타트업이 상장이나 엑시트를 목표로 하지 않고 횡보하는 상태로 영업이익만 천천히 쌓아가는 극소수의 경우를 대비해서 존재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이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요즘은 단순 전환우선주로 계약을 많이 진행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전환우선주로 계약하시고, 상환권이 붙게되더라도 너무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다만, VC도 상환권의 무의미함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번 찔러 보셔도 잃을 것이 없습니다.

공통적으로 붙어있는 전환권의 경우에는 실무 상 걱정할 일이 없으십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VC가 흔히 투자하는 형태는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이기 때문에, 상장이나 매각 등 특정 상황에는 매각 대금을 받기 위해 VC가 보유한 주식을 보통주로 전환할 필요가 생깁니다. 따라서, 원할 때 VC가 보유한 주식의 종류를 우선주에서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4) 적당히 중요: 잔여재산분배우선권

위에서 간략히 다룬 우선주가 갖는 특별한 권리 중 하나로, 중요한 내용입니다. 잔여재산분배는 매각이나 청산 등 회사의 엑시트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 ?X (비)참가적, 기존 우선주와 ______

텀시트에서는 위처럼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로 구성되어있을 겁니다. 잔여재산분배우선권은 총 세가지 파트로 나뉘는데, 이를 차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각 요소를 설명드리기에 앞서 예시를 먼저 들겠습니다. 1000만원에 엑시트를 하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시리즈 A 투자자는 20만원을, 시리즈 B 투자자는 200만원을 투자하고 각자 20%의 지분을 가져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A= 20%, 20 만원 투자
  • B= 20%, 200 만원 투자
  • 창업자 = 60% 

이 상황에서 1000만원을 꼭 각자 지분율대로 A 투자자 200만원, B 투자자 200만원, 창업자 600만원을 가져가는 것은 아닙니다.

 

  • 1X, 2X, 3X 등 ?X 배수

먼저 이 배수는, 투자자가 투자 원금에 비례해 보장받을 수 있는 우선권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1X일 경우 각 투자자는 투자금액만큼 최종 청산 또는 매각 금액인 1000만원에서 먼저 원금에 해당하는 돈을 받아갈 수 있습니다. 위 경우 A는 20만원, B는 200만원을 먼저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2X일 경우에는 투자금액의 두 배만큼의 우선권이 보장됩니다.

당연히 창업자 입장에서는 배수가 낮을수록 좋습니다! 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빼갈 수 있는 금액이 낮을수록 좋으니까요. 웬만하면 1X로 합의보시길 바랍니다.

2X의 시나리오에서는

  • A= 20%, 20 만원 투자 => 40만원 우선권
  • B= 20%, 200 만원 투자 => 400만원 우선권
  • 창업자 = 60% => 남은 금액 560만원

이처럼 회사가 낮은 밸류에 엑싯될수록, 그리고 투자자의 원금 대비 배수가 높을수록 창업자에게는 불리해집니다.

 

  • 참가적 / 비참가적

방금 전 말씀드린 금액을 먼저 빼갈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될 때, 참가적인지 비참가적인지는 금액을 빼간 뒤 나머지 금액을 중복으로 지분율대로 받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참가적일 경우 위의 투자 금액에 비례하는 액수를 먼저 빼가고 그 투자자는 아무런 추가 분배를 받을 수 없는 것이고, 참가적일 경우 위의 금액을 빼고 또 추가적으로 남은 금액을 지분율대로 분배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가적이면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늘어나기 때문에, 창업자에게는 비참가적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만약 2X 참가적일 경우 위의 시나리오에서 투자자들은 원금의 두배 금액을 빼간 뒤 남은 금액을 또 중복으로 보상 받을 수 있습니다.

  • A= 20%, 20 만원 투자 => 40만원 우선권 + (남은 금액 560만원 * 20%)
  • B= 20%, 200 만원 투자 => 400만원 우선권 (남은 금액 560만원 * 20%)
  • 창업자 = 60% => (남은 금액 560만원 * 60%)

따라서 정리하자면 배수는 낮을수록, 더 많은 투자자가 비참가적일수록 유리합니다. 라운드가 커질수록 투자자는 많은 권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1X 비참가적으로 협상하시길 바랍니다.

 

  • 기존 우선주와 Pari Passu 또는 Stacked

위의 두 시나리오 모두 1000만원에 엑시트했기 때문에 투자자 A, B 모두 본인들의 이익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선권에 의해 창업자에게 돌아갈 금액은 0에 가깝고, 투자자들에게 원금 비례 보장권까지 다 챙겨가지 못할 상황이라면 투자자끼리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될까요?

Pari Passu는 모든 투자자가 동등한 권리를 갖는 방식이고, Stacked는 나중에 들어온 투자자일수록 우선권을 갖는 방식입니다. Pari Passu의 경우 모든 투자자가 남은 금액을 투자 금액에 비례해 우선권을 갖게 되고, Stacked는 후기 투자자가 먼저 약속 받은 우선권을 행사하고 그 바로 전 투자자부터 차례대로 우선권을 행사하게 되며 매각 금액이 작다면 초기 투자자는 아무것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 간의 잔여재산분배 우선 순위는 사실 창업자 입장에서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이는 투자자 간의 권력 구도에 의해 알아서 정해질 확률이 높습니다.

 

(5) Anti-dilution

희석 방지 또는 Anti-Dilution에 관한 조항은 혹시라도 스타트업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이번 투자 라운드보다 낮은 가치 (다운 라운드)로 긴급하게 자금을 유치해야하는 상황에 대비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라운드에 100억 밸류로 투자를 유치했는데 다음 라운드에 80억 밸류로 가치를 다운시켜 투자를 받는다면, 일찍 참여한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합니다.

이런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기존 투자자의 밸류에이션이 Anti-Dilution 조항에 의해 자동으로 낮은 밸류로 조정됩니다. 위의 예시로 보자면 100억 밸류에 투자했던 투자자의 지분이 80억 밸류로 자동으로 조정되는 것이죠.

즉,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 밸류의 투자를 받으면, 기 투자자의 지분율이 늘어남에 따라 창업자의 지분이 추가로 희석되게 됩니다. 그렇지만 주로 추가 주식을 발행하는 것보다는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시점에 전환 비율이 1:1이 아니라 더 늘어나는 방식으로 해결됩니다.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조항이기 때문에 크게 유념하실 필요는 없지만, 해외에서는 투자한 금액 전체에 대해 밸류의 조정이 들어가기보다 새롭게 확충하는 자금의 비율 만큼만 기 투자자의 밸류 조정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창업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아직 한국에서 일반화되지는 않았습니다. 

 

(6) 증자 참여의 우선권

이 또한 일반적인 조항으로써 투자자들이 팔로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추후 스타트업이 추가 라운드를 개최할 때 기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지분의 비율만큼 먼저 투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가게 해줍니다.

창업자에게는 손해볼 것이 없는 조항입니다.

 

(7) 우선매수권과 공동매도권

우선매수권과 공동매도권은 창업자가 자신이 보유한 스타트업 주식을 팔 때 적용됩니다. 

  • 우선매수권

창업자가 주식을 제 3자에게 팔 때는 투자자가 먼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즉, 창업자는 제 3자에게 주식을 팔기 전에 혹시 투자자가 대신 구매할 의향은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조항이고, 일반적인 조항입니다.

  • 공동매도권

공동매도권은 창업자가 주식을 제 3자에게 팔 때, 투자자도 지분율만큼 판매량의 일부를 자신의 주식으로 채울 수 있는 권리입니다. 즉, 창업자가 1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제 3자에게 매각하고자 할 때, 지분율이 20%인 투자자는 지분율에 맞게 20만원 어치의 주식을 창업자와 함께 판매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투자자가 함께 매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는 창업자의 주식만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구매자가 100만원 어치만 살 의향이 있고,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투자자도 함께 지분율에 맞게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창업자는 80만원 어치만 팔 수 있는 것이죠. 이 조항 또한 일반적인 조항입니다.

한 가지 핵심은 회사의 우선매수권에 관한 조항을 협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창업자가 주식 매각을 생각할 때 먼저 투자자에게 제 3자 대신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봐야하는 것처럼 투자자가 주식을 제 3자에게 매각할 때 스타트업이 먼저 제 3자 대신 구매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조항이 포함되면 추후 회사가 성장했을 때 원치 않는 대상에게 회사의 지분이 넘어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8) 매우 중요: 주식매수청구권과 위약벌

기본적으로 투자 계약 시에는 회사나 창업자(또는 이해관계인)이 투자 계약에 명시된 내용을 위반하면 투자자는 다시 회사 또는 창업자 개인에게 주식을 바이백요청할 수 있는 조항이 대체적으로 포함됩니다. 이를 주식매수청구권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간혹 "위약벌" 이라는 명목으로 주식을 다시 매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투자금의 10%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게 만드는 조항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주식매수청구권은 거의 항상 들어가는 내용이지만, 위약벌은 꼭 협상을 통해 제거해주세요. (자세한 협상 방법은 다음 아티클에서 다루겠습니다.)

 

2. Governance 지배 권한

투자 계약에는 단순히 돈과 관련된 내용 뿐 아니라, 회사의 향후 결정이나 발전 방향성에 투자자들이 개입할 권리가 포함됩니다. 즉, 공식적인 기관 투자 이전에는 대표이사와 실무진들이 회사의 모든 결정들을 내렸다면 투자 이후에는 회사의 운영에 모종의 간섭이나 개입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모든 세세한 운영에 투자자가 직접 개입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를 하거나 주요 사업 내용을 바꾸는 듯 메이저한 결정을 내릴 때 투자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1) 이사 지명권

일반적으로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할 때, 라운드를 리드하는 투자사가 등기 이사 한 명에 대한 지명권을 갖게 됩니다. 등기 이사는 법인의 주요 결정 사항에 공식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습니다.

따라서, 투자사는 이사회가 소집되어야하는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투표권을 갖게 됩니다. 첫 번째 투자를 받고 투자사가 임명한 이사가 1인 선임되는 건에 대해서는 큰 영향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추후 계속 투자를 받고 이사의 수가 늘어날 경우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등 다양한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사회의 권한과 매니징 방법은 텀 시트와는 관련이 없으므로 제외하겠습니다. 

한 가지 기억하셔야할 부분은 초기 투자 시에는 이사 한 명에 대한 지명권을 리드 투자사에게만 갖도록 하셔야 된다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초기부터 2명 이사의 이사 임명권을 요구하거나 리드가 아닌 VC에서 이사 지명권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모르니까 확인 정도만 해주시고, 만약 2명 이상의 지명권을 요구하거나 리드 투자사가 아닌 VC가 이사 지명권을 요구한다면 거절하세요. 다음 라운드의 리드는 이번 라운드의 권리 +a를 요구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벌써부터 그런 선례를 남기는 것은 절대 권장되지 않습니다.

 

(2) 매우 중요: 동의권

한국 VC에게 투자를 받을 때 거의 100%의 확률로 특정 경영적 결정에 대해 투자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하는 조항들이 계약에 포함됩니다. 한국에서는 해당 내용이 텀 시트 보다는 계약서에 직접적으로 포함되니 주의 깊게 읽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확인하셔야 할 내용은

  • 임금 및 임금 인상에 대한 내용
  • 자산 처분 또는 구매에 대한 내용
  • 사업 내용 변경에 대한 내용
  • 일정 금액 이상의 지출에 대한 내용

들 입니다.

특히 임금 및 임금 인상에 대한 내용은 "통상적인 수준"이라는 모호한 표현이나 "임금 인상률을 N%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한 한에서 모호함을 걷어내거나 인상률을 최대한 높게 잡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위와 관련된 내용을 빼버리거나 아래에서 설명하는 협의 사항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자산 매입이나 일정 금액 이상의 지출 또한 항상 투자사의 동의를 받으려면 굉장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마찬가지로 한도를 최대로 올리거나 협의 사항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입니다. 

각 조항의 사항이 아니라, "동의"의 기준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라운드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투자자의 지분율 대로 N% 이상만 동의하면 되는지에 대한 사항입니다. 만약 계약서에 동의의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모든 투자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당연히 창업자 입장에서는 투자자의 지분율 대로 N% 이상의 동의를 받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게 불가능할 경우 최대한 회사 운영에 지장이 갈 수 있는 내용들을 협의 사항으로 변경하거나 빼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3) 협의권

동의권과 협의권의 차이는 의견을 수렴 및 조율하는 협의 과정을 거치기만 하면 되는지, 아니면 실제로 투자자가 동의를 해야 되는지에 있습니다. 주요 쟁점 사항 중 가능한 만큼 협의 사항으로 빼시길 추천 드립니다.

물론 협의 사항들이 너무 많을 경우 일상 업무를 할 때 지장이 갈 수도 있기에 무작정 협의 사항을 늘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다만, 동의권보다는 협의권이 항상 낫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가능한 한 동의 사항의 내용을 협의 사항으로 바꾸는 것이 창업자에게는 유리합니다.

 

(4) 투자금 사용 용도

투자금의 사용 용도는 일반적으로 포괄적으로 적으시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포괄적으로 협의해주세요. 단, 투자금의 사용 용도에 들어가지 않는 까다로운 사항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상식적으로 투자자에게 미리 포괄적으로 허락을 받기 어려운 수준의 투자금 사용이라면 지양하시는 편을 추천 드립니다. 

 

(5) 이해관계인의 퇴사와 경업금지

대표 또는 주요 공동 창업자가 일정 기간 내 경쟁 업체로 이직하거나 퇴직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당연히 창업자 입장에서는 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하지만, 조항 자체가 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3. 기타

이렇게 텀 시트의 조항 또는 계약 조건들 중 가장 중요한 내용들을 풀어서 설명해드렸습니다. 각 요소마다 정말 중요한 내용은 "매우 중요"라는 마크를 붙여드렸기 때문에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위의 사항들 이외에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기관 투자를 받을 때 크게 중요한 내용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예외나 제가 빠뜨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기에 꼭 법적 자문을 받으세요. 법적 자문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혹시 위에서 설명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궁금한 내용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실제 계약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스타트업 투자 계약에 경험이 많은 변호사나 법무법인을 활용해주세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스타트업 업계에 경험이 많은 두 개의 로펌은 세움과 딜라이트 입니다. [일체의 홍보 계약이나 홍보 의도 없이 순수하게 경험과 주변의 사례를 기반으로 말씀드리는 정보일 뿐입니다.]

경험이 많은 변호사일수록 실제 각 텀이 업계 표준에 비해 어떤지 (빡빡하거나 관대한지)를 잘 자문해줄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꼭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이 경우 법무법인이나 변호사가 협상 방법에 대한 자문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다음 아티클들에서는 단순히 텀 시트와 계약 조건을 넘어, 실제 라운드를 클로징 하는 자세한 방법과 오늘 설명 드린 다양한 투자 조건들을 협상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분량에 따라 하나 또는 두 개의 아티클이 될 수도 있지만, 혹시 그 밖에 필요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최대한 빨리 작성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명 이상의 지인에게 [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을 알려주신 독자님께는 한달 무료 이용권을 제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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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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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2 years 전

    거의 책 한권을 읽은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ㄴ 답글 (1)
  • 보람

    0
    about 2 years 전

    정말 알찬 내용이네요! 시리즈 끝날 때마다 혹시 참고할만한 책이나 아티클을 함께 소개해주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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