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안 읽고 아는척하기 (후편)

스타트업에도 적용되는 경영의 근본

2022.05.28 | 조회 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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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 경영의 실제, 제로투원, OKR, 린 스타트업, Cold Start Problem, Lost and Founder,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슈독, 타이탄의 도구들

혹시 더 읽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추후 시리즈로 다뤄보겠습니다. (전편 링크)

 

2. 탈중앙화된 조직

드러커는 생전에 탈중앙화된 조직을 지지했습니다. 이는 마치 미국의 연방제 (federalism)처럼 큰 레벨에서 회사의 방향성은 C-Level이 세팅하더라도 각 팀 및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 현장에 주어진 재량권을 극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탈중앙화의 원칙이 가장 잘 드러나는 핵심 영역 두 가지는 목표 설정과 조직 구조 입니다. 

 

(1) 목표는 실무자가 직접 세워야한다.

1) 드러커의 관점

전편에서 다룬 목표 기반 경영(Management by Objectives)을 위한 목표를 설정할 때, 두 종류의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회사 전체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로, 이는 C-Level 및 상위 직급자가 설정하게 됩니다. 물론 목표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인풋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회사 전체가 추구하는 목표는 대표가 설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번째는 전사적인 목표의 달성을 위한 개인 또는 팀 별 목표입니다. 이런 목표는 실무에서 가까운 사람이 직접 설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전사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실무자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제로 좋은 의도라고 하더라도 현장 실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고위직의 불필요한 간섭으로 인해 오히려 목표 달성에 방해되는 일이 현실에서는 일상다반사입니다. 실무에서 가까운 관리자 또는 직원이 직접 하위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직접 세우는 목표만큼 직원들에게 우수한 동기부여 장치는 없기 때문에, 의욕 고취와 업무 효율성 증가를 위해서도 실무에 가까운 자가 하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때, 상위 매니저의 역할은 각 팀 또는 하위 관리자가 설정하는 목표가 회사의 목표와 올바르게 정렬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직접 실무 단의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지만 상급자는 항상 부하 직원의 목표가 조직의 상위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고, 직원 개인이 회사 목표 달성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 동기부여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이해관계가 어긋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례로 다른 부서의 예산을 삭감해 소속 부서의 예산을 증가시키는 것이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직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다면 (이해관계가 어긋나면) 동기 저하와 잘못된 행동을 장려하게 될 수 있습니다.

 

2) 스타트업과의 연관성

"OKR은 구글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존 도어, 전설적인 VC Kleiner Perkins 파트너

실제로 이런 목표 설정 방식을 벤처업계에서는 OKR이라는 구조를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런 OKR구조는 벤처산업을 넘어 기존의 대형 회사들까지도 적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OKR은 조직의 목표 관리 시스템으로, O를 뜻하는 목표 (Objectives)이를 위한 달성 과제인 KR (Key Results)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O는 숫자로 명확히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측정되지 않는 정성적인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KR은 명확히 측정이 가능해야 하는 달성 과제입니다.

달성 과제라는 말은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매출 두 배 증가라는 목표는 실행 가능한 업무가 아닌 목표의 성격을 띕니다. KR은 담당하는 수행하는 팀 또는 개인이 실행할 수 있는 일 이라는 점에서 O와 구분됩니다. 같은 예에서 매출 두 배 증가는 적합한 KR이 아니지만, "세일즈 팀의 아웃바운드 세일즈 전화 3배 증가"는 실제로 팀이 시행할 수 있는 업무이기 때문에 KR로써 더 적합합니다. 

OKR을 적용할 때는 회사 레벨의 OKR을 먼저 설정하고, 그 후에는 회사의 O 또는 KR의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팀 별 OKR을 설정하고, 마지막으로 팀 별 OKR 또는 회사 전체의 OKR을 수행하기 위한 개인 레벨의 OKR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회사 전체의 목표를 향해 모두가 정렬되도록 만듭니다. 이 때, 목표의 성취 여부는 측정가능한 지표인 KR의 달성률을 통해 가늠합니다.

OKR 시스템 하에서는 드러커의 탈중앙화된 목표 설정과 마찬가지로, 팀 단위 및 개인 단위 OKR을 팀과 개인이 직접 설정하고 윗선의 컨펌을 받는 형식으로 목표 설정이 이루어집니다.

OKR을 활용한 최초의 사례는 구글이 아닌 앤디 그로브가 이끄는 전성기의 인텔입니다. OKR은 단순히 최근의 트렌드가 아닌 8-90년대부터 활용되었으며 지금까지 모범적인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뿌리 깊게 스타트업 업계에 자리 잡았습니다. 드러커의 탈중앙화된 목표 설정 원칙이 여전히 유효한 것이죠.

OKR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최소 6개월의 적응기가 필요합니다. 이 때 꼭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시리즈인 "문제가 뭔지 모르겠다면 그건 조직 문제다"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2) 탈 중앙화된 조직 구조

1) 드러커의 관점

드러커는 단순히 목표 설정 방식을 넘어 권한, 책임, 예산, 인력 구성 등 조직 구조 자체도 탈 중앙화된 방식으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조직 내 기관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결과를 내며 책임을 지는 것을 조직 구조의 원칙으로 삼습니다. 

조직 구조는 자치주의(federal)와 기능주의(functional) 두 가지 방식으로 탈중앙화될 수 있습니다. 드러커는 이 중 자치를 중심의 탈중앙화가 기능위주의 탈중앙화 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자치 위주(federal)의 탈중앙화의 기준은 시장입니다. 독립적인 시장을 타겟하는 조직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조직편성이 자치주의 탈중앙화(federal decentralization; 직역은 연방주의 탈중앙화)입니다. 이 때 별개의 시장은 국가 등 지역으로 인한 구분일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제품으로 발생한 고객군의 차이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시장을 하나의 회사에서 타겟하고 있다면, 이 때는 시장을 기준으로 회사를 독립적인 조직들로 나눠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탈중앙화의 핵심은 각 독립 조직이 상위 조직으로부터 업무를 직접 배분받는 대신, OKR 구조처럼 회사에 필요한 목표를 위해 조직이 직접 업무를 설정하고 스스로를 관리한다는 점입니다. 상위 조직은 각 독립 그룹을 결과로 평가하며, 직접 해결할 수 없는 각 조직 간의 분쟁이나 예산의 분배 등 특정 영역에서만 개입하는 것이죠. 

두 번째 방식인 기능 기반 탈중앙화(functional decentralization)의 기준은 업무 프로세스 상의 단계 입니다. 회사가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업무의 프로세스의 단계를 기준으로 인력을 나누어 고유한 단계 별로 독립적인 목표 설정과 권한, 책임 등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이 방식의 유의점은 바로 유사한 능력(related-skills)을 기준으로 팀이 나뉘어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링 능력이 있는 엔지니어만을 모아놓고 엔지니어링 팀으로 부르는 것은 기능 기반 탈중앙화가 아닙니다. 엔지니어링은 제품 개발이라는 업무 상 단계에 속한 요소이고, 제품 개발에는 엔지니어가 아닌 다양한 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만을 모아 놓은 조직은 회사의 업무 수행을 위한 단계가 아닌 비슷한 능력을 기준으로 생성된 조직입니다. 이렇게 구성된 조직을 탈중앙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기능 기반 탈중앙화가 아닙니다.

또한, 기능 기반 탈중앙화는 특정 규모 이하에서 무조건 일어나야 하는 현상입니다. 왜냐하면, 자치 기반(federal) 탈중앙화는 시장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정 규모 이하의 조직에서는 여러 시장을 동시에 타겟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단일 제품으로 하나의 시장을 타겟하는 경우, 이미 회사 전체가 하나의 자치 조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회사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탈중앙화는 기능 기반 탈중앙화입니다. 스타트업 업계에 별개의 시장을 기반으로 한 독립 조직이 흔치 않고, 프로덕트 팀과 같은 기능 기반의 팀이 더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스타트업과의 연관성

"지역장들은 각기 다른 지역 시장의 CEO로 간주되었다"

앤드류 챈, Cold Start Problem

스타트업도 별개의 지역 기반 시장을 타겟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직을 구성해 탈중앙화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역 기반 비즈니스인 우버는 스케일링 단계에서 각 지역별 팀이 독립적으로 유저 유입을 위해 활동하는 구조로 다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치뤘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지역장들은 독립적인 팀을 이끌어 담당 지역에 '필요한 건 뭐든지 알아서' 수행하며 지표를 끌어올렸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단일 시장을 단일 제품으로 타겟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능 기반의 탈중앙화를 통해 조직을 구성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프로덕트 팀으로 현대에는 cross-functional team (교차 기능 팀)이라 불리는 개발자, 디자이너, PM 등으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제품 개발이라는 프로세스 단계 전체를 담당하며, 이를 위해 여러 분야의 임직원이 모여 구성되어있습니다.

현대의 Cross-functional 팀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드러커가 이야기한 기능 기반(functional) 탈 중앙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단순히 엔지니어만 모아 놓은 팀도 아니며, 제품 개발이라는 단계 자체를 모두 담당하기 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팀이죠. 

그러나 제품이 어느정도 product-market-fit (PMF)을 찾고 많은 유저를 보유하게 되면, 자연스레 엔지니어링 자체가 수 많은 전문 업무를 담당하게 되며 회사 업무 프로세스 상 별도의 단계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엔지니어링 팀은 이럴 때 별도의 팀으로 분리됩니다.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이 주장한 것처럼 어쩌면 이런 분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엔지니어링 팀이 단순히 주어지는 업무를 처리하는 용역 개발사처럼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됩니다. 엔지니어링 팀이 별도 기능 팀으로 분리될 경우, 엔지니어링이 주도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관련 분야 상 목표가 충분히 존재해야만 기능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팀이 될 수 있습니다. 

 

3. 인재 관리

드러커는 인재(Human Resources)를 다른 모든 자원들과는 다른 독특한 성격을 띈 자원으로 판단했습니다. 인재는 다른 어떤 자원과도 달리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와 개발에 대해서도 기존의 기계적 관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아주 현대적인 관점을 고수했습니다. 사람을 100% 매뉴얼로 컨트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관점 하에 모든 직원이 회사의 관리자로서 활동해야 한다는 혁신적인 관점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재 관리를 단순히 HR팀의 소임으로 취급하지 않고, 모든 관리자(manager)들이 부하 직원의 개발과 성장을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에 집중했습니다.

 

(1) 인재 상의 변화

1) 드러커의 관점

드러커는 지식 노동자가 늘어나고 중요해질 것을 예견했습니다. 자동화와 기계화의 결과는 노동자의 감소가 아니라 오히려 폭발적인 증가일 확률이 높을 것을 점치며, 새로운 시대의 노동자들은 기계가 고도화될수록 더욱 많은 판단을 내리고 복잡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단순히 기계를 반복 작동시키는 노동자보다, 기계를 설계하고 보수하며 어떤 기계가 필요한지 고민하는 지식 노동자가 많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새로운 기술의 시대에 정말 필요한 인재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고 써야 할지 판단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런 지식 산업에서 필요한 인재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관리자(manager)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더욱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인재들의 목표 설정을 돕고 성취와 발전을 지원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2) 스타트업과의 연관성

실제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문자 그대로 자동화 기계의 설계, 관리, 제작을 고민하는 개발자들이 가장 중요한 인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해외에만 존재하던 트렌드가 지금에 와서는 한국에서도 "개발자 몸값이 금 값"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죠. 오히려 구인난일 정도로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높은 상황입니다.

단순 업무가 아닌 다수의 판단을 내리는 재량이 높은 업무가 주를 이루는 만큼, 각 구성원이 회사에 주인 의식을 느끼게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대한 증거로 현재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스톡 옵션 제도가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재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HR 팀에 관련 업무를 전부 위임하기보다 매니저가 직접 주기적인 1:1 미팅과 상담 등 인재 관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1) 드러커의 관점

"회사가 사람을 고용할 때는 그 사람 전체를 고용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의 실제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고용할 때는 회사에 필요한 일부 노동력만 고용하는 일이 불가능합니다. 인재를 채용할 때는 인재의 능력 뿐 아니라, 그 사람 전체를 고용하는 것이죠. 이에 따라 다른 모든 자원과는 다른 인재만의 고유한 특성이 드러납니다.

먼저, 인재에게는 동기부여가 필수적입니다. 사람은 단순히 보수를 더 주는 것 뿐 아니라 칭찬과 인정, 성취욕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억지로 일을 만들어주거나 할 일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재는 공짜 월급에 기뻐하기보다는, 이직을 준비하거나 불만이 쌓이는 일이 많습니다. 이처럼 회사는 인재가 끊임없이 적당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보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성과에 대한 보상이 부족한 경우에는 인재들의 의욕이 저하되며, 최악의 경우에는 열심히 일할 의지 자체를 잃어버리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에서 장려하고자 하는 행동, 즉 성과를 내는 행위는 인정받고 보상 받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재에게는 직업 안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해주는 것이 의욕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둘째, 인재는 발전해야 됩니다. 인재가 발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인재의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올바른 직무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인재가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에 배치되거나 직무 자체가 애매하게 정의되어 있다면 발전하기 어렵고, 발전이 없는 인재는 회사에서 도태되거나 불만을 갖고 떠나게 됩니다.

교육이나 훈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인재의 능률을 향상시킬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과 훈련 또는 멘토링을 통해 인재의 성장을 돕는 행위는 필수적이며, 이 때는 직무를 여러 작은 영역으로 나누어 각 단계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인재의 업무 실력 전반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재가 단순히 현재의 직무에만 머물게 하기보다는 상위의 관리자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과 준비를 미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승진과 커리어적 상승의 길이 없다면 인재는 스스로를 발전시킬 동기가 저해되며, 더 나은 직책과 경험을 제안하는 회사로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인재에게는 회사 외 적인 이해관계가 존재합니다. 인재는 다른 모든 자원과 달리 단순히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자원이 아니라, 회사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일부의 시간을 할당해 회사를 위해 근무합니다. 즉, 회사 외 적인 일이 인재의 업무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 아프거나 부인과 다툰 상황에는 집중력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재의 장기 커리어 계획에 따라 현재의 회사 및 직무에 계속 머물러있기보다는 더 나은 길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관리자는 인재의 업무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커리어 계획이나 개인 사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회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인재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회사의 것과 일치시키는 노력이 없다면 우수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일을 막기 어렵습니다.

 

2) 스타트업과의 연관성

"(직원들에게) 인간적으로 신경써주는 행위는 기계적인 직업 의식과 관리자의 오만함에 대한 대응책이다." 

Kim Scott, Radical Candor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드러커가 주창한 인재의 고유한 특성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는 편입니다. 

먼저 동기부여와 관련해 다양한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합니다. 성과급이나 빠른 승진과 같은 당장의 보상 뿐 아니라, 스톡 옵션이라는 장기적 보상 체계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부족한 보상으로 인한 인재의 사기 저하를 막고, 주도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함입니다.

또한, 비금전적인 보상체계 또한 풍부하게 갖추는 것을 이상적으로 바라봅니다. MOZ의 창업자 Rand Fishkin이 주장한 것처럼 돈이 아닌 인정이나 칭찬은 팀의 사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에 따라 구성원의 업무적 성취가 있을 때마다 모두의 앞에서 칭찬하거나 주기적인 칭찬데이를 만드는 등의 장치를 활용하는 기업도 상당히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인재에게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회사의 비전을 강조하고, 에어비앤비의 CEO나 아마존처럼 주기적으로 이메일 또는 레터를 적어 끊임없이 회사의 존재 이유를 상기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저도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만 개입해 팀원들과 소통하던 방식에서, 비전 레터를 매주 적거나 슬랙의 업무 진척 사항에 라이크를 누르는 등의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회사의 분위기에 큰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행위들은 결국 인재라는 자원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지속적으로 높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업계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드러커의 관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재의 승진 기회에 대한 부분입니다. 스타트업은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인력의 충원과 변동이 매우 빠른 편입니다. 기존의 매니저가 퇴사하거나, 인원이 늘어나 새로 매니저가 필요한 경우가 빈번합니다. 따라서 교육이나 훈련은 부족할 수 있지만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갖는 상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는 구조적으로 훨씬 더 많이 주어집니다. 정적인 기성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인력 구성의 변동이 매우 잦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점입니다.

 

(3) 전문가와 관리자

1) 드러커의 관점

드러커는 "전문 직원" 또는 "개인 기여자"라는 개념을 사용해 일반적인 직원이나 관리자와는 다른 특별한 직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전문 직원"은 어떤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로써 일반 직원이나 관리자와는 다른 특별한 카테고리로 취급해야 합니다. 기술 연구원과 같은 고급 인력이 "전문 직원"의 가장 큰 예시입니다. 드러커는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없는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이 중요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전문 직원의 종류와 수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전문 직원과 일반 매니저의 가장 큰 차이는 회사의 목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개인의 업무 목표가 아닌, 별도의 목표를 세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업무 능력의 평가도 회사의 목표 성취에 기여한 정도를 측정하기보다는 업계 전문가의 기준으로 평가 받습니다.

드러커는 특별한 관리자의 직위가 없는 직원도 만약 회사의 목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관리자와 같이 취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외의 인원은 관리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전문 직원"은 더 많은 자율성과 독립성이 있어야 하며 회사 전체의 성취와 별개로 맡은 직무를 업계의 기준으로 평가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매니저나 직원과는 다른 취급을 받습니다. 

 

2) 스타트업과의 연관성

스타트업 업계에도 단순히 관리직이 아닌 전문가에 대한 개념이 존재합니다. 이는 특정 업무 영역의 장인과 비슷한 개념으로, 애플과 구글의 매니저를 역임한 킴 스콧은 이들을 "록스타 (Rock Star)" 라고 부르며, MOZ의 창업자 랜드 피시킨은 "개인 기여자"라고 지칭합니다. 이런 직종의 필요성은 조직이 성장하고 관리직이 늘어날수록 더욱 중요해집니다.

팀 전체를 관리하는 매니저는 소수만 될 수 있고, 아주 뛰어난 실무 능력자가 꼭 좋은 관리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피터 원칙에 따르면 각 관리자는 본인이 무능해지는 위치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으며, 오래된 관리자일수록 무능한 상황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현재의 업무에서 뛰어난 사람을 관리자로 승진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업무에서 뛰어나다고 해서 바뀐 책임에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승진의 방향성이 관리자 밖에 없는 조직에서는 모든 관리자가 본인이 더 이상 유능하지 않을 때까지 승진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조직 내의 매니저 상당 수가 현재의 위치에서는 무능한 상태가 됩니다.

이런 딜레마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개인 기여자" 또는 "록스타"의 개념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승진의 결과가 꼭 관리직이 아니라 전문가 직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입니다. 따라서 승진 시, "개인 기여자"들은 증가한 보수, 전문가로서의 인정, 그리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지만 팀을 관리하는 관리직에 앉지는 않게 되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승진 루트를 동시에 관리하는 일이 회사 입장에서 쉽지는 않지만, 현재의 업무에 뛰어난 사람을 무조건 관리자로 승진시키는 방식보다는 효율적입니다. 실제로 특정 분야의 장인이 되는 일에 더 적합한 인재(일부 천재 엔지니어 등)에게는 관리직이 아닌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러커의 관점과의 차이점 한 가지는 이런 직종이 꼭 외부의 기준으로 평가 받는 연구원과 같은 전문직이 아니라, 일반 직원(특히 개발자)의 커리어 선택지로 취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각 직무의 깊이가 점점 깊어짐에 따라 꼭 전문 연구직이 아니라 개발이나 디자인과 같은 통상 업무 분야에서도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드러커의 예측에 따라, 기술과 업계가 발전하며 "전문 직원"의 확대가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드러커의 대표 저서인 "경영의 실제"에 나온 핵심 내용 중 현대의 스타트업과 연관성이 있는 다양한 포인트들을 다뤄봤습니다. 물론 드러커의 철학이나 연구 결과 전체를 요약하거나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현대에도 깊은 울림이 있는 주요 내용은 얼추 설명드린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이 내용들을 글로 적으며 스스로 많이 반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질문이나 더 읽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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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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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정한토깽의 프로필 이미지

    다정한토깽

    0
    over 2 years 전

    확실히 전반적인 경영에 대해 더 많이 배우게 되네요 이번 편도 감사했습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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