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북적이는 출근길, 내 옆 사람은 지금 어떤 노래를 듣고 있을까? 나는 때마다 듣는 장르가 다르다. 평상시에는 인기차트나 상쾌한 알엔비 노래를 듣고, 일이 바빠서 수면 시간이 부족한 시즌에는 욕이 남발하는 빡센 힙합을 듣는다. 허세 가득한 래퍼들의 가사를 들으며 ‘진짜 다 덤벼!!’라는 마인드로 각성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일태기, 번아웃 조짐이 보일 때면 위로되는 음악을 찾는데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나를 위로해준 노래를 소개하려 한다.
RM <Still Life>
이 노래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의 INDIGO 앨범 수록곡 중 하나로 노래 가사에는 예술에 관심이 많은 그의 특징이 잘 담겨 있다. 제목에서 이미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Still Life은 정물화라는 미술 용어로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을 말한다. 제목만 보면 ‘움직이지 않는 삶’이라고 다소 우울한 노래하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뒤 가사를 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I'm still life, but I'm movin'. Just live now, goin' forward
난 정물이지만, 난 움직여. 그냥 지금을 살아, 앞으로 나아가
자신을 멈추지 않는 정물이라 비유하며 프레임 안에 갇힌 전시된 삶이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예술 섞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여기서 전시된 삶은 아티스트로서 그의 인생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SNS 속에 갇힌 우리에게도 알맞은 표현이다.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며, SNS에 보이는 타인과 비교하는 우리들, 나는 이것들이 현대인들의 번아웃이 자주 발생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래에는 이런 가사도 있다.
걔네 조롱은 듣지 마 니 귀 버려, 꼭 버러지들 온라인에 목숨 걸어 오늘을 살아 잡초처럼 걍 화초처럼 but I never stay
번아웃이 과연 과한 업무 때문만 일까? 그렇지 않다. 사람이 없어서, 사람으로 인한 문제도 있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문제들로 번아웃이 온 사람들이 이 노래로 잠시나마 자기 스스로를 위로해 주었으면 한다.
INDIGO 앨범 수록곡에서 Still Life과 함께 듣기 노래가 또 하나 있다. 바로 <lonely>, Still Life와는 정반대되는 분위기로 어느새 나를 잃어버린 기분을 느낄 때 온전히 고독함에 빠지기 좋은 음악이다. 참고로 INDIGO 앨범에 타이틀은 체리필터 조유진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들꽃놀이>인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자라면 위 3곡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지는 않을까 싶다. 겨르로이 나의 상태를 체크하며 텅 빈 마음을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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