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림 미학

늦봄 안개 숲길

조원동 원림 미학.014

2024.05.18 | 조회 87 |
from.
茶敦온형근

월간 한국정원

한국정원문화를 당대의 삶으로 벅차고 가슴 설레이며 살아 숨쉬게 하는 일

늦봄 안개 숲길

온형근

 

 

 

 슬픈 언약처럼 떨어지련다. 너와 내가 산중에서 독립을 아룄듯이

 

 ​주룩주룩 비 내리는 숙취의 새벽을

 추적추적 실어 나르는 따뜻한 밥집으로

 목젖까지 온기 채워지는 기적의 목메임으로

 꺼억 꺽 울먹울먹 터지며 환해지는 하늘을

 측은지심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러려고 유난히 새가 찾아오고 꽃이 앞다투어 피었나 보다. 올봄이

 숲정원으로 미음완보微吟緩步하는 동안 늦봄은 연초록에서 성록으로

 

 고원 길에서의 벅찼던 호흡

 우산으로 가려주려 했으나 너무 미안했다.

 성큼성큼 흥얼흥얼 느리게 걷다 보면

 어느새 잉태된 늦봄은 새소리와 잎새에 맞서

 또 다른 봄이라 우기며 비 맞고 서 있겠지

 

 우산으로 못 가린 등이 눅눅하게 젖어들 때

 안개 자욱한 숲길로 한 번에 사라지는 거겠지

 

작가의 한 마디 아뢸 말은 산중에서 안개의 숲길일 때 독립을 이루었다는 말이다. 온기를 찾아 목메임을 추적추적 실어날랐다. 앞다투어 꽃 피고 새 울더니 백두고원 길에서 호흡이 벅찼다. 봄이 잉태되듯 안개는 숲정원을 가렸다 보여줬다를 연발한다. 안개 자욱한 길의 우산은 등을 적신다. 어디론가 사라지면 젖은 등의 묵직한 여운의 꼬리를 붙잡으련다. 성큼성큼 보폭을 늦춘다.

 

조원동 원림 미학 - 안개의 숲길
조원동 원림 미학 - 안개의 숲길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

『월간::한국정원』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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