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새워 무엇하리오
온형근
소쇄옹에게 서운함은 지남처럼 따라다녔을까. 구름이 색을 바꾸고 바람이 변덕스러우니 물처럼 맑고 그치지 않기를 바랐겠다.
광풍각으로 다가오다가 벼랑 앞이듯 돌아서고
너럭바위에에 어우러져 한참을 누비다가
흘러 넘치는 물일 때야 시원하고 창창하건만
좋은 것은 그냥 좋아야지 따지듯 분별 말라고
소쇄원으로 스며든 후 두고두고 야무졌다.
백 년 넘어 구갑이 터지기 시작한다는
단정한 소나무 껍질을 어루만지며 걸어 나온다.
담장 뚫고 외나무다리 양쪽의 한 쌍의 소나무
구갑에 새겨진 지문의 촉감만 인지까 생생하다.
작가의 한 마디
구름의 변색과 바람의 변덕을 바라본다. 물처럼 맑고 그치지 않는다. 광풍각으로 다가간다. 벼랑 앞에서 돌아선다. 너럭바위에 어우러져 흘러넘치는 물에 시원함과 창창함을 받는다. 좋은 것은 그냥 좋아야 한다. 소쇄원에 스며드는 야무짐을 원림 향유라고 하자. 소쇄옹은 지금의 소쇄원이 마음에 들었을까, 아님 서운할까? 소나무 구갑에 새겨진 지문의 촉각에 기댄다.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는 '방달초예반발(放達超睿反撥)'의 정신을 지향합니다."
매임 없는 활달한 시선으로 전통의 경관을 응시하며, 보편적 슬기를 뛰어넘는 통찰로 그 속에 담긴 옛사람의 마음을 읽어냅니다. 나아가 고착된 현실의 언어를 거슬러, 오늘날의 현대적 언어로 우리 정원의 미학을 다시 다스리고 되살리는 평론 작업을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