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나책] 여러분의 행복은 어떤 모양인가요

안녕 👋 오늘의 세나책을 소개할 아라 🌷예요.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2021 제 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려있는 김지연 작가님의 「사랑하는 일」이라는 단편소설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모양 (작가노트)"

 주인공 은호는 레즈비언입니다. 여자친구 영지의 존재를 밝히며 커밍아웃을 하지만, ‍️👩❤️👩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사이가 틀어지게 되지요. 그로부터 5년 후 은호의 애인 영지가 더 이상 성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나’는 영지의 합의 끝에 영지와 사귀면서 다른 여자들과 육체적 관계를 가집니다. 이런 와중 은호네 부모님의 이혼 소식이 들려와 ‘나’는 남동생을, 아빠를, 할머니를, 엄마를 만나는데요. 남동생에겐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아빠에겐 욕지거리를 하고 🗯️,  할머니를 용서하고, 엄마에겐 뜻밖의 지지를 얻습니다. 연인간의 사랑, 당연하게 주어졌던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사랑, 내가 선택하고 싶은 나의 끝, 궁극적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모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1️⃣ 닮고 싶지 않았던 부모님의 모습. 혹시 나에게..?🔍

 소설 속 은호는 사랑에 대해 운운하는 아빠에게 “아, 진짜! 지랄하지좀 마!”라고 소리지르며 자리를 엎어버려요. 하지만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영지에게 사랑한다고 절절하게 이야기하는 은호는 자신의 모습이 아빠를 닮았음을 통감하고 아이처럼 눈물을 터뜨린답니다. (그 우는 모습마저 아버지를 닮았지요.) 우리 모두 정말 닮고 싶지 않지만, 어느 순간 나에게서 발견되는 부모님의 모습이 있지 않나요?

2️⃣ 현실적인 요소가 속속들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수자의 입장에서 쓰인 어휘, 자연스러운 문체 등등 몽땅 다 마음에 남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건 아빠가 부동산을 물려주겠다는 것을 빌미로 찾아왔을 때 은호의 현실 반응이에요. “우리 세대가 집 장만하는 길은 상속밖에 없어. 부모 세대가 다 죽어야 한단 말이야.” 정말 맞는 말이어서 웃음이 나오다가도 이게 마냥 웃을 일인지 씁쓸해지는 부분이었네요. 이렇게 「사랑하는 일」은 엄청나게 현실적이라는 점.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신 분이 있다면 저에게 꼭 알려주세요!

 가족은 너무나 당연하게 서로를 사랑해야만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사랑이라는 건 내가 선택한 사람과 함께여도 정의하기 어려운 것인데 말이에요. 이런 면모는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은호가 각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취하는 행동을 보며 엿볼 수 있지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랑은 너무나 아무것도 아니기도 해요. 소설 말미에 영지는 은호와 함께면 어디든 가겠다고 그 이유를 말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대사가 나오지 않아서 그 이유를 우리 독자는 영영 알 수 없어요. 은호만이 그 이유를 듣고 밀려오는 영원함에 취해 있고 싶어하지만 시간은 은호의 마음과는 상관 없이 흐르고 은호와 영지 역시 각자의 할 일을 할 따름이랍니다.

 사랑하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관계를 가져야 연인으로서 사랑하는 걸까요?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사랑하는 일」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요. 그리고 그녀들이 여느 연인처럼 그저 행복하기를 남몰래 응원하게 된답니다.

✔️ 사랑이 뭔지 모르겠는 사람

✔️ 도무지 가족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

✔️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

여기까지가 에디터 아라 🌷의 「사랑하는 일」 소개와 생각이었어요. 아라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오늘도 이 책 소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라요. 세상에 나쁜 책은 없으니까, 세나책!

🐾 우리, 사랑이든 행복이든 한 가지 모양으로 규정짓지 말자고요! 오이를 거꾸로 먹어도 제멋*이라잖아요?

*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니 남은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의 속담이에요.

by. 🌷 아라  ⏸️ 쉼표 🌲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