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나책] 아주 느린 속도의 사랑

안녕👋 오늘의 세나책을 준비해 온 숲🌲이에요.

이번에 소개할 책은 홍희정 작가님의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라는 장편소설이에요.

“사랑하고 사랑받는 건 몇 살을 먹어도 좋은 법이야.(p.26)” 

 주인공 이레 👩는 어렸을 적 부모님의 죽음을 경험한 뒤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려요. 그래서 무려 6년을 짝사랑해온 친구 율이 🧑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해요. 자신이 고백하지만 않는다면 율이가 절대 떠날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평생을 함께 지내온 할머니 👵가 암으로 인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이레는 할머니가 먹고 싶어 하시는 것들이라도 마음껏 사드리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가,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곳에서 일하게 되지요. 그곳에서 이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과 통화 📞를 하며 조금씩 성장해나가요.

 느리고 서투르지만 끊임없이 서로 사랑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1️⃣ 아주 느린 속도의 사랑 💕

 심사평에서는 이 책을 ‘성장 없는 성장소설’이라 칭했어요. 정신없이 흘러가는 오늘날의 세상 속에서 아주 느리고 미세하게 변화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여타 성장소설과는 다른 양상이라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책 속에서 이레는 이렇게 말해요. “어쩌면 우리는 보통 사람들보다 어른이 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타입인지도 몰랐다. (p.16)” 이레에게는 날카로운 비판,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진취적인 욕망 따위의 거창한 무언가는 없어요. 다만, 아주 느리게 사랑하는 법을 배워갈 뿐이죠. 오히려 저는 그곳에서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답니다. 이레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일까요?

2️⃣ 가볍지 않지만, 또 무겁지도 않게 😌

 이 책에는 여러 사람들이 나오고, 또 많은 갈등이 빚어져요. 그러나 어느 하나 제대로 끝맺음 되지 않은 채로 이야기는 끝이 난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문제들에 특별히 답을 내리지 않고, 그저 가만가만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 인물들의 고민과 아픔은 매 순간 진지하게 그려지지만, 또 너무 무거워지는 듯하면 새로운 방향으로 시선이 휙 틀어져요. 가볍지 않지만 무겁지도 않고, 진지하지만 우울하지 않아요. 그래서 더 따뜻하고 매력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해요.

 구독자님에게도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처음에는 제목이 너무 귀여워서 눈길이 갔던 책이에요. ‘나 좀 좋아해줘’라고 말할 만큼 당당하면서도, ‘시간 있으면’이라는 전제를 붙여야 할 만큼 소심하다니. 이제는 이 모순적이고 다정한 문장이 우리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는 너무 빠르고 욕심 많은 이 세상을 살아가며 조금은 무기력해졌고, 희망찬 미래에 대한 기대를 조금은 잃어버렸지요.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며 살아가요. 이 책 또한 그래요. 취업난과 냉정한 현실에 부딪혀 자기 비하와 분노와 수긍을 반복하던 주인공은 결국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며 천천히 성장하게 되지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어도, 파격적인 전개가 없어도, 다시 지쳐 있는 우리를 일으킬 그런 잔잔한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감하고 오해하고 다시 화해를 하고 싶다고.(p.126)” 말이에요.

✔️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천천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무거운 성장소설은 조금 피하고 싶은 사람

✔️ 주인공이 크게 상처받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를 찾고 있는 사람

여기까지가 에디터 숲 🌲의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소개와 생각이었어요. 이레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오늘도 이 책 소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요. 세상에 나쁜 책은 없으니까, 세나책!

🐾 느릿느릿 달팽이걸음*이면 좀 어때요! 한 걸음 내디뎠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요?

*가는 듯 마는 듯 아주 느리게 걷는 걸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by. 🌲 숲 ⏸️ 쉼표 🌷 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