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직 인터뷰

사업 오래 하고 싶어서 브랜드부터 만들었습니다.

작은 조직 인터뷰 #14 메이베나 정억수 대표님

2024.06.23 | 조회 1.13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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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슬립

네버슬립

작은 조직, 1인기업을 위한 조직관리, 협업방식, 국내외 사례를 다룹니다.

 

'위탁판매가 아니라 브랜드부터 시작하는게 맞을까?' 정억수 대표님은 리스크가 있더라도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기 위해선 브랜드를 시작하는게 맞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월 500만원 수출하던 회사가 연 매출 40억을 달성하고, 인재 확보를 위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회사까지 옮긴 여정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20대 초반에 사업을 하면서 잠깐 잘 됐다가 안 되는 경험을 했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사업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단기 수익보다 지속 가능성이라고 생각했어요."

"고객 입장에선 대체재가 안 떠올라야 해요."

"저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팀원들이 팀에 합류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다음은 의사결정이에요."

"현시점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가 선행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죠."

"경험 있는 인재를 데리고 오는 방법을 많이들 생각하시는데요, 그런 분이 와도 드라마틱하게 모든 게 변하지 않거든요."

 

메이베나는?


메이베나는 2019년에 정식 출시하여 올해로 6년차인 뷰티 스타트업 입니다. 주요 브랜드인 ‘메이베나는 뿔아쓰는 마스크팩과 효소바디워시 제품을 주력으로 고객들의 피부문제를 해결 할 다양한 제품을 출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를 비롯하여 베트남,홍콩,러시아,유럽등 총 22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온라인 판매 및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위탁이 아닌 브랜드로 시작한 이유


Q. 지금 사업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나요?

20대 초반에 장사를 했었어요. 장사가 잘 안되면서 어떻게든 사업을 하기 위해서 초기 씨드를 모으려고 여러 일을 했어요. 그 중 하나가 부동산 영업이었어요.

상가 부동산을 했었는데 그 단계에서 만나 뵀던 대표님이 브라질에서 아사이베리를 수입해 오시는 대표님이셨습니다. 그분이 동업해 보자고 제안을 주셨어요. 그때 한국 뷰티 제품, 특히 마스크팩이 잘 됐었는데요, 마스크팩 수출을 시작으로 이 업계에 들어왔습니다.

 

Q. 화장품이 메인이 아니셨잖아요. 브랜드 기획, 제조 등 시작하는 데 애로사항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거든요.

네, 초반에는 브라질로 마스크 팩을 수출하기 위해 국내 공장들 돌아다니면서 샘플링을 했었거든요. 그때 만났던 여러 제조사를 통해서 약간의 제조 노하우를 익혔어요. 제한적인 경험과 정보로 인해서 처음에 할 수 있었던 선택지가 마스크팩 말고는 없었어요. 다만 마스크 팩을 기존에 판매하듯이 낮 장 짜리로 팔아서는 절대로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디어를 냈던 게 여러 장을 뽑아 쓰는 형태였죠. 

 

Q. 그 아이디어는 대표님께서 직접 고안을 하신 건가요?

다회용 제품이라는 아이디어를 냈죠. 찾아보니까 몇 개가 있더라고요. 온전히 100% 제가 다 했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들고 기존 시장에 출시된 제품을 많이 참고했어요.

 

Q. 보통 브랜드 제품 사입을 하거나 총판 판매를 하는데 처음부터 브랜드를 기획하고 제조를 하셨잖아요. 초기 투자, 재고 리스크가 있는데 어떻게 접근하셨나요?

초기 단계에 시드를 모으는 과정에서 영업 쪽 일을 했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만약 사업이 안 됐을 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는 금방 복구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초반에는 리스크는 생각하지 않고 시작했어요.

사업 초반에 선택지가 리스크 없이 위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죠. 리스크가 크지만 타 업체 브랜드 사입 판매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고요. 전 사실 위탁 판매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20대 초반에 사업을 하면서 잠깐 잘 됐다가 안 되는 경험을 했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사업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단기 수익보다 지속 가능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별다른 고민 안 하고 리스크가 있더라도 더 오래 갈 수 있고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Q. 브랜드라는 게 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껴져요. 네이밍, 컨셉, 브랜드 디자인, 패키징, 톤앤매너까지 생각할 게 너무 많잖아요.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우선은 브랜드라고 하면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죠. 처음 접근하실 때는 브랜드라는 느낌보다는 상품으로 접근하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개발과정에서 어떤 소구 포인트가 있는지, 어떤 느낌이 있는지 분석해야죠. 그리고 상품을 중심에 놓고 브랜드 네이밍이라든가 다양한 패키지, 디자인 톤앤매너를 정해요.

메이베나 의미가 ‘어쩌면(maybe)’과 ‘나’를 붙어서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만드는 화장품’이라는 슬로건을 지었어요. 사실 이름 먼저 찾고 브랜드 의미를 정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플레이어로서 경험이 쌓이다 보니 방법론적으로 접근을 많이 해요. 저희도 신규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저희가 들어가려는 카테고리에서 다른 브랜드들이 어떻게 네이밍했는지 일차적으로 사전 조사를 해요. 거기에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발음을 고려해서 네이밍했어요.

 

초성장의 기회, 수출 


Q. 원래 수출을 생각하셨다가 내수로 집중한 배경이 궁금해요.

초반에 브라질 쪽으로 마스크팩 수출을 기획했을 때 코트라랑 협업을 했었어요. 사이트에 올라가니까 밴더사분들이나 바이어분들이 컨택을 주시더라고요. 메이베나 초반에는 기존에 브라질 갈 때 관계를 맺었던 바이어사들이나 밴더사분들이 구매해 주셨어요.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뽑아 쓰는 마스크 컨셉 특이하다고 선발주도 주셨어요. 한 달에 한 500만 원 정도씩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몇 달 동안 한 2천만 원 정도 매출을 올렸었는데 그게 다였던 거죠. 해외 쪽은 2차 발주 오는 데까지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그다음 매출 규모가 늘어나는 데까지도 기간이 너무 많이 걸리더라고요. 국내로 이제 전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회사 운영이 초기 단계에 수출만 바라보고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Q. 국내에서 첫 유통 판매, 채널을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네이버는 출시하자마자 집중을 안 했다 뿐이지 해외 쪽과 네이버를 병행하기는 했었어요. 그때 초기 팀원이 거의 네이버 채널 전담을 했었고 저는 수출 쪽으로 전담했었죠. 유의미한 국내 매출 성과가 나왔던 건 와디즈였어요. 첫 펀딩 때 뽑아 쓰는 마스크팩 금형을 제작했었거든요. 와디즈 첫 펀딩이었었는데 잘 안됐었어요. 지인들 다 동원해서 한 700만 원 정도였어요. 정말 유의미한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두 번째 제품인 효소 클렌저 제품이었어요. 2019년 첫 펀딩 때 2천만 원 후반대 정도 결과가 나왔고 그다음 앵콜 할 때마다 한 5천만 원씩 네다섯 번 했어요. 누적으로 2억 4천 정도 달성했어요. 그게 계기가 돼서 네이버 쪽도 더 집중해서 많은 투자를 했어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 첫 펀딩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 첫 펀딩
매출 반등을 이루기 시작한 두번째 펀딩
매출 반등을 이루기 시작한 두번째 펀딩

 

Q. 지금 단계에서 대표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영역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매출 관련된 부분이죠.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마케팅 쪽은 정말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저희 CMO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은 제가 제일 중점적으로 많이 하는 업무는 해외 시장 개척이에요. 뷰티 산업 전체적으로 이제 해외 시장진출을 하지 못하면 힘들어지는 상황이 많이 생겨요.

 

Q. 처음에 시작했던 수출에서 다시 수출로 이제 가는 상황이네요.

맞습니다. 처음에는 수출로 시작했다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국내에만 집중했는데요, 그 부분을 많이 후회해요. 해외에 못 나가니까 수출 못할 거로 생각하고 국내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제 해외도 D2C라고 온라인으로 바로 판매할 수 있는 채널들이 되게 많잖아요. 펜데믹 기간 일본 큐텐, 미국 아마존과 같은 채널에서 준비를 잘한 기업들이 지금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거든요. 당시 상황에 대해 저 스스로 한계를 규정짓고 액션을 못 했던 게 아쉬워요. 지금은 수출에서 시작해 내수, 그리고 지금 다시 수출로 가고 있습니다.

 

Q. 수출 경험이 없는 대표님들은 해외 시장에 대해 막연할 거 같아요. 수출 시장, 채널을 어떻게 개척하고 어느 나라에 집중하면 좋을까요?

다양한 소비재가 있을 건데 그 소비재 중에서도 식품 쪽이 강세고 그다음에 뷰티 산업군이 성장 가능성이 엄청 높다고 보거든요. 그 분야에 속해 있으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수출을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초반에는 빅바이어를 만나기 위한 활동들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서 박람회를 나간다든지 아니면 바이어 이메일의 확보를 해서 콜드메일을 보낸다든지 그런 활동들을 많이 했죠. 제 경험 내에서의 지식인데 최근의 기조는 현지 브랜드 인지도가 없거나 국내 레퍼런스가 없으면 사실상 빅바이어를 만나거나 예전처럼 수출로 커지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하는 전략은 현지 대표적인 이커머스 채널들에서 먼저 판매 데이터를 쌓고 그 데이터를 토대로 현지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거든요. 현재 제일 주력하는 국가는 일본 시장이고요, 작년 말부터 일본 큐텐에서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어서 최근에 복수의 바이어들과 오프라인 진출을 협의하고 있어요. 그다음으로는 미국 시장이에요. 미국 시장은 워낙 큰 시장이고 최근 한국 뷰티 브랜드들도 좋은 성과를 내는 시장이라서 그 시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어요.

메이베나 큐텐 입점 페이지
메이베나 큐텐 입점 페이지

Q. 현지 D2C 판매 채널에서 판매할 때 노하우가 있을까요? 업로드를 한다고 해서 팔리는 건 아니니까요.

저희도 노하우라는 게 처음부터 있지는 않았죠. 주변 선배분들이나 교육을 통해 스터디 하며 느낀 건 결국 해외 시장은 인플루언서 시장인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도 일본 유튜버, 트위터 이런 인플루언서 시장이 국내보다는 훨씬 더 신뢰도가 높아요. 고객들이 인플루언서들을 더 신뢰하는 시장이다보니 현지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면서 빠르게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Q. 수출 업무는 언어의 장벽이 있잖아요. 관련 업무를 대표님께서 실무를 다 보시나요? 아니면 해외 파트 담당자를 따로 채용하셨나요?

따로 채용은 한 건 아니에요. 국내 마케팅을 담당하는 분이 일본 관련 전공을 하셨던 분이라 그분에게 제안했죠. 일본 쪽 진출을 해야 하는데 이쪽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요. 그분이 직접 담당하고 계시고 일본 큐텐 채널이 한글화가 너무 잘 되어 있기도 해요. 큐텐 대학이라는 유튜브 교육 프로그램도 최신 한글화가 다 돼 있어서 운영하시는 건 몹시 어렵지 않아요. 다만 고객 CS 들어왔을 때 다이렉트로 응답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초기 단계에서 CS가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사실상 의사소통만 되면 되는 거라 번역툴만 써도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미국 쪽도 마찬가지고요.

 

서울까지 와서 팀빌딩을 한 이유


Q. 처음 채용을 한 포지션은 마케터였나요?

첫 채용은 사실 아는 동생이었어요. 포지션을 정해놓고 채용했다기보다 이것저것 다 시키려고 채용했죠. 사실상 코파운더 같았죠. 지금은 우리 회사 팀장으로 성장했는데요, 커머스라든가 화장품 쪽에 경험이 전혀 없던 친구였는데 둘이서 유튜브 채널, 트렌드헌터 같은 커뮤니티에서 공부했어요. 미리캔버스, 캔바, 망고보드 같은 툴로 상세 페이지 만들고 했어요.

만약 지금 이 경험으로 다시 창업한다고 그러면 첫 포지션은 디자이너를 구할 것 같아요. 마케터라든가 CS, 물류 등 직군은 대표가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물론 디자인도 힘들었을 당시에는 저도 혼자서 일한 경험도 있어요. 제가 했긴 했지만, 디자인 퀄리티가 안 나오더라고요.

 

Q. 첫 팀원 이후 팀빌딩 과정이 궁금해요.

수출 쪽 하면서 국내 매출 안 나와서 처음 합류했던 팀원이 잠깐 나갔던 적이 있었어요. 그 기간 월 매출 기준으로 한 4~5천만 원까지 1인으로 했어요. 다시 매출이 안정화되고 나서 나갔던 팀원을 다시 불렀고 5인 정도 됐을 때는 월 매출 8천만 원 정도 됐던 거 같아요. 대부분 팀 구성은 기존에 제가 하고 있던 마케팅 업무에서 손발이 되어줄 수 있는 팀원들을 채용했어요. 

 

Q. 예전에 장사해 보셨던 경험이 있으니까 직원 관리가 그나마 수월하셨을 것 같은데 조직, 팀원 관리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초창기에는 직장생활, 조직 생활 경험이 없다 보니까 그 부분을 많이 걱정했어요. 다행히도 초반에 채용했던 팀원들이 대부분 주니어급이었었고 제가 다 알고 있던 업무들이다 보니 조직 관리하는데 몹시 어렵지는 않았어요.

 

Q. 장사에서 사업의 영역으로 넘어간다고 느꼈던 시점이 있으셨을까요?

최근에 그런 느낌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가장 큰 건 첫 번째로 저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팀원들이 팀에 합류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다음은 의사결정이에요. 기존에는 제가 대부분 영역에서 의사결정을 했었거든요. 지금은 영역별로 의사결정을 각 팀의 리더들이 해주고 있고 저는 최종 결과물을 받아서 방향 설정 정도만 해주는 역할로서 변경이 되면서 사업의 영역으로 변경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Q. 원래 부산에 계셨잖아요. 서울로 본사 이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우선 타이밍 적으로는 코로나가 풀렸고 사람 이동이 많은 시기였어요. 기업은 성장을 계속해야 되잖아요. 성장하는 데 중요한 걸 두 가지로 산정을 했는데 첫 번째가 인재, 두 번째가 주변 기업 간의 인프라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두 개가 제 변명일 수도 있지만 부산에서는 아주 부족했던 것 같아요. 부산에 인재가 부족하다 이런 것보다 아무래도 수도권에 뷰티 업계, 이커머스 업계가 몰려 있다 보니 경험이 있는 인재가 부산에선 찾기 힘들었던 것 같고 그런 부분에 갈급함이 많아서 서울로 옮겼어요.

 

Q. 같이 가고 싶은데 여건상 못하는 직원도 있을 거 같아요. 어느 정도나 이탈이 있었는지, 함께한 직원들은 어떤 생각에서 같이 서울로 오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우선은 전체 팀원 중에서 한 30%가 안 되는 인원이 서울로 합류했어요. 큰 조직 규모가 아니어서 완전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로 올라왔던 것 같아요.

제일 힘든 부분이 히스토리가 있는 팀원들, 같이 하고 싶은 팀원들이 여건상 안 되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 부분이 이전할 때 제일 힘들었어요. 가족들이 있는 팀원의 경우 합류가 사실상 힘드니까요. 서울로 합류한 팀원들은 여건이 맞아서 대부분 합류하지 않았냐라는 생각이 들고요.

부산에서 서울로 합류한 직원들
부산에서 서울로 합류한 직원들

 

Q. 팀빌딩을 새롭게 하면서 제일 어렵게 느껴지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부산에는 대부분 주니어급 팀원을 채용을 했었거든요. 서울에 와서는 경험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게 제일 우선순위였다 보니까 시니어급 채용을 진행했어요. 주니어급 분들은 아무래도 회사 생활을 한 지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대부분 경영진의 얘기라든가 회사의 전략들을 많이들 수긍해주시는 편인데 시니어급 인재분들은 경험도 많고 그 경험에서 성과를 냈던 경험들이 많다 보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충돌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조율하느냐 이게 제일 큰 어려움이었어요.

 

Q. 조율이 안 될 때 의견 차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방법은 자주 소통하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설득하거나 아니면 설득을 당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그래도 합의점이 안 찾아지는 경우에는 ‘일단 해보자’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팀원에게 양보했었던 것 같고 그렇게 해보고 나서 결과물에 따라 제가 의사결정을 바꿀 때도 있는 거고, 아니면 팀원이 의사결정을 바꿀 때도 있고요. 이렇게 의견이 안 맞을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이 감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부분 최대한 풀려고 면담도 많이 하며 해결하려고 했어요. 

 

Q. 지금 시점에서는 조직 문화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부산에 있을 때와 지금과 비교했을 때 조직문화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네, 많이 느껴져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부산에서는 성장 욕구가 강하고 조직에 동화가 잘 되는 주니어 위주로 많이 채용했었거든요. 제 의사결정들에 의해서 회사 운영이 됐어요. 의사 결정할 때 큰 스트레스 안 받아서 좋았지만, 결과물들이 대표에 의해 좌지우지되니 마냥 좋진 않았죠. 반대로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제 의견에 대해 저희 팀원들이 의견을 너무 많이 주시는 거예요. 처음에는 너무 좋았었어요. 그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들이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너무 좋은 아이디어도 많았어요. 다만 그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대표로서 정체성 혼란이 온 거죠. ‘내가 틀린 건가’ 이런 생각들도 많이 들었었고요.

지금은 그 싱크를 맞춰가는 단계이고 결과론적으로 ‘팀원들보다 성장을 더 많이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Q. 사무실에 딱 들어가니까 조직문화 포스터가 있더라고요. 고민을 많이 하신 게 느껴지는데 어떤 생각에서 그걸 만드셨는지 궁금해요.

지금 보신 게 버전 3이거든요. 처음에는 아무래도 벤치마킹을 많이 했어요. 배달의 민족 참고를 많이 했죠. 저와 우리 조직에 맞다고 생각하는 어떤 요소들을 처음에는 많이 들고 왔어요.

두 번째 했을 때는 우리 조직 안 맞는 것들도 있어서 제 생각과 조직에 맞게끔 변경했죠. 현재 세 번째는 다시 벤치마킹을 해서 나왔어요. 저런 조직 문화가 행동 강령이 되어버려서 팀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가볍게 다시 작성했어요. 이것도 다시 또 디벨롭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간이 갈수록 성장 레벨이나 조직 인원에 따라서 당연히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이런 조직문화가 직원 입장에서는 사실 와닿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걸 좀 와닿게 하는 대표님만의 방식이 있을까요?

예전에 많이 했던 방식은 계속 반복해서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게 제 방식이었었어요. 지금은 팀 빌딩 한 지도 얼마 안 됐고 조직문화에 대한 거에 너무 많이 치중하다 보면 성과가 안 나오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에요. 우선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는 중이에요.

 

Q. 작년 매출액이 40억이고 올해 목표 매출액을 80억으로 잡고 있다고 들었어요. 매출액에 따라 대표의 역할도 달라질 거 같은데 어떠신가요?

얼마 전까진 실무도 많이 하다 보니 실무형 팀장 역할이었어요. 작년 하반기쯤 시니어급들을 뽑기 시작하면서 달라졌죠. 전략구상을 한다든가 아니면 외부 동종업계 대표님들과 네트워킹을 맺으면서 정보를 얻거나 바이어 판로 개척 같은 부분에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어요.

앞으로 사업을 쭉 하더라도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있어서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내부에 잘하는 팀원도 있겠지만 신규 제품, 신규 사업에 있어 깊은 고민은 대표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Q. 현재 대표님한테 제일 중요한 목표는 해외 쪽인가요? 무엇이 제일 중요한 KPI로 잡혀 있나요?

지금 제일 중요한 일은 상반기 일본 시장 내 목표 매출 달성이에요. 그걸 토대로 하반기 때 오프라인 입점을 예정하고 있어요. 하반기는 미국 아마존, 틱톡 샵 채널로 진입하는 거예요. 기간 내 유의미한 성과를 바로 내는 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경험 쌓는 게 하반기 목표입니다.

 

Q. 지금 단계에서 비용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인건비, 마케팅에, 그리고 신규 제품에 대한 투자까지요.

큰 꼭지만 말씀드리면 마케팅 비중이 제일 커요. 월마다 20 ~ 30% 정도 되는 것 같고 공격적으로 쓸 때는 30% 그 이상을 쓸 때도 있어요. 지금은 매출 100억 이상을 예상하고 팀빌딩 중이라 현재로서는 인건비 비중이 큰 편이고요, 그다음에는 제품 개발비, 제품 발주 비용 이렇게 비중이 제일 큰 비용 항목입니다.

 

Q. 지금은 성장을 위한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시점이네요.

기존에는 천천히 가더라도 안정을 택했어요. 한국 뷰티 브랜드가 중국이나 동남아 같은 국가에 수출이 많이 됐었거든요. 최근 3~4년 동안 일본이나 미국, 유럽처럼 선진국 판로가 열렸어요.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지금은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시점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가 선행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죠.

 

Q.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 제품 개발하고 계신 제품군들은 해당 국가들의 수출까지 생각하셔서 기획이 들어가시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하반기 때 나올 제품 대부분 일본 시장 타깃으로 나온 제품입니다. 일본 시장 내 비어 있다고 판단을 내린 카테고리에서 신규 제품 출시 준비 중이에요. 고객 입장에선 대체제가 안 떠올라야 해요. 

 

Q. 대표님처럼 자체 브랜드로 시작하면 좋겠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에겐 진입장벽이 있는 거 같아요. 시작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저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무대뽀로 시작했어요. 제가 선례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우선 채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서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브랜드 없이도 위탁판매로 파는 경험을 쌓거나 MD 경험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제품을 만들었을 때 생존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결국에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제일 중요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원하는 어떤 특정 제품이라든가 결핍이 보일 거잖아요. 마케팅 공부도 정말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결국에는 제품이더라고요. 주변 대표님 중에도 정말 힘들게 버티다가 신제품이라든가 어떤 특정 제품이 시장 상황과 마켓 핏이랑 딱 맞아떨어졌을 때 빵 터지는 케이스를 많이 봤어요. 결국에는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결핍 요소,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많이 보셔야 해요. 난이도가 있지만 그렇게 해서 만든 제품은 망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Q. 마케팅 비중을 많이 두시던데 퍼포먼스 마케팅은 인하우스에서 하시나요? 일부 대행을 맡기시나요?

그때그때 다른데 현시점처럼 신규 제품이 나오는 단계에서는 소재 테스트를 많이 해봐야 하다 보니 인하우스랑 대행이랑 병행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비중은 인하우스가 8이고 2 정도가 대행사인 것 같습니다.

 

Q. 인하우스 내에서 마케팅 담당자 역량을 올리는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인하우스 마케터 역량이 늘어나려면 일단은 대표가 먼저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소통하면서 지향점을 찾아갈 수 있다 보거든요. 두 번째는 계속해서 실행과 실패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거예요. 그게 핵심 포인트에요. 대부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애초에 시작조차 못하거나 시작을 하더라도 얼마 안 가서 안 되겠지, 하고는 다른 걸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실행 단계에서 엄청난 디테일까지 가는 데는 정말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처음에는 지식을 먼저 습득하고 그다음부터는 비법은 없는 것 같아요. 무조건 실행하는 게 필요해요. 당연히 실행하면서 비용이 들어가니까 그 비용을 어디서 확보하느냐는 문제가 있어요. 퍼포먼스 마케팅에서는 결과물이 바로 나오지 않고 어느 정도 노출도가 늘어나면서 성과가 나오는 게 일반적인 메커니즘이잖아요. 저희는 그 단계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정부 지원 사업으로 많이 메꿨던 것 같아요.

대안으로서 경험 있는 인재를 데리고 오는 방법을 많이들 생각하시는데요, 그런 분이 와도 드라마틱하게 모든 게 변하지 않거든요. 결과적으로 많이 실행해 보는 거 말고는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Q. 프로젝트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이렇게 가지시나요? 학습한 과정을 어떻게 공유하시나요?

퍼포먼스 마케팅 관련해서는 데일리로 지표 보면서 소통해요. 광고 소재 같은 경우에도 베스트 소재를 계속해서 이제 디벨롭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편이고요. 그 외 전체 마케팅 플랜 중에서 퍼포먼스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나 바이럴 마케팅은 월초에 전체적으로 전략 회의하고 2주 단위로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Q. 대표의 역할을 수행하며 멘탈이 흔들리거나 한계를 느낄 때, 대표님만의 멘탈 관리법이나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명상을 많이 해요. 불안한 감정들이 사업하면서 들었던 것 같아요. 사업하다 보면 다양한 변수들이 있잖아요. 그런 변수들을 하나하나 다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두려움, 불안이 생기면서 ‘왜 그렇지? 어떻게 하면은 해소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어요.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에서 타이탄들이 명상한다는 걸 보고 참고를 많이 했어요.

평상시에는 명상하는 게 해이해질 수도 있는데 압박감이 드는 순간이 오면 자발적으로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 단위 매출이 10~20억 단위 때까지만 해도 큰 압박이 없었는데 이제 욕심도 생기고 공격적으로 팀 빌딩, 제품 개발하면서 오는 압박들이 있더라고요.

종교는 없지만 명상을 하면서 저를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1년 정도 아침, 저녁으로 한 10분씩 하고 있는데 지금은 약간 양치질이랑 비슷하게 안 하면 찝찝하더라고요.

 

Q. 대표님이 그리시는 메이베나의 한 3년 후의 모습은 좀 어떤 모습일까요?

3년 후 비전은 단순히 K뷰티에서 유명한 제품이 아니라 글로벌에서 인지도가 있는 뷰티 브랜드가 되는 거에요. 3년 만에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제품들이랑 나란히 경쟁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작점과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게 목표입니다.

 

메이베나에서 뷰티브랜드 콘텐츠 마케터를 채용중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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