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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DISC 검사/모델
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표현하는 말과 행동에 다 문제가 있는 것 같았고 저는 매 순간 교정 대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늘 제 문제에 집착하고 그 문제를 수정하고 덮을 사람이 되기를 갈망합니다. 성격검사를 하는 건 사주를 보는 것과도 같은 부분이 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타인이 시간을 들여 만든 통계로 거리를 두고 인지하게 되는 겁니다. 그럼 내가 고치려고 하는 문제들도 나를 부정하지 않게 되는 거예요. 이 그룹 안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지만, 나는 이런 면이 있는 사람이니 여기서는 이 부분을 조심한다는 식의 관점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DISC 검사는 업무 유형에 더 중점을 두고 타입을 나눈다는 데서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혈액형처럼 4개로 나누지만 조금 더 매치율이 높더군요.
DISC 검사는 작년 여름, 협업툴 한 곳에서 온라인 검사를 생성, 배포하면서 처음 유명해졌습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했죠. 하지만 업무 유형과 특성에 대한 검사다 보니 개개인의 검사 결과로는 임팩트가 적었어요. 나와 우리 팀, 나와 내 동료의 결과를 함께 볼 때 내가 이 사람과 그래서 불편했구나, 이 사람과 일할 때 그래서 효율이 좋았구나를 알아차리게 되거든요. 이번 검사는 단체 워크숍이었습니다. 검사를 한 다음 유형별로 나누어 앉아 특장점과 약점에 대해 정리해 보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당시 유일한 I형이라 외롭게 시간을 보내며 쿠팡이츠로 점심을 주문했지요. 강사님도 저한테 딱히 말을 안 거시더라고요. 눈물만 나네요. 발표 시간에 해당 유형에 대해 발표할 때 다들 본인 유형에 대해 인정하고 그 유형이 가진 장단점, 특장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강사가 유형별 강점, 약점, 부정적으로 발전되었을 때 나타나는 모습, 주의해서 개발해야 하는 부분을 설명해 주었죠. 시간상 상세한 항목까지는 설명하지 못했지만, 검사 결과를 통해 스스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DISC 검사는 정확히는 DISC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MBTI가 융의 이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윌리엄 몰튼 마스톤(William Moulton Marston)의 저서 『보통 사람들의 정서(Emotions of Normal People』(1928)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거짓말 탐지기 발명자이기도 한 마스톤 박사는 저서를 통해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그 영향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을 유형화하였습니다. 1948년, 월터 클라크는 마스톤의 이론을 적용한 성격평가용 검사를 개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후 그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두 개 이상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검사지를 업데이트하였어요. 70년대에 이르러 존 가이어 박사가 DISC 검사를 출판하고 문항을 수정해 검사의 신뢰도를 향상시켰습니다.
DISC 검사는 우선, 2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을 분류합니다. 외향형/내향형, 일 중심/사람 중심이에요.
외향형은 자신의 생각, 느낌 등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타입입니다. 표현은 언어와 비언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말이 많고 행동이 과감한 편입니다. 검사 결과 D와 I 둘 다 해당하는 개수가 많다면 확실한 외향형입니다. 내향형은 반대로 많은 걸 안으로 삼키는 타입입니다. 내 안에서 고민하고 탐구하기 때문에 말수가 적고 행동이 신중한 편입니다. S와 C에 해당하는 개수가 많다면 확실한 내향형입니다.
일 중심인 타입인 D, C는 업무를 수행할 때 모든 부분을 확실하게 체크하고 매사 정확하게 처리하는 편입니다. 일을 삶의 중심에 두고 있는 편입니다. 사람이 중심인 타입인 I, S는 타인에게 비교적 잘 공감해 상대에게 정확히 잘라서 요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DISC 검사도 MBTI처럼 각 유형별 점수의 높고 낮음에 따라 DISC, DSIC 등 더 세부적인 유형이 나눠집니다. 하지만 D, I, S, C 유형만 놓고 봐도 특장점이 명확하고 나와 팀 구성원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저는 큰 특성만 공유하려고 해요. 더 알고 싶은 분을 위해 출처와 참고 페이지를 먼저 밝히고 유형별 특성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 온라인 무료 DISC 검사: Personality Behaviors_https://15profiles.com
>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DISC 검사”
- 디스크 검사란?, 심리검사백과, 썸랩(문화일보-네이버) 제공_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630143&cid=69895&categoryId=69895
- DISC 검사,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제공_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85661&cid=40942&categoryId=31531
D형은 주도형이라고도 부릅니다. Dominant, Driving, Demanding, Determined, Decisive, Doer 등 강하게 밀어붙이는 액션이 있는 단어들이 주로 붙는 유형이에요. D형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데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도전이 필요한 순간에도 책임지기를 주저하지 않아 즉시 성과를 올리는 편입니다. 단점은 본인에 대한 확신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세부 사항을 무시하거나 융통성이 부족한 경우가 있고 제한받는 것을 참기 어려워합니다. 조급한 면이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D형에게 가장 큰 보상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업무를 수행해 성과를 올리고 인정받는 것입니다. 등산, 골프 등 육체적인 활동을 통해 성취를 얻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과도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D형은 “WHAT”을 중시하는 대화를 주로 합니다. 핵심적인 내용을 직선적으로 말하는 걸 선호하고 이에 대해 타인의 말을 경청하기보다 자기주장을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독립심이 강하기 때문에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기거나 지시받는 일, 비효율적인 결정을 불편해합니다. D형이 스스로의 성향을 협업하기 더 좋은 방향으로 개발하려면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기, 타인을 포용하며 역지사지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는 경우 독재적이거나 공격적인 모습이 나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다른 유형이 D형과 대화를 한다면 그의 업적을 인정하고 “Yes, but” 방식으로 용건을 꺼내는 편이 좋습니다.
사교형인 I는 Influencing, Inspirational, Inducing, Impressive, Interesting, Interactive로 나타나는 유형으로 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특장점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I형은 낙관적이고 표현력이 좋아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외향적으로 사람을 잘 사귀는 편입니다. 그래서 말이 너무 많고 충동적이며 경솔하고 용두사미하며 자신의 능력에 대하여 관대합니다. 장기적인 업무보다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더 잘 맞는 편이며 변화가 많고 자유도가 높은 프로젝트일수록 만족도가 높습니다. 사교형에게는 자유로움에 대한 허용이 보상이기도 합니다. I형은 인정에 대한 욕구를 늘 지니고 있으며 타인의 말에 공감하고 반응하는 대화를 주로 하는 편입니다. 심각한 대화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부당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I형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새롭고 재미있는 대화를 선호하고 “WHO”를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며 동료가 과묵하거나 호응이 별로 없다면 즐거움을 나눌 동료가 없어 I형은 일할 의욕을 잃을 수 있습니다. 강점도 약점도 분명한 I형은 타인에게 인정과 칭찬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해야 합니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집중해 이해하고 세부적인 사항과 마무리에 늘 신경 써야 합니다.
S형은 안정형으로 Steady, Stable, Shy, Sentimental, Submissive, Supportive 등으로 요약되는 조심스럽고 안정적이고 꾸준한 타입입니다. 안정형은 협조적이고 충성스럽고 꾸준하며 대인관계가 원만합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상태를 선호하기 때문에 피동적인 면이 있고 급격한 변화를 꺼리고 감정을 숨기는 경향도 있습니다. S형에게 보상은 안정적인 분위기와 환경이고 개인적인 휴식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입니다. S형은 관계를 예민하게 느끼기 때문에 상대가 불편해하는 말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지만 그래서 다른 유형보다 더 쉽게 상처받습니다. 안정형은 항상 “HOW”를 중시합니다. 어떻게 할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등에 대해 주로 고민하고 그에 관해 주로 이야기합니다. 안정형이 만약 조금 더 자신의 특장점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자신의 존재감, 자존감을 격려하고 장기적인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편이 좋습니다. D형(주도형)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고 자신의 의도를 확실히 밝히며 다른 사람에게 협조를 청해야 합니다.
마지막 C형은 신중형입니다. Conscientious, Careful, Concerned, Calculating, Competent, Contemplative의 C로 이들은 매사에 꼼꼼하고 철저해 정확하고 분석적이며 유능하고 질문이 예리하며 원칙적이고 신중합니다. 대충 일을 잘하는 사람을 상상할 때 안경을 반짝이며 나오는 일잘러의 모습이죠. 스스로가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높은 가치 기준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판적일 때가 많고 매우 신중하며 까다롭고 의심이 많은 편입니다. 업무를 완벽히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C형에게는 자신만의 시공간이 필요하고 간섭을 받지 않는 개인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C형은 “WHY”를 중시하는 대화를 주로 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끝없이 “왜”를 물어보고 답변을 듣기를 즐겨 합니다. 신중형은 타인의 말을 분석적으로 경청하고 공식적인 대화를 선호하며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C형과 대화할 때는 자신의 정확성을 인정받기를 즐겨 정확성 부분에 대해 먼저 인정하는 편이 부드러운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만약 C형이 특장점을 더 개발하고 싶다면, 스스로는 물론 타인에 대한 기대를 줄여야 합니다. 이 기대를 줄이고 타인을 인정해야만 업무를 나눌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만 적었지만 DISC 검사를 유료로 받고 결과에 대해 상담을 받거나 회사 단위로 검사를 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면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간단한 내용 안에서도 내가 왜 이런 점이 튀는지, 이 조직에서는 내 이런 점이 왜 단점으로 작용하는지, 어떤 걸 더 개발해야 좋을지 등에 대해서 간단한 팁을 얻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내용이 내 삶으로 이어지려면 결과를 사방에 붙여 놓고 반복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나를 바꿀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요. 굳이 성격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도 나를 확인해서 더 스스로를 사랑하는 내가 되기 위함입니다. 하루하루 기쁜 성취가 이어지기를.
🌎_즉석갈마
최근 내 생활의 우선순위는 일>잠>밥>기타 로 이루어지고 있어 알바 스케줄 때문이 아니면 여간해선 밖에 나가지 않는데 빈도에 비해 이상한 일을 자주 마주치는 것 같다.
요전에는 상점가에서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바닥에 있는 맨홀을 손보는 사람을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그냥 맨홀뚜껑 앞에 철푸덕 앉은 채 손에 진득한 피를 아스팔트 바닥에 연거푸 문지르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좁은 골목이지만 나 말고도 지나가는 사람이 많았고 나와 엇갈려 지나가던 아기를 안은 여성의 얼굴에 당황이 번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바닥에 앉은 사람의 모습을 확인한 후 바로 뒤를 돌았다. 가장 가까운 경찰 지구대가 멀리 있다면 몰라도 바로 골목 바깥에 있어서 나는 곧장 지구대에 들어가 경찰관에게 목격한 바를 설명하고 그 사람이 괜찮은지 아닌지 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배짱이 센 편이라 자부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직접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돕기엔 부담감이 있었다. 바로 따라나서준 경찰관들을 인도하며 나처럼 그 사람을 보고 놀라 걱정하고 있는 동네사람을 두어 팀 보았다. 경찰관이 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까지 보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상세한 사정까지 내가 알 필요도 없고 알고자 하는 게 실례일 것 같았다.
또 몇 주 전에는 그 골목 바로 앞에서 해가 완전히 져서 인적이 드문 시간에 폐지를 모으는 사람을 보았다. 그냥 일을 하시는구나 하고 지나가려하자 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배가 고프다고. 보통은 사람들이 혼자 일하다가 지나가던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질문도 아닌 말을 하지는 않잖아. 당황하기도 했고 그 사람 말투가 어눌해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지만 배가 많이 고프니 뭔가 먹을 걸 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집 앞 골목, 소박한 상점이나 몇개 늘어선 곳이었고 서울역 영등포역이 아니다. 장애인? 말투나 내용은 그렇다치고 이 시간에 모르는 사람에게 배고픔을 호소? 그 사람은 어쩌면 내가 모르는 큰 문제를 겪고있을지도 몰랐다. 나는 도와줄 분을 불러오겠다고 그 사람에게 말한 뒤 경찰관을 불러왔다….
또 요전에는… 몸에 맨 줄을 질질 끌며 혼자 걸어다니는 작은 개가 있었다. 깜짝 놀라서 줄부터 잡고 너 뭐니 누구니 물었다. 개가 대답을 하리란 기대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입으로 말하면서 개에게 접근해 몸에 맨 줄 근처를 수색했다. 식별표? 미아팔찌? 이런 건 없었다. 등에 식은땀이 흐르려는 찰나에 다행히 저쪽에 있던 개 주인이 뛰어왔다. 근처 가게에서 뭘 사다가 줄을 놓쳤는데 자기가 줄을 놓친 걸 몇십초 가량 몰랐던 모양이었다. 나는 개를 챙기는 그에게 큰일날 뻔 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전했다.
절대로 멀리, 오래 나다니지 않는데도 남들에 비해 이렇게 전혀 모르는 사람의 위기(?)에 관여하게 되는 이런 갑작스런 사건을 너무 자주 겪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별다른 여가가 없이 잠만 자서 어쩌다 겪는 그런 사건 하나하나가 크게 다가오는 건가? 사람들에게 하루 중 불특정다수의 사람과 직접 마주칠 기회가 얼마나 되는지, 이런 식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의 일에 끼어들게 되는 일은 또 얼마나 자주 겪는지, 한 번 물어보고 싶어졌다…. 아니, 그런데 아무래도 나 이런 종류의 사건을 너무 자주 겪는 거 아냐?
✒ 이달의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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