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8, 체계적일 필요없잖아요

💃🏻🐆,🌎::관계,단독

2023.03.20 | 조회 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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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밋

동갑내기 30대의 좌충우돌 각자도생 일주일 취재기

💃🏻🐆 멋장이미식가 Kelly, 🌎 미라클 지구,

🤎 그리고 당신, 구독자


💃🏻🐆_너의 효율, 나의 효율

목이 아프고 두통이 심해졌어요.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면시간이 늘어났고요. 피부가 뒤집어졌어요. 미세먼지가 온 겁니다. 직장에서의 크고 작은 희노애락 앞에 더 쉽게 흔들리고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 공기가 조금 달라졌을 뿐인데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편안한 방식, 효율적인 방식,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리사이클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리사이클 된 제품은 오히려 비싸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액수는 줄어만 가고 있어서 공존이 아닌 당장의 생계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친구가 퇴사를 결심했어요. 친구는 그 회사에서 6년차고 새 상사와 보낸 시간은 2년이 되어갑니다. 이번에 만나 대화를 하면서 이전 직장에 있을 때의 제가 떠올랐어요. 상사 기준의 효율과 편안함에 맞추느라 무기력한 대답 기계가 되었던 저. 그 상사에게는 저보다 더 똑똑하고, 노련한 직원이 필요했어요. 상사와 부딪히다가 마모되어 버리는 주니어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죠. 조금 더 이것저것 컨트롤할 수 있는 존재의 효율은 이렇게 체감되기도 하나 봐요. 인간이 인간의 효율적인 하루를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듯, 인간 관계 안에도 이런 효율이 있는 거겠죠.

조직은 생성과 유지를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효율은 필요합니다. 다만, 제가 조금 괴로운 건, 같이 성장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못 하는 이유와 저의 무능력입니다.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강의를 최근에 들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마음에 대해 본업에서 해소되지 않는 마음이 담긴다고 말했을 때 공감이 가더라구요. 왜 우리는 늘 이렇게 관성과 싸우고 불안과 싸우고 내 안의 공포와 싸워야만 하는 걸까요? 평화도 행복처럼 아주 짧은 순간들에 불과한 걸까요? 이런 건 사실 너무 비효율적인 싸움인데 말이에요. 사실 인간은 비효율 그 자체이기 때문에 효율을 추구하는 건 아닐까 싶어 집니다.

이 글을 함께 한 여러분, 비효율적인 주말을 보내고 보내셨기를 바라며, 안녕히.

 


🌎_

일단 '해야만 하는데'라는 생각 자체가 비워내기와는 거리가 있는데, 그 얘기는 안하기로 하고.

알바, 일, 여가, 살림이라는 매일의 일과가 네 개로 나뉘어 각자 돌아가고 그때그때의 나 자신이 다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이번주 들어 강해졌다. 피로 때문인지 어디 부딪히거나 다치는 일도 잦다. 월요일에는 자전거에 바짝붙은 자동차를 피하려다 넘어져서 오른손에 멍이 들고 오른 무릎은 까지고 잘 입던 바지에 구멍이 났다. 화요일에는 차량 진입을 막는 화분에 왼쪽 무릎을 박아서 까졌고, 수요일에는 빨래를 털다가 모서리에 왼손 손등을 부딪혔는데 손에 살이 없어서 그런지 손바닥 근육까지 아프다. 저번주에 털어놓은 왼손 엄지의 마비증상은 별로 나아진 것을 모르겠다. 가끔 손에 잘 들고 있던 것을 그냥 떨어트리는 일도 있다. 전부 좋지 않은 징후다.

이런 것들을 털어내려 친구를 만나고 사람과 말하는데 즐겁지만 이것도 꽤 피로가 있다. 타인에게서 새로운 일과를 일상에 추가하기를 제안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버거워서 거절하지만. 제안을 들으면 호기심과 의욕이 드는데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끊어낸다는 것도 음, 마음의 칼로리를 소모한다.

아무 생각도 안하고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시간을 더 늘리고 싶다. 잠도 더 많이 자고. 이런데 뉴스에선 69시간 노동 운운하네. 전부 다 너무 말이 안된다.

 


✒ 이달의 편집자 🌎

휴일은 어떠셨나요? 편집자는 주말을 통으로 내려놓고 지냈답니다.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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