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부정보단 긍정에 돈을 거는 편입니다.

최근 업데이트한 폰트 소식과 함께 요즘 생각하는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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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업데이트 폰트

한글날을 기념한 폰트가 드물어지는 와중에도 많은 폰트가 업데이트 되었어요. 제니님께서 디자인에 참여하여 만들어주신 ZEN SERIF는 한글 폰트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사이의 큰 접점이 생겼다고 느껴져서 좋아요. 이런 계기로 한글 폰트 업계가 더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noonnu.cc/font_page/1676

 

이 달의 난나의 편지

9월은 눈누마켓을 완성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느라 폰트도 못 올리고 뉴스레터도 못 썼네요. 그래도 연휴기간에 거의 쉬지 않고 진행해서 개발은 거의 마무리됐고 열심히 버그를 잡고 있어요. 서비스를 만드는게 원래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마켓 형태의 서비스를 만드는건 완전히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하나하나 알아보면서 하느라 쉽지 않다고 느끼고 있어요. 그래도 거의 끝이 다와가니 곧 오픈할 수 있을거에요.

뭐든 쉬운 일은 없지만 회사 밖에서 일하는건 메뉴얼도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더 쉽지 않다고 느껴요. 그래도 이제는 Ai가 있어서 모르는 건 그나마 Ai에게 물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그마저도 Ai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많지만요. 어찌되었든 눈누마켓은 이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눈누마켓에 입점을 신청해주셔서 놀랐어요. 개인 타이포그라피 디자이너분부터 이미 폰트를 판매하고 계시는 회사까지 다양한 분들이 사전신청을 해주셨어요. 함께 할 분들이 생겼다는게 기쁘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껴요. 저희 서비스와 함께 하기로 해주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Ai가 모든 일자리를 다 삼켜버릴 것 같은 요즘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직접 한글 레터링을 배우면서 드는 생각은 한글 폰트는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Ai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레터링은 Ai에게 시켜보기도 했는데 몇 번을 다시 지시해도 계속 엉망이더라고요. 결국 그 창작물은 버렸어요. 확실히 Ai에게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만으로 한글 레터링을 하는게 아직까진 쉬운 길은 아니라고 느꼈어요.

생성형 Ai가 활발하게 쓰이는 요즘에도 사람의 손길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나오는 고퀄리티의 창작물은 없어요. Ai가 어설픈 창작물은 한 번에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창작물을 만드는데까지는 여러번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죠. 한 번에 뚝딱하고 폰트를 만드는 날이 언젠가는 오긴 올 수 있겠지만 쉽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한글 폰트 시장이 Ai 때문에 망해버리기엔 아직은 많이 멀지 않았나 생각해요.

과한 자신감일지도 모르겠지만 2018년에 눈누가 나온 이후로 배민 폰트나 네이버 나눔글꼴 외에도 다양한 무료 폰트들이 이전에 비해서 좀더 많이 쓰인 것 같다고 느껴요. 감사하게도 그와 더불어 정말 많은 한글 폰트가 무료로 배포되었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까지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었겠죠. 여태까지는 생존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타이포그라피 디자이너분들과 손을 잡고 더 넓은 시장을 만들고 더 오래 함께 가고 싶어요.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로 온라인 판매의 진입장벽을 낮춰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들을 창출함으로써 한국 이커머스 시장 자체를 키운 것처럼 저희도 눈누마켓을 통해서 폰트 판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서 한글 폰트 시장 자체를 더 키워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요. 이 꿈이 정말 이뤄질 수 있을지 아니면 허상으로 끝날지 알 순 없지만 우선 노력해봐야겠죠.

저는 과하다 싶을정도로 부정보단 긍정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시장이 망할거라는 시각에 돈을 걸기보단 잘 될거라는 긍정적인 관점에 돈을 걸죠. 증오는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지만 사랑은 뭔가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죠. 무언가를 만들고 일이 되게 만드는건 긍정적인 마음과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눈누마켓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우리가 협력한다면 원하는 것들을 같이 만들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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