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드는 이야기

그 아이를 달래 주세요.

그리고 승리하세요.

2024.01.12 | 조회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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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명상을 넘나들

명상하며 일상, 일상 살며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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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아이를 달래는 노력을 하던 넘나들!!! 명상이 좀 깊어진 어느 날... 

 

존재 자체로

빛이 나고, 모두에게 환영받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을 다 받는 다른 갓난아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아이가 울고 있는 갓난 나들이를 안아 줬어요. 환영받지 못한 감정과, 반대로 충분히 사랑받은 에너지가 함께 합쳐져서 제로가 된다는 느낌의 심상을 여러 차례 해봤어요. 그랬더니 둘 다 무로 돌아가 사라져 버리더라고요. 제 마음 안에 더 이상 존재를 허락받지 못해서 상처받은 아이는 존재하지 않게 됐어요.

그 과정으로 존재에 대한 부정이 좀 가벼워졌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명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속에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할아버지,

당신은 나를 사랑했을 거예요.'

읭? 웬 자신감? 생각은 계속 이어졌어요.

'할아버지, 당신은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가족 중에 서로 제일 잘 맞는 건 우리였을 테니까요. 당신은 내게서 당신을 닮은 재능을 발견했을 거예요. 그러니 자연히 나를 가장 사랑하게 됐을 거예요. 날 가장 아끼고, 좋은 것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내가 됐겠죠.'

...잘 따라오고 계세요?

 

'나에게만

강하게 나타난 당신을 닮은 모습에 당신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함과 감사를 느끼면서 모든 좋은 것들을 내게 주려고 하셨겠죠. 그때껏 당신이 배운 모든 것들을 내게 전달해 주고 싶어 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그 모든 걸 똘망똘망 흡수하는 날 보면서 당신은 어느 순간 처음에 나에게 그렇게 말한 것을 후회하셨겠죠. 그래서 나에게 더 잘해주셨겠죠. 우리는 주변 사람 모두가 부러워하는 다정한 친구가 됐을 거고, 오랜 시간 행복한 시간을 함께 쌓아 나갔겠죠.'

이건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앎이었어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왠지 그냥 그렇구나, 이게 맞는구나, 그냥 '알게 되는' 그 느낌을 구독자님도 느껴본 적이 있으세요?

 

우리는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서 실제로는 몇 번 대면조차 하지 못했어요. 아마 저는 할아버지의 장례식조차 참여하지 못했겠죠. '연결고리'라고 해봐야 한 가족에 속해서 가족을 공유한다는 것, 둘 다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아마 저 재능 얘기도 이런 공통점을 뜻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제 독특한 이름을 철들고 나서야 좋아하게 됐다는 것 정도예요. 하지만 그런 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관계로 풀려나갈 수도 있었을 거라는 가정만으로도, 우리의 역사가 다시 쓰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고요.

 

이 긴 글을 다 읽어보니 결국은

'나를 잘 몰라서 사랑하지 않았지만, 알 기회만 있었다면 틀림없이 날 사랑했을걸?!' 하는 정신승리처럼 느껴지시나요? 맞아요. 실제가 아닌 제 마음에서 이뤄진 일이고, 결과적으로 전 승자처럼 제가 원하던 것을 다 얻었으니까요 ㅎㅎㅎ 하지만 저는 정신승리가 정신으로까지 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합리적인 정답만이 유효한 경우가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얼굴도 기억 안 나는 할아버지의 말에 상처받은 내면의 갓난아이가 치유된 이야기는 일단 이걸로 끝이에요. 이후로 내 존재가 허락받지 못했다는 느낌은 아직 들지 않았어요.

 

무의식까지

깊이 뿌리박힌 생각이 녹아내린, 이렇게 큰 정화가 일어났는데 앞으로의 삶은 180도 달라지지 않겠냐고요? 지금까지의 경험상,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 하나 가면 그 다음 게 오더라고요! 이렇게 하나 치유된 채로, 전보다는 조금 가벼워진 심신으로 다시 살아가다 보면, 또 하나 떠오를 날이 오겠죠. 그건 그때 치유하면 되고요. 당분간은 또 하루하루 세속적인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그런 이유로 저는 다시 세상으로 밥벌이를 하러 가볼게요. 구독자님도 재미난 이야기 하나 마음에 담은 채로 남은 하루 열심히 살아주세요. 그럼 우리는 다음 메일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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