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비우는 것을 무서워했을까요? 그리고 왜 아직도 이렇게 두려워할까요? 언젠가 이 두려움을 극복하게 되기는 할까요? 도대체 왜 냉장고 가득 먹지도 못할 식재료를 쟁여놓고, 입지도 못할 옷들을 쌓아두고, 쓰지도 않을 물건들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며 채우고 또 채우고... 네, 이상은 자기소개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비어있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세요? 저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비웃어 넘겼던 기억이 나는데요, '아니, 그렇담 당장 내 손에서 만져지는 이 감촉은 뭐란 말이야?' 생각했었더랬죠. 나중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파인만이 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줬어요. 세상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이 텅 비어있다, 그러나 그 원자의 주변을 돌고 있는 전자가 다른 원자의 전자를 밀어내는 성질이 있기 세상 만물은 서로를 밀어낸다, 그 밀어내는 힘 때문에 모든 물체가 실체가 있는 것처럼 만져질 뿐이다...라고 하네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본질은 텅 비어있다'는 사실이에요. 뭔가를 더 얻으려고 꽉 쥐는 것은 우리의 본질과 다른 방향이라는 거죠. 여러분도 비운 만큼 채워진다는 말을 믿으세요? 놀랍게도 저는 비운 만큼 채워지는 경험을 한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욕심을 내려 놓으니 처음에 바라던 것보다 나에게 더 맞는 것이 나타났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잘' 살기 위해 영성을 탐구하는 이들에겐 보잘것없는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이 바로 '끌어당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눈 앞에,
손만 조금 더 뻗으면 내가 원하는 것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완벽한 우주는 비워낸 만큼 또 채워준다'는 허무맹랑한 말만 믿고 명상을 하며 내려놓고, 비워내고, 겸손한 자세로 엎드리는 것이 가능할까요? 보름 전까지만 해도 저도 못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손을 뻗고 싶어도 그럴 힘이 없네요😊 강제로 힘을 빼고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야, 하늘도 좀 올려다보고, 부족했던 잠도 좀 자고, 하고 싶었지만 우선순위에 밀렸던 일들도 좀 하고요.
어차피 인생은
한바탕 꿈이라고 하는데, 구독자님은 그 바탕을 무엇으로 채우고 싶으세요? 저는 지금은 아무 것으로도 안 채우고 싶어요. 일단 잠 좀 자고, 하고 싶은 것 맘껏 하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좀 쉬려고요. 넘어진 김에 쉬어 가려고요. 그러고 나면 또 다시 움직일 힘이 생기겠죠! 깨끗하게 비워진 부대에 새 술을 담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 번아웃이 왔든 아직 오지 않았든, 잠깐 힘을 빼고 누워 보세요. 누워서 내가 나를 무엇으로 가득 채우려고 하는지 지켜보세요. 이번 생엔 어차피 하루의 1/3은 누워 있어야 또 2/3를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너무 무리하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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