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드는 이야기

마음이 지옥일 땐

누구를 용서해야 할까?

2024.04.13 | 조회 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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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명상을 넘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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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자연스레 남이나 나를 미워하게 되더라고요. 나를 그렇게 대한 그 사람들이 밉고, '그렇게 되도록 상황을 방치한' 내 자신은 더 미웠어요. 왜 그따위 태도를 그렇게 오래 참아왔지? 왜 진작 빠져나오지 못했을까? 지금은 이렇게 분명하게 보이는 것들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참 바보 같다...

 

하지만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상황이 달라질까요? 지금의 계획(?)만큼 잘 대처할 수 있을까요? 전 아닐 것 같아요. 왜, '이번만 잘 해결되면 진짜 내가 다음부터는 진짜...!!'하는 결심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반복하는지만 봐도 알 수 있죠🤭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내가 그렇게나 다를까요? 지금의 나만 지혜롭고, 당시의 나는 어리석기만 할까요? 물론 여러 경험을 통해 더 지혜로워지기야 했겠지만, 그것도 나니까 얻을 수 있었던 지혜가 아니었을까요? 같은 경험 후에도 저마다 다른 느낌과 교훈을 가지고 가듯, 내가 지금 가진 지혜도 그 외부의 사건을 받아들인 내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내 안에 있는 내 고유한 지혜의 토양에, 지혜의 씨앗이 되어 준 그 경험, 그리고 그걸 받아들여 키우고 간직한 나, 그 열매로 이제는 나를 더 단단하게 지키기로 한 나 자신, 이 모든 것을 원망해야 할까요? 제가 한 선택을 최근에 크게 후회하게 됐고, 그로 인해 한동안 마음이 정말 힘들었어요. '난 후회할 짓은 안 해😎!'하는 건방짐을 한 방에 무너뜨려 준 경험이죠. 이 강력한 기억 속에서 열심히 나 자신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시간을 거쳤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한 걸음 떨어져서 이 상황을 보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가 괴롭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건 맞는데, 정말 지옥이기만 했나? 물론 내 에고는 인정하기 싫어하지만, 즐거운 시간도 있지 않았나? 나름대로는 당시의 생활을 즐기기도 하고, 하루하루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게 아니었나? 거기서 탈출한 지금에서야 그곳이 지옥이며 여기가 천국이라 선을 그으며, 지금만 긍정하고 그 시간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지만... 탈출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당시에 그랬던 것처럼 나는 그냥저냥 만족하며 살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 생각으론 이 길이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이제야 풀린 마음 한구석의 불편함을 계속 안고 살긴 했겠지만, 지금 생각만큼 지옥 불 속은 아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에

닿고 나니까, 그동안 '멍충이'로 낙인찍고 심판의 망치로 꽝꽝 내리찍어서 납작해진 내가 살며시 부풀어 올라 다시 동동 떠올랐어요. 멍충이가 아닌 다른 가능성을 일절 없어 보이던 나 자신이 다시 '가끔 실수도 하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3D가 된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입체감을 되찾은 나를 부드럽게 바라볼 수도 있게 됐어요. 아, 그때의 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그래야 했구나. 그게 내 최선이었구나. 그곳에서의 내 나날들이 부끄러운 시간이 아니었구나. 그때의 나를 더 이상 미워하지 말자. 사랑해 주자.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토닥이고 예뻐해 주자. 편안한 침대에 잠도 잘 재워주고, 밥 때 되면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해 주자!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됐어요. 그리고 그렇게 나를 용서하니까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스스로를 추궁하고 단죄했는지 알게 됐어요. 습관처럼 이어지는 자책 앞에서 멈추고 돌아설 수도 있게 됐고요.  

 

일어난 일은

일어났어야 해서 일어났을 뿐. 그 시기를 견뎌내고 이 자리까지 남아준, 지혜까지 갖추게 된 스스로를 일단은 용서해주고 잘 대해주는 건 어떨까요? 특별히 잘한 일이 없어도요. 지금까지 구독자님으로 존재해 준 것만으로도 눈물겹게 고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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