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간내서 쉬기

저는 그날그날

계획한 것을 모두 실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빠듯하게 살고 있어요. 매일 출근을 하지는 않지만, 매일 온라인 수업이 있고요. 수업 자료 만들기, 기관에서 요구하는 서류 작업 등 딸린 업무들도 적지 않아요. 그리고 운동도 해야죠, 매일 책도 읽어야죠, 글도 써야죠, 온라인 클래스도 들어야죠, 친구들도 만나야죠...

원래 이렇게 갓생에 미친 사람은 아니었고 오히려 그 정반대였어요. 뒤늦게 정신을 차린 케이스랍니다. 지금까지 누워 지내느라 챙기지 못했던 성과를 지금 벌충한다 생각하면서, 작년엔 좀 무리를 했어요. 그러다 살짝 번아웃이 오기도 하고 몸도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해서, 올해엔 좀 덜어내며 균형을 맞추려고 시도하는 중이에요.

하지만 한국 사람이다 보니

'생산성'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나 봐요. 더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매일 빡빡한 계획을 세우고, 당연히 못 지키는 날이 더 많고, 그럴수록 자책하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할 일을 회피하게 되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고 말았어요!

물론 계획을 빼곡히 세우는 것도 즐겁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갓생을 사는 것 같은 기분에 취할 순 있지만, 결국 내가 한 계획으로부터 도망 다니는 삶은 즐겁지 않더라고요. 할 일에 깔려 숨도 못 쉬는 삶...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고 잠든 어느 날... 

명상을 꾸준히 한 이후로

가끔 잠들 때, 잠에서 깰 때쯤이나 샤워할 때 직면한 문제에 대한 엄청난 해결책이 떠오르곤 해요. 명상의 멋진 효과 중 하나죠 😎 그 날 아침에는 '나들아, 그럼 너는 언제 쉬니??????' 하는 마음속 질문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아, 쉴 시간도 따로 계획해야 하는구나! 그래서 처음으로 시간을 내서 '쉬는 시간'을 확보했어요. 그때까지는 따로 쉴 시간을 빼두지 않았고, 그냥 할 일을 빨리 끝내고 쉬면 되겠지 생각했거든요. (예상하셨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죠.)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낸 딱 30분의 휴식 시간을 실제로 사용해 봤습니다.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대단한 방법은 없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해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해요. 이게 뭔 말인가 싶으시다면, 언론에도 몇 번 소개된 '멍때리기 대회'를 생각하시면 되겠어요. 집이라면 보통 창가 가까이 하늘을 보면서 누워있어요. 천천히 지나가는 구름을 지켜보듯,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면 거기에 휩쓸리지 않고 그냥 흘려버립니다. '아, 그래. 그런 생각도 나쁘진 않지. 그런데 나 지금 생각하는 시간 아니야, 쉬는 시간이야.' 하면서요. 보통 잠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러다 잠듭니다😴 자도 돼요. 바쁜 할 일 사이에 잠깐 마련해 둔 시간인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핸드폰은 '쉼 마침' 알람을 맞춰두고 손에 안 닿는 곳에 두고요. 출근하는 날은 공강 시간에 잠깐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큰 효과가 있을까?

싶으시겠지만 이렇게 쉬는 날과 쉬지 못하는 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잠에만 모든 휴식을 맡기는 게 아닌, 하루 일과 한가운데 찍는 쉼표는 퍽 효과적이었습니다. 다른 휴식법들도 물론 재충전할 수 있는 멋진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이건 주말이나 다음 휴가 때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도, 돈이 들지도 않아요. 당장 지금이라도 실행할 수 있고, 매일 하기에도 부담이 없고(생각해 보면, 일은 매일 하는데 왜 쉬는 건 매일 하지 않을까요?), 효과도 좋아요.

구독자님, 저처럼 할 일에 깔리는 기분이 드신다면, 늘 뭐라도 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신다면, 이유 없이 초조한 기분이 드신다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 비워야 또 채워지니까요. 잘 쉬어야 또 잘 일할 수 있게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