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애나노트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2025.10.31 | 조회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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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beat

남들이 다 가는 길은 지루하니까, 약간 어긋난 박자로 걷습니다.

나날이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바람막이에서 가디건으로, 그리고 패딩으로.

단 일주일 만에 외투가 바뀌었네요.

 

오늘도 커피 대신 물 한 잔과 함께 25호의 제목을 써봅니다.

지난 호에서 말씀드렸듯, 우리는 몇 주간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커피를 마시는 시간, 추억, 그리고 커피 대신 홍차를 마시게 된 사연까지도요.

 

21호에서는 커피가 현대인의 의식이자, 필연적으로 누군가와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음료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늦게 커피를 마시고 새벽까지 잠 못 이루었던 젊은 시절의 에피소드도 꺼내놓았죠.

 

22호에서는 카페라는 공간이 현대의 사랑방 혹은 거실의 대체 공간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명절 연휴, 삼대가 함께 카페에서 빵과 음료를 나누던 모습에서 떠올린 생각이었죠.

그리고 카페에서 업무가 좀 더 잘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23호에서는 일하면서 마시는 음료는 잠시 멈춤의 신호가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끔은 정신없이 일하다가 컵을 엎지르는 어설픈 실수도 고백했었고요.

 

가장 최근인 24호에서는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생각을 나눴습니다.

본질은 그대로이지만 방식을 바꾸면 달라진다는 그런 주제를 담았어요.

 

돌이켜보니 커피는 의식이자 추억, 멈춤이자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커피라는 음료 하나가 이렇게 많은 키워드를 품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네요.

 

어쩌면 우리는 카페인 대신 시간관계를 마시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는 핑계였고, 정작 우리에게 중요했던 것은 함께 있는 시간, 그 자체였던 거죠.

커피를 아예 못 마시는 사람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아이스티나 녹차를 시켜놓고 함께 앉아 있곤 했잖아요.

 

그 마음이 바로 우리가 함께하려 했던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추억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어떤 날에는 기쁜 이야기를, 어떤 날에는 심각한 이야기를, 또 어떤 날에는 인생의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바로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요.

 

요즘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서는 아이들을 등교시킨 어머님들의 대화가 자주 들립니다.

누구 아이가 무슨 과목을 잘한다더라”,

누구랑 누구가 친하다더라같은 이야기들.

 

그런 얘기를 들으면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마치 제가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나눴던 이야기 같아서요.

 

생각해보면, 커피의 본질은 언제나 그 시간에 그 사람과 나누던 대화였던 것 같습니다. 카페인이 아니라요.

 

제이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인가요?

여유인가요, 추억인가요? 혹은 피로 회복제?

 

다음 주제는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요?

전 언제나 물성이 있는 주제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 둔 주제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불입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니, 아마 다들 두꺼운 이불로 바꾸셨겠지요?

이불을 덮으면 안전하고 보호받는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 감각에서 시작해 확장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손입니다.

겨울이 되면 손과 발이 차가워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수족냉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힘든 계절이죠.

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이기도 하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주제가 마음에 드시나요?

물론 이 후보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뜻밖의 이야기로 다음 주에 나타날 수도 있어요.

놀라지 마세요!

 

언제나처럼 금요일에 만나요.

감기 조심하세요.

 

애나드림

이 편지는 애나가 제이에게 쓰는 레터입니다. 제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당신의 가명 애나: 글쓴이의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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