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 월요일입니다.
긴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 끝의 월요일이라 평소보다 더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그럼 오늘 아침 출근길에 테이크아웃한 커피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아마도 ‘힐링 포션’ 아니었을까요?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어느새 목요일이 되어 있네요. 그리고 레터를 쓰다 보니 주제에서 점점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적은 저도 처음이에요. 미리 써둔 내용과 주제가 엇갈려 버린 건, 이번 레터가 처음입니다.
사실 저는 커피보다 ‘차’를 더 자주 마십니다. 이야기한 적 있듯, 위염 문제 때문인데요.
커피를 자주 마시다 보면 위장이 쓰린 경험이 종종 있었어요. 그 뒤로는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커피 대신 차를 좀 더 마시게 됐습니다.
일하면서 무언가를 마시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의식’같은 일이니까요.
커피가 아니면, 차라도 마셔야 하거든요.
제가 가장 많이 마시는 차는 홍차입니다.
‘차’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던 과거를 떠올리면, 지금 마시고 있는 이 한 잔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일하면서 왜 우리는 왜 꼭 무언가를 마시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단순하지만, 꽤 근거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 몸은 활동 중에도 끊임없이 수분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실내에서는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우니, 계속해서 무언가를 마시게 되죠.
둘째, 커피, 차, 에너지 드링크와 같은 음료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일시적인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긴 연휴 끝에 우리가 커피를 찾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겠지요.
하지만 저는 여기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마시는 행위는 ‘잠시 멈춤’ 신호이기도 합니다.
컵을 들어 올리고,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내려놓는 아주 짧은 순간.
우리는 그 순간만큼은 일에서 벗어납니다.
화면에서 눈을 떼고, 손을 키보드에서 놓고, 마시는 행위에 오롯이 집중하는 찰나의 순간.
물론 마시는 데 제대로 집중하지 않아서 흘리거나, 쏟을 때도 있지만요.
이 작은 쉼표들이 모여서 하루를 견딜 수 있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커피든, 차든 실은 우리가 마시는 건, 잠깐의 여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홍차를 마십니다. 커피는 오늘 아침에 마셨어요.
위장이 괜찮고, 따뜻한 무언가를 마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는 중간에 숨 돌릴 틈을 만들어 주니까요.
오늘, 무엇을 마시며 하루를 견디고 계신가요?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지나고 계신가요?
다음 편지에서는 ‘커피 끊기 대신 디카페인 마시기’를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제 얘기 같지만, 맞습니다.
아니면, 그때 가서 또 주제가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처럼요.
언제나 금요일에 만나요.
애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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