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 믿습니다, 후하
지난 주 편집인의 말은 반응이 좋았습니다. 구독자 여러분을 호명하며 글을 시작해서 그런가 싶습니다. 한 구독자 분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는 웬만하면 받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답해주셨고 또 한 분은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을지 말지는 전적으로 감에 의존하여 결정합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도 감을 좀 길러야 할까봐요.
요즘 뉴스를 자주 봅니다. 보통 저녁밥을 먹을 때 유튜브 라이브로 시청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유튜브 알고리즘도 뉴스를 추천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4월 25일 오후 2시―마침 이런 영상―국제전화번호를 '010'으로 번호로 표시되게 하는 기계가 지하철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내용―을 추천 받았네요. 무서운 세상입니다.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폭탄 같은 게 아니라서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에세이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를 읽고 있는데 옴진리교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에서 다룬 바 있죠. 그들은 사린가스가 담긴 봉지를 지하철에서 터뜨렸습니다. 뾰족하게 끝을 간 우산을 활용해서요. 1995년의 일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갔네요. 하지만 오늘은 "이내 사랑에 빠져들" 음악을 하는 후하의 차례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안심입니다. 믿습니다, 후하.
🐮천용성
성진영 특선, 제철 일상 만화 『오마카세』
🐶 휴재 공지
오마카세는 작가 사정으로 한 회 쉬어갑니다. 기다려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곧 빅재미 가득 담은 10화로 찾아뵙겠습니다. 작가의 손하트 짤을 보고 노여움을 풀어주세여.(이거 그릴 시간에 10화 그렸겠다 는 그런 생각은 서로 하지 않기로 해. ☺)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 화에 만나요! 헤헤
😙후하 🐶성진영
지고의 느닷없는 소식 『캥거루 통신』#11
🦦 격리는 신곡을 싣고
4월 9일 토요일
친한 형이 87일 만에 여러 나라를 거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그 형과 나의 매우 명확한 공통점은 술을 잘 못 마시고, 하루의 커피 잔수에 엄격한 제한을 두지 않으며, 수다 떨기를 즐긴다는 것인데, 그런 남자 둘이서 87일 만에 만났으니 그날이 어땠겠는가.
여유로운 점심 약속으로 오후 2시에 만난 우리는 미쳐 다 나누지 못한 말들에 아쉬움을 남기고서 새벽 1시에 헤어졌다. 졸음만 아니었다면, 얼마나 더 마라톤과도 같은 수다가 이어졌을까. 세상은 넓고 할 말은 많다. 빈틈없는 13시간의 수다 중간중간, 커피를 세 잔 마셨고, 점심으로 김치찌개와 막창 (feat. 서교 김치찌개), 저녁으로 치킨과 짜빠구리feat. 치킨락)를 먹었다.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목이 좀 칼칼했다. 어제 형을 만나는 동안 평소보다 담배를 많이 펴서 그렇구나 생각했다.
4월 11일 월요일
아침 7시 20분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아.. 일어나서 씻고, 출근 준비해야지.. 하며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목은 더 아프고, 어지럼증이 있다. 오. 불가피하게 출근을 할 수 없는 절호의 찬스. 자가 키트. 음성. 출근.
하루 종일 어지러운 채 일을 했다. 오후 다섯시 퇴근 후 집 앞 가정의학과에 들렸다. 자가 키트랑은 코에 들어오는 길이가 다르다. 뇌까지 들어오는 것 같다. 잠깐 나가서 대기하라던 의사가 몇 초만에 다시 불러서 말했다. “박지순 님은 기다릴 필요가 없겠어요. 너무 양성이시네요.” 너무 양성. 양성자 친구는 시간이 한참 지나 조금 흐리게 선이 보였다는데.
4월 12일- 4월 17일 자정
올해, 대운이 들어온다는 성진영 사주에 한 발 담그고 가려면 후하를 잘 해내야 한다. 라는 부담감이 농담 같지만 농담도 아니었다. 아니 그 전부터 퇴근 후의 자투리 같은 시간에 간헐적으로 하고 있는 작업의 질과 양에 불만이 많이 쌓여있었다. 그래서 조금은 설레는 격리었다. 성진영이 나에게 같이 밴드를 하자고 제안했을 때, 팀명이 처음부터 후하는 아니었다. ‘퍼플 하와이안 셔츠’로 시작하자고 했는데 그때 진영이가 들려준 습작곡도 ‘퍼플 하와이안 셔츠’였다.
꽤나 좋았다. 완성도가 떨어지는데 어쩐지 좋은 노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한 고민을 할수록 그 엉기성기함이 주는 좋음이 흐려져버리는 노래. 코드도 멜로디도 어느 것 하나 복잡한 게 없는 심플한 노래. 다만 자꾸만 뭔가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데, 그 뭔가를 얹혀 볼수록 작위적인 느낌만 강해지는 노래.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버리는 노래.
아 이유 없이 좋았는데, 되게 어려운 노래였다. 그렇다고 처음 그대로 가자니 어설픔이 발목을 잡고.
그 노래랑 3일을 씨름했다. 6월에 싱글로 낼 계획이니까. 정말 씨름이었다. 오전 11시쯤 의자에 앉고 저녁 11시쯤 침대에 누웠으니까. 그러면서 아주 나이스한 타이밍에 감사함을 느꼈는데. 그거슨 바로 나의 소비욕구.
내심 격리돼서 작업만 하고 싶었지만, 정말 그렇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런데! 격리 몇 주 전에산 작업용 의자와 (그 전엔 식탁의자여서 조금만 앉아있어도 허리가 너무 아팠다.) 드롱기 커피 그라인더..!
아. 작업하면서 내려마시는 커피는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버프 효과가 있는데, 원두를 바로 갈아서 내리는 커피는 또 다른 의미다. 편한 티셔츠를 입고 자는 것과, 엄선해서 고른 체크무늬 파자마를 입고 자는 것의 차이랄까. 격리 3일 전에 도착한 녀석. 성능은 뭐 요즘 나오는 애들이 다 거기서 거기지. 그러면 이쁜 거 사야지.
여담
몬스테라가 잘 자란다.
칼라데아. 일명 개구리. 때때로 잎이 하나씩 노랗게 색이 변하며 말라가면 잘라주곤 했는데, 전체적으로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개체 수가 줄진 않는 것 같아서 묘하다.. 했는데 아주 앙큼하게 이렇게 티 안 내고 자라는 녀석이었다.
난이도가 조금 까다로운 편. 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어찌 보면 내 방의 열 몇가지의 화분들 중에 가장 건강한 녀석이다.
코로나는 거들 뿐. 결국은 소비 예찬, 식물, 그리고 후하.
😙후하 🦦지고
이환희의 파주 정착기 『Paju! Paju!』 #4
🤓 생각은 생각의 가지를 낳는다
평생 서울에 살면서 40대가 지난 후 처음으로 지방으로 이사를 온 게 5개월 정도 지난 것 같다.
지방이라 해봤자 차로 운전하면 서울까진 1시간 정도이고 그리 멀다고 느끼진 않다.
이사 온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가지고 싶어서이다.
전에 하던 일을 정리하고 뭔가 새로운 환경에서 나만의 일을 하고 싶었다.
파주로 이사를 와서 어떤 일을 할까 생각을 참 많이 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만 생각만 했던 적도 많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정했고 이번주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정작 결정하고 시작을 하니 너무 불안해졌다.
과연 잘 될까? 괜히 이쪽으로 정했나? 아직은 시기가 아닌가?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돌아 불안감과 걱정이 갑자기 많아졌다.
어떤 아이템인지는 오일링에 아직 알리진 않겠지만 새롭게 브랜드 런칭을 하는 건데 처음 하는 것이고 자금도 적지 않게 들 거라 생각하니 참 앞이 깜깜하다. 저번에 후하 연습 때에도 만약에 잘 안 팔리면 지하철에서 가방을 끌면서 “1개 삼천원 3개 만원” 하면서 돌아다닐 수도 있다 하며 씁쓸하게 웃던 기억이 난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가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세상에 쉬운 일은 정말 없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인생의 반 정도를 살았는데 아직도 모르겠다.
그래도 후하 멤버들이 있어 든든하다. 이번 사업에 여러가지 도움도 주고 알아봐줘서 너무 고맙다. 세상은 혼자가 아닌 여럿인 게 넘 감사하다.
😙후하 🤓이환희
🔥특보🔥
2022년 대한민국 첫 록 페스티벌, 경상남도 양산에서 이미 열려
코로나19가 고점을 찍고 완만한 하강세를 보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2년 간 이어져온 제약이 풀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한 트위터리안이 2022년 대한민국 첫 록 페스티벌이 이미 열린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23일 토요일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가야진용신제전수회관 근처 마당에서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록 페스티벌의 제목은 <박다솜, 김기영 결혼식 피로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기 전부터 준비되고 있다가 스탠딩 공연 등에 대한 허용 조치가 이루어지자, '피로연'인 척 기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더 바스타즈, 검은잎들, 소음발광, 보수동쿨러, 해서웨이 등 현재 부산광역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요 록밴드들이 총출동 했다. 특히 신랑 역할을 맡은 김기영은 결혼식 후, 피로연이 시작되자마자 '실은 피로연(실제로는 록 페스티벌)을 하기 위해 결혼식을 개최한 마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잦은 모싱과 슬램을 벌여 하객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첩장을 받은 사람만 갈 수 있는 록페 아니었냐'던 대중의 분노와는 다르게, 청첩장은 신랑신부인 김기영, 박다솜 님의 SNS 등에 버젓이 공개되어 누구나 피로연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제발 한국인이라면 늦게라도 전자청첩장 체크하고 방명록에 축복을 빌어주자. https://somandyoung.creatorlink.net/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오소리웍스 @osoriworks
[공연] 4. 30(일), 클럽 빵, '클럽 빵 동행 프로젝트 5, 클럽 빵X오소리웍스'
🐚전복들 @cosmic_abalone
[음반] 5. 8(일), 12:00, 《봄나물》 발매
[공연] 5. 14(토), 16:00, 전복연구소, 《봄나물》 발매 기념 쇼케이스 '봄나물 파티'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4. 29(금), 19:30, 프리즘홀, '티키타카 콘서트'
🦋보일 @boil____
[공연] 5. 7(토), 16:00, 공상온도 '나쁜 마음 쇼케이스'
🍔단편선 @danpyunsun
[공연] 5. 5(목), 5. 6(금), 19:30, 재미공작소, 회기동 단편선 《백년》 쇼케이스 10주년 기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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