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 구르는 돌과 소
제 이모지는 소입니다. 단편선 씨가 정했어요. 천용성은 소를 닮았으니까 소를 하자면서요. 눈이 커서 소 같대요. 눈 크다는 얘기도, 소 닮았다는 얘기도 난생 처음 들어봤는데―언제나 그렇듯―그려러니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순박한 얼굴이 있긴 하다더군요.
가끔 소 같은 생각을 하긴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소가 할 법 하다고 여겨지는 그런 생각들이요. 어제 오늘은 "어려운 게 꼭 나쁜 건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가끔 좋다-나쁘다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을 좋다-나쁘다로 구분하는 것 같아요. 쉽고 빠른 것은 쉽고 빠른 것일 뿐 좋고-나쁜 것은 아니잖아요. 어려운 건 "어렵구나" 하고 어려운 대로 계속 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유동 씨가 챙겨 온 물떼새 이야기를 듣고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부상 당한 체 하는 어미 물떼새를 발견한 천적―너도 천 씨니?―은 목표를 바꿉니다. 그렇게 원래 목표와는 한참 멀어지죠. 어느 순간 물떼새는 연기를 멈추고 홀연히 떠납니다.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쉬운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원래 하기로 했던 것을 했으면 어땠을까요.
글을 쓰다 보니 왠지 모르게 교훈적인 느낌이 나네요. 이왕 이렇게 된 것, 지난 주처럼 속담 하나를 꺼내 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저는, 이끼가 끼면 안 좋은 건 줄 알아서 맨날 문제를 틀렸었어요.
🐮천용성
전유동의 동식물 탐구기 『새사람』 #4
🐤 누가 제일 귀여운지 가려보자
새들은 사랑스럽다. 다채롭고 아름다운 빛깔과 울음, 고개를 이리 저리 빠르게 돌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모습.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열심히 쪼는 모습. 총총 가볍게 뛰어가는 모습. 모두 사랑스럽다. 오늘 새사람에서는 전유동이 사랑스러워하고 귀여워하는 새, 다섯 친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곤줄박이
곤줄매기라고도 불리는 참새목 박새과의 작은 새. 손 위에 올라 먹이를 가져 갈 정도로 사람과 친근히 지낸다. 알록달록한 외관은 곤줄박이의 또 다른 귀여움 포인트. 밝은 얼굴에 주황색 배, 연보라가 조금 섞인 회색 날개. 검은색 줄 두 개가 머리꼭대기와 턱 밑에 있다. 마치 래글런 티셔츠를 입은 꼬마아이 같다. 곤줄박이는 가지 틈이나 나무의 작은 구멍에 먹이를 숨겨두고 겨울에 꺼내먹는데 가끔 숨겨둔 위치를 까먹곤 한다. 이런 허당미도 곤줄박이의 매력 중 하나.
2. 금눈쇠올빼미
금눈쇠올빼미는 한국에 서식하는 아주 작은 맹금류다. 올빼미 중에서도 가장 작다. 올빼미과의 특징인 커다랗고 동그란 눈은 “저 맹금류예요”라고 강력히 주장하지만, 그저 귀엽기만 할뿐. 노란 눈(금눈)주위 하얀 털이 보송보송하게 나있다. 앙증맞은 부리를 갖고 있고, 발가락에도 깃털이 있다. 올빼미는 대부분 야행성이지만 금눈쇠올빼미는 낮에도 활동하는 부지런한 성정을 지니고 있다. 벌레들과 쥐를 잡아먹어서 익조(益鳥)로 불렸다. 지금은 개체수가 줄어들어 최소관심종―least-concern species,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에서 정한 보전 상태―으로 분류되어 있다.
3. 참새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귀염둥이. 첫 번째 후보였던 곤줄박이보다 인간과 가까운 곳에 서식하며 사계절 내내 볼 수 있다. 흔한 만큼 정답고 사랑스럽다. 검은 볼터치와 바닥을 총총 뛰는 모습이 특히 귀엽다. 역사 속 참새는― 곡식을 먹는다는 이유로―종종 소탕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참새를 소탕하려는 시도는 더 큰 재앙을 불러왔다.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참새가 줄어 해충 느는 바람에 아끼던 버찌나무를 잃었고, 중국 전역에는 엄청난 흉작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참새는 농작물을 지켜주는 대신 약간(?)의 수수료를 챙겨간 것 아닐까?
4. 꼬마물떼새
작은 몸에 긴 다리, 커다랗고 맑은 눈동자. 하지만 꼬마물떼새의 진정한 매력은 겉모습이 아니라 놀라운 연기력에 있다. 꼬마물떼새는 나무 위나 절벽이 아닌 모래나 고운 자갈 위에 알을 낳는다. 알을 노리는 천적이 다가 오면 어미새는 연기를 시작한다. 힘없이 날개를 푸드덕거리고 다리를 절룩거린다. 알을 노리고 다가왔던 천적은 자기도 모르게 어미를 따라간다. 잡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하며 천적을 유인하던 꼬마물떼새는 어느 순간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 유유히 날아가 버린다. 꼬마물떼새의 번식기간은 4월에서 7월까지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을지 모른다.
5. 흰머리오목눈이
여러 종의 오목눈이가 있다. 그 중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뱁새라고 부른다. 뱁새가 아닌데 뱁새로 오해받는 새, 바로 흰머리오목눈이다. 오목눈이는 흔한 텃새이지만 흰머리오목눈이는 오목눈이의 아종―종으로 독립할 만큼 다르지는 않지만 변종으로 분류하기에는 다른 점이 많은 한 무리의 생물―으로 찾기가 쉽지 않다. 오목눈이는 우리나라의 텃새이지만 흰머리오목눈이는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다. 이 조그만 새는 다른 오목눈이들과 함께 풀숲이나 갈대밭에서 무리지어 지낸다.
세상에 귀여운 새가 참 많지만, 특별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새들로 골랐다. 다섯 친구들을 만나면 멀리서 건강을 빌어주면 좋겠다. 특히, 꼬마물떼새를 보게 된다면 발밑을 조심히 살피며 자리를 떠났으면 한다. 무정하고 무감한 우리는 꼬마물떼새의 연기를 보기 어려우니까. 거리를 두는 세심한 배려를 보여주자.
P. S 오늘 소개한 다섯 친구 중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는 친구의 이름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께는 대댓글을 남겨드립니다.
🐤전유동
🔥특보🔥
🐚전복들의 기타리스트 현우a.k.a.제이슨, 졸업👨🎓
🐚전복들의 기타리스트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현우a.k.a.제이슨이 6월 26일 토요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전복들로서의 활동을 종료했다. 자신과 자신의 동생 현아가 이끄는 밴드 조제 해시로서의 활동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포부. 조제 해시는 는 지난 2020년 발표한 〈대명동〉을 통해 대구음악창작소에서 진행한 《대구를 노래하다》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밴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올해 6월에 EP 《그 밤, 그 밤, 그 밤》에선 신스팝과 R&B, 인디록이 혼재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다.
🐚전복들로서의 마지막 공연은 조제 해시의 EP 《그 밤, 그 밤, 그 밤》의 라이브를 선보이는 쇼케이스의 축하 무대에서였다. 🐚전복들의 리더 고창일은 '쿨'해보이려 했으나 〈낡은 지도〉의 기타 솔로를 연주하다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는 현우를 보며 질질 짰다는 후문. 현우의 후임으로 함께 할 새로운 기타리스트를 찾은 🐚전복들은 당분간 라이브보다는 새로운 사운드를 선보이기 위한 합주와 신곡 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천용성 @yongsung000
[공연] 7. 24(토), 재미공작소(문래), 《수몰》 코멘터리 룸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7. 3(토), 초필당(두물머리), '가라 앉는 토마토들, 떠오르는 노래들'
[공연] 7. 10(토), 17:00, 옐로밤(영등포), 옐로 사우나
[공연] 7. 12(월), 20:00, 네스트나다(홍대), 'We Are ALIVE'
😙후하 @hoohaa.seoul
[공연] 7. 18(일), 아이다호(망원)
🌟별책부록🌟
오일링Oiling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특별한 🎁선물, 🌟별책부록🌟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마다 음악가들의 demo, 라이브 부틀렉, 그 외 여러 재미있는 것들을 제공합니다.
이번 호에서 드릴 선물은 얼마 전 EP [Spring]을 발표하고 쇼케이스 양일 매진까지 달성한 😙후하의 demo. 😙후하로서 처음 발표한 싱글 《Fall》에 수록된 〈사랑의 주문〉의 스튜디오 레코딩에 앞서 집에서 작업해둔 D.I.Y. demo입니다. 보다 세련된 사운드로 마감된 공식 발매버젼에 비해 로파이한 🛌베드룸 팝을 구현하고자 했던 초기 😙후하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답니다.
오소리웍스의 사운드클라우드, 또는 아래의 링크에서 지금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soundcloud.com/osoriworks-production/hoohaa-love-potion-2020-demo
댓글 2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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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ri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개개비오촌당숙
비공개 댓글이라 볼 수 없다지만 대댓글을 달아드려요 ! saari님 감사합니다 !
saari
허얼 설마 편선님만 보인다거나 그런건가요 ㅠㅠ 기존 댓글은 수정이 안되네요 ㅜ "1. 유동님께. 안녕하세요! 다 귀엽지만 저는 참새에게 가장 눈길이 가네요. 특히 목 주위의 목도리를 닮은 저 깃털이 귀여워요. 2. 천용성님의 재미공작소 코멘터리 룸 일정은 아직 예매 오픈이 안된것인지 문의드립니다. 재미공작소 블로그에 가 보아도 공지가 보이지 않네요." 라고 달았었답니다 감사해요! 참새는 귀여워!!!
개개비오촌당숙
새 중의 새 참새 ! 감사합니다 ! :)
오일링Oiling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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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아
흰머리 오목눈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더니..윽 내 심장...영상 쏘큣뜨!! 🥰😘🤭💛 오늘은 짬프를 엄청나게 귀엽게한 오목눈이로 하겠습니닷!
개개비오촌당숙
점프 점수 +10, 예술 점수 +1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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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다 너무 귀여워서 고를 수가 없는데😭😭 그래도 고르자면 곤줄박이요! 먹이 숨겨둔 곳도 까먹는 허당미가 킬링포인트!
개개비오촌당숙
곤줄박이를 자주 만나 친해지면 입술에 물고 있는 땅콩도 가져간답니다 ! (킬링포인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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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향
전유동🐤🥰
개개비오촌당숙
그런 새는 목록에 없어요(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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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은
맹금류가 미니어처 사이즈라니 참을 수 없는 매력이군요 금눈쇠올빼미로 하겠습니다
개개비오촌당숙
우리나라에서는 올빼미류 사육이 금지인데 일본에서는 사육이 가능하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ROQyC_SVCM 레전드 영상이니 꼭 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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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님
외관상으론 언제나 흰머리오목눈이가 일등이었는데 (하얗고 동그랗고 귀여운 걸 사랑하지 않는 법 몰라요..*) 하나하나 설명을 보고 나니 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고르기가 어렵지만.. 어느 날 우연히 보고 뻐꾸기도 비둘기도 아닌 쟨 누굴까하던 궁금증을 풀어준 곤줄박이를 일등으로..! 사람을 좋아한다니 귀여우면서 다정하기까지 한 건 너무너무 가산점이에용⸝⸝ʚ̴̶̷̆ ̯ʚ̴̶̷̆⸝⸝ 새박사님 덕분에 귀여운 새들 많이 알고 갑니다 총총<3
개개비오촌당숙
곤줄박이랑 친해지실 수 있겠네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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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연두
메일링에 댓글을 남길 수 있었다니(충격) 저는 금눈쇠올빼미 하겠습니다. 저 커다란 눈으로 이렇게까지 빤히 쳐다봐주다니 왜때문일까요. 눈물이 나네요. (눈싸움한거 아님)
개개비오촌당숙
금눈쇠올빼미가 앞서가네요! 발에도 털이 있어서 가만히 있으면 인형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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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년
사랑의 주문 demo 들으면서 새사람을 읽고 있으니 처음 보는 사람과 베드룸에 누워서 춘천 MBC 우리의 친구 곤줄박이를 시청하는 기분이에요. 참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었어요. 오일링, 늘 감사합니다.
개개비오촌당숙
사랑의 주문과 귀여운 새들의 마법같은 조합!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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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금눈쇠올빼미요! 할아버지의 뒷짐을 흉내내며 아장아장 발 떼놓는 아가 같아요~^^ (하찮은 몸집에 눈 부릅뜨고 날개로 뒷짐 진 자세가 인상적이네요.)
개개비오촌당숙
명색이 맹금류인데 귀여움의 비중이 더 큰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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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꼬마물떼새가 너무 귀여워요ㅠㅠㅠ 연기를 해서 포식자를 따돌린다는 전략이 너무 맘에들고 뭔가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개비오촌당숙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야지만 할 수 있는 생각인데 그 연기력을 어디에 쓰실 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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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혜
금눈쇠올빼미의 반전매력에 넘어가 버렸네요.. 올빼미가 귀엽다니…; 근데 귀여운 걸 어떡해ㅠㅠ
개개비오촌당숙
올빼미류 모두가 귀엽다는 게 함정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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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
금눈쇠올빼미가 졸면서 하품하고 기지개 키는 모습이 넘 귀여워요ㅎㅎ 탭댄스 추는 것 같은 발동작도 목과 다리를 길게 빼는 모습도 귀여워서 한 표 행사하려다가 애벌레 먹는 영상보고 기겁했어요;; 미안 금눈아.. 그것마저 귀여워할수는 없어ㅜㅜ 더 충격은 그걸 보고 벌레 잡아먹는 처음봤다고 기뻐하는 새덕후님... (유동님도 기뻐하셨나요?) 사진보다 확실히 영상으로 본 새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외모는 확실히 뱁새가 압승!! PS.영상에 나오시는 분 새에 대한 지식도 대단하지만 새를 정말 사랑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관찰자로써 관찰대상을 배려하는 모습이 돋보여 괜히 기분이 좋네요
개개비오촌당숙
저는 구독자예요 ! 새덕후 채널 구독 좋아요 ! 해주세요 ! ㅋㅋㅋㅋ 새들과 생명을 대하는 따뜻한 자세들을 보실 수 있어요! (애벌레 식사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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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윤
곤줄박이 한표요. 흰머리 오목눈이도 넘넘 귀여운데 얼마전에 밀양 표충사에서 곤줄박이를 실물영접했기에 애정을 담아 한표 갑니다. 가끔 가족들과 산이나 절에 가면 만나곤 했는데 드디어 유동님 덕분에 이름을 알았네요. 감사해요
개개비오촌당숙
곤줄박이와 친해지면 후기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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