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ing#13 | 리플이 후하에게 미치는 영향

편집인의 말

🐮 우공이산? 이공이산!

예전에 과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어요. ‘낫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속담을 모르길래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낫이 어떻게 생겼어?” 하고 물었더니 “모르겠다” 답하더군요. 과외는 몇 달 안 돼서 짤렸습니다.

우공이산. 열심히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뜻의 성어입니다. 90살 먹은 노인 우공은 어느 날 산을 옮기겠다고 결심합니다. 산 때문에 다른 마을과의 왕래가 힘들었거든요. 모두가 비웃었지만, 우공은 산을 깎기 시작했고 그의 의지에 감복한 옥황상제가 우공의 바람대로, 산을 먼 곳으로 치워줍니다.

환희 형을 보면 우공이 떠오릅니다. 산에 오르지 않기 위한 환희 형의 의지에 감복한 옥황상제가 어느날 산을 없애줄 것 같기도 합니다. 포인트는 조금 다르지만, 박수 받아 마땅한 것은 같죠. 사실, 이쯤 되면 한번은 오를 줄 알았어요. 이번 호를 읽으며, 환희 형의 드넓은 의지를 헤아리지 못했구나, 하고 반성했습니다.

갑자기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환희 형이 산을 하나 만들 수도 있다는. "아차산은 별로야, 관악산은 너무 험해"하며 말이죠. 오일링 17호 쯤에서 “마음에 드는 산을 만들기로 했다” 선언하고 1017호 쯤 완공하는 계획은 어떨까요. 물론 그 산도 오르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 써보고 만족스러우셨던 등산 장비를 환희 형에게 추천해주세요.

🐮천용성

성진영 특선, 제철 일상 만화 『오마카세』 #3

😙후하 🐶성진영

이환희의 산악 어드벤처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로다』 #3

🤓 속 타는 마음

산에 오르겠다고 결심 한 지 두 달이 되었지만 아직도 산에 가지 못했다. 앨범 작업과 쇼케이스 때문에 바빴다. 변명 같지만 변명이 아니다. 등산에 대한 나의 의지는 여전히 굳건하다.

무얼 쓰면 좋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등산을 한번도 하지 않은 터라 산 얘기는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등산 장비를 구입했다. 장비 없이 등산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얘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산 것은 결코 아니다.

험한 산에 올라가려면 바닥이 두껍고 튼튼한 신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네이버에 ‘등산화’를 쳤다. 세상에는 정말, 너무나 많은 등산화가 있었다. 지식인을 찾아보며 골랐다. 가볍고 방수가 되는, 살짝 이름이 있는 브랜드의 제품으로. 

네이버에 ‘등산복’을 쳤다. 세상에나. 등산화보다 많은 물건이 나왔다. 평점 순으로 정렬했다. 세련되고 멋진 등산복은 비쌌다. 저렴한 것은 죄다 아저씨 같았다. “너무 아저씨 같은 건 싫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이미 아저씨였다. 

계속되는 쇼핑. 산에 오르면 목이 마를 거야 👉 물과 간식이 필요해 👉 물과 간식은 어디에 담지? 👉 등산 가방이 필요하겠군 👉 이왕 사는 거 좋은 걸로 사자 👉 햇빛을 가리려면 모자도 있어야지 👉 등산스틱도 다들 들고 다니던데.

물론 아직 한 걸음도 떼진 않았다.

😙후하 🤓이환희

지고의 느닷없는 소식 『캥거루 통신』 #3

🦦 건강하세요

전에 없던 알레르기 반응들이 생겼습니다. 서른둘, 서른셋 쯤에요. 콧물과 재채기가 나오고, 눈이 가려웠습니다. 비염도 생겼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고양이 털과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다고 나오더군요. 고양이 알레르기는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친구가 옷에 털만 묻혀 와도 난리가 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제 주변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친구들이 많고, 저도 고양이를 좋아하니 알레르기 약을 늘 가지고 다닐까 고민 중입니다.

삼십대가 되자 좌골신경통과 경미한 디스크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바디로션을 바르다, 큰 기침을 하다가 허리가 “헉”하고 놀라서 며칠 고생하곤 했습니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알아챘습니다. “게임 때문이구나.” 온라인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하던 게임마다 길드를 창설했고 길드원들과 실제로 만나서 놀곤 했어요. 이십대의 절반을 게임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인지 짐작 되시죠? 언제나 비스듬히 앉아 있었던 게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게임은 이제 전혀 안 합니다. 어느 시점에 거짓말처럼 흥미가 떨어졌어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역시 서른이 넘어서입니다. 어릴 적부터 찬 음식을 먹으면 탈이 잘 났습니다. 장이 좀 약한 팔자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리 단순한 게 아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조금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낯선 공간에 가게 되면 화장실을 여러 번 가게 됩니다. 체도 엄청 자주 합니다. 거북한 냄새를 맡거나, 심적으로 불안하거나, 급하게 먹으면 바로 체합니다. 저의 과민한 대장과 체를 여러 번 목격한 성진영은 제게 개복치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얼마 전에는―비염 때문에 들린 이비인후과에서―천식 진단을 받았습니다. 흡입기를 처방 받았는데 귀찮아서 잘 안 쓰고 있습니다. 무조건 끊으라는 담배는 하루에 딱 한 갑만 피우고 있고요. 다래끼도 자주 나는 편입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알고 보니 다래끼도 체질이라고 하더군요. 좀 씻고 다니라는 짓궂은 친구의 농담에 상처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다래끼 난 친구에게 세수 좀 하라고 놀리지 마세요. 어디서 읽었는데, 사람의 관계는 큰일보다 사소한 일들로 틀어진다고 합니다.

수많은 질병과 질환, 증상 중 최근 저를 가장 괴롭히는 역시 대장증후군입니다. “Spring” 쇼케이스를 앞두고 찾아왔어요. 근데 오소리웍스 친구들의 나이를 나이를 생각해보니 저만 이렇게 고생하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언제 한자리에 모여 누가 누가 더 허약한지 겨뤄 보는 건, 역시 재미없겠죠?

건강하세요.

😙후하 🦦지고

🔥특보🔥

🦋보일, 올해 앨범 발매 각 ,,,?

오소리웍스가 지난 3월 연 홍대앞 서북부 최고최대 규모의 글로컬 아시아 뮤직 쇼케이스 페스티벌 O:CON 2021을 통해 그 존재를 공표한 베일 속의 연습생 🦋보일이 드디어 demo를 모두 정리, 본격적인 앨범 제작에 돌입한다는 소식이다. 실은 이미 연초에 demo는 상당히 완성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프로듀서 🍔단편선이 별 시덥잖은 이유들을 대면서 곡을 더 많이 써오라고 요구, demo가 수합되는데 반년이 더 소요되었다. 과연 올해 나올 수 있을까? 결과는 연말에 공개됩니다 ,,,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천용성 @yongsung000

[공연] 6. 26(토) / 6. 27(일), 17:00, 상상마당(홍대), 천용성 2집 《수몰》 쇼케이스

[공연] 7. 24(토), 재미공작소(문래), 《수몰》 코멘터리 룸

🐚전복들 @cosmic_abalone

[공연] 6. 26(토), 19:00, 클럽 헤비(대구), '그밤그밤그밤'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7. 3(토), 초필당(두물머리), '가라 앉는 토마토들, 떠오르는 노래들'

[공연] 7. 10(토), 17:00, 옐로밤(영등포), 옐로 사우나

[공연] 7. 12(월), 20:00, 네스트나다(홍대), 'We Are ALIVE'

😙후하 @hoohaa.seoul

[공연] 7. 18(일), 아이다호(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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