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 고양이는 어디로 가는가
소금쟁이는 어디서 오는가. 저를 일평생 괴롭혀 온 질문입니다. 비가 오고 물이 고이면 그곳엔 언제나 소금쟁이가 있죠. 걸어 왔다. 날아 왔다. 땅에서 솟았다. 몇 가지 가설을 세웠지만 실험을 해보기엔 너무 늙고 (마음이) 병들어서 모르면 모르는대로 그냥 살고 있습니다. 밀봉한 과일에서 초파리가 생기는 것처럼 소금쟁이도 땅 밑에서 부화의 때만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찾아보면 금방 나올 것 같지만 알면 왠지 김이 빠질까 찾지 않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서울엔 이상하게도 소금쟁이가 잘 없는 것 같네요.
큰 차는 들어오지 못하는 그런 마을에 몇 년 살았었습니다. 계약서엔―정확한 문구는 기억이 안 나지만―재개발이 시작되면 군말 없이 나간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현수막이 걸리고, CCTV가 달리고, 깨진 유리조각과 버려진 가전제품이 길을 채웠습니다. 언젠가 집 근처에 불이 나기도 했는데 그것 역시 재개발과 관련 된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저는 계약대로 군말 없이 방을 뺐죠. 작은 트럭에 이삿짐을 올리며 몇몇 고양이에게 작별을 고했습니다. 자주 보이는 고양이 몇몇에게 이름을 붙여두기도 했습니다. 찰리 채플린처럼 코밑이 검은 고양이에게 제3제국의 총통 이름을 붙였더랬죠. 그 고양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궁금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저희 집엔 지난 겨울 창문에 붙인 뾱뾱이가 아직도 붙어 있는―깜빡하고 떼지 않은 것입니다―창이 있는데요. 어느 날 가까이서 보니 공기 주머니와 주머니 사이 틈에 죽은 날파리가 있더군요. 이 날파리는 먹을 것도 없는 뾱뾱이 사이를 도대체 왜, 어떻게 기어들어갔을까요. 세상엔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천용성
전복들이 키우는 이야기 『기타팝파』#9
🐶 검은 개
가죽 잠바를 입은 짧은 머리의 남자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동을 끄지 않고 주변을 살폈다. 바로 옆 가로수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다. 옆을 지나가는 검은 그랜져와 눈이 마주쳤다. 멀리 개 세 마리가 보였다. 한 마리는 검었고 두 마리는 조금 노랬다. 검은 개는 불길해 보이는 꼬리를 흔들며 투벅 투벅 빠르게 걸었다. 노란 두 마린 형제 같았다. 검은 개는 주기적으로 뒤를 돌아보며 형제들이 잘 따라오는지 살폈다. 아침부터 신나 보이는 그들이 부러웠다. 검은 개는 내 옆 가로수에 오줌을 누곤, 횡단보도를 건너 사라졌다.
검은 개는 몇해 전부터 보였다. 산에도 있었고, 고물상에도 있었고, 어느 음식점 앞에도 있었다. 개는 잊을 만 할 때쯤 다시 나타났다. 처음엔 조금 무서웠지만 사람을 피하는 것을 알게 된 후론 신경 쓰지 않았다. 가끔은 멀리서 혼자 아는 체를 하기도 했다. “아, 저 개 아직도 살아있네.” 예전엔 똑같이 생긴 검은 개가 한 마리 더 있었다. 둘은 콤비처럼 항상 붙어 다녔다. 그런데 여름이 지나고 부터 더는 보이지 않았다. 요즘은 각자 행동을 하고, 나는 한 마리씩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차를 댄다. 차를 대고 주위를 살피면 개가 보인다. 개는 나와 비슷한 시간에 그곳을 찾는 듯 했다. 그 날은 도로에 누워 꼬리털을 고르고 있었다. 신호가 없는 그곳에선 아무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개의 뒤에서 승용차 한 대가 다가왔다. 아찔해 눈을 뗄 수 없었다. 개는 호들갑 떨지 말란 듯 천천히 몸을 일으켜 다른 곳으로 갔다. 차는 왜 속도를 줄이지 않았을까. 개가 나한테만 보이는 것은 아닐까. 개를 볼 땐 언제나 혼자였다. 주변의 누구도 검은 개에 대해서 말한 적이 없었다. 급히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엄지와 검지로 화면을 벌려 여러 장 찍었다.
아내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내는 개가 보인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진을 보여주었다. “혹시, 이 개가 보이시나요?” 그들은 핀잔과 귀찮음이 섞인 손가락으로 개를 짚었다. 아쉬웠다. 나만 그 개를 볼 수 있다면 내 인생은 더 멋질 수 있을 텐데. 형제들에게 횡단보도 건너는 법을 가르치고 있을 검은 개를 떠올렸다.
갑자기 모든 것이 싱거워졌다.
🐚전복들 🐶이원정
🔥특보🔥
🐚전복들, 2022년 새 음악 새 뜻 새 기강 확립을 위한 경주 전지훈련 다녀와
🐚전복들과 프로듀서 🍔단편선이 함께 전지훈련에 다녀와 화제가 되고 있다. 행선지는 경주에 위치한 경북음악창작소. 새해를 맞아 아무나 꽁짜로 레코딩 할 수 있다는 대규모 바겐세일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여름부터 새로 합류한 🐶이원정과 두 계절 간 이어진 합주를 통해 폼을 한껏 올린 🐚전복들의 새로운 음반을 레코딩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021년 연말, 프로듀서와의 불화설이 돌았으나 막상 현장에서 만난 🐚전복들과 🍔프로듀서는 such like a 이준석 / 윤석열과 같이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전해진다.
12시간에 거쳐 세 곡의 레코딩을 마친 🐚전복들은 이어 🍔프로듀서와의 즐거운 야참 시간을 가졌다. 최근 '볶음라면 전세계 3프로'라는 구호와 함께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단편선이 장기인 볶음라면을 선보이기로 했으나 원하는 비주얼과 맛이 나오지 않아 상당히 실망스러워했다는 후문.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1. 후라이팬에 물을 끓인다.
2. 진라면을 넣는다.
3. 끓인다.
4. 면발이 풀어지면 물을 대충 따라 낸다.
5. 스프를 취향에 따라 절반 ~ 3분의 2 정도 넣는다.
6. 가운데에 면발을 좀 비워내고 계란을 생으로 넣는다.
7. 후라이팬 위에 뭘 올려서 뚜껑을 덮는다.
8. 1분 30초쯤 있으면 완성.
🍔단편선은 재료도 없고 현장상황도 좋지 않아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1) 인덕션인 것도 기분 나쁜데 잘 되지도 않아 물이 끓지도 않을 정도였음. 2) 통후추가 없음. 3) 올리브 오일 한 번 둘렀어야 제맛인데 암것도 없었음. 4) 너무 화가 남.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너무 내용이 없는 것 같아 약간의 작업사진을 첨부한다.
🍔단편선 특파원
🔥특보🔥
🦋보일은 더이상 신비주의가 아니다
특보 제목은 저급한 어그로다.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보일은 원래부터 신비주의를 표방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만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일 따름.
오소리웍스가 지난 1년 간 준비한 친환경 미래 먹거리 🦋보일의 첫 정규 앨범 《나쁜 마음》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오늘 1월 11일, 공개된다. 1월 11일부터 31일까지 진행, 21일 간 150만 원 모금에 도전하는 소박한 펀딩이다. 모금된 금액은 전액 마스터링 등, 후반 작업 진행에 투자된다.
텀블벅 펀딩을 통해 🦋보일은 《나쁜 마음》과 연관된 몇 가지 아이템을 처음 선보인다. 산문과 사진이 결합된 책 버젼의 《나쁜 마음》. 태연하지 못한 사진과 글을 담았다. 또한 눈에 띄는 아이템은 🦋보일이 키우는 고양이 '논'이 프린트된 머그잔. 어쩌면 음반보다 더 잘 팔리는 것을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인쇄했다.(라고 추정된다.)
한편 🦋보일의 음반을 만드는 과정에선 최첨단 컴퓨터 기술이 다수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원주에 거주하는 공동 프로듀서 👀허민과 화상통화를 통해 작업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 기존의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신기술을 도입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정말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특보를 끝내도 괜찮은 것일까?
🍔단편선 방문판매원
📺오소리뉴스📺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1. 22(토), 19:00, 다아리엘(고양), '전유동 감사제'
[공연] 1. 29(토), 19:00, 재미공작소(문래)
🦋보일 @boil____
[음반] 1.11.(화) ~ 1.31. 첫 정규 앨범 《나쁜 마음》 발매 후원 텀블벅
🍔단편선 @danpyunsun
[공연] 1. 15(토), 삼문당커피컴퍼니(통영)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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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향
독자들도 검은 개 사진 볼 수 있어.. 독자들도 검은 개 사진 보고싶어..
대구자전거동호회
마치 보이는것 같이… 전복들 인스타 스토리에 보일락말락코딱지처럼 검은개 사진이 있는것 같아요. 아 아 아닌가. 나만 보이나
잔향
이미 원정님 스토리에서 큰 사진으로 보고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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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는 율리아
소금쟁이는 어디서 오는가? 세탁기에서 없어진 잃어버린 양말은 어디로 갔는가?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내가 잃어버린 동전이 쨍그랑 떨어지는 소린 왜 들리는가? 세상엔 답 없는 것 천지네요 소금쟁이야, 생물학자가 이야기해줄테고 잃어버린 양말은 침대 밑에서 나오겠지만 잃어버린 마음의 동전 소리가 세상 소음보다 크게 들리는 건. 모르겠네요,ㅎ. 동전찾아 오늘도 삼만리 중. 단편선님 레시피로 낼 점심이나 도전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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