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 내일을 향해
2022년의 네 번째 해가 떴습니다. 마흔 번째 오일링이 나왔구요. 어느새 2년차가 됐습니다. 열두 번 더 발행하면 만 1년이 된다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순수한 생존의 기쁨입니다. 메일링은 시작보다 유지가 어렵습니다. 저희와 비슷한 시기에 첫 호를 냈던 많은 메일링들이 발행을 멈추었습니다. 근데 저희는 이렇게 멀쩡히―이것은 여러분이 판단해주십시오―살아 있습니다.
발행인과 둘이 한탄한 적이 있습니다. "아, 그때 했어야 했는데" 하고요. 저희가 처음 오일링―그때는 이름이 없었습니다만―창간을 얘기했던 것은 2020년이었습니다. 그때는 메일링이 그렇게 유행하지 않을 때였고, 음악가들은 더더욱이나 하지 않을 때였죠. 근데 뭐, 이제는 별로 아쉽지 않습니다. 명실상부 인디 대표 메일링이랄까요.
하지만 불안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제 살았다" 싶을 때 가스가 폭발하고, 기차가 탈선 하고, 사다리가 떨어져서 몸을 뚫고, 버스에 받히고. 웃지 말아야겠습니다. 괜히 웃으면 불행이 닥칠 것 같아요.
아무튼, 그래서 40호를 맞아 제 바램이 하나 있다면, 구독자가 조금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구독자는 391명입니다. 39호까지 39X명이니, 40호 때는 40X명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에 신이 나타나 제게 소원을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오늘 구독 하나를 늘려 주시고 내일은 오늘 구독의 두 배를, 그 다음 날은 전날 주신 구독의 두 배를 주시고... 100일만 부탁드려요.”
🐮천용성
전유동이 만난 새들 『전유동만새』 #2
🐤 작지만 확실한 행복
하루에 두 번 먹이통을 채운다. 특히 인기가 많은 것은 해바라기 씨. 아침부터 새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먹이통을 채우며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하루 몇 번 씩 느낄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집으로 오는 길 마트에서 땅콩 한 묶음을 샀다. 뒷산에 있는 곤줄박이가 찾아오는 상상을 했다. 땅콩 한 봉지로 다시 행복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새들이 오기 전이었다. 블라인드 사이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첫 손님은 참새였다.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참새맨. 새들은 먹이통에 있는 먹이 대신 전날 바닥에 떨어진 먹이를 먹었다. 카메라엔 착지하는 참새들의 모습만 담겼다. 땅에 떨어진 것을 더 좋아할 줄이야.
날이 추워지면 새는 목이 마르다. 새들이 오기 전―새들은 아홉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찾아 온다―물을 떠놓아야겠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물도 주고 일거양득―일석이조는 마음 아픈 사자성어다―이다. 무엇보다 함께 행복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다음 화에선 람사르 습지와 호주 뮤지션 Bowerbird Collective에 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전유동
🔥특보🔥
연말에는 이런 결산이 있었다
요새는 활동을 많이 하지 않지만, 예전에 활발하게 활동하던 평론가 분이 얼마 전 자신의 한해를 정리하며 페이스북에 남겼습니다. "페이스북에 뭘 이런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직업병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록은 중요하니까요."
저는 15년 전쯤부터 음악에 대한 리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음악웹진 보다라는 곳에서였습니다. 모던록 밴드 그들이 기획한을 했던 게 18년 전이니(세월이란…) 글을 쓰기 시작한 게 상대적으로 더 늦었지만 '씬'이라는 곳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무언가를 쓰면서부터 였습니다. 음악에 대해 쓰는 평하는 접은 것은 2011년 언저리였습니다. 음악가로서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시기였고, 동료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무언가를 평가하는 건 여전히 주저됩니다만, 음악이나 다른 여러 일들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낡은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글이란 여전히 나름의 힘을 가지고 있는 매체니까요.
마치 직업병처럼, 저로서도 개인의 결산을 진행했지만 실은 다른 사람의 결산 보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관점의 차이를 알게 되서요. 때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글을 보면 더 많이 알게 되기도 하고. 서설이 길었고, 그래서 2021년 오소리웍스의 작업들에는 연말, 어떤 글이 붙었을까요. 지금 체크해보아요.
전유동 〈숲으로〉
천용성 《수몰》
천용성 〈붉은 밤〉
소음발광 《기쁨, 꽃》
소음발광 〈기쁨〉
🍔단편선 발행인
📺오소리뉴스📺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1. 29(토), 재미공작소(문래)
⚡소음발광 @soumbalgwang_official
[공연] 1. 8(토), 프리즘홀(합정), '서울부산대구제주교류전'
🍔단편선 @danpyunsun
[공연] 1. 15(토), 삼문당커피컴퍼니(통영)
댓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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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향
🎉40호🎉 축하드려요! 오일링 너무나 잘 살아있습니다 적어도 오일링 발행을 목빠져라 기다리는 화요일의 저는 평소보다 더 살아있는 기분이 드는군요 🥰 올해 신보들도 기대하고 있어요! 오소오소얍 -
개개비오촌당숙
오소오소얍!!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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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bom
고품격 인디팝 대표 문예지!!🦡 40호발간을 축하🎉드리며 구독자가 복리로 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열씸 영업해야겠어요:) 파이널데스티네이션이라뇨!! ㅋㅋㅋㅋㅋ(고품격 빅웃음주시네요)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고 50호 100...200호..계속되어 명실상부한 인디팝문예지로 자리매김하시길 기원합니다^-^ 추운날씨에 모두 건강 잘챙기시고 오소리웍스의 모든 아티스트분들 응원합니다!! 퐈.이.팅.!!🔥
개개비오촌당숙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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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2U
올해는 자체영업도 쫌 해야겟구먼~~ 오소리 2022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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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는 율리아
늦깎이 독자라 많이 보지는 못 했지만, 음악가님들의 이런 솔직 담백 깊이 재미있는 필력에 엇!질투를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이르케 하시면...문인들 밥줄 끊깁니다.ㅜ) 질투는 나의 힘! 글은 우리의 힘! 40호 발행, 축하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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