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 봄 개편
선과영(舊 복태와 한군)의 복태가 한 꼭지를 맡게 되었습니다. 발행 순서도 조금 바뀌었고요. 가끔씩 하는 특집을 제외한다면, 앞으로는 전유동&소음발광-전복들-천용성-후하-보일&복태 순으로 발행 될 예정입니다. 독자 투고는 항상 열려있으니 언제든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김목인 씨의 책 『직업으로서의 음악가』(2018)을 읽다 보면 복태와 한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5월 중순, 싱어송라이터 복태가 직접 공연을 기획 중이라며 전화했다"로 시작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건 전자책이라 정확한 페이지를 써드리기가 어렵네요.) 글 제목은 「123 작은콘서트」입니다.
저는 가끔 머릿속에서 저만의 공연을 만듭니다. "이 팀이랑 이 팀이랑 같이 공연을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하면서요. '선과영'과 '싱잉앤츠'의 합동 공연도 후보 중 하나입니다. 음악적으로도 잘 어울리지만, 무엇보다 싱잉앤츠 김명재 씨의 두 자녀의 이름도 이음이, 지음이거든요. 조금 어이없는 이유려나요.
그래서, 매직키드 마수리는, 안 보고 자랐습니다. 다음 주에 얘기한다 해놓고 기껏 하는 얘기가 "안 봤다"라니 실망이 크시겠죠. 하지만 가끔 이런 어려운 말을 해야 될 때도 있는 법이지요. 매직키드 마수리가 방영되던 때에 저는 "세상에 예쁜 것들은 모두가 거짓"이라 생각하는 중학생이었거든요. 모쪼록 이해부탁드립니다.
🐮 천용성
선과영의 복태가 순간 깨달은 이야기 『문득』#1
🪐 부럽다
"밤 나빠. 너무 빨리 찾아와."
여섯 살 보음이는 울면서 말했다. 이어 보음이는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다.
"나는 엄마랑 더 많이 놀고 싶은데, 벌써 밤이 되어버렸어. 그래서 밤 나빠. 왜 벌써 밤인거야? 그럼 더 놀 수가 없잖아. 밤 싫어. 나 엄마랑 놀고 싶은게 많단 말이야. 인형놀이도 해야하고, 공부도 같이해야하고."
"그렇지만 아까 엄마랑 인형놀이도 하고 공부도 했잖아."
"싫어. 더 많이 할거야. 자기 싫어. 밤 싫어."
자기 감정에 솔직한 이 나이가 부럽다. 울고 싶으면 울고 떼쓰고 싶으면 떼쓰고,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언제나 아낌없이 사랑을 말하는 이 나이가 부럽다.
"보음아, 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해?"
"아니, 내가 아는 사람들만 사랑해."
"그럼 네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해?"
"응. 다 사랑해."
어떻게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미워할 수도 있잖은가.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응, 모두 다 사랑해. 엄마도 사랑하고, 아빠도 사랑하고, 서로도 사랑하고, 마데도 사랑하고..."
그녀는 끝도 없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럴 수 있는 마음의 크기가 부럽다. 어쩌면 이 작은 아이가 나보다 마음의 그릇은 더 클지 모른다.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들만 알았으면 하기도 한다.
내 마음은 너에 비해 한없이 쪼잔해
오늘도 잠자기 싫어, 더 놀고 싶어 침대에서 마음껏 목놓아 우는 보음이를 보며 생각한다. 세상이 그 순간이 전부인 이 아이가 부럽다고. 갑자기 나도 울고 싶어졌다.
🪐 복태
보일의 하루 『보글보글』#5
🦋 엉성한 마음
#엉성한 마음
보일입니다. 앨범 발매 이후로 시간이 꽤 지났네요. 저의 근황은 소박하게, 엉망진창입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근데 어떻게 굴러는 가는.. 그게 싫지만은 않아서.. 뭐 그렇습니다. 작년 한해 아등바등 살았으니 올해 상반기는 조금 놀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주로 하는 일을 나열하자면 이렇습니다.
/고양이 기타 연주 (고양이 배에 기타를 치는 퍼포먼스. 이제 고양이들도 즐기는 듯)
/닌텐도 동물의 숲 플레이 (복숭아랑 사과 나눔 하실 주민분 계실까요 제발)
/만화책 수집 (최근 이태원에서 갔던 서점 '그래픽'이 좋았습니다)
/포토샵으로 이상한 거 만들기 (왜인지 공연 포스터를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단편선*과 대화하기 (*미남 프로듀서)
/밥 먹고 바로 눕기 (이건 딱히 요즘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열심히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충 사는 것을 열심히 하면 그게 열심히 사는 것이죠.힘을 내고 기운을 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내 안에 공기를 빼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한 결말로 마무리.. 푸스스-.
#세상 끝의 라멘
엉성하게, 엉거주춤, 살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것에는 기합을 잔뜩 넣고 있습니다. 바로 라멘 먹기인데요. 합정에 위치한 '세상 끝의 라멘'을 정말로 추천합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저는 늘 끝라멘과 이나리(유부초밥)를 시켜요. 단무지가 톡톡 씹히는 달콤새콤 유부초밥. 그러나 메인은 역시 끝라멘이죠. 간장 베이스의 국물도 차슈도 물론 맛있지만, 면과 닭가슴살을 유심히 지켜봐야 합니다. 수비드 해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가슴살. 그와 반대로 단단하고 두꺼운 면. 둘의 조합에 저는 마음을 빼앗겨 종종 아니 자주.. 집 밖으로 나가고는 합니다. (원래 엄청난 집사랑맨인데요)
그럼 해피라멘데이 되시기를.
🦋 보일
🔥단신🔥
🦡오일링, 드디어 반백(50)호 맞아
역사와 전통의(since 2019) 대한민국 대표 인디팝 프로덕션 오소리웍스가 발행하고 있는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멋과 흥을 추구하는 개성파 인디소년소녀들을 위한 고품격 인디팝 민족정론 문예지 《오일링》이 금일 발간분을 통해 통권 50호를 기록하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집을 준비하고자 했으나
생각해보니 52호가 1주년 기념호인 탓에 특집을 미루는 것으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축사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결의하는 동시에
이렇게 기사를 끝내는 것에 어떤 윤리적 부담감을 느낀 특파원은 최근 가장 즐겨듣고 있는 인디팝을 공유해보는 것으로, 매번 이래도 될까 싶지만 언제나 이런 식으로 50호나 발간했으며 꾸준러로서 사회적 인정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며 (그런데 언젠가 되게 대성할 인디팝 밴드가―그런데 인디팝은 대성해도 인디팝이라는 게 중요하긴 한데―아직 햇병아리일 시절 지하 합주실에서 DIY로 고생고생하며 만든 demo 같은 느낌 아닌가요 숙련되지 않은 연주로만 만들어낼 수 있는 까끌까끌하고 선명한 찰랑거림)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천용성 @000yongsung
[이벤트] 3. 24(목), 천하제일보리차 대회 접수 마감 *결과 발표 : 4. 1(금)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3. 26(토), 15:00, 복합문화공간 에무, '격조콘 2022'
[공연] 3. 27(일), 19:00, 클럽 온에어, '다시 듣는 인디음악개론'
🍔단편선 @danpyunsun
[음반] 4. 2(토), 회기동 단편선 《백년》(2012), 《처녀》(2013) 음원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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