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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엔 매일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이 상품 만들면 잘 팔릴까?’, ‘이 타이밍이면 될까?’
상상과 기획이 회사를 신나게 떠다니는 동안,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당겨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게 가능할까?”, “이건 어디에서 만들어야 하지?”, “얼마에 만들 수 있지?"
품질, 일정, 단가 세 가지 줄을 동시에 붙잡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자리. 가장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면서도, 가장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 직무.
10개가 넘는 브랜드, 수십 개의 제품, 그리고 매일 쏟아지는 요청 속에서 “어떻게든 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 온더레코드는, 늘 요청이 먼저 오는 자리에서 묵묵히 결과로 대답해온 한 실무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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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온더레코드 구독자 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디어커머스 기업 ‘이삼오구’에서 구매팀에서 일하고 있는 손한주 과장입니다. 올해로 7년 차를 맞이한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저는 화장품 브랜드사 경영지원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이후 구매물류팀으로 이동하여 구매 실무를 처음 경험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 직무에 대한 흥미를 느꼈어요.
4년 정도 첫 회사를 다닌 후, 더 다양한 품목군과 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현재 회사는 연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100% 이상 성장하는 기업이었고, 그 성장성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새로운 산업과 구조에서 저 자신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실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회사의 문을 두드렸고 자연스럽게 미디어커머스로 커리어를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사에서 구매 실무를 경험하게 된 것이 과장님의 커리어에 꽤 중요한 요소네요!
맞아요. 브랜드사 경영지원팀에 있을 당시, 우연한 기회로 구매팀 선배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 일에 적성이 맞는다”는 감각을 느꼈어요. 처음 구매물류팀으로 직무 전환을 한 건 제가 고민하던 선택지 중 하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이 제게 맞는 옷임을 확신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커리어의 중심축이 “구매”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구매 직무의 매력을 어떤 점에서 느끼셨어요?
단순히 수치나 조건만 다루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다루는 일이라는 점이 이 직무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로 정리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구조화 하여 수행할 때 ‘관계성’은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거든요. 직무 특성상 협상이라는 건 매일 하는 일이지만, 결과는 항상 새롭고 예측 불가능해서 그만큼 보람도 크고요.
또, 구매라는 직무는 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야 하는 걸로 보여지지만 데이터로 결과가 증명되는 일이라 더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직무에 대한 애정이 벌써 느껴져요. 여기서 잠시, 과장님의 커리어 루트 중 브랜드사에서 미디어커머스로 확장한 부분에 대해 질문 드리고 싶어요.
🎙브랜드사와 미디어커머스사를 모두 경험하신 분으로서 차이점을 느끼신 게 있을까요?
가장 크게 체감한 차이는 속도와 의사결정 구조였어요.
브랜드 하나를 중심으로 긴 사이클을 도는 전통 업계와 달리, 미디어커머스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실무자 선에서 바로 결정을 내리는 구조예요. 그런 측면에서 미디어커머스의 구조는 시장 흐름에 훨씬 빠르게 반응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B2B 거래가 주였던 브랜드사 시절에는 매주 각 팀의 팀장급과 재고회의를 진행하여 주요 거래처별 매출(발주) 현황에 대한 파악과 대응이 중요한 목표였어요. 지금 B2C 거래가 메인인 현회사에서는 평균 일일 출고량 데이터에 기반하여 재고쇼티지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재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끗 차이지만 그 차이가 실무에선 꽤나 큰 요소가 될 것 같네요.
맞습니다.
미디어커머스는 B2C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데이터 예측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빠르게 터졌을 때 재고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납기 일정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말 그대로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 납기 단축 + 재고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미션이 부여된 셈이죠. 구매팀은 이 흐름을 잘 관찰해 리드타임을 조정하거나, 협력사와의 납품 방식 변경 등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가 불필요한 재고 부담 없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게 구매팀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구매팀의 주요 역할은 무엇인가요?
회사 내에서 구매팀의 핵심 역할은 QCD, 즉 품질(Quality), 원가(Cost), 납기(Delivery) 세 가지 요소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회사는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운영하여 상품 카테고리가 정말 다양한데요.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니즈에 맞는 자재·패키지를 빠르게 소싱하고, 메인 SKU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죠. 물론 기본이 되는 품질은 당연히 챙겨야 하는 일이고요.
🎙구매 실무에서 핵심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어떤 게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역량은 단연 협상력과 집요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의 특성상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때가 많아요. 때로는 몇 주, 길게는 몇 달간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럴수록 원하는 조건을 얻기 위해 인내해야 하죠.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아닐까 싶어요. 협력사 실무자들은 대부분 팀장급 이상과 같은 베테랑 혹은 대표님이 직접 나오시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몇 마디만 대화를 나눠봐도 ‘이 사람이 업계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금세 드러납니다.
🎙나보다 베테랑인 분들과 협상을 해야 하는 건 정말 부담이겠는데요~
특히나 주니어라면 이 부분이 가장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담당하는 업무에 대해 꼼꼼하게 파악하는 태도를 꼭 갖추는 게 필요하답니다.
업무에 대입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맡은 품목의 특징, 생산 공정, 사양, 재질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접근 가능한 선의 모든 곳에서 찾아 사전에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유사한 제품 실물 확인, 기회가 되면 생산 현장도 방문하는 등 다루는 다양한 품목군에 대한 지식을 평소에 많이 쌓아두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회사 내 선배, 팀장님 혹은 우호 관계의 협력사 담당자 분을 통해서도 물어보며 배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기본이랍니다.
🎙협력사와의 소통이 업무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 부분이 정말 궁금한데요.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명확한 의사 전달입니다. 업무 요청 시 의도가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는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더하거나 빼서 실행할 수 있죠. ‘A’를 요청했는데 ‘A+α’로 해석되어 진행되면, 결국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거나 조정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고 이는 곧 손실이니까요. 추가로 여기에 소모되는 감정적 에너지도 만만치 않구요.
그래서 협력사와 업무를 시작할 땐 무엇을, 왜, 어떻게, 원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을 빼놓지 않습니다. 합이 잘 맞는 곳이라 해도 이 부분은 반드시 지키죠. 이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는 서로가 같은 그림을 보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하며 의도대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한답니다.
🎙맞아요. 머릿 속에 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같은 말을 해도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점 크게 공감합니다. 혹시 이러한 부분을 깨닫게 된 미스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으시다면 살짝 공개 가능할까요?
부끄러운 부분이지만 온더레코드에서만 단독(?) 공개합니다.
신제품 출시 간 일어났던 사례인데요. 신제품의 컨셉 특성상 반드시 A재질이 사용 된 용기가 필요했던 적이 있어요. A재질 금형을 보유한 모 업체에 사출 샘플을 받아 만족스러워 컬러, 코팅, 인쇄 등 후가공 샘플까지 진행하였죠. 원하는 퀄리티가 나왔기에 발주를 진행하고 본격적 생산에 들어갔는데, 생산 간 포장재 재질 구조 증명서를 확인하니 A재질이 아니라 B재질로 생산했던 걸 알게 된 거에요!
정말 그야말로 ‘아찔’한 순간이었어요. 모 업체에서는 A재질 특성상 후가공이 까다로워 임의로 B재질로 진행하여 원하는 퀄리티를 맞추려 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정확히는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원인이었던 거죠.
우리는 업체의 경험에 기댔고, 업체는 우리가 원하는 퀄리티라는 목표를 우선해 임의로 결정해버렸으니까요. 업체에 우리가 원하는 바와, 요청 의도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고 정확히 이해가 되었는지 점검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이슈였기에 더 아쉬웠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아찔하네요. 그래서 잘 해결 되셨겠지요?
그럼요. 런칭 일정에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생산입고 과정에서의 문제는 비단 구매팀 안에서의 이슈로 국한되지 않아요. 특히나 신제품이기에 계획된 생산입고 일정에 맞춰 타부서의 관련 업무도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이 일을 수습할 때의 최우선 목표는 일정으로 두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해결했습니다.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성과도 궁금해요.
원가 협상을 통해 실제 단가 절감을 이끌어 내는 성과는 매순간 늘 짜릿합니다.
처음부터 쉽게 합의되는 일이 아니기도 하고, 몇차례의 협상이 계속될 지 예측이 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저는 계속해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협력사 입장에서 다시 협상안을 설계하기도 해보며 제시안을 구체화하기도 아예 새로 만들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걸 알기에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끈질기게 소통하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순간이죠. 단 1원의 단가 차이로도 총 단가에서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협력사와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목표한 수준의 조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매우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필요로 해, 일을 할수록 더 복잡해지는 업무기도 합니다.
🎙이 부분 역시 기억에 남는 사례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브랜드의 메인 SKU 중 하나였던 건강기능식품의 사례입니다. 판매는 잘 되었지만 제품 특성상 원가 부담이 컸죠. 해당 제품의 주간 매출이 3억원 가량이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재발주를 진행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이 기회에 원가를 최소 5% 이상 절감해보자는 다소 어려운 목표를 세웠어요.
제조사와의 1차 협상에서는, 이전에 원가를 이미 한 차례 절감한 이력이 있어 더 이상 룸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조금 편하게 풀어내면 ‘너네 깎을 만큼 깎았잖아. 더 깎을 것도 없다.’였죠.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항목에서 절감할 수 있는 여지를 계속 탐색했고 얼마 후 제조사의 부사장님까지 참석하는 미팅에서 임가공비 항목에서의 원가 절감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마침 A제조사에서 일종의 계열사처럼 운영 중인 B제조사의 신규 설비 라인이 곧 완료된다는 정보가 있었고, 외주 임가공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거죠.
쉽지 않은 협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무리였을 것 같던 목표보다 더 높은 수준의 원가 절감을 달성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이 제품의 마진 구조도 안정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조사와의 협력 신뢰를 깨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조건 아래 성과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사례 하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사이트만 해도 도대체 몇 개인지..! 혹시 원가와 관련한 사례가 아닌 다른 요소 중 기억에 남는 사례도 있을까요?
처음 맡았던 패브릭 제품 소싱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당시 선물세트 구성용으로 보냉백을 기획했는데 기존에 경험 없던 품목이었기에 새롭게 거래처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맨땅에 헤딩 수준의 업체 컨택이 시작되었고 주어진 원가 조건에 대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단가 이점이 있는 업체를 선정했죠. 하지만 사전 샘플 테스트 결과 봉제 마감과 색감 등 품질에서 큰 아쉬움이 확인됐고 결국 또다시 다른 업체를 찾아야 했어요.
이미 상향평준화가 된 화장품 부자재 업체와 달리 패브릭 시장은 또 다르더라구요. 같은 요청을 하더라도 업체에 따라 단가도 퀄리티도 상당한 차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이 부분을 확인한 뒤에는 내부 설득도 필요했습니다. 화장품이나, 건기식을 만들 때와 같은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되니까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된 업체는 첫 테스트 업체에 비해 약 2배 가량 높은 단가라 원가 부담은 상당했어요. 하지만 퀄리티가 우선이라는 회사의 기조에 맞게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생산해낼 수 있는 경험치가 있는 협력사를 발굴하는 것이 더 중요했고, 이 프로젝트 역시 내외부적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억에 남습니다.
🎙과장님의 능숙함은 역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왔던 거군요.
아휴 아닙니다. 전 아직도 제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모든 직무가 마찬가지겠지만 직무별로, 연차별로 또 각자의 고충이 있지 않겠어요?
🎙“이건 진짜 구매팀이라면 공감할 고충이다!”라는 게 있을까요?
최근 몇 년간의 인플레이션과 환율 이슈로 인한 영향은 구매팀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요소였어요. 매년 오르는 원재료 비용이나 수출입 관련한 부분에 의한 단가 인상 요구들이 끊이지 않아 매일이 협상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에요. 협력사 입장에서는 단가 인상에 인플레이션이 명확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저희는 단가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설득과 수치 근거가 필요함을 체감하며 일했답니다.
🎙이런 때에는 어떤 데이터로 설득하시는 편인가요?
업체별, 담당자별 특성에 따라 상이한 부분인데요. 예시로 들었던 인플레이션이 이유가 되는 경우, 환율이 내려간 시점을 체크하여 그 시점에도 동일한 단가로 거래했고 당시 우리는 단가 인하를 제시하지 않았던 점을 먼저 말씀드리는 편이에요. 협력사의 요청 이유도 타당하기에 무조건적인 거절보단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부드러운 상황을 만들려 하죠. 그 이후에는 매년 증가하는 거래량, 매입 대금 수치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정확하게 결과를 맺으려고 해요.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도 협상이 쉽지 않을 때도 있죠?
물론입니다.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에도 협상이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저는 보통 회사의 성장률과 비전을 근거로 설득을 진행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는 이렇게 나아갈 것이다’라는 그림을 먼저 공유하는 거죠. 지금 이야기 하는 단가 자체보다 협력 구조의 미래 가치를 설명해요. 장기적으로 긍정 협업관계를 도모해 나가는 것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니까요.
🎙회사 내부적으로 겪는 고충도 있을까요?
협력사와의 협상이 구매팀의 주요한 업무로 비춰지기 쉽지만, 내부 설득이 필요한 순간도 못지않게 많습니다. 패브릭 제품 소싱 사례에서도 살짝 말씀드렸지만 원가, 일정, 품질 사이에서 의사결정 할 때는 내부 이해 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거든요. 정해진 출시 일정에 맞춰 문제 없이 생산입고를 완료하려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을 빠르게 찾는 것도 필요해요. 단순히 결정을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결정이 시작인 직무이니까요.
🎙요즘 시장의 어떤 변화를 눈 여겨 보고 계신가요?
무엇보다 ‘수출 중심의 사고’가 커지는 걸 목격하는 건 참 흥미롭습니다. 예전에는 내수 중심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그에 따른 기획과 제품들이 나왔지만 요즘은 제조사와 브랜드 모두 해외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기획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니까요.
사실 해외 확장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진행하는 제품은 구매팀 입장에서 협상, 일정 협의 등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좋은 요소에요. 제조사 입장에선 많은 고객사, 많은 신제품을 진행하나 그 중에 히트한 제품은 소수이고, 안 좋게는 초도 발주만 하고 단종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하지만 해외 확장 가능성을 두고 제품을 기획하는 경우 시작부터 조금 더 좋은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에 협력사에게 좀 더 우호적인 업무 스탠스를 얻을 수 있어, 업무를 하는 데에 이러한 변화를 크게 체감하기도 했어요.
🎙과장님께서 눈 여겨 보고 있는 회사들도 궁금합니다.
최근 눈여겨보는 회사는 더파운더즈, 에이피알이에요. 브랜드 자체라기 보다는 그 회사들이 경쟁사 평균 대비 높은 연간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게 어떤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인지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는 지 등이 궁금하거든요. 그 회사들의 메인 SKU가 왜 잘 되는지, 각 제품 혹은 브랜드의 메인 판매 채널은 어떻게 설정되는지 등 구체적 실무 부분도 궁금해 모니터링을 자주 하게 된답니다. 아무래도 제가 몸 담고 있는 곳과 비슷한 성격의 타회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지가 포커스라 그런가봐요.
🎙오늘 과장님과 대화해보니 단순히 실무를 잘하는 것을 뛰어 넘어 직무 자체를 사랑하는 분이신 것 같아요.
🎙앞으로의 커리어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으세요?
경영지원팀에서 일할 때도 보람은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구매팀에서 더 많은 성장과 실질적 성과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구매 직무를 시작한 건 전직장에서 구매팀 선배님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연같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만으로 인생의 방향성이 아주 많이 달라진 게 신기하네요.
저는 단기적으로는 구매 직무 안에서 전문성을 더 깊게 쌓고, 장기적으로는 보다 넓은 역할과 확장된 직무 경험을 통해 조직 안팎에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의 일은 회사 내부적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기에 결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느낍니다. 회사와 고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업무는 모두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지금 이 뉴스레터를 읽고 있는 분들 중엔, 아마도 커리어의 방향이나 실무에서의 어려움을 고민하고 계신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처음부터 이 길을 계획하고 걸어온 건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우연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잡았던 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이든 기회든, 정답보단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결정인가’를 기준으로 선택하신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실 거라 생각해요.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실마리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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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며 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어요.
‘좋은 기획을 가지고 빠르게 실행하고 완성도 있는 결과를 볼 수 있던 건, 그 사이에 구매팀이 있기에 가능했구나!’
손한주 과장님은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잘하는 게 아니라 직무의 본질을 꿰뚫고, 업의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구매’라는 직무를 넘어서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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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IN
가깝고도 먼 구매팀의 이야기라니 너무 신선하고, 구매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 요소에 대한 부분도 너무 잘 이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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