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from 쭘마인밀란]

쭘마인밀란 season 2. [10월 둘째 주]

2023.10.13 | 조회 200 |
0
|

zzumma in Milan

밀라노에 입성한 한국 아줌마의 유쾌한 생활밀착형 밀라노 이야기

별것도 아닌 일들이 쌓이고 쌓이면 이혼에 다다를 수 있다. 별것 아닌 일의 이면엔 상처 입은 감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언제 상처를 주었는지조차 알지 못하겠지만, 상처를 받는 입장에서는 시시때때로 상처를 입고 회복하고 다시 같은 부위에 상처를 입고 회복하기를 반복한다.

나의 경우엔 내가 힘들 때 너보다 내가 더 힘들다는 표정으로, 또는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무표정으로 서 있으면 그렇게 꼴 보기가 싫었다. 그게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이럴 거면 혼자 살지 왜 나랑 결혼한 건데?”라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결혼을 하고 함께 살면 사랑만 철철 넘쳐날 거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반복적으로 낯선 감정과 마주하며 날을 세우게 될 줄은 몰랐다. 그건 신혼 때도 마찬가지였고, 결혼한 지 12년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게 있다면 신혼 때 느낀 감정은 서운함인 반면 지금은 억울함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내가 너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너 때문에 이렇게까지 했는데, 너 때문에 이렇게 참고 사는데. 모든 억울함의 이유는 바로 가 된다. 직장인들이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살듯이 주부들은 마음에 이혼을 품고 사는 것 같다. 그건 이혼을 꼭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사람과 헤어져도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자기검열 같은 것이다.

, 너네들 엄마랑 아빠 헤어지면 누구랑 살래?”

내 질문에 아이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굳이 한쪽을 선택하자면 엄마인데, 엄마는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걸 아이들은 안다.

엄마, 아빠하고 헤어질 거야?”

아들이 물었다.

.”

아빠는 엄마 없으면 혼자 못 살 텐대…. 굶어 죽을걸?”

굶어 죽으라지. 내가 무슨 밥순이도 아니고.”

근데 아빠 쫌 불쌍하긴 해.”

뭐가 불쌍해?”

몰라, 그냥 좀 불쌍해 보여…..”

역시 같은 홍 씨인 아이들은 나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평소에 남의 편은 그리 좋은 아빠가 아니다. 하지만 그리 나쁜 아빠도 아닌 것이 늘 탈이다.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도 않고, 살갑게 대하지도 않지만, 잘 혼내지도 않고, 아이들이 부탁하는 건 잘 들어주는 아빠. 집에 있어도 없어도 그리 존재감이 크진 않지만, 없으면 왠지 아쉬운 그런 아빠. 힘든 내색은 절대 숨기지 않으며 아빠가 힘들게 돈을 벌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걸 한없이 생색내는 아빠.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격하게 반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염려한다. 아빠와의 특별한 추억은 없지만, 상처도 없을 테니 이만하면 괜찮은 아빠인 걸까?

소파에서의 생활을 접고 다시 안방으로 기어들어 간 표면적인 이유는 허리가 아팠기 때문이었다. 소파 쿠션이 어찌나 딱딱하던지…. 소파에서 자는 내내 몸이 찌뿌둥했다. 자궁 수술을 한 이후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체력이 더욱더 떨어진 것 같다.

근원적 이유는 그가 불쌍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휴일도 없이 일하는 그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신생 법인에서 어떻게든 실패하지 않고 살려보겠다고 아둥 바둥 거리는 그가 가여웠다. 심지어 두 달 전에 들어왔던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나에게 다시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그를 외면할 수가 없었다.

안방으로 다시 들어간 후 나와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상적인 관계를 되찾았다.  (물론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이혼이 남아있다)

 

나는 한가지 결심을 했다. 그건 바로마음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행복하면 행복하다고, 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남편과 냉랭하게 지낸 지난 일주일 동안, 나는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나는 평생토록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마음을 아끼며 살았다. 적당히 마음을 숨기며 사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었고, 감정을 다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아끼고 아끼다 사랑을 충만히 누리지도 못하고 죽을 것 같았다. 그렇게 죽고 나면 얼마나 후회가 될까?

우리는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났고, 사랑을 주고받으며 자랐고,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고, 아기까지 낳았는데. 일평생을 사랑의 힘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왜 나는 이렇게도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아끼고만 있는 것일까?  

예들아, 엄마는 이제 마음을 아끼지 않겠어.”

자기야, 나는 이제 마음을 아끼지 않을 거야. 그리고 옆에 있을 때 잘해야 해. 이 세상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어. 그러니 옆에 있을 때 잘해. 나중에 헤어지고 땅을 치며 후회하지 말고 옆에 있을 때 잘 하라고!!!!”

그건 남의 편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나는 당연하지 않은 일 한 가지를 하고 있다. 그건 바로, 저녁을 먹은 후에 남의 편과 공원 산책을 나가는 일이다.

사실 나는 그 시간이 좀 아깝다. 산책하는 1시간이면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는 시간이다. 저녁까지 다 먹었으니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편히 쉬고 싶은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남의 편이 굳이 함께 나가자고 한다. 그리고 걷는 내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다 말하고 있다. 그는 나와 산책하는 것이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더 쌓이는데??? 회사에서 있었던 일, 사람들에 관한 일을 나불거리며 말하는 그의 입을 틀어막고 싶지만, 꾸욱 참는다. 어금니를 꽉 깨무는 내 표정을 살피는 그가 살며시 내 팔을 잡아당긴다.

고마워.”

이 한마디에 나는 두 눈과 어금니에 준 힘을 뺀다. 진작에 좀 말하지. “고마워라는 말이 얼마나 강력한 힘이 있는지 그는 모른다.

당연하지 않은 일을 매일 하다 보니, 그와의 관계가 많이 회복되었다. 더 이상 내 마음을 숨기지 않고 다 말하고 나니, 숨기는 것 없는 사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나 당신과 산책하는 거 나에겐 당연한 일 아니고, 내 시간과 노력을 드려서 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그래, 알아.”

그러니 당신은 이번 주 토요일에 나에게 시간을 내도록 해.”

? 무슨 일 있어?”

오페라의 유령 보고 싶어. 오리지널이라 좀 비싸.”

알겠어. 예매해.”

자긴 그런 거 싫어하지만, 내가 가고 싶으니 당신도 참고 동행하도록 해.”

알겠어.”

나의 시간을 내어주고 비싼 공연 티켓을 받았으니, 빚진 장사는 아닌 것 같다. 마음을 아끼지 않길 잘한 것 같다.

 


나는 내 주량을 모른다. 술에 취할 만큼 마셔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맥주도, 와인도 기분이 약간 달달해질 정도로만 마셔봤고, 술을 마시면 실실대며 웃거나 너무 졸려서 바로 잠드는 것 말고는 딱히 술주정을 하지도 않았다. 나는 술 좋아하는 아빠를 닮아서 술이 꽤 세다고 생각했다.

밀라노에선 술을 마실 기회가 참 많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와인은 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도 와인을 한잔 곁들이고, 저녁 모임에 가면 꼭 와인이 있다. 이탈리아 전국 각지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지역마다 풍미와 특색이 있다고 하는데, 술은 좋아하지만 술 맛은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의 와인을 대충 골라 적당히 마신다.

본사에서 출장 오신 상무님과 주말도 없이 일하던 남편이 본사 직원들이 쉬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가야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연휴이지만, 밀라노는 연휴가 아닌 것이 문제이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야한다. 결국 이틀 결석시키고 우리는 돌로미티로 여행을 갔다. 학교에 제출하는 결석 사유서에는 한국의 고유 명절 추석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추석을 기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라고 적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왠지 뒤가 켕겼다….

돌로미티는 이탈리아 북부 산간 지역으로 이탈리아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곳이다. 독일, 스위스와 인접해 있어서 다른 유럽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오기도 한다. 겨울에 가면 눈이 쌓여 있어서 스키를 즐길 수 있고, 봄과 가을에는 시원한 날씨를 즐기며 하이킹을 할 수 있고, 여름에는 낮은 언덕을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돌로미티의 매력은 계절마다 달라서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 특히 스위스에 비해 물가가 저렴해 알프스 산을 즐기기에 가성비가 좋은 곳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나는 내 주량을 확인하고야 말았다.

34일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 아이들을 숙소에 남겨두고 그와 함께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우리 숙소는 유명한 화가 티치아노(Tiziano)가 태어난 마을, 피에베 디 카도레(Pieve di Cadore)였다. 매우 작은 마을에는 티치아노가 태어난 집과 성당, 호텔과 바가 있었고 우리는 천천히 걸으며 마을을 돌아다녔다. 거기서 와인바를 하나 보았다.

우리 저녁 먹고 나와서 와인 한잔할까? 마지막 날인데 아쉽잖아.”

그래. 이따 다시 나오자.”

주량이 맥주 한 모금인 그가 웬일로 순순히 와인을 마시겠다고 하다니…. 웬일이지? 집에서는 꽁꽁 싸매고 있던 마음이 여행지에서는 한없이 풀어헤쳐지는 모양이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식재료를 꺼내 이것저것 대충 만들어 먹고 나니 벌써 8시다. 와인바에 가려고 했던 마음이 한없이 게을러졌다.

그냥 내가 한 병 사 올게.”

흔쾌히 밖으로 나가는 그가 왠지 낯설다. 나한테 뭐 잘못했나??

한참 후에 돌아온 그의 손엔 정말로 와인병이 들려 있었다. 어떤 기준으로 그 와인을 골랐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주인에게 추천해달라고 한 것이겠지. 와인을 검색해 보니, 평이 나쁘지 않다. 과일과 스낵을 접시에 정성스레 담고, 와인잔과 오프너를 들고 숙소 밖 테라스로 향했다. 산속의 밤은 쌀랑했지만, 적당히 상쾌했고 추석을 알리는 보름달이 맞은 편 산 꼭대기에 걸처져 어두운 밤의 등불이 되어주었다. 테라스 아래로 흐르는 알프스 계곡물이 고요한 밤의 소리를 가르고 출렁거렸다. 취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에 와인을 마셨다. 그가 와인 한잔을 앞에 두고 이미 들었던 이야기를 다시 리바이벌할 때 나는 와인을 따르고, 마시고, 또 따르고 마셨다.

그치, 그렇지. 그럼. 그랬구나. 아이고, 고생했네.”

나의 추임새는 안주가 되어 분위기에 취한 그를 더욱 부추겼다.

적당하게 밤이 으슥해졌을 때 이제 그만 들어가 자자.” 그가 말했다. 나는 남아있던 와인을 입에 털어 넣었고 먼 이국 하늘에 뜬 보름달을 바라보며 시골집에 모여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가족들을 떠올렸다.

며칠 전 아빠의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첫날 주사를 맞았을 때는 아무렇지 않다고 하셨는데, 경구 항암제를 복용한 후에는 부작용이 너무 심해 이틀 만에 중단을 해버렸다고 한다. 항암치료 하기가 너무 힘들어 그냥 자연치료방법을 해보고 싶으시다는 아빠를 남동생과 올케가 겨우 설득을 시켰단다.

올해 팔순인 아빠가 위암 수술을 받기 전,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 연세에 수술하는 것이 더 안 좋지 않을까? 그냥 수술 안 하고 남은 인생을 편안히 살면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 다섯 자식들은 그 누구도 아빠에게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나이가 80이어도, 생에 대한 집착과 삶에 대한 애증은 더 심할 수 있으니까.  

보름달과 가족에 대한 생각을 뒤로 하고 숙소 계단을 올랐다. 다리가 휘청거린다. 머리가 핑~ 돈다. 이런 내 모습을 그가 볼세라 나는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몸을 눕혔다. 천장이 빙글빙글 돌았다. 눈을 질끈 감고 울렁거리는 기분을 애써 잠재웠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화장실로 향했다. 속이 울렁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면 짐을 싸야 하는데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다. 변기에 얼굴을 박고 몇 번 구토를 한 후 입가에 묻어있는 침을 닦았다. 전날부터 열이 났던 딸아이의 얼굴이 어제 본 보름달과 똑같았다.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나는 큰아이의 멀미약을 먹었다. 하지만 숙취는 멀미약도 밀어냈다. 나는 몇 번 더 위 속에 남아있는 것들을 모두 게워 낸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면 5시간을 달려야 한다. 상태가 메롱 한 나와 딸아이는 뒷좌석에 널브러졌고, 큰아이를 앞 좌석에 앉혔다. 그리고 집에 가는 내내 휴게소도 들르지 않고 다섯 시간 내내 널브러져 있었다…..

내 주량은 와인 한 병이라는 걸 아름다운 돌로미티에서 깨달았다.

 


10월이 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여름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과 오후의 일교차가 10도 이상이 나고 있어요. 가을과 여름이 아직도 줄다리기 중인가 봅니다. 가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더운 걸 보니, 이번 겨울도 꽤 따뜻할 건가 봅니다. 밀라노에서 두 번의 겨울을 보내는 동안 눈을 본 건 겨우 한 번이었어요. 내심 눈이 많이 내리길 기대했던 아이들은 크게 실망을 했었지요. 이번 겨울은 어떨까요?  

저는 요즘 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마감에 쫓기느라 분주하다면 보람이라도 있을텐데, 아내와 엄마로 살아내느라 바쁘기만 합니다. 한국과 다르게 아이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고 데리고 와야 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제 스케줄은 아이들의 등학교 시간에 맞춰져 있어요. 그 시간의 틈새 사이에서 작가로서의 시간도 갖고 있으니, 새벽 5시에 일어나도 하루가 금세 지나가 버립니다.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엔 온 가족이 7시 30분에 집을 나섭니다. 우리 네 사람 중에 가장 느린 사람은 역시나 남편이에요. 저는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 일도 하고, 아침밥도 준비하고, 아이들 간식과 내 도시락까지 준비하느라 무진장 바쁜 반면, 남편은 자기 한 몸만 준비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느릴까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사무실에 가지 않는 날이지만, 함께 학교에 갔어요. 중학생인 큰 아이는 8시에 수업이 시작하고 둘째는 8시 30분에 수업이 시작합니다. 평소엔 다함께 일찍 나가서 둘째의 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 차에서 기다렸다 가는데요, 오늘은 남편이 오전 9시에 회의를 해야 한데요. 본사와의 시차가 7시간 나다 보니, 매번 아침 9시부터 회의를 합니다.

오늘은 둘째와 함께 학교 앞 커피숍에 갔어요. 아시안 친구들과 자주 가는 학교 앞 카페는 손님이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은 사장님이 중국인으로 바꼈지만, 얼마전까진 부모님의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는 이탈리아 사장님이 계셨어요. 그래서인지 카푸치노도 더 맛있고, 베이커리도 더 맛있답니다. 

오늘은 딸과 함께 카페에 가서 커피와 우유를 마셨어요. 우리 테이블 앞뒤로 우리 학교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보였습니다. 저는 이런 여유가 참 좋습니다. 

평범한 날들이 구름처럼 지나갑니다. 어떤 날은 먹구름이고 또 어떤 날은 뭉게 구름이에요.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는 이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하루일 것입니다. 

며칠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소식을 들었어요. 그리고 그 날 밤 전기고문을 받는 꿈을 꾸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새로운 전쟁이 이 지구에서 생기다니요. 어째서 전쟁의 소문은 사그라 들지 않는 걸까요?

옆집에 놀러갔다가 갑자기 전쟁이 나서 만나지 못하게 된 부모와 8살 딸 아이의 뉴스를 보았습니다. 10시간 만에 딸아이의 사망 소식을 들은 아이의 아버지는, 사망해서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살아 남아서 공포에 떨며 어둠 속에서 지내는 것 보다 편히 하늘나라에 가는 것이 나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 뉴스를 보며 너무 슬펐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은 얼마나 잔인한가요?

성공하지 못해도, 주식이 대박을 치지 못해도, 평온하고 안온하게 지내는 이 일상이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이런 분주하고 심심한 시간이 감사라는 걸 평소엔 느낄 수 없지만, 전쟁과 같은 큰 일이 터지면 뼈저리게 느끼게 되죠. 

그 전에 이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다음 한주도 평온하고 안온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선량작가의 sns를 팔로우 하시면 다른 주제의 에세이와 사진, 육아와 공부에 대한 글과 사진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zzumma in Milan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zzumma in Milan

밀라노에 입성한 한국 아줌마의 유쾌한 생활밀착형 밀라노 이야기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