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 들여다보기, 세번째

OTT 연구소 스물 한번째 보고서 - 연구소가 분석한 OTT 플랫폼 동향 3편

2021.05.03 | 조회 8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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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연구소

OTT를 통해 볼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골라주는 큐레이터

🙋‍♂️ OTT 연구소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OTT 시장 내 맘대로 분석 마지막 보고서입니다. 경제 전문가도, OTT 전문가라고 하기에도 많이 부족했던 터라 내용이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연구소와 함께 OTT 시장을 살짝 들여다 봤다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구독하고 있진 않지만, 좀 더 성장했으면 하는 국내 OTT와 이제는 스포츠 중계까지 노리는 유럽 슈퍼리그와 OTT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출처 : 다즌 공식 홈페이지
출처 : 다즌 공식 홈페이지

💊 국내 OTT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1편에서 언급한 왓챠(OTT 시장 들여다보기, 첫 번째)를 제외하고 제가 직접 구독하진 않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국내 OTT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왓챠만큼 특색이 있진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토종 OTT라는 이점과 여러 방송사, 영화제 등과 '헤쳐모여' 방식의 협업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OTT 플랫폼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들은 국내 언론에서 엄청나게 경쟁력이 있다고 말하는 기사들처럼 생존 능력이 있는 걸까요?

웨이브(Wavve) 로고
웨이브(Wavve) 로고

1. 웨이브(Wavve)

웨이브는 2019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OTT 플랫폼입니다. SK 텔레콤이 주축이 되어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합작으로 만들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POOQ(푹)와 oksusu(옥수수)를 통합해 새롭게 탄생한 것이죠.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고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시청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내가 바라 본 웨이브의 특징

  • 요금제는 평균 수준입니다. 5000원대로 아주 싼 요금제도 있고, 10000원이 넘는 요금제도 있는 걸 감안한다면 중간 정도라고 보이네요. 대신 SK 텔레콤 이용자 가운데 고가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는 2021년 4월 30일 이전 가입자에 한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5월 1일 이후에는 웨이브&플로 가입에 한해 70% 할인을 한다고 하고요.
  • 홈페이지를 들어가봤습니다. 지상파 3사가 함께 만든 OTT여서 그런지 KBS, MBC, SBS의 모든 드라마, 예능와 일부 영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 웨이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방송이 끝난 프로그램을 바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 지상파 TV를 주로 시청하는 구독자가 본방을 보지 못했을 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이트 카테고리를 확인하면 '웨이브 오리지널'이라는 배너를 확인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진짜 '오리지널' 콘텐츠는 하나도 없습니다. 거의 전무했어요. 대부분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 중이거나 방영 예정인 드라마 작품을 동시에 공개하는 형태였습니다. 
  • 다른 OTT와 차별점이 있다면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바일, 데스크톱 관계없이 잘 정리된 화면과 하이라이트, 경기 전 내용을 볼 수 있는 콘텐츠는 매력적이게 보이네요.
  • 지난 해부터 전주 국제영화제 작품을 웨이브에서만 독점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입니다. 하지만 실제 영화제에 참여하는 영화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 판권 문제로 인해 기존에 옥수수와 푹의 전 콘텐츠를 이용하기 어려워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JTBC, tvN이 티빙과 계약하면서 콘텐츠가 빠진게 아쉽게 느껴지네요. 방송사 가운데 두 곳이 가장 힙한 방송을 내고 있으니까요.
  • 숙제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얼마나 많이 제작하고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를 둘지 여부입니다. 여러 방송사의 드라마, 예능 등 작품을 볼 수 있는 점은 이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독점해서 방영하는 게 아닙니다. 시청자 대부분은 유튜브, 네이버 TV 등 다른 곳에서 같은 내용을 확인하죠. 

 

시즌(Seezn) 로고
시즌(Seezn) 로고

2. 시즌(Seezn)

시즌은 KT에서 만든 OTT 서비스입니다. 예전에 '올레TV'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작성일 기준(2021년 5월 2일) 올레tv와 시즌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네요. 

 

🎨 내가 바라 본 시즌의 특징

  • 시즌과 함께하는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시즌 홈페이지 실시간 배너를 보니 거의 모든 채널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집이 아니더라도 TV를 볼 수 있겠군요. 
  • 요금제가 다양합니다(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히 복잡합니다). 베이직 요금제를 기준으로 월 5000원인 플레인 요금부터 월 12000원 믹스 플러스 요금까지 있습니다. 콘텐츠 팩, 지니 이용 등의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금액이 나뉘고 있습니다. 
  • 다른 국산 OTT에 비해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꾸려져 있습니다. 오리지널 드라마는 시즌에서만 확인할 수 있고 예능은 유튜브에 있는 시즌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 자기만의 매력을 뽐내기 위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와 연계 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다른 국산 OTT처럼 '특색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모회사 한 곳에서 동시에 두가지 플랫폼을 하면서 겹치는 콘텐츠가 꽤 있어 KT를 통해 OTT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어떤 곳을 골라야 할지 헷갈릴 듯 합니다.

 

티빙(TVING) 로고
티빙(TVING) 로고

3. 티빙(TVING)

CJ ENM으로부터 독립하여 2020년 10월 1일 설립된 CJ 계열의 OTT 회사입니다. 과거에 CJ 헬로비전이 운영하다가 매각된 후, CJ E&M에서 인수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왓챠를 제외한 국내 OTT 가운데 가장 특색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내가 바라 본 티빙의 특징

  • 기본 요금제인 베이직은 월 7900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넷플릭스처럼 동시 시청인원에 따라 요금이 결정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콘텐츠 측면에서 다른 국내 OTT보다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합니다. CJ E&M 계열의 tvN, Mnet, OCN, 투니버스, Olive 등의 채널과 함께 JTBC, TV CHOSUN, MBN, 채널 A와 같은 종합편성채널, 연합뉴스, 히스토리 채널 등 다양한 방송사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 또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절대 강자인 tvN과 JTBC를 한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예능을 주로 보는 시청자에게는 큰 이점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네요. 티빙 유튜브 채널이 있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티저 영상이나 회차 소개 영상 정도를 올리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내 OTT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회차 전체를 올려 플랫폼 유입을 막고 있는데, 티빙은 그런 부분에서는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군요.
  • 12회 보고서 'OTT에서 볼 수 있는 추리 예능(유느님이 OTT 예능에 나온 이유는?) 에서 소개한 <여고 추리반>부터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를 주인공으로 한 <백종원의 사계>, tvN 간판 예능인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 얼마전 개봉한 영화 <서복> 등이 티빙 오리지널로 제작됐습니다. 다른 OTT 오리지널 콘텐츠 보다 더 눈길이 가네요.
  • '티빙몰'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색다르게 보이네요. 티빙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예능, 영화의 굿즈를 구매할 수 있어 굿즈를 구하는 팬들에게는 유용할 것입니다.

 


⚽ OTT는 스포츠 중계를 노리고 있다 - 유러피언 슈퍼리그와 다즌(DAZN)

대부분 OTT는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소한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죠. 하지만 해외는 조금 다릅니다. 특히, 미국은 PPV(Pay Per View) 방식을 오래전부터 적용하고 있어 '돈이 없으면 TV를 볼 수 없다'라는 인식이 강하고 이후 여러 형태의 OTT가 발전하는데 큰 영향을 줍니다. 한마디로 돈내고 TV를 보는데 어색함이 없는 거죠.

반면 유럽에서 스포츠를 볼 때, 돈을 내고 본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미국에서 스포츠가 산업이라는 측면이 아주 강한데 반해, 유럽은 산업의 측면도 강하지만, 여전히 '스포츠는 문화다'라는 생각이 많은 이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죠. 이런 측면에서 이번 유러피언 슈퍼리그는 이 모든 문제가 동시에 터져나온 사건입니다.

출처 : 스포츠 미디어
출처 : 스포츠 미디어

 

👕 <유러피언 슈퍼리그>의 지금까지 이야기

간단히 말해, 유럽 축구 각국 리그에 있는 최고 팀들을 모아 그들만의 리그를 따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꿈의 리그를 만든다는 얘기죠. 강팀으로만 구성된 리그를 만들자는 얘기는 생각보다 꽤 오래됐습니다. 2000년에 'G-14'이라는 명문 클럽 협의체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슈퍼리그를 꾸릴 생각이었죠. 과거 AC 밀란의 구단주이자 이탈리아 총리였던 베를루스코니와 당시 UEFA 회장인 레나르트 요한손 등이 중심이 되어 구성했습니다. 

 

1. UEFA 챔피언스 리그와 G-14의 등장

미국 NBA, 메이저리그, NFL 등 스포츠와 미디어가 만나 커다란 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던 유럽 축구 구단들은 요한손 회장의 이른바 '미디어 라이브러리 구축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존 유럽 구단들의 축구 대회였던 '유러피언컵'이 'UEFA 챔피언스리그'로 재편됐고 각 리그 강팀이자 유력 구단들이 힘을 합치게 됩니다. 

클럽들은 '스포츠 중계 등으로 인한 수익 가운데 우리가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가'였습니다. 반면 유럽 축구 연맹(UEFA)는 '하나의 유럽 축구를 이어가면서도 유력 구단들의 이탈을 막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죠. UEFA 챔피언스리그는 그 고민과 타협의 산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 축구 연맹 회장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 축구 연맹 회장

 

2. 미셸 플라티니 회장의 '변방 정책'

하지만 요한손 회장과 경쟁하던 미셸 플라티니가 UEFA 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상황은 변합니다. 지네딘 지단 이전 프랑스 레블뢰 군단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선수이자, 유능한 행정가로 변모한 플라티니는 유럽 축구 연맹 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내놓습니다. 이른바 '변방 정책'이죠. 빅클럽, 빅리그와 유대를 강하게 키웠던 요한손과 달리, 플라티니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소 리그, 유럽 축구의 변방으로 불리는 국가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됩니다. 

플라티니 회장이 취임하면서 기존에 유럽 축구를 주도하던 빅리그, 빅클럽의 폐해를 강조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돈 많고 힘있는 구단이 유럽 축구를 자기네들 중심으로 좌지우지하면서 축구를 망치고 있다'라는 주장이죠.

생각보다 갈등은 아주 깊게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유럽 빅클럽들은 UEFA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면서 '대표팀 차출 선수 보상금 지급' 등을 요구하기도 하죠. A매치와 유럽 국가 대항전, 그외 대륙별 국가 대항전 출전 선수에 관해 유럽 축구 연맹이나 FIFA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주장입니다. 클럽 입장에서는 "우리 돈 주고 선수들에게 월급주고 고용하는데 대표팀에만 가면 선수도 못 쓰고 부상을 당하니 그에 관한 배상을 하라"는 말입니다. 물론 FIFA에 의해 묵살당했죠.

영국 프리미어 리그 아스날 구단의 유러피언 슈퍼리그 참가를 규탄하는 아스날 팬 / 출처 : 트위터
영국 프리미어 리그 아스날 구단의 유러피언 슈퍼리그 참가를 규탄하는 아스날 팬 / 출처 : 트위터

 

3. 결국 터진 유럽 빅클럽과 UEFA의 갈등

이야기를 듣다보면 빅클럽은 돈만 밝히는 집단이고 유럽 축구 연맹은 소수자를 보호하는 정의의 수호자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FIFA나 UEFA는 그리 깨끗한 집단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아시아 축구연맹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비리와 돈이 끊이지 않는 집단이죠.

플라티니 회장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직책을 이어오면서 빅클럽의 외형적 확대를 심하게 견제합니다. 돈을 더 쓸려고 하면 제재를 걸고,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있으면 없애려고 들었죠. 

개인과 단체 비리로 UEFA 수장이었던 미셸 플라티니와 FIFA 회장이었던 제프 블라터 등이 물러나게 됩니다. 빅클럽 입장에서는 악의 축이 사라졌지만 연맹의 기조는 계속 이어졌죠. 최근에는 유럽 국가 축구 대항전인 '유로 대회'외에 '네이션스 리그'라는 또다른 대회가 창설되면서 갈등에 불을 지핍니다.

 

  • 빅클럽의 주장

"축구의 산업화를 경계한다면서 결국 필요도 없는 대회들을 만들면서 연맹이 수익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변방 정책은 플라티니가 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개인적으로 내세운 전략에 불과하다"

"이미 축구라는 스포츠의 산업화가 상당히 많이 진행됐다. 말도 안되는 정의를 내세워 대세를 막을 수는 없다"

"우리는 자국 리그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대신 슈퍼리그를 통해 그 외연을 확장하고자 함이다"

 

  • UEFA의 입장

"유럽 축구 변방 국가와 리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빅클럽이 횡포를 부리면 돈 없고 힘 없는 구단과 리그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축구의 산업화가 심하게 진행되면 그건 돈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

"챔피언스리그를 훼손하려 한다. 또한 각국 리그를 부정하는 일이다"

 

4.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 발표 이후

지난 4월 19일 유러피언 슈퍼리그를 창설하겠다는 공식 발표를 합니다. 기존에 유럽 축구연맹이 좌지우지하던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오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보입니다. 

UEFA는 이에 "해당 대회에 참가하는 클럽의 선수들은 국가 대표에 차출될 수 없도록 하겠다"며 초강수를 두었죠. FIFA도 원칙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냈지만 언제든지 상황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2021년 5월 2일) 기준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클럽을 포함한 10개팀이 리그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전후로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구단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이기 때문이죠.

거대 금융 자본인 JP 모건을 비롯해 영국의 OTT DAZN이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거대한 돈잔치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 수익 증대를 원하는 빅클럽은 물론이고 JP 모건과 연계된 미국 구단주, 구단 인사들이 각 클럽을 움직였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클럽들 / 출처 : EPL 공식 홈페이지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클럽들 / 출처 : EPL 공식 홈페이지

 

5.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출범으로 본 유러피언 슈퍼리그 미리보기

 

🧦 TFL과 EPL 사이

EPL은 1992년 기존에 영국 축구 리그였던 '잉글리시 풋볼 리그(TFL)'를 대신하게 된 축구 리그입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큰 돈이 오가고 있었고 유럽 축구에서 위신이 실추됐던 영국 축구는 협회와 국가 차원에서 이를 타개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1988년 당시 아스날 부회장이던 데이빗 딘과 ITV 회장이었던 그렉 다이크가 만나 EPL에 관한 논의를 합니다. 당시 영국 내 빅클럽의 불만은 TV에 팔던 중계권료에 대한 차별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경기(빅클럽간의 경기)가 시청률이 높은데 왜 1부와 2부 리그 관계 없이 중계권료가 배분되는 것인가? 시청률의 중추를 담당하는 우리가 인센티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주장이었죠.

※ 실제 영국 축구 리그는 당시에도 주요 경기만 중계하고 나머지는 팬들이 직접 경기장에 가서 관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중계권 갈등과 ITV의 계략

그렉 다이크는 명문 구단이자 빅클럽인 아스날과 다른 구단들을 움직이면서 '리그 독점 중계권'을 따오겠다라는 입장이었죠. 구단들은 '당연히 중계권료가 높아지니 참가하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렉 다이크는 여기에 '빅클럽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따로 사겠다'라고 제안합니다. 

갈등이 빚어지자 ITV와 빅클럽 협의체는 당시 TFL을 관장하던 영국 프로 축구 연맹 대신 영국 축구 협회(FA)와 손을 잡습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연맹과 협회는 사이가 좋지 않은 편이죠. 영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FA를 중심으로 EPL이 결성됩니다. 이에 다른 풋볼리그 1부 팀들도 참가해 지금의 EPL이 만들어지게 되죠. 

중계권료를 똑같이 배분하고 생중계 횟수에 따라 약간의 차등배분을 섞는 방식으로 돈을 지불하기로 합니다. 이는 당시에 다른 리그에서는 볼 수 없던, 혁신적인 방식인 동시에 꽤 공평하게 돈을 나누는 형식이었죠. 이는 2021년 EPL이 세계 프로축구리그 1위에 오르는 역할을 하게 합니다.

 

💸 의외의 복병이 등장하다

반면 ITV는 중계권 싸움에서 복병을 만납니다. 말 그대로 밥상 다 차려놓고 뺏긴 셈이죠. 당시 중계권 입찰 경쟁에 세 기업이 참가합니다. ITV와 BBC, 그리고 BSkyB였습니다. BSkyB는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스카이 스포츠가 영국에 진출해 만든 기업입니다. 

앞서 언급한 PPV 시장이 활발한 미국과 달리 영국이나 유럽에는 그런 문화와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적자를 보게 되죠. 이에 기회를 잡은 BSkyB는 BBC에는 '매치 오브 더 데이'라는 하이라이트 중계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끌어들이고 토트넘과 같은 EPL 빅클럽을 끌어들여 중계권 입찰에 성공합니다.

우리가 스카이 스포츠, 일명 '접시 달린 케이블' 채널을 통해 영국 축구를 봤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미국과 달리 영국에서는 이에 관한 반감이 상당히 컸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나온 유러피언 슈퍼리그도 이와 같을 거라고 팬들이 더 거세게 반대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6. 다즌(DAZN)의 노림수와 역습 가능성

다즌은 영국에서 설립된 OTT 플랫폼입니다. 현재 20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죠. 다즌의 주요 콘텐츠는 스포츠입니다. 축구, 야구, 육상, 미식축구, 권투, 농구, 격투기, 사이클, E-sports, 모터스포츠까지 거의 모든 체육 종목을 중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축구의 경우 프로 경기는 물론이고 대륙별 대회, 여자 월드컵 등 FIFA 대회 중계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과 함께 독점 중계권을 소유하면서 자사 OTT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선 EPL 경우에서 ITV를 생각하면 될겁니다.

하지만 추후 리그가 창설되고 입찰 경쟁이 벌어질 때, 다즌이 중계권을 따올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거대 OTT인 넷플릭스, 한 때 JP모건과 협업하기도 했던 아마존 등이 중계권 입찰 경쟁에 뛰어들 수 있죠.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방송에 한정됐던 콘텐츠 영역을 스포츠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분명한건 머지 않아 스포츠도 OTT에서 보게 될 확률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종목과 리그를 어느 OTT에서 중계하냐에 따라 구독 선택지가 달리질 것으로 보입니다.


🧪 OTT 연구소는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영화 오리지널 시리즈를 추천해드리는 큐레이션 메일링입니다. 매주 한 개의 시리즈를 추천해드립니다. 뭘 볼지 모르겠다면 구독해주세요

OTT 연구소 전용 메일 : ottlab@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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