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T 연구소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사태로 인해 국내외 여러 영화제가 열리지 못했죠. 그래도 올해는 예년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조심스레 관객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2회 전주 국제영화제도 마찬가지죠. 아쉽게도 저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많은 영화팬이 축제의 현장에서 작품을 관람하고 있습니다.
서울을 벗어나 여행가기가 어려운 휴일이 많은 5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5월 5일 어린이 날에 소위 '날을 잡고 영화만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근처 사찰에서 비빔밥을 먹기 힘든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을 대비해 '영화 몰아보기' 후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팝콘과 탄산음료, 커피를 준비하시고 함께 몰아보기 여행을 떠나보죠.
💡 몰아보기 꿀팁
사람들은 가끔 시간이 많이 남는 휴일, 연휴 때 밀린 영화나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 가장 고민하는 게 '뭘 볼까'와 '얼마나 볼까'입니다. 이 두가지 문제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몰아보기를 하기 전에 준비해야할 기본적인 사항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음식이나 음료 준비 - 팝콘이나 그 외 음식, 음료, 안주, 술 등 기호에 맞게 준비합니다. 다만 보는 작품에 따라 길게 집중해야 하는 경우, 알콜은 피하도록 합니다. 극장과 달리 집에서 보면 화장실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편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죠. 그렇다고 꼭 준비해야 하는건 아닙니다. 영화볼 때 속이 더부룩하면 집중이 안되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 작품 상영시간 - 생각보다 상영시간은 중요합니다. 보던 작품을 중간에 끊고 갈지, 한번에 볼지를 결정하는 요소이죠. 혼자 볼 때는 내 맘대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만약에 지인이나 친구와 함께 본다면 적절한 인터벌(영화와 영화 사이 쉬는 시간, Interval)을 두는게 필요합니다.
- 체력과 집중력 - 자신의 체력과 집중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그에 맞춰 관람을 하는게 중요합니다. 소위 '몰아보기'는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TV, 노트북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보는 행위지만, 체력과 집중력, 힘이 많이 들어갑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다가 졸기 쉽죠.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를 다 봤는데 관람 후에 뭘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저 시간을 떼운 것에 불과하게 되니까요.
- 극장에서 몰아보기는? - 위에 적힌 요소들을 똑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음식은 조금 달라지죠. 쉬는 시간 없이 길게 상영하는 작품을 볼 때면, 음식을 가급적으로 준비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물론 상영 전에 온 몸에 있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수분을 뻬주는게 작품에 몰두하기 쉽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화장실을 가야하는 신호가 오면, 그 순간부터 몰입은 깨지니까요.
📼 작품 선정의 팁
🌗 1단계 - 영화와 드라마 가운데 선택하기
몰아보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건 작품을 미리 선택해두는 겁니다. 영화, 드라마를 섞어서 골라도 되고, 영화만 몰아서 보는 방법, 드라마 전체 시즌을 정주행하는 법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집중력, 체력 상태가 좋을 때 영화를 몰아보고,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질 때 드라마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드라마 한 시즌이 영화 한 편보다 길기 때문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국적에 상관없이 대부분 드라마는 짧게는 40분, 긴 경우 1시간 내외의 상영시간으로 구성됩니다. 광고, 엔딩 크레딧을 빼면 실제 상영분량은 더 줄어듭니다. 그래서 호흡이 짧죠. 한 시즌을 정주행할 때도 쉬는 시간이 많고, 집중해야하는 정도가 적기 때문에 훨씬 더 주의깊게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영화는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로 구성되고 중간에 끊어가며 보기도 애매합니다. 따라서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드라마 1회보다 긴편입니다.
🚩 2단계 - 너무 비슷한 장르를 한꺼번에 보지 마라
네. 맞습니다. 말 그대로 비슷한 장르, 느낌의 작품을 한꺼번에 몰아보지 말기를 권합니다. 책, 음악, 운동, 연애 네가지는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템포가 중요하다는 점이죠. 너무 느슨하게 진행되면 지루해지기 쉽고 반대로 그 속도가 빠르면 부담스럽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 여러편을 한번에 보게 되면, 그 작품들을 처음 봤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내용이 많지 않을 겁니다. 뒤죽박죽 섞일수도 있죠.
다만, 시리즈로 된 영화 여러 편을 이어서 보거나, 어떤 드라마의 시즌 전체를 보는건 다릅니다. 해당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거대한 시나리오와 흐름을 그려가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비슷하면서도 각 편의 호흡과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죠.
⛵ 3단계 - 다음 날도 휴일인가
'뭐 이런 것까지 신경써야 되는 거야?'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 영화 팬들은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입니다. 자본이 많아서 일하지 않고 소득을 올리고 계신 구독자 분이 계시다면 부럽네요. 저를 포함해 이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님들은 쉬는 날이 있더라도 그 다음날이 빨간 날인지 달력을 확인하는 미생인 경우가 많죠.
개인적으로 다음 날이 휴일이면 저녁에 작품을 몰아봅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낮 시간보다 밤 시간에 집중이 잘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일부 영화 팬들을 보면 올빼미 영화 관람이라고 해서 극장이나 영화제 기간 동안 심야에 잠 대신 3, 4편의 작품을 한 장소에서 몰아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꼭 밤에 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내가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 +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여가 시간'에 몰아보기를 권합니다.
🧭 몰아보기 계획표 예시
5월 5일 어린이 날, 이제 더이상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들은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스스로 선물을 주기로 하고 OTT를 주구장창 보게 됐습니다. 전날 홈트를 하다가 발을 다쳐서 꼼짝 않고 리모컨을 쥐고 있기 최적의 상태가 되었죠.
💍 반지의 제왕 전 편 + 호빗 전 편 몰아보기
대학교를 다닐 때 매년 하던 연례 행사가 몇 개 있었습니다. 코에이 게임 엔딩 다시 보기(끝판을 깼다는 얘기), 반지의 제왕 전편 다시보기, 10월이면 멜로 영화 몰아보기 등. 요즘은 바빠서 못하던 것을 지난 5일에 했습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최고의 판타지 영화죠. 제작한지 20년이 됐지만 그 구성과 몰입감은 여전합니다. 학창시절에는 확장판을 갖고 있던 친구 집에서 거의 15시간 정도 봤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에는 왓챠에 올라온 반지의 제왕과 호빗 전편을 한번에 봤습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상영 시간 기준으로 11시간 50분 정도 됐고, 호빗은 8시간 50분 정도 됐습니다. 여기에다가 엔딩 크레딧, 오프닝 영상에서 필요없는 부분을 스킵하니 각 시리즈 당 30분 정도씩 줄더군요.
반지의 제왕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봤습니다. 중간중간 식사도 하고, 운동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봤습니다. 참고하시고요^^ 그 이후 1시간 정도 쉬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호빗을 봤습니다.
작품 정보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호빗 - 뜻밖의 여정>,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호빗 - 다섯 군대의 전투> - 왓챠
감상평 : 제가 비슷한 영화 보지 말라고 말씀드렸죠? 호빗 볼 때는 거의 졸았습니다.
📺 드라마 한 시즌 + 영화 3편
영화 시리즈를 거의 이틀에 걸쳐서 봤습니다. 그런데 전날인 4일에도 영화를 봤던게 함정. 4일에 일이 없어 저녁 6시가 되기 전에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몰아보기 준비를 마쳤습니다.
드라마는 <러브, 데스, 로봇> 시즌 1을, 영화는 <썬더 포스>, <씨스피라시>, <사운드 오브 메탈>을 선정했습니다.
우선 드라마 <러브, 데스, 로봇>은 시즌 2가 곧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봤습니다. 나중에 이 작품을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재밌게 시청했습니다. 각 회차 시간도 짧고 내용도 강렬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죠. 시즌 1 전체 18화를 보는데 2시간 5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썬더 포스>를 봤어요. 멀리사 메카시와 옥타비아 스펜서 두 배우의 연기와 색다른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 시청했지만, 기대 이하였습니다. 물론 시간 떼우기에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와 아마존 오리지널 작품 <사운드 오브 메탈>을 이어서 시청했습니다. <씨스피라시>는 예전부터 보려고 했던 작품입니다. 논란이 많은 작품인 만큼 강렬한 느낌을 줬어요.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이거는 문제가 크게 되겠다'라는 지점도 있었습니다. 확실한건 영화를 보면서 '자극'을 느낄만한 부분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다큐멘터리에 관한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해서 각인시키는 효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 작품은 성공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다만, 중간에 다큐를 집어넣으니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큐멘터리 작품을 한번 다룰 생각입니다)
<사운드 오브 메탈>은 연기, 연출, 음향 모두 손색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 영화, 뮤지컬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무조건 보는 편이라는 점 감안하시고 판단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중간 중간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 오후 6시 ~ 다음 날 새벽 2시 정도까지 관람했습니다.
작품 정보
<러브, 데스, 로봇>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 <썬더 포스>, <씨스피라시>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 <사운드 오브 메탈>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감상평 : 숨쉴 틈을 주고 영화를 관람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몰아볼 때, 다큐멘터리는 흐름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잔잔한 템포를 원한다면 멜로를 보세요.
총 감상평 : 몰아보기는 한살이라도 어릴 때, 체력과 집중력이 좋을 때 하세요.
🧪 OTT 연구소는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영화 오리지널 시리즈를 추천해드리는 큐레이션 메일링입니다. 매주 한 개의 시리즈를 추천해드립니다. 뭘 볼지 모르겠다면 구독해주세요
OTT 연구소 전용 메일 : ottlab@kakao.com
메일링 링크 : https://maily.so/ottlab
연구소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ottlab/?hl=ko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