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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매출에서 이익이 난다는 말은, 아직 충분히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

퍼플렉시티가 자랑하는 '흑자 마진', 정말 건강한 걸까요?

2026.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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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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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지식토킹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주로 기술, 인문학,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들어가며

구독자님, 최근 퍼플렉시티(Perplexity AI)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는 모든 매출에서 긍정적인 총마진을 얻습니다.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요."

언뜻 듣기엔 대단한 얘기처럼 들려요. AI 스타트업 대부분이 적자에 허덕이는 판에, 매출 한 달러마다 이익이 난다고요? 그런데 바로 다음 문장이 묘했어요. "하지만 회사 전체적으로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두 문장의 조합에서 익숙한 패턴을 발견했어요. GTM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라 아직 스케일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고백에 가깝고 다음 투자라운드를 위한 IR 선언이에요. 오늘은 이 고백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AI 검색 플랫폼의 진짜 승부처가 어디인지 이야기해볼게요.

"모든 매출에서 이익" — 이 말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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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니바스의 주장을 숫자로 풀어볼게요. 퍼플렉시티는 2024년 매출이 약 3,400만 달러, 연간 현금 소진은 약 6,500만 달러였어요. 2025년 중반 기준 ARR[1]​은 약 1억 4,800만 달러로 급성장했고, 2026년 말까지 6억 5,600만 달러를 목표로 잡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숫자가 하나 있어요. 퍼플렉시티는 60%의 총이익률을 보고했는데, 이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이 나왔어요. The Information의 보도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2024년 AI 모델과 인프라 비용으로 약 5,70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 중 무료 및 체험 사용자를 지원하는 데 쓰인 3,300만 달러를 '매출 원가'가 아닌 'R&D 비용'으로 분류했어요. 만약 이 비용을 매출 원가에 포함시켰다면, 60%의 총이익률은 마이너스로 바뀌었을 거예요.

쉽게 비유하면 이래요. 카페를 운영하는데, 유료 고객에게 파는 커피는 확실히 이익이 나요. 그런데 매일 무료 시음용으로 나가는 커피 비용을 '마케팅 비용'으로 잡으면, 카페의 총마진은 화려해 보이겠죠. 문제는 그 무료 시음 비용이 유료 커피 매출보다 더 클 때예요.

스리니바스가 "모든 매출에서 이익을 얻는다"고 말한 건, 유료 고객만 놓고 보면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그건 이 비즈니스의 절반만 보는 셈이에요.

플랫폼 비즈니스의 익숙한 딜레마

이런 구조를 전에 본 적 있어요. 바로 Notion이에요.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고, 한 곳에서 다 해." Notion이 초기에 내세운 가치 제안이에요. 퍼플렉시티도 본질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검색, RAG[2]​, 오케스트레이션을 여러 모델에 걸쳐 라우팅하니까 효율적이다. 컨텍스트 스위칭[3]​을 줄여준다."

Notion 초기 all-in-one과 Context Switching을 강조했던 일러스트
Notion 초기 all-in-one과 Context Switching을 강조했던 일러스트

이런 '올인원 플랫폼' 가치 제안에는 뚜렷한 성장 패턴이 있어요.

초기: 무료 사용자를 대량으로 유입시키되, 비용은 고스란히 회사가 부담해요. 이 시기엔 매출 원가 구조가 "빵꾸"날 수밖에 없어요. Notion도 2018년 이전까지 완전 무료였고, 2020년에 다시 무료 플랜을 도입하면서 성장에 올인했어요.

전환기: 무료 사용자 중 일부가 유료로 전환하기 시작해요. 이때의 핵심 지표는 유료 전환율이에요. Notion은 1억 명의 사용자 중 약 400만 명이 유료 고객이에요. 전환율 약 4%죠. 그런데 그 4%가 연간 4억 달러의 매출을 만들어냈어요.

스케일 달성 후: 유료 사용자 풀이 충분히 커지는 순간,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붙어요. Notion은 2018년에 유료화를 시작한 직후 소규모 팀으로도 즉시 흑자를 달성했고, 이후 성장 투자를 위해 의도적으로 적자를 감수했어요.

퍼플렉시티의 현재 위치는 어디일까요? MAU[4]​ 3,000만~4,500만 명에 유료 전환율은 추정 2~3%예요. 이건 GTM 전략에서 아직 전환기 초입이라는 뜻이에요.

 제가 하는 일이 이런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Notion은 제 고객사였고, 생생한 이야기는 Youtube과 Speakerdeck 등에 있으니 언제든 보실 수 있어요! (무료로요!)

기능이 많다고 이기는 게 아니에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이 있어요. IT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기능의 양이 제품의 성공을 결정하지 않아요.

Notion이 좋은 예시예요. 출시 당시 기능만 놓고 보면 Evernote가 더 많았어요.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와의 호환성은 OneNote가 압도적이었고요. 그런데 Notion이 이긴 건 "사용자가 자기 방식대로 워크스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다"는 한 가지 경험 때문이었어요. 기능이 아니라 사용 경험이 승부를 갈랐어요.

퍼플렉시티는 지금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어요. Comet 브라우저, 쇼핑 허브, 이메일 어시스턴트, 건강 도구, 금융 분석, 특허 검색까지 — 기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어요. 스리니바스 본인이 "여러 모델을 라우팅해서 효율적"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겨요. 퍼플렉시티를 쓰는 사용자가 친구에게 뭐라고 소개할까요? "AI 검색인데, 출처도 보여줘서 좋아" — 이건 명확해요. 그런데 "브라우저도 되고, 쇼핑도 되고, 이메일도 읽어주고..." 이렇게 가면 메시지가 흐려져요.

AI 챗봇 시장에서 퍼플렉시티의 점유율은 약 6~8%예요. ChatGPT가 82%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퍼플렉시티가 기능 확장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요. 오히려 "검색은 퍼플렉시티가 최고"라는 하나의 확실한 인식을 심는 게 훨씬 중요해요.

엥? 에이전트 시대 아닙니까? 에이전트로 홍보하면 되죠! 아니에요. 퍼플렉시티가 지금 하고 있는 Compute나 출시하는 기능은 굳이 따지면 에이전트가 아니에요. Meta의 Manus나 Claude의 Dispatch, OpenClaw와 완전 다른 컨셉이에요. 오히려 전선을 계속 넓히고 있어요. 그리고 실제로 여러분 입장에서 에이전트를 사용해야한다면 무엇을 쓰시겠나요?

오스왈드의 시선

솔직히 말하면, 저는 스리니바스의 저 인터뷰를 들으면서 걱정이 앞섰어요. GTM 전략의 시선으로 보면, "우리는 벌어들이는 돈마다 이익을 얻고 있다"는 말은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내러티브로 읽혀요. 실제로 중요한 건 "충분히 많이 벌고 있는가"인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이거든요.

퍼플렉시티의 진짜 리스크는 마진이 아니에요. 세 가지가 더 걱정돼요.

첫째, 콘텐츠 저작권 소송이에요. 뉴욕타임스, 다우존스, BBC 등 주요 매체들이 줄줄이 소송을 걸고 있고, 퍼블리셔들과의 수익 분배 계약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법률 리스크가 아니라, 매출의 일정 비율이 영구적으로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적 비용이에요.

둘째, 광고 모델의 불확실성이에요. 2024년에 광고를 도입했다가 2025년 10월에 신규 광고주 계약을 중단했어요. 미디어 바이어들은 "낮은 규모, 불분명한 ROI, 비효율적인 CPM"을 이유로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어요.

셋째, 가장 본질적인 문제로 "왜 퍼플렉시티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아직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에요. 구글이 AI 검색을 강화하고, ChatGPT가 실시간 검색을 추가하고, 브라우저 안에서 AI가 기본 탑재되는 세상이 오고 있어요. 퍼플렉시티만의 대체 불가능한 경험이 뭔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범용성을 위해서라면 Google의 Gemini를 사용할 것이고, 탁월함을 위해서는 Claude를, 보편성을 떠올리면 ChatGPT를 쓸거에요. 광고주들 입장에서 생각해도 점유율이나 니치한 고객을 떠올려봐도 퍼플렉시티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에요.

제 경험상,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기능의 수가 아니라 '사용자가 돌아오는 이유'가 핵심이에요. Notion은 그게 "내 방식대로 모든 걸 조직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퍼플렉시티는 "출처가 달린 정확한 답"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브라우저, 쇼핑, 이메일까지 확장하면서 핵심 가치가 희석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마치며

개인적으로 퍼플렉시티가 자신들은 검색엔진이 아니라 정답엔진이라고 말했을 땐, 정말 뚜렷했고 무언가 될 것 같았어요. 지금은 사실... 전혀 모르겠어요. 부정적이기까지해요. 하지만, 응원해야겠죠?

퍼플렉시티의 "모든 매출에서 이익"이라는 주장은 유료 고객의 단위 경제만 보면 사실이에요. 하지만 회사 전체의 비용 구조와 유료 전환율을 함께 보면, 이건 건강의 증거가 아니라 아직 스케일에 도달하지 못한 플랫폼의 전형적인 중간 단계예요.

AI 플랫폼 경쟁에서 승부를 가르는 건 기능의 수나 모델 라우팅의 효율이 아니에요. "사용자가 이 제품을 왜 쓰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이유가 사용자에게 소문낼 만한 가치인가"예요.

다음에 AI 서비스의 재무 실적 발표를 보실 때, 총마진 숫자보다 한 가지를 먼저 확인해보시길 추천해요. "이 마진은 전체 사용자를 기준으로 한 건가, 유료 사용자만 기준으로 한 건가?" —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숫자 뒤의 맥락이 선명해져요.

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 The Information, "What's Helping Perplexity's 60% Gross Profit Margin", 2025년 5월. : 퍼플렉시티의 60% 총이익률 뒤에 숨겨진 회계 분류 논란을 다룬 심층 보도예요. 오늘 뉴스레터의 핵심 근거 중 하나예요.
  • Sacra, "Perplexity Revenue, Valuation & Funding", 2025. : 퍼플렉시티의 재무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 경쟁 구도를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리서치예요.
  • Contrary Research, "Perplexity Business Breakdown & Founding Story", 2025. : 비용 분류 논란과 퍼블리셔 소송 이슈를 사업 구조 관점에서 분석한 리포트예요.
  • Tomasz Tunguz, "Gross Profit per Token", 2025년 12월. : AI 기업들의 총이익률을 토큰 단위로 비교 분석한 글이에요. 퍼플렉시티가 매출 대비 밸류에이션 배수(222x)가 가장 높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배경 지식

 

각주

  1. [1] ARR (Annual Recurring Revenue): 연간 반복 매출이에요. 구독 기반 비즈니스에서 1년간 예상되는 정기 매출을 의미해요. 넷플릭스의 월 구독료 × 12개월 × 구독자 수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2. [2] 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AI가 답변할 때 외부 문서를 검색해서 참고하는 방식이에요. AI가 자기가 아는 것만으로 답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서 근거를 보강하는 거예요.
  3. [3] 컨텍스트 스위칭 (Context Switching): 여러 앱이나 도구를 오가며 작업하는 것을 말해요. 슬랙에서 메시지 확인하고, 구글 독스로 넘어가고, 다시 지라에서 티켓 확인하는 식이에요. 연구에 따르면 지식 노동자가 앱 간 전환에 연간 약 32일(근무일 기준)을 소비한다는 분석도 있어요.
  4. [4] MAU (Monthly Active Users): 월간 활성 사용자 수예요. 한 달 동안 한 번이라도 서비스를 사용한 고유 사용자 수를 의미해요. 앱을 깔아만 놓고 안 쓰는 사람은 빠지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 활용도를 보여주는 지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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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안광섭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OBF(Oswarld Boutique Consulting Firm) 리드 컨설턴트이다. 대학에서 경영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한편, 현장에서는 GTM 전략과 인공지능 전략 컨설팅을 이끌며 기술과 비즈니스의 접점을 설계하고 있다. AI 대화 시스템의 기억 아키텍처(HEMA) 연구로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매일 글로벌 AI 논문을 큐레이션하는 Daily Arxiv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KBMA와 기술경영전문대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호모 브레인리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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