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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바다 밑 케이블에서 머리 위 위성으로

전 세계 통신 인프라의 주도권이 통신사에서 빅테크로 넘어가고 있어요.

2026.05.06 |
from.
Kwangseob

들어가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4월 14일, 아마존이 위성 통신 기업 글로벌스타(Globalstar)를 약 116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어요. 주당 90달러, 전일 종가 대비 23.5% 프리미엄이에요. 그런데 이 뉴스에서 제가 주목한 건 인수가격이 아니에요.

발표문 한 줄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마존과 애플이 아이폰 및 애플워치의 위성 통신 서비스를 아마존 LEO[1]​가 담당하는 데 합의했다"는 부분이에요.

이건 단순한 위성 회사 인수가 아니에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먼저 바다 밑으로 내려가야 해요.

🌊 99%의 데이터가 지나는 길, 해저 케이블

1980년대부터 깔기 시작한 이 해저광케이블은 이제 200개가 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깔기 시작한 이 해저광케이블은 이제 200개가 넘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이메일, 영상통화, 금융 거래의 약 99%는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전달돼요. 위성이 아니에요. 전 세계 바다 밑에 깔린 570여 개의 광케이블이 대륙과 대륙을 잇고 있고, 매일 약 10조 달러어치의 금융 거래가 이 케이블을 타고 흘러요.

문제는 이 케이블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2012년까지만 해도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하는 해저 케이블 용량은 전체의 10% 미만이었어요. 지금은 약 66%예요. 이 네 기업이 소유하거나 지분을 가진 해저 케이블만 60개가 넘어요. 구글은 단독으로 33개의 해저 케이블에 투자하고 있고, 메타는 올해 100억 달러를 들여 5만km 길이의 '프로젝트 워터워스(Project Waterworth)' 케이블을 건설 중이에요.

한때 해저 케이블은 각국 통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투자하고 용량을 나눠 쓰는 구조였어요. 일종의 '공용 고속도로'였죠. 그런데 지금은 빅테크 기업이 자기 전용 도로를 직접 건설하는 시대가 됐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콘텐츠를 나르는 파이프까지 소유하게 된 거예요.

이 변화의 의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래요. 인터넷의 물리적 기반이 공공 인프라에서 사기업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거예요.

🛰️ 그런데 이제, 하늘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첨부 이미지

해저 케이블이 '바다 밑의 인터넷'이라면, 저궤도(LEO) 위성은 '하늘 위의 인터넷'이에요. 지구에서 약 500km 상공에 떠 있는 수천 개의 소형 위성이 전 세계에 인터넷을 쏴주는 구조예요.

지금 이 시장의 플레이어는 크게 셋이에요.

스타링크(SpaceX) : 압도적 선두주자예요. 2026년 4월 기준 궤도 위의 위성 수만 약 10,200기, 전 세계 가입자 1,000만 명 이상이에요.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고,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어요. 전 세계 활성 위성의 65%가 스타링크 위성이에요. 항공사(에어프랑스, 에어캐나다, 사우스웨스트), 해운사(머스크, 하팍로이드, 현대글로비스) 등과도 계약을 체결하며 B2B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어요.

아마존 LEO(구 프로젝트 카이퍼) : 오늘의 주인공이에요. 현재 궤도에 올린 위성은 약 211기로, 아직 스타링크와 비교하면 초기 단계예요. 하지만 글로벌스타 인수로 게임이 달라져요. 글로벌스타의 MSS 주파수 대역[2]​, 24기의 2세대 위성, 전 세계 20개 이상의 지상국, 그리고 무엇보다 애플과의 기존 협력 관계를 한꺼번에 확보하게 되거든요. 아마존은 여기에 D2D(단말 직접 연결)[3]​ 서비스를 추가해 2028년부터 차세대 D2D 위성 시스템을 배치할 계획이에요.

AST 스페이스모바일 : 통신사 연합군이에요. 보다폰, AT&T, 버라이즌, 라쿠텐 등 50개 이상의 통신사와 제휴하고 있어요. 스타링크이나 아마존 LEO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전용 단말기 없이 일반 스마트폰에서 바로 연결된다는 거예요. 위성 한 대의 안테나 면적이 약 223㎡(2,400sq ft)로 상업용 통신 위성 중 가장 크고, 2026년 말까지 45~60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다만 현실적으로는 일정 지연이 반복되고 있어 30기 정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 아마존-글로벌스타-애플, 이 삼각 구도가 중요한 이유

이번 인수에서 핵심은 주파수와 관계의 동시 확보예요. 저궤도 위성 사업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은 위성 자체가 아니에요. 무선 주파수 대역이에요. 글로벌스타가 보유한 MSS 스펙트럼은 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인가를 받은 주파수 자산이에요. 위성은 새로 만들 수 있지만, 주파수 대역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4]​ 조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돈만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죠.

참고로 애플은 아이폰14 이후로 위성통신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애플은 아이폰14 이후로 위성통신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이에요. 애플은 2024년에 글로벌스타에 약 15억 달러를 투자하며 지분 약 20%를 확보했어요. 아이폰 14부터 제공되는 위성 긴급 SOS 기능이 바로 글로벌스타의 위성망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었어요. 이번 인수로 아마존이 글로벌스타를 통째로 가져가면서, 아이폰의 위성 통신 인프라가 아마존 LEO 위에 올라가게 돼요.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에요.

  • 아마존: 주파수 + 위성 인프라 + 지상국[5]​ → LEO 사업 가속
  • 애플: 아이폰/애플워치의 위성 서비스 안정적 유지 + 아마존과의 전략적 제휴
  • 스타링크: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실질적 역량을 갖추게 됨

재미있는 건, 글로벌스타는 이전에 스페이스X와도 매각 논의를 했었다는 거예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팀 쿡 — 세 사람 모두가 탐냈던 자산이라는 뜻이에요.

🔑 진짜 질문: 누가 전 세계 연결의 백본[6]​을 소유하는가

여기서 한 발 물러서서 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패턴이 선명해져요.

바다 밑: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해저 케이블의 최대 투자자이자 소유자로 부상. 전 세계 해저 대역폭의 약 66%를 이들이 사용하고 있어요.


하늘 위: 스타링크(스페이스X), 아마존 LEO, AST 스페이스모바일 — 저궤도 위성 통신의 3대 플레이어가 모두 미국 기업이에요.

해저에서든 저궤도에서든, 전 세계 인터넷 인프라의 물리적 소유권이 소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에게 집중되고 있어요. 예전에는 각국 통신사들이 컨소시엄을 통해 명목상으로나마 분산 소유를 유지했는데, 이 구조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사업 이야기가 아니에요. 통신 인프라는 곧 안보거든요.

EU는 이미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요. 'IRIS2 프로젝트'를 통해 170여 개의 자체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고, 보다폰이 AST 스페이스모바일과 유럽 전용 위성 서비스를 위한 합작법인 SatCo를 만들었어요.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궈왕(国网) 프로젝트'로 약 13,000기의 통신위성을 독자 배치할 계획이에요.

오스왈드의 시선

솔직히, 이번 아마존-글로벌스타 뉴스를 보면서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어요. 인프라 사업에서 가장 강력한 전략은 항상 같았어요. "파이프를 소유하라." 콘텐츠 경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콘텐츠가 흐르는 파이프를 가진 쪽이 결국 게임의 룰을 정하거든요.

구글은 해저 케이블로 이걸 시작했고, 이제 아마존은 저궤도 위성으로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애플까지 끌어들이면서, '단말(아이폰) + 인프라(아마존 LEO)'라는 수직 통합[7]​ 구도까지 만들어졌어요.

한국의 현실은 좀 답답해요. 과기정통부가 2025년부터 3,200억 원 규모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ETRI와 KAI가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어요. 2030년까지 6G 표준 기반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올해 3월에는 '저궤도 위성통신 검토 전담반(TF)'도 발족했고요.

방향은 맞아요. 하지만 규모와 속도의 격차가 너무 커요. 스타링크은 이미 만 기 이상의 위성을 띄웠고, 아마존은 116억 달러짜리 인수를 단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6년에 걸쳐 위성 2기를 쏘겠다는 계획이에요. 이건 '추격'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까워요. 독자 기술력 확보와 동시에, 어디에 붙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함께 필요해요.

마치며

마치며, 저는 $ASTS로 많은 이익을 보았고, 이 분야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려요. 즉, 저도 편향적으로 이 분야를 보고 있을 수 있다는 거에요.(참고, 제 평단은 $18.35 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을 세 줄로 정리하면 이래요.

  1. 전 세계 인터넷 인프라의 물리적 소유권이 빅테크 기업에게 집중되고 있어요. 해저 케이블에서 시작해, 저궤도 위성까지.
  2. 아마존의 글로벌스타 인수는 '위성 회사 인수'가 아니라, 주파수·인프라·애플 생태계를 한 번에 확보한 통신 인프라 플랫폼 전략이에요.
  3. 이건 사업 경쟁을 넘어 통신 주권의 문제예요. EU, 중국은 독자 위성망을 구축하고 있고, 한국도 올해 첫걸음을 떼었지만 격차는 큰 상태예요.

다음에 비행기에서 와이파이를 쓸 때, 바다 한가운데서 메시지를 보낼 때, 그 데이터가 누구의 인프라를 타고 흐르는지 한번 떠올려 보세요. 그 질문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거예요.

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배경 지식

관련 영상

 

각주

  1. [1] LEO (Low Earth Orbit, 저궤도): 지표면에서 약 200~2,000km 사이의 궤도를 말해요. 우리가 흔히 아는 TV 중계 위성(정지궤도 위성)은 약 36,000km 상공에 있어요. 저궤도 위성은 이보다 훨씬 가까워서 신호 지연이 적고 빠른 인터넷 통신이 가능하지만, 지구를 빠르게 돌기 때문에 수천 기의 위성을 띄워야 안정적 서비스가 가능해요.
  2. [2] MSS 스펙트럼 (Mobile Satellite Service Spectrum): 위성을 통해 모바일 기기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할당된 무선 주파수 대역이에요. 쉽게 말하면 '위성 통신용 전파 면허'라고 생각하면 돼요. ITU6의 조율을 거쳐야 해서 돈만으로 새로 만들 수 없는 희소 자산이에요.
  3. [3] D2D (Direct-to-Device): 전용 안테나(접시)나 별도 장비 없이 일반 스마트폰으로 위성과 직접 통신하는 기술이에요. 기존 위성 인터넷은 집이나 건물에 수신 장비를 설치해야 했지만, D2D는 핸드폰만으로 가능해요. 아이폰의 위성 긴급 SOS가 D2D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4. [4] 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 주파수 배분, 위성 궤도 조율 등을 담당하는 UN 산하 국제기구예요. 무선 주파수는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나 국가가 특정 주파수를 쓰려면 ITU를 통한 국제 조율을 거쳐야 해요. 신규 위성 사업자가 주파수를 확보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이유예요.
  5. [5] 지상국 (Ground Station/Gateway): 위성과 지구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지상 시설이에요. 위성이 우주에서 받은 데이터를 지상의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중계소 역할을 해요. 글로벌스타는 전 세계 20개 이상의 이런 지상국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 인프라만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갖고 있어요.
  6. [6] 백본 (Backbone): 인터넷 트래픽이 오가는 핵심 간선망이에요.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도시 간 고속도로'에 해당하고, 우리가 쓰는 와이파이나 LTE는 '동네 골목길'에 가까워요. 해저 케이블과 저궤도 위성은 모두 이 백본 역할을 해요.
  7. [7] 수직 통합 (Vertical Integration): 제품이나 서비스의 공급 사슬에서 여러 단계를 한 기업이 직접 소유·운영하는 전략이에요. 예를 들어, 애플이 칩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매장 운영까지 직접 하는 게 대표적인 수직 통합이에요. 여기서는 아마존이 클라우드(AWS) + 위성 인프라(LEO) + 단말 생태계(애플 협력)를 함께 갖추게 된 구도를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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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안광섭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OBF(Oswarld Boutique Consulting Firm) 리드 컨설턴트이다. 대학에서 경영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한편, 현장에서는 GTM 전략과 인공지능 전략 컨설팅을 이끌며 기술과 비즈니스의 접점을 설계하고 있다. AI 대화 시스템의 기억 아키텍처(HEMA) 연구로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매일 글로벌 AI 논문을 큐레이션하는 Daily Arxiv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KBMA와 기술경영전문대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호모 브레인리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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