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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15화: 처음 보는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화가 두려운 내향인을 위한 대화 시작 가이드

2025.10.14 | 조회 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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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여러분의 말하기 고민, 김형이 직접 듣고 명쾌한 해답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구독자 여러분!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긴 연휴로 충분히 휴식을 취한 건 좋지만, 그래서 일이 더 손에 안 잡히는 부작용도 여럿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마음을 다 잡고 다시 업무에 잘 복귀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오늘은 많은 내향인 분들이 공감하실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만남의 첫 관문', 특히 평소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다가 갑자기 사교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의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그럼 오늘의 사연 먼저 함께 살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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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연


안녕하세요, 김형 님. 저는 평소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한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자주 만날 일이 없는데, 어쩌다 한번씩 업무상 미팅이나 네트워킹 행사 등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일이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인사를 나누고 '무슨 말을 꺼내야 하지?'하며 서로 눈치 보는 상황이 불편합니다.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고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요."

사업가, 심*진 님

 

 

원인 분석: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사실 저 역시 내향인이기에 보내주신 사연 내용에 매우 공감합니다. 평소 내면의 에너지를 쌓는 데에 집중하는 우리 내향인들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사교 활동에서 쉽게 기가 빨리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평소에 말을 잘 안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가, 그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에 놓이면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원치 않는 상황에 놓을 때가 많은데, 어쩌겠습니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듯 우리도 이 상황을 즐기기 위해서는 '대화의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문제 상황의 원인부터 살펴 보면, 새로운 만남에서 어색함을 느끼는 경우는 주로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대화 근육의 비활성화

사람을 자주 안 만나다 보니, 언어 능력이 살짝 퇴화한 것이죠. 우리가 어떤 기계도 안 쓰고 쳐박아 두면 녹이 쓸 듯이 말도 잘 안 하다 보면 언어 능력에 녹이 씁니다. 그러다 보니 급작스럽게 고려해야 하는 게 많아지는 대화 상황에 어쩔 줄 몰라하게 되는 것이죠. 턴테이킹, 즉 서로가 메시지를 주고 받는 대화 구조의 매커니즘은 고도로 조직화된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고 듣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고 표정을 읽는 이 복잡한 구조에 자주 노출되어야 이러한 과정이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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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와 영감 부족

대화에서는 이 두 가지 축이 중요한데요, 하나는 '초대(질문)' 다른 하나는 '영감(흥미로운 콘텐츠)'입니다. '초대'는 말 그대로 대화의 턴을 상대에게 넘겨 '당신이 말할 차례입니다.'라는 것을 알리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초대에 상대방이 응답하고 싶게 만드는 '영감'이 균형을 이뤄야 하죠. 여기서 둘 중 하나라도 균형이 기울게 된다면 대화는 멈춰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나 혼자 10분 동안 쉼 없이 말을 하거나, 뼛속까지 문과생에게 물리 법칙에 관해 말을 건낸다면 대화가 원활하지 않겠죠?

(사실 내향인들은 대화로 초대하기 전에 너무 완벽한 영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어, 애초에 초대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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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보호적 태도

아마 많은 내향인들께서 공감하실 내용인데요, 내가 던지는 말에 상대의 반응의 예측이 안 될 때. 그때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내가 이런 질문을 해도 괜찮을까?', '이렇게 대답하면 어떤 반응일까?' 등의 걱정이 나타나죠. 이러한 두려움, 걱정은 나의 체면을 보호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합니다. 그런데 평판을 좋게 하고 싶어 선택한 이 행위가 오히려 평판을 해칠 수 있다는 게 함정이죠. 이러한 방어적인 태도에서 눈 맞춤을 회피하거나 경직된 표정 등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비언어적인 요소는 상대에게 '당신과 대화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신호로 느껴지게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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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원인이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대화라는 건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학습이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대화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주늑 드실 필요 없습니다. 이제 원인을 알아 봤으니 해결책을 함께 살펴 보시죠.

 

 

말문이 막히는 내향인을 위한 '대화 근육' 강화 훈련


1/ 막힘 없는 대화 흐름 설계도: F-O-R-D(M) 형식 사용하기

대화 소재가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FORD라는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 형식은 보편적인 관심사를 체계적으로 순환시켜 어색한 침묵을 방지하는 일종의 '보험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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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화 흐름 유지의 황금 공식: '진술 + 질문' 기법

단순히 질문만 던지면 상대방은 '내가 지금 취조를 당하고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대'와 '영감'의 균형을 맞춰야 하죠. 그 균형을 맞추는 공식이 바로 '진술+질문'입니다.

 

  1. [진술] 나의 간단한 경험이나 정보를 먼저 공유합니다. (상대방에게 '영감' 제공)
  2. [질문] 상대방에게 관련된 질문을 던지며 발언권을 넘깁니다. (상대방에게 '초대' 제공)

 

(예) "저는 이 행사 때문에 여기 처음 와 봤는데, 공간이 멋지네요. 혹시 여기 와 보신 적 있나요?"

(예) "저는 요즘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혹시 배우고 있는 언어 있으세요?"

 

이 공식은 나에 관한 정보를 주어 질문과 연결을 구축하는 동시에,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어 진정한 관심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랍니다.

 

3/ 침묵 받아들이기: '10초 카운트'로 턴테이킹 리듬 되찾기

어색한 침묵은 구조적 실패와 심리적 불안감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내향인은 불안해서 말을 쏟아내기보다, 침묵을 수용하는 능력을 키워 대화의 주도권을 심리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이렇게 해 보세요: 10초 카운팅 및 환경적 수리
    • 대화가 멈추면 속으로 깊게 숨을 쉬면서 '하나, 둘, 셋,,,'하고 10초까지 천천히 세어 보세요. 이 시간을 통해 심리적인 불안함을 해소하고, 동시에 다음 턴테이킹의 순서를 상대에게 넘기는 구조적 시간을 제공합니다.
    • 만약에 침묵이 너무 길어진다면, 주변 환경을 언급하며 새로운 주제를 던져 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막힌 대화의 흐름을 복구해 주는 이른바 '비상 탈출구' 역할을 해 줍니다.
    • (예) "저기 나오는 음악이 좋네요. 평소에 어떤 음악 즐겨 들으세요?", "이 조명 되게 예쁘네요. 평소에 조명에 관심 있으신 편이세요?" 등

 

 

마치며


심*진 님, 그리고 모든 구독자 여러분! 오늘 저희가 배운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팁들은 분명 낯선이와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에 도움이 될 거예요. 하지만 코치로서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를 한 가지만 더 해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스몰토크를 잘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건 '나의 마음의 안정과 여유', 즉 '내가 행복한가'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 즐겁고 행복해야만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보내는 비언어적・언어적 신호가 잘 들어오고, 그 신호를 토대로 센스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근데 내가 힘들고 지치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어줄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레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게 되거든요. 요즘 현대인들이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자기중심적인 대화를 하는 것도 바로 이 '마음의 예비 연료' 부족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대화를 잘 시작하기 위해 거창한 목표보다는, 소소하지만 내 삶 속에서 즐거운 포인트를 찾아서 하나씩 늘려가 보시길 바랍니다. 내 삶이 행복해지면, 여러분의 목소리 톤과 표정, 그리고 대화의 내용 자체가 '나는 흥미로운 사람이에요'라는 강력한 비언어적 초대장이 될 거거든요.

 

[ 오늘의 레터 한 줄 요약 ] "'진술 + 질문 공식'과 'FORD 템플릿'으로 대화의 흐름을 설계하고, 내 삶의 행복을 통해 대화의 여유를 다지세요!"

 

그럼 이제 배운 내용을 작게나마 활용해 보세요. 길에서 마주친 이웃이나 식당 안에서 마주한 사장님 그리고 편의점에서 마주한 종업원 등 저위험 상황에서의 대화부터 시작해 보시면, 여러분의 대화 근육을 꾸준히 유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파이팅! 🙏

 

말하기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김형의 스피치 상담소'로 사연을 보내 주세요. 여러분의 고민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및 같이 보면 좋을 자료


송민우. (2024). 내성적인 사람도 문제 없는, 끊기지 않고 스몰토크 잘하는 방법 6. GQ Koreahttps://www.gqkorea.co.kr/2024/07/07/내성적인-사람도-문제-없는-끊기지-않고-스몰토크-잘/

퍼블리. (n.d.). 팀장을 위한 상황·소재별 스몰토크 50개 모음. https://publy.co/content/6928

Julia Martins. (2025). Effective active listening: Examples, techniques & exercises. Asanahttps://asana.com/resources/active-listening

Stillman, J. (2023). Learn the FORD method and you’ll never struggle to make small talk again. Inchttps://www.inc.com/jessica-stillman/learn-ford-method-never-struggle-small-talk.html

Yuko, E. (2024). Use the 'FORD' method to master small talk. Lifehackerhttps://lifehacker.com/health/master-small-talk-ford-method

 


 

앞으로 매주 목요일 20시에 발행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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