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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12화: 불안한 시선 처리, 이렇게 바꿔 보세요

자연스러운 눈맞춤을 만드는 세 단계 연습

2025.09.23 | 조회 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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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여러분의 말하기 고민, 김형이 직접 듣고 명쾌한 해답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김형입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환절기다 보니 여러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모쪼록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사연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법한 내용입니다. 발표나 대화할 때 '시선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고민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저 사람은 어디 보고 이야기하는 거지?"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거나, 반대로 "내가 지금 어딜 보고 있지?"하는 생각에 어색함을 느껴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원인부터 해결 방안까지 자세히 안내 드릴 테니 잘 읽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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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연


안녕하세요, 김형 님. 저는 발화량은 많은데, 핵심 내용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말을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 말의 구성이 구조화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말에 집중하느라 시선 처리를 이상하게 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고민입니다.

30대 직장인, 김** 님

 

 

시선 처리의 심리학적 원리


1. 뇌과학이 말해주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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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선은 단순히 '어디를 보는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 과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눈을 맞출 때 뇌에서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사회적 뇌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뇌 영역들이 동시에 작동하며, 무의식적으로 호감과 신뢰감을 증가시키는 것이죠.

놀랍게도 실제 눈을 맞추는 행위는 대화 시간의 단 3.5%만 일어납니다. 이렇게 짧은 순간임에도 상대방과의 관계, 신뢰도, 소통 효과 등을 크게 좌우할 수 있는데,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눈을 맞추는 것에 부담을 많이 느끼기도 합니다.

 

2. 눈동자가 말해주는 마음의 언어

 

신경언어프로그래밍(NLP; Neuro Linguistic Programming)에서의 '눈동자 접근 단서' 이론은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사람의 눈동자는 특정 정보를 처리할 때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인데요, 눈동자의 움직임별 심리적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 위쪽: 시각적 정보 처리(과거 이미지 화상 또는 미래 상상)

       (예) "지난 주말에 입었던 옷 색깔이 뭐였지?", "새로 이사갈 집의 인테리어는 어떨까?"

  • 수평: 청각적 정보 처리(들었던 소리 기억 또는 상상)

       (예) "그때 그 친구가 뭐라고 했더라?", "다음 발표 때 어떤 식으로 말하면 좋을까?"

  • 아래쪽: 내면의 대화나 신체적 감각에 집중

       (예) "이걸 살까 말까?",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은데,,,"

 

물론 이는 참고용으로 살펴 볼 내용이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실제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상대가 자신의 말을 믿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눈을 똑바로 응시하기도 하거든요. 따라서 시선을 포함한 몸짓언어(바디랭귀지), 대화 내용 등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왜 눈맞춤이 이렇게 어려울까요?


1. 눈맞춤의 황금비율, '소금 간 맞추기'의 원리

눈맞춤은 마치 음식에 소금 간을 맞추는 것처럼 적당한 균형이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눈맞춤은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너무 적으면 진심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죠. 바로 이 균형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눈맞춤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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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많은 눈맞춤: 상대방에게 무례하고, 적대적이며, 위협적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 너무 적은 눈맞춤: 불편하고, 준비되지 않았으며, 진실하지 않다는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한 대형 병원에서 환자 불만사항을 분석한 결과, 10건 중 9건에서 "의사가 눈을 안 봐서 관심이 없어 보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적당한 눈맞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줍니다.

 

2. 뇌가 너무 바빠져서 발생하는 인지적 과부하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시선 처리가 어려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때 시선을 피하는 것은 뇌가 인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무의식적인 반응입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악순환을 만듭니다.

  • 악순환의 고리: 생각이 복잡해져서 눈맞춤을 못하게 되고, 눈맞춤을 못하는 내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져 걱정이 커집니다. 이 걱정은 다시 뇌를 더 바쁘게 만들어 눈맞춤을 더욱 어렵게 만들게 됩니다.

 

3. 문화적 배경에 따른 눈맞춤의 차이

문화적 배경에 따라 눈맞춤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다음은 Ellsberg, M. (2010)에서 각 문화별로 눈맞춤의 차이에 관해 언급한 내용입니다.

 

  • 한국: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존경의 의미로 연장자나 상사와의 눈맞춤을 피하는 것이 예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를 불성실하거나 무례하다고 오해할 수 있어요.
  • 미국 내 차이: 미국 내에서도 흑인이나 히스패닉계는 백인과 다른 눈맞춤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잘 교육받은 히스패닉 여성은 친척이 아닌 남성과 눈맞춤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여겨지지만, 백인 매니저는 이를 거짓말하는 것으로 오해해 여직원을 해고한 사례도 실제로 있습니다.
  • 그 외 문화권: 브라질에서는 지위나 나이가 다른 사람과 눈맞춤을 피하지만, 아랍, 라틴,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은 긴 눈맞춤을 하는 경향이 있어 북미인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요. 또한, 일부 아프리카나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긴 눈맞춤을 "화나거나 반항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눈맞춤은 문화적 맥락에 따라 매우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자연스러운 눈맞춤을 위한 세 단계 해결법


1. '음식 간 맞추기'로 균형 잡힌 시선 찾기

너무 과한 눈맞춤은 공격적으로 느껴지고 너무 부족한 눈맞춤은 소통을 단절시킵니다. 눈맞춤은 마치 음식에 간을 맞추는 것처럼, 상대방과의 관계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1) 31%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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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ilton, C. M. (2017)에 따르면, 두 사람이 대화할 때 서로 눈을 마주치는 시간은 전체 대화 시간의 단 3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짧은 시간이 관계와 신뢰가 좌우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화의 흐름에 따라 시선 배분을 다르게 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는 더 많은 시간 눈을 맞춰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말할 때는 조금 적은 시간 눈을 맞추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말 시작할 때는 잠시 시선을 피했다가, 중간중간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하고, 말이 끝날 때 다시 눈을 맞추며 피드백을 요청하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2) 삼각형 눈맞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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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눈맞춤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상대방의 양쪽 광대, 인중을 번갈아 바라보는 '삼각형 눈맞춤법'을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은 여러분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느끼지만, 여러분은 심리적인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시선 처리의 힘은 그림에서도 작용합니다. 실제로 Pönkänen et al.(2011)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마주하고 있을 때, 상대방의 정면 응시(direct gaze)에 대해 뇌가 훨씬 더 강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2. '구조화된 말하기'로 시선 처리 부담 줄이기

즉흥적인 말하기는 뇌의 인지적 과부하를 일으켜 시선 처리를 어렵게 합니다. 말을 구조화하는 연습을 통해 뇌의 부담을 줄이면, 시선 처리에도 여유가 생깁니다.

 

(1) 핵심-이유-사례-결론 구성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때, 먼저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제시하세요. 그 다음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들어 주시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결론을 정리하면 됩니다. 이렇게 미리 구조를 정해두면, 말하는 동안 뇌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는 대신, '다음 단계는 뭐지?'라고 생각하게 되어 훨씬 부담이 줄어듭니다.

 

(2) 마음을 담은 따뜻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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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포용적인 시선(embracing gaze)'을 보내는 연습을 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레이저처럼 뚫어지게 보는 시선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부드러운 시선은 여러분의 불안함을 숨기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점진적 실전 훈련'으로 시선 근육 키우기

(1) 실전 훈련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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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단계) 거울 속 자신과 대화하기: 거울을 보며 자신의 눈빛과 표정을 관찰해 보세요. 자신의 눈을 마주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 (2단계) 친한 사람부터 시작하기: 긴장감이 덜한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며 의식적으로 눈맞춤을 연습하세요. 이 과정에서 '3초 법칙'을 적용해 보면 좋아요.
  • (3단계) 일상 속 작은 도전하기: 카페나 상점에서 계산할 때 직원과 짧게 눈을 마주치며 인사해 보세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짧은 눈맞춤은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2) 상황별 맞춤 전략

  • 1:1 대화: 상대방의 눈-코-입-턱 순서로 부드럽게 시선을 이동하며 얼굴 전체를 바라보세요. 한 곳만 응시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입니다.
  • 소규모 그룹: 한 문장이나 하나의 의미 단위가 끝날 때마다 한 사람씩 바라보세요.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 대규모 발표: 청중을 3개 구역으로 나누고, 지그재그나 삼각형 모양으로 시선을 골고루 분배하며 모든 사람에게 의미 있는 눈맞춤을 시도해 보세요. 뒷자리에 앉은 사람까지 신경 쓰면 청중 전체를 아우르는 연사로 보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눈맞춤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조금씩 고쳐나간다면 충분히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눈맞춤의 힘은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생존 패턴과 연결되어 있는데요, 어린 아이 시절 눈맞춤을 잘하는 아이가 더 많은 관심과 돌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은 여전히 성인이 된 우리의 뇌 속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씩 나아지는 여러분 모습을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진정성 있는 눈빛이 누군가에게는 무척 따뜻한 위로가 될 거예요.

오늘부터 여러분의 일상에서 작은 눈맞춤을 시작해 보시길 바라며, 오늘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참고문헌


  • Akechi, H., Senju, A., Uibo, H., Kikuchi, Y., Hasegawa, T., & Hietanen, J. K. (2013). Attention to eye contact in the West and East: Autonomic responses and evaluative ratings.PLoS ONE,8(3), e59312.
  • Ellsberg, M. (2010). The power of eye contact: Your secret for success in business, love, and life. Harper Paperbacks.
  • Goman, C. K. (2014, August 21). Fascinating facts about eye contact.Forbes. Retrieved from https://www.forbes.com/sites/carolkinseygoman/2014/08/21/facinating-facts-about-eye-contact/
  • Hamilton, C. M. (2017). Communicating for results: A guide for business and the professions. Cengage Learning.
  • Pönkänen, L. M., Alhoniemi, A., Leppänen, J. M., & Hietanen, J. K. (2011). Does it make a difference if I have an eye contact with you or with your picture? An ERP study.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6(4), 486–494.
  • Samovar, L. A., Porter, R. E., McDaniel, E. R., & Carol, C. (2015). Communication between cultures. Wadsworth.
  • Senju, A., & Johnson, M. H. (2009). The eye contact effect: Mechanisms and development.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3(3), 127-134.
  • Wieser, M. J., Pauli, P., Alpers, G. W., & Mühlberger, A. (2009). Is eye to eye contact really threatening and avoided in social anxiety? An eye-tracking and psychophysiology study. Journal of Anxiety Disorders, 23(1), 93-103.

 

앞으로 매주 목요일 20시에 발행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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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카보카의 프로필 이미지

    보카보카

    0
    3 months 전

    선생님 읽으면서 하나씩 상상하고 따라해봤는데 정말 유용한 것 같아요!! 앞으로 스피치할 때, 1대1 대화에서 모두 잘 활용해 봐야겠어요😊 지난 번에 도전해 보라고 추천해 주신 오바마 자세는 아주 효과적이었답니다 ㅋㅋ 덕분에 대화가 아주 중요했던 미팅을 자신있는 태도로 무리없이 잘 끝냈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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