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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수십 개의 눈동자가 무서운 여러분께

떨지 않고 시선을 사로잡는 '눈맞춤'의 기술

2025.12.11 | 조회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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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여러분의 말하기 고민, 김형이 직접 듣고 명쾌한 해답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김형입니다.

한 주 동안 별일 없으셨나요?

제가 수업을 하면서 수강생 분들께 가장 자주 듣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도대체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입니다. 발표 불안을 가진 분들 중 상당수가 목소리 떨림보다 '시선 처리'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곤 하죠.

오늘 <김형의 스피치 상담소>에서는 발표만 하면 허공을 보거나 땅만 보게 된다는 구독자님의 사연을 가져왔습니다. 만약 여러분도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는 게 '숙제'처럼 느껴진 적이 있다면, 오늘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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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형 님. 저는 회사에서 발표할 일이 생길 때마다 도망치고 싶은 3년차 직장인입니다.
대본도 외우고, 슬라이드도 열심히 만들면서 발표 준비를 정말 철저히 하는데, 막상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합니다.
저도 모르게 발표 스크린만 보고 이야기한다든지 바닥을 쳐다 보면서 발표를 마치곤 합니다. 가끔 용기를 내서 청중을 보면, 무표정한 얼굴들에 너무나 주눅들어 준비한 말도 꼬입니다.도대체 다수의 청중 앞에서 시선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원, 김*우 님

 

시선 회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이다


민* 님, 그리고 같은 고민을 갖고 계신 구독자 여러분. 일단 안심하셔야 할 건 이게 여러분이 문제여서 그런 게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아래에서 좀 더 구체적인 원인을 말씀드려 볼게요.

 

1/ 우리의 뇌는 시선을 공격으로 오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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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의 편도체는 타인의 직설적인 시선을 '사회적 신호'가 아닌 '잠재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시 시대에는 맹수나 적이 나를 빤히 쳐다 보는 게 곧 공격 신호였으니까요. 그래서 긴장되는 상황에서 시선을 피하는 건 어찌 보면 본능적인 회피 반응입니다.

 

2/ 조명 효과(Spotlight 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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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는 '조명 효과'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마치 무대 위 조명을 받는 주인공처럼 청중이 나의 작은 실수나 떨림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근데 사실 청중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표자의 말에 공감을 해도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무표정하게 있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근데 우리는 그러한 신호들을 보고 '내가 별로인가?'하는 마음에 지레 위축되곤 합니다.

 

청중을 장악하는 실전 시선 전략 3가지


오늘은 1:1 상황이 아닌 수십 명의 청중 앞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 세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방법들로 여러분들의 불안함을 가라앉히고 시선의 주도권을 가져 오시기 바랍니다.

 

1/ 청중이 너무 많아 압도된다면? '구역 나누기 및 중앙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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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원을 다 보려고 하면 당연히 떨리고 무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청중을 하나하나 보는 것이 아니라 덩어리로 나누어 쪼개야 합니다.

  • 방법: 청중을 마음 속으로 4개의 구역(왼쪽 앞/뒤, 오른쪽 앞/뒤)으로 나눕니다. 그러고 나서 각 구역의 정중앙에 앉은 한 사람만 쳐다 보세요. 그러면 그 사람 주변에 앉은 사람들까지 '발표자가 나를 보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포인트: 4개 구역의 중앙에 있는 사람 4명만 정해두고, 그 4명만 번갈아 가며 쳐다 보세요. 수십 명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 4명과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2/ 어디를 볼지 모르겠다면? 'Z-패턴'을 그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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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을 멍하니 보거나 두리번거리면 산만해 보입니다. 시선이 이동할 '경로'를 미리 설정해두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게 훨씬 마음 편합니다.

  • 방법: 청중의 [맨 뒤 왼쪽 → 맨 뒤 오른쪽 → 대각선으로 내려와 맨 앞 왼쪽 → 맨 앞 오른쪽] 순서로, 알파벳 'Z'를 크게 그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 포인트: 너무 빠르게 휙휙 지나가면 안 됩니다. 각 지점에서 3~5초(한 문장 말할 동안) 정도 머물렀다가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하면 청중 전체를 골고루 챙기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3/ 눈 마주치면 머리가 하얘진다면? '내 편'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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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다 보면 팔짱 끼고 있거나 무표정한 사람이 꼭 눈에 들어오죠? 그 사람만 보고 있으면 당연히 말문이 턱 막히게 됩니다. 그럴 때는 그와 반대로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찾아 보세요.

  • 방법: 발표 시작 전이나 초반에, 고개를 끄덕여 주거나 미소를 띠고 있는 '호의적인 청중'을 딱 한두 명만 찾으세요.
  • 실천: 긴장될 때마다 그 사람을 쳐다보세요. 그 사람의 긍정적인 반응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닻(Anchor)' 역할을 합니다. 무서운 표정을 짓는 사람은 철저히 무시하고, 내 편인 사람만 보면서 발표를 끝마치시면 됩니다.

 

보너스 팁 / 발표 전 5분, '친구 만들기'로 장벽을 낮추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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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을 내릴 사람이 안 보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발표 전에 직접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전문 연사들이 자주 쓰는 방법이 바로 이 '친구 만들기'라는 기법입니다.

  • 방법: 발표 시작 전, 일찍 도착한 청중에게 다가가 가벼운 인사를 건네거나 짧은 대화를 나눠 보세요.
  • 효과: 이렇게 인사를 트면, 그 청중은 더 이상 두려운 '낯선 타인'이 아니라 나를 아는 '지인'으로 변합니다. 발표 중에 그분과 눈이 마주치면 훨씬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분도 고개를 끄덕여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렇듯 시작 전에 나눈 짧은 대화가 여러분께 최고의 안정제가 되어줄 겁니다.

 

마치며


민* 님, 시선 처리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연습하는 '기술'입니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고, 오늘 배운 대로 Z자를 그리면서, 내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는 딱 한 사람만 보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무대에 올라가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발표 5분 전, 앞자리에 앉은 분께 "안녕하세요, 오늘 잘 부탁드려요."라고 말 한 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I 성향인 분들에게는 그 자체가 큰 용기지만 그 용기가 민* 님의 발표를 180도 바꿔놓을 겁니다.

그럼 오늘도 자신감 있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참고문헌


  • Binetti, N., Harrison, C., Coutrot, A., Johnston, A., & Mareschal, I. (2016). Pupil dilation as an index of preferred mutual gaze duration. Royal Society Open Science, 3(7), 160086.
  • Gilovich, T., Medvec, V. H., & Savitsky, K. (2000). The spotlight effect in social judgment: An egocentric bias in estimates of the salience of one's own actions and appear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8(2), 211–222.
  • Schneier, F. R., Kent, J. M., Star, A., & Hirsch, J. (2009). Neural circuitry of submissive behavior in social anxiety disorder: A preliminary study of response to direct eye gaze. Psychiatry Research: Neuroimaging, 173(3), 248–250.
  • Schneier, F. R., Rodebaugh, T. L., Blanco, C., Lewin, H., & Liebowitz, M. R. (2011). Fear and avoidance of eye contact in social anxiety disorder. Comprehensive Psychiatry, 52(1), 81–87.

 

앞으로 매주 목요일 20시에 발행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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