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이젠 정말 가을이 찾아왔어요🍁
-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제토입니다. 지난 2주 간, 출장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글 쓰기를 미뤘습니다. 갑자기 웬 출장이냐고 생각하시겠지만요. 요즘 제 일상은 단조롭지만 재미있어요. 스포츠 PR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거든요. 아마 오래전부터 구독해 오신 분은 제가 스포츠를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을 아실 거예요.
레터에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상반기에는 취업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면 싫어진다고 하던데’ 같은 생각들 때문에요.
사실 저는 생각을 순간순간 잘 바꿔서 스트레스를 자주 받는 성격은 아닌데요. (합리화로 멘털 관리를 하는 편 ㅎㅎ) 30개가 넘는 서류에서 탈락하고 2번의 최종 면접에 가게 되었을 때는 거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내가 붙는 회사가 나랑 잘 맞는 회사겠지’, ‘나를 회사에 맞춰 바꾸지 말고, 맞는 회사를 찾자’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회사의 인재상에 맞게 제 모습을 꾸며도 자꾸 불합격했거든요.
지난 두 번의 인턴 경험에서 알게 된 건 저에게는 ‘팀 분위기’와 ‘자유로운 복장’이 꽤 중요하다는 거예요. 조금 뜬금없는 조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저라서 앞서 언급한 저 두 가지 요소가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그래서 면접 때마다 저도 이 조직의 분위기를 추측해 보는 시도도 조금씩 했었습니다. 첫 번째 면접을 보았던 회사는 대기업이었지만 야근이 많다고 했고 마초 문화인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불합격하고 나서도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 면접을 본 곳이 지금의 회사인데요.
제목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면요. 아직은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를 꾸며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좋습니다. 주변 동료 모두 스포츠를 사랑하고 각자 좋아하는 종목이 있어요. 저는 스포츠 전반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제가 모르는 종목에 관해 물어보면 동료들이 신나게 알려주니까 재미있어요. 더 알고 깊게 좋아할수록 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물론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요. 지난 3달간 3개의 스포츠 이벤트 관련 일을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 현장에 함께할 수 있음에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일과 관련된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면 저도 미래에는 이 일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취미는 취미로 남겨 뒀어야 한다고 후회할지도 모르고요. 이제 시작한 일이라 확신할 수 없지만 우선 지금은 일을 좋아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즐거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제 취향을 오래 공유했던 공간이라서 여러분께는 바뀐 근황을 공유해 드리고 싶었어요. 구독자님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 진실은 언제나 하나! ☝🏻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저는 요즘 첩보원 마냥 숨어 다니며 지내고 있어요. 최대한 제 예민한 감각을 자극하는 것들을 차단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는 이웃들은 물론 고맙지만, 그런 최소한의 관심조차 피하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스톤타운은 빽빽한 골목들로 이뤄져 있는 곳이라, 어느 길로 가든 이어져 있어서 조금만 돌아가면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을 수 있거든요.
최대한 현재에 감사하고, 집중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토록 단조롭고, 새로운 자극은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을 찾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래부터 좋아하던 것에 대한 애정만 유지하며 새로움 없이 지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차에 들려오던 단비 같은 소식이 있었으니…바로 넷플릭스에서 <크라임씬 제로>가 공개된다는 사실! 심지어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던 멤버 구성으로요. 사실 저는 크라임씬을 보기 위해 티빙을 결제할 정도로 이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거든요. 이번에도 오직 크라임씬 때문에 오랜만에 넷플릭스에 로그인을 해봤답니다. 지난 리턴즈 때도 세트 규모나 퀄리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세트 안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한강이 등장하는 등 생각보다 더 커진 스케일에 더욱더 만족하고 있어요.
대탈출이나 여고추리반 같은 다른 추리 예능도 좋아했지만, 추리 예능의 근본은 역시 크라임씬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프로그램들이 팀플레이 중심의 스토리형이라면, 크라임씬은 각자가 캐릭터를 맡아 몰입하는 롤플레잉형이자 개인전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각 플레이어가 맡은 캐릭터마다 용의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고, 이 스토리들이 굉장히 흥미진진해요. 증거와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일명 '죽딴죽' “맞아, 내가 죽이려고 했어! 그런데 딴놈이 먼저 죽였어!” 같은 복잡한 케이스도 등장해서 더욱 흥미롭게 사건을 추리해 볼 수 있습니다. 추리, 연기, 예능이 동시에 필요한 프로그램인 만큼,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소화했는지도 사건의 재미를 좌우하는 중요한 포인트에요. 크라임씬의 유일무이한 원년 멤버인 아나운서 박지윤이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이 삼박자를 완벽히 맞춰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크라임씬의 또 다른 매력은 무거운 사건 속에서도 예능을 잃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살인사건이라는 소재 자체는 상당히 어둡고 무거운데,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덕분에 예능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아요. 골 때리는(?) 캐릭터들도 종종 등장하는데요, 특히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번 시즌 복귀하게 된 배우 김지훈의 캐릭터들이 주로 그런 결이었어요. 오타쿠, 대머리, 간첩…말만 들어도 황당한 캐릭터들을 찰떡같이 소화해냈죠. 중년의 장진 감독이 20대 아이돌 역할을 맡을 때도 그랬고요. 이 묘한 균형이야말로 크라임씬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리턴즈의 ‘교주살인사건’에서 주현영이 연기했던 ‘주모던’ 캐릭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크라임씬의 피해자들은 절대, 절대 무고하지 않습니다. 특히 최신판에 가까워질수록 ‘죽어도 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인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시청자 역시 피해자의 사건을 다루는 것에 더 거부감 없이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제작진의 영리한 의도 중 하나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지난 시리즈인 <크라임씬 리턴즈>부터는 옴니버스 식의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각 사건이 모두 하나의 세계관에 연결이 되어 있더라고요. 지난번에 등장했던 ‘풍무그룹’이 이번 <크라임씬 제로>에도 등장했으니, 앞으로 세계관의 확장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원래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어요. 특히 아가사 크리스티를 좋아했고, 나이브스 아웃 같은 추리 영화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크라임씬’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소설이나 영화는 작가가 제시하는 단서를 차근차근 따라가야 하지만, 크라임씬은 플레이어들의 연기나 심리전이 입체적으로 구현되면서 제가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크라임씬을 테마로 한 방탈출 카페에 가서 직접 플레이해 본 적도 있는데, ‘역시 방송이 더 재미있다’라는 걸 새삼 확인했어요. 출연자들이 미리 캐릭터와 대본을 숙지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만큼 사건의 긴장감이 훨씬 더 극적으로 살아나는 것과 반대로, 일반인들이 경험하게 되는 현장은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다소 어수선하고 몰입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렇듯 크라임씬은 추리와 예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저와 같은 팬들에겐 기다림 자체가 즐거운 작품이 된 것 같아요. 시즌이 거듭될수록 세계관도 확장되고, 캐릭터 플레이도 깊어지고 있어, 이번 시즌엔 어떤 새로운 캐릭터와 사건이 등장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구독자님도 특별히 애정하는 예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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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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