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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도록 두기엔 너무 아름다운 세상이라,

올해 본 단편 애니메이션 추천 / 서울 국제 도서전

2025.08.31 | 조회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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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처럼 흩어져 있는 각자의 취향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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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안녕하세요 :)

조금 시원해지기를 바라면서,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주민 / 단편 애니메이션 한 번 잡숴보실래요

민짱 / 나는 거Book이다. 느려도 끝까지 읽을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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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편 애니메이션 한 번 잡숴보실래요

안녕하세요, 주민입니다. 달력을 보니까 입추 뿐만 아니라 처서도 지나 오늘로 8월도 마지막인데요. 요즈음 한국은 소나기가 잦잦다고 들었습니다. 비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기를 바래 봅니다. 제가 있는 멜버른도 비가 자주 쏟아졌습니다. 최저 기온이 조금 오른 것을 보니, 봄을 알리는 비 같습니다.

지난 달의 저는 핸드폰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했었죠. 그 습관은 지금까지도 드문드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긴 호흡의 작품만 읽다가 조금 지쳤었거든요. <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 등의 책들을 몇 개월에 걸쳐 읽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또 대출 기간이 다 되어 반납을 한 김에, 미뤄둔 책들을 읽어볼까 싶더라고요.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작품들 중 호흡이 짧은 것들을 골라 읽어보고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책들은 나중에 한번 소개해볼게요.

8월에는 이렇다 할 새로운 시도는 없네요. 요새 들어 습관을 다지는 삶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조금 더 익숙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의 오래된 취미를 조금 꺼내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유튜브에 업로드된 단편 애니메이션을 찾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청강대의 과제/졸업 시즌마다 올라오는 학생들의 작품들도 챙겨보려고 하는 편이고요. 어렸을 때 워낙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제는 그리지 않는데도, 창작자들을 동경하는 마음은 계속 자라고 있거든요. 그래서 동시대의 작품들을 자꾸 찾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소개할 작품들은 최근에 만들어진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알게 된 건 최근이지만 몇 년 전에 제작된 작품들도 있습니다.  

 

7 FATES: CHAKHO

https://youtu.be/XTlNXYgIka0?si=V6-JMxjE3IdFxePV

<7FATES: CHAKHO>는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입니다. 하이브에서 BTS의 IP를 활용한 독자적 세계관을 가진 만화예요.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Cloverworks가 제작을 맡았고요. 와카바야시 신이 감독과 각본을 맡아 올해 4월 3일에 유튜브로 공개되었네요.

저는 원작을 보지 않은 채로 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했는데,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원작과 아예 똑같은 이야기가 아니고요. 단편 애니메이션에 맞게 내용을 각색하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갖고 있어요.

제가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한 이유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세계관에 대한 흥미예요. 세계관이 작지는 않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사전에 무언가를 알아올 필요가 없었어요. 대신에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궁금증이 자꾸 생기는데요. 이게 세계관을 당최 모르겠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재밌어서 숨겨진 이야기가 알고 싶어지는 그 궁금증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흥미를 긴장감 있게 쭉 끌어올린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아이돌 IP를 활용한 작품들은 기획사와 제작사가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서 퀄리티도 높아지기는 힘든데요. 하이브는 의장이 워낙 오타쿠로 유명해서 그런가, 제작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버리는 컷이 거의 없는데, 그렇다는 건 그만큼 인력이 많이 필요했다는 뜻이니까요. 컷 당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탓에 아이돌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보기 힘든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용과 점쟁이(Plop)

https://youtu.be/4DWaoPSpiX8?si=4qbYVoI9MAIWPThx

<용과 점쟁이>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애니메이션스쿨의 2024년 졸업작품으로, 올해 7월 12일에 유튜브 업로드되었어요. 감독 및 제작을 맡은 이지원 님을 포함한 7명으로 이뤄진 팀이 제작했습니다. 

처음 알게 된 건 SNS에 올라온 감상평을 본 덕분이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업로드 되었으니 봐야한다면서요. 마침 청강대 졸작들을 기다리고 있던지라 이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 더보기에 보시면 짧게 시나리오가 적혀 있어요. 제가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용과 노숙하는 점쟁이의 태풍 극복기입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더보기란을 잘 안 보거든요. 이때도 시나리오 안 보고 바로 애니메이션을 감상했습니다. 그래서 감동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해요.

저는 학생작을 볼 때 큰 이유가 있어서 보거나, 좋아하는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는 않는 편인데요. 왜냐하면 이미 교수님께 평가를 받아 나온 작품이고, 그들이 완성해낸 것 만으로도 저는 높이 사고 있거든요. 현업에 가게 되면 엔딩 크레딧에서 이름 찾기가 더 힘들어지는데, 학생작의 경우 이름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인 것 같기도 합니다. 몇 년 뒤에 어느 크레딧에서 마주치게 될까, 하는 기대감을 품게 해주거든요.

 

LAST SUMMER

https://youtu.be/HPOcLm0fMws?si=Yt8M92mApWcHZ_J8

<LAST SUMMER>는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스쿨 GOBELINS에서 제작되었습니다. Nicola BERNANDI 외 6명으로 이뤄진 팀의 작품이고요. 2022년 10월 13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역시나 영상 더보기란에 시나리오와 크레딧이 적혀 있는데요. 주인공 Ren과 밴드메이트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며 고향을 떠나기 때문에, 마지막곡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가사가 잘 떠오르지 않아 곡을 완성하지 못한 채 친구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Ren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정말 갑자기 유튜브에서 추천으로 떠서 틀었다가, 노래가 너무 제 스타일이라 반해서 쭉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Antoine Duchêne의 동명의 노래를 편곡(커버)하여 애니메이션에 활용했습니다. 원곡을 들어본 적은 없는데 커버곡의 기타와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정말 잘 어우러져서요. 코멘트들 중 과거를 생각하게 한다, 울었다 등등의 감상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노스탈지아를 듬뿍 느껴보세요!

 

[1학년 1학기 기말과제] AJR - Break my face

https://youtu.be/BJJ8YCAvG9c?si=RG92xKr8CvXLlWfc

이 작품은 올해 6월 23일에 트위터에 먼저 업로드되고, 포트폴리오 목적으로 동명의 유튜브에도 다음날 기재된 작품입니다. 영상•애니메이션 학부 1학년 학생의 기말 과제이니, 1명이 제작한 작품이고요. 

저는 SNS를 하다가 마주쳤는데요. 이 애니메이션이 AJR의 곡을 훨씬 더 재밌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느끼면서 북마크를 해놓았었어요. AJR은 워낙 신나고 밝은 노래가 많다보니 저에게는 곡들이 다 비슷하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스토리가 담기니까 다른 곡들과는 다른 break my face만의 새로운 옷이 입힌 느낌이었어요. 이 학생이 AJR에 가진 애정이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게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총 4개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소개해보았어요. 첫 번째는 현업 종사자들의, 그 중에서도 퀄리티 가장 끌어올린 작품이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학생작입니다. 구독자님의 감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저는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어떤 예술 작품이든 크레딧에 조금 더 마음이 가는 편인데요. ‘이 사람이 앞으로는 어떤 크레딧에 오르게 될까,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될까‘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는 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과거에 만들어진 작품들보다, 동시대에 새로 나오는 작품들에 더 관심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구독자님은 어떤 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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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거Book이다. 느려도 끝까지 읽을 테야🐢

안녕하세요! 민짱입니다. 어느덧 8월도 끝나버렸네요.

도서전은 약 일주일 동안 개최되었는데요, 저는 금요일에 방문했어요. 금요일에 제가 좋아하는 최진영 작가님이 강연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바로 <구의 증명>을 쓰신 작가님이십니다! <구의 증명>을 이야기하면 온다의 레터 이야기를 뺄 수 없죠. 저도 <구의 증명>을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거든요. <구의 증명> 때문에 독서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고요!

그래서 제가 참관한 강연은 최진영 작가님과 <칵테일, 러브, 좀비>의 저자 조예은 작가님의 '망하도록 두기엔 너무 아름다운 세상이라'입니다. 저는 이런 강연을 듣는 게 처음이었어요. 언어가 전공인 저와는 정반대에 있는 창작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어요. 특히 이번 국제 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이었는데요, 이 주제와 강연의 주제와 작가분들까지 세 박자가 잘 어우러져 정말 좋은 강연이었어요.

강연 후에는 사인을 받는 시간까지 있었답니다!
강연 후에는 사인을 받는 시간까지 있었답니다!

인상 깊었던 강연 내용 두 가지를 얘기해 보자면, 첫 번째는 글을 쓸 때 결말의 확정 여부였습니다. 저도 늘 궁금했던 것이, 작가들은 이야기의 결말을 정해놓고 쓰는지 아니면 글을 쓰는 그때에 즉흥적으로 정해지는지가 궁금했거든요. 두 작가님의 답변이 달랐는데요, 조예은 작가님의 경우 어렴풋이 정해놓지만, 유동성이 있다고 하셨고, 최진영 작가님의 경우 결말을 정해놓지 않는다고 답변하셨습니다. 저는 최진영 작가님의 답변에 충격받았어요! <구의 증명>은 소재부터가 독특하고 파격적인데 그 결말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니! 캐릭터에게 선택하고 헤쳐나가는 자아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본인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믿을 구석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는데요. 최진영 작가님의 답변이 너무나도정말 너무나도 문학적이라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 싶었어요.

 

믿을 구석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낙관주의자이자 허무주의자이기에 늘 이것과 싸운다.
세상에 희망을 품는 만큼 실망도 생기기에
낙관과 허무 사이를 오가는 싸움과 같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이 불행을 전파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찾아낸 희망을 이야기로 써간다. 소설을 쓰며 희망과 낙관을 찾아간다.

 

그리고 이 질문에 이어 '망한 세상은 뭘까?'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진짜 망한 세상은 망했는지도 모르는 세상이기에, 끊임없는 걱정과 관심이 이 세상을 구한다. 프로걱정러가 세상을 살린다! 라고 하신 것에 큰 공감을 했어요. 병든 사회를 방치하지 않고 끊임없이 화내고 고쳐나가는 것. 그리고 그걸 해내는 주체 중 하나가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소설은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잖아요. 실제와 허상을 오가며 우리에게 세상이 망하지 않는 길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옷을 고르러 가긴 했습니다. 하하
실제로 옷을 고르러 가긴 했습니다. 하하

도서전은 마치 좋아하는 옷을 고르러 간 기분이었어요. 제 취향의 옷을 찾으러 가는 기분이었달까요?! 저에게는 도서전이 처음 경험해 보는, 새로운 일이라 행사 후에도 마음속에 설렘이 가득 남아있었어요. 도서전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번 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 같아요. 사실 독서라고 하면 책 한 권을 꼭 다 읽어야 할 것 같고, 지성적인 일이라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고 그렇잖아요? 그 벽을 낮춰주는 게 바로 도서전 같습니다. 내년에도 꼭 가보려고 해요! 구독자님께도 새로운 취향의 발견이 되었길 바라며 오늘의 레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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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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