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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 5월호] 푸른 빛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날씨의 아이’ / 페스티벌이 이리 즐거운 거였나

2024.05.02 | 조회 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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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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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 나만은 너를 기억할게: 날씨의 아이
주민 / 처음으로 페스티벌을 즐기다


  • 나만은 너를 기억할게: 날씨의 아이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오늘은 재난 3부작의 두 번째 작품, <날씨의 아이>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해요.

🎧 함께 감상해보세요

<날씨의 아이>는 미래의 도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간토 지방은 기후변화로 인해 매일 비가 내리고 물에 잠기는 것이 일상인 곳이에요. 모종의 이유로 고향을 떠나 도쿄로 상경한 소년 호다카는 이런 궂은 날씨만큼이나 힘겨운 일상을 살아내려 발버둥 칩니다. 그러던 중 날씨를 맑게 해주는 능력을 가진 소녀, 히나를 만나게 되죠. 어른들의 보호 없이 살아가는 히나와 호다카, 그리고 히나의 동생 나기까지 세 아이들은 '날씨를 맑게 해드립니다!'라며 맑은 날을 바라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 <날씨의 아이>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날씨의 아이>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히나가 날씨를 맑게 만들수록 그녀는 점점 사라져 가요. 날씨는 신의 마음이기에 히나와 같은 힘을 갖고 있는 '날씨의 무녀'들은 언젠가 신에게 제물로 바쳐질 운명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히나 역시 몸이 점점 투명하게 변하게 되는 과정을 겪게 되고요.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 날, 히나는 정말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간토 지방은 전과 달리 맑은 날씨를 되찾게 되어요. 히나가 하늘로 '증발'해 버렸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지 못하는 가운데, 호다카는 구름 속으로 히나를 구하러 가게 되고, 성공합니다. 그러나 히나를 구하는 대신 간토 지방의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다시 시작되고, 도쿄는 물에 잠겨버리고 말아요. 

<날씨의 아이>는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기후변화에 대한 메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사회를 위한 개인의 희생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볼 수도 있고요. 저는 후자에 더 초점을 맞춰보려고 해요. <날씨의 아이>는 재난 3부작 중 가장 저조한 흥행률을 보였는데, 이 원인에는 예상치 못한 결말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결말에 반발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히나를 구한 호다카의 선택이 치기 어리고, 이기적이라는 것이지요. 사회가 아닌 히나 개인을 선택했으니까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역시 결말에 반발의 여지가 있음을 각오하고 엔딩을 정했다고 해요. 그러나 동시에 감독은, '호다카의 선택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저 또한 감독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비록 그것이 '세상의 형태'를 바꾸는 일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 앞에서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누구라도 그를 구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모두를 위한다는 정의 아래 한 사람의 희생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세상이라면 호다카의 말마따나 '세계 같은 건 처음부터 미쳐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모두가 히나를 잊어버려도 호다카만은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히나는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잊혀진 사람처럼 도쿄를 배회하던 호다카의 이름을 불러준 것이 히나 뿐이었던 것처럼요.


  • 처음으로 페스티벌을 즐기다

지난 레터에서 그랬죠, 처음이 몇 번 더 쌓이면 또 이 주제를 들고 오겠다고. 여러 ‘처음’이 모이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그새를 참지 못하고 처음 겪은 무언가가 너무 좋았던 나머지 참지 못하여 이렇게 바로 들고 와 버렸습니다.

제가 워낙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잘 가지 않다보니 페스티벌 역시 문외한이었습니다. 보통 이러한 무대에 자주 등장하는 장르의 노래가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기에 흥미도 없었고요. 그런 제가 어떻게 페스티벌에 가게 되었냐고요? 저번에 소개 드렸던 분이 나오게 되었거든요.

들으면서 읽으시면 더 좋아요 😉

그래서 저의 첫 페스티벌은 지난 주 일요일이었습니다.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았죠! 제가 갔던 건 ‘러브썸’ 페스티벌이었어요. 올해는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과 KSPO돔에서 4월 27일, 28일 양일 간 진행되었습니다. yes24에서 주최하는 행사라서 행사의 테마를 도서에서 가져오고, 북토크나 작가와의 이벤트 등도 진행을 하더라고요. 올해는 무운 작가님과 함께 진행했었어요. 덕분에 저는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마음, 방울, 채집> 한 권을 사 미리 읽어보기도 했어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는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주변 분들께 많이 물어봤어요. 질문에 답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표를 예매하자마자 다리 없는 등받이 의자를 일단 사버렸어요. 도영 덕분에 페스티벌을 즐길 생각에 신이 났죠. 그러고나서 동행을 구하는 데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때 안 구해졌다면 저는 솔플을 했을 거예요. 

지난 주 일요일은 최근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어요. 최고온도가 거의 30도까지 올라가는 날씨였거든요. 괜찮은 자리를 잡기 위해 9시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해가 뜨겁기 시작했어요. 입장까지는 2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사람들도 많이 줄을 서있었고요. 입장하고 나서 돗자리를 폈을 때는 더위가 더 심해졌어요! 겨우 자리를 잡고 조금 앉아있다가 나가려고 했는데 1분만 지났는데도 땀이 주르륵 쏟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간 친구랑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JYP 사옥 근처에서 점심도 먹고 벌레 퇴치제를 사기 위해 둔촌역 근처 다이소도 들르고… 그러고도 남은 낮 동안은 잔디마당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그늘 밑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었습니다. 다행히 그늘은 시원했거든요.

앉아있던 등나무 벤치가 무척 시원하고 이뻤어요
앉아있던 등나무 벤치가 무척 시원하고 이뻤어요

4시 30분이 넘어서 들어간 잔디마당은 즐기기 딱 좋았습니다. 마침 페스티벌 끝내주게 해주는 소란 선생님의 공연 덕분에 햇빛의 잔열은 뒤로 하고 즐겁게 즐기기만 할 수 있었거든요. 소란 무댜에서는 신나게 마카레나 춤(?)도 췄고 다음에 이어지는 로이킴의 무대도 잔잔히 듣기 좋았어요. 이분은 여전히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하고 있더라고요. 로이킴이 불러주는 Hey Jude에는 감탄을 남발했습니다. 같이 간 분이랑 모든 페스티벌이 이렇게 재밌는 줄 알았으면 진작에 다녀볼 걸 그랬다고 했었답니다.

로이킴이 무대를 할 때쯤에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로이킴이 무대를 할 때쯤에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도영은 이 날의 마지막 순서였어요. 이제는 해가 모두 지고 선선한 공기와 함께 공연을 편안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타이틀곡인 ‘반딧불’ 뿐만 아니라 떼창하기 좋은 ‘로스트 인 캘리포니아’, ‘델러스 러브 필드’까지 관객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곡들을 불러줘서 너무 좋았어요. 게다가 태연 선배님의 ‘I’를 불러주었을 땐 너무 기뻤죠. 워낙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였기에 떼창이 한번 더 나왔었습니다. 이뻤어요.

반딧불 같은 응원봉으로 가득찬 잔디마당에서 반딧불 무대하기
반딧불 같은 응원봉으로 가득찬 잔디마당에서 반딧불 무대하기

이전의 다른 가수들의 무대부터 최애인 도영의 무대까지 보면서 느낀 건, 제가 라이브 공연을 무척 좋아한다는 거예요. 가수들의 라이브를 듣다보면 음이 플랫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때 노련하게 다시 원래 음으로 맞추는 순간을 캐치할 때가 정말 재밌어요. 저절로 우와를 외치게 되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주변의 시선 상관없이 모두가 가수가 하라는대로 소리 치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이 문화도 재미있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즐기게 되더라고요. 사람 많고 더워서 질릴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전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페스티벌도 가고 싶어졌어요. 여러분은 페스티벌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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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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