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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 12월호]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부터

사사로운 동물 사전 / 멸망하는 세계로부터: 아포칼립스

2023.12.14 | 조회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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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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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입고 싶은 대로 입고 살자!
제토 / 취향저격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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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사사로운 동물 사전
온다 /  멸망하는 세계로부터


  • 사사로운 동물 사전 - 치타 편

이번에 이야기할 동물은 치타입니다. 여러분은 초등학생일 때 가장 좋아했던 동물이 있나요? 치타는 제가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가장 처음으로 최애(?)로 삼았던 동물이에요. 당시에 어떤 그림책을 읽고 치타가 제일 빠르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자동차와 자전거, 사람의 달리기와 함께 비교되었던 그림책의 그 페이지가 아직도 제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제가 지금과는 다르게 그때는 정말 망아지 같았어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운동짱이 제 이상향이었고요. 그러다보니 달리기가 세상 빠른 치타는 어린 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치타는 순간 가속이 정말 뛰어난 동물이에요. 3초만에 0km/h에서 97km/h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고요, 최고 속력이 110-120km/h까지 나오기도 해요. 그리고 그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방향을 전환하는 능력도 상당합니다. 이런 빠른 속도와 방향 전환 능력을 통해 초원에서 가젤과 같은 동물들을 사냥하고는 하죠.

어렸을 때는 이런 멋진 모습만 보고 치타를 좋아했었어요. 하지만 치타가 순간 가속도가 가장 빠른만큼 지구력이 좋지 못하다는 것, 그로 인해 먹이를 잘 구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육식종들에게 꽤 밀리는 편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치타가 멋지기만 한 건 아닌 걸 깨달았죠. 하이에나에게 먹던 먹이를 쉽게 빼앗기기도 하고, 사자에게는 잡아먹히기도 합니다. 이런 약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게 된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후로는 치타가 아프리카 초원 내 최약체라고 불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한창 좋아하던 치타였기 때문에 이런 약점으로 치타가 싫어진다거나 했던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구력 없는 면이 저와 정말 비슷하다고 여겨져서 더 좋아하면 좋아했죠. 이때부터는 마냥 멋지다고만 하지 않고 귀여워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사람에게 길들여진 치타의 모습을 많이 접했어요. 치타의 울음소리와 골골송, 사람과 함께 자는 모습, 사파리 차량에 올라타서 쉬는 모습 등을 영상을 보니 치타가 그저 고양잇과 동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워낙 고양잇과 동물들을 좋아하기 시작한 뒤에 이런 영상들을 접했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그냥 고양이로 보였죠. 그냥 귀엽기만 합니다.

치타를 좋아할 때까지만 해도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습니다. 치타와 마찬가지로 멋지다 정도의 감상과 한 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만 했었어요. 이후에는 한동안 개와 고양이에 관심을 쏟느라 야생동물 소식을 크게 찾아보지 않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그렇게 개와 고양이처럼 사람에게 길들여진 동물들의 영상을 보다보면 나도 저렇게 동물들과 유대감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요. 하지만 야생동물일수록 인간과는 가까이해서는 안 되죠.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에 키워진 아이들은 종보전을 위한 것이지, 인간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길들여지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치타의 귀엽고 친근한 면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후로 치타를 민간에서 키우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해요. 그러니까 민간 사육을 위해 치타를 브리딩하는, 즉 사고 파는 경로가 생겼다는 말입니다. 물론 고대 이집트에서도 왕족들에 의해 치타가 길들여진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주의해야 할 것은 현재 개와 고양이도 겪고 있는 무분별한 브리딩에 있다고 생각해요. 종보전이 아닌 인간의 소유욕으로 인해 발생한 브리딩 시장이 야생의 치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멸망하는 세계로부터: 아포칼립스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오늘은 시작에 앞서 고백할 게 있어요. 사실 저번주 레터를 쓰며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를요. 분명 계절을 듣는다는 걸 설명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던 것 같은데, 막상 노래에 대한 코멘트를 쓰는 과정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어서요. 노래가 주는 추상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유로 소개하기에는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물론 롤랑바르트 역시 인간은 항상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데 실패한다.”라는 글을 남겼다고는 하지만그럼에도 이유를 붙여보기 위해 Pebbles를 시작했, 이제까지 대부분의 경우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분위기 때문에’, ‘한순간에좋아하게 되는 것들은 여전히 설명하기 어렵고, 결국 실패하곤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부디 오늘의 저는 잘 설명할 수 있기를 바라며오늘의 레터 시작합니다!

혹시 구독자님은 멸망하는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흔히 이런 멸망의 상황을 아포칼립스(Apocalypse)’, 그리고 그 후의 세계를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 Apocalypse)’라고 부르는데요.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며 하나의 장르로 분류되고 있어요. 그 원인에 따라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워킹데드>와 같은 좀비 아포칼립스, <매드맥스 시리즈>로 대표되는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설국열차>, 웹툰 <물 위의 우리> 등의 에코(기후) 아포칼립스, <스위트홈>과 같은 전염병 아포칼립스 등 다양한 세계관이 존재하고요. 아포칼립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작품들이 꽤 많은 관계로 저도 아직 보지 못한 작품들이 많아요. (그 유명하다는 매드맥스 시리즈도 미루고 미루다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이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기 보다는 이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이미지 / 출처: freepik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이미지 / 출처: freepik

아포칼립스/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가치있던 것들이 더 이상 그렇게 여겨지지 않는 순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재난 및 멸망의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생존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순간에서도 개개인은 우선하는 순위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누군가는 군림하고, 누군가는 약탈하고, 힘을 합치거나, 각자도생하거나다양한 인간군상을 모아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때로 양심과 이기심 사이에서 고뇌하기도 하고, 신념과 신념이 대립하기도 하고요. 해수면이 상승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물 위의 우리>에서는 연구시설과 풍부한 물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세력을 구축한 잠실, 높은 정보력을 가진 남산, 최대 전력을 보유한 북한산 등 연합을 맺어 최소한의 윤리를 지키는 서울동맹 / 상업 중심의 중립 지역을 표방하는 월악산 / 무법자들의 남부(동맹) 등 다양한 세력이 등장하는데요. 이처럼 가치관과 능력이 비슷한 이들이 모여 무리를 이루는 과정과 각각에서 드러나는 특징도 역시 흥미로운 점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며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생존해야할까? 하는 고민을 해보고는 합니다. 상식적이고 윤리적인 선에서 행동하고 싶지만 그것만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울테니까요.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소수의 남아 있는 자원이나마 독점하고 권력을 잡는 누군가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독재자가 있으면 언젠가 혁명이 일어나는 법이죠. <헝거게임>이나 <설국열차>에서처럼요. 저는 힘없는 이들이 모여 결국 체제를 전복시키는 혁명에서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이라, 아포칼립스 장르의 이런 부분 또한 사랑하고 있습니다.

영화 반도 속 631부대의 서대위 / 출처: 서울경제
영화 반도 속 631부대의 서대위 / 출처: 서울경제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는 아포칼립스에서는 날 것의 인간 본성이 드러나는 일도 많습니다. 저는 아포칼립스물에서 좀비나 괴물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때보다 인간이 인간을 해치는 일을 보는게 더욱 힘들었어요. 영화 <반도>631부대가 약자를 유희 목적으로 유린하는 장면이나, <설국열차>에서 열차 밖으로 팔을 내밀게 한 뒤 형을 집행하는 장면을 볼 때처럼요. 이런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는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요. 유사가족도 마찬가지이고요. 어쩌면 평생 남이었을 이들이 오직 자신의 의지만으로 서로의 가족이 되길 자처하고, 때로는 희생하고, 또 성장해가는 모습이 상당히 감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멸망하는, 멸망한 세상 속에서 새로운 신념이 될,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될 누군가를 찾아 함께 살아간다는 게 더욱 극적인 효과를 주는 것 같고요.  

사람들에게 아포칼립스 장르에 대해 말할 때면, 장난으로 전 세상이 멸망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나봐요.’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요.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까워요. 저는 역경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좋아해요.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곧은 신념을 굽히지 않는, 부러지지 않는 인간상을 동경하고요. 마치 매 순간마다 옳고 곧았던 <스위트홈>의 재헌처럼.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소중한 일상과,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곤 해요. 아무래도 이런 점들이 모여 대체될 수 없는 아포칼립스 장르의 매력을 만들어낸게 아닐까 싶습니다! 구독자님은 멸망하는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실건가요?

P.S.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알아보는 테스트 링크를 남깁니다!🏃🏻‍♀️🏃🏻‍♂️ 구독자의 결과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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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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