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게 가장 신나는거야

2025.06.12 | 조회 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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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처럼 흩어져 있는 각자의 취향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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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로운 취향을 알게 된 누군가의 일기를 편지에 담아보았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신나는 방법

플레이리스트에게도 모험이 필요해

다시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하려니 너무 피곤했다. 한 시간 동안 5kg의 짐을 메고 가는 길은 안 그래도 뭉쳐있던 어깨를 더욱 뭉쳐버리는 느낌이었다. 힘든 등굣길을 버티게 해준 것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선율 뿐. 그러나 길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플레이리스트의 수명은 일주일도 안되어 다해버렸다. 뉴진스의 <How Sweet>은 더 이상 달게 느껴지지 않았고, 오아시스의 <Morning Glory>도 신기루같이 느껴졌다. 주변에 긴급수혈을 요청했다. 내 플레이리스트도 쳇바퀴 같은 삶을 벗어나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그렇게 한 번도 귀 기울여 들어보지 않은, 일본의 한 가수를 소개 받았다.

그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여느 때처럼 뉴진스의 <Supernatural> 무대 영상을 찾아보며 그들의 댄스 실력에 감탄하고 있던 어느 날, 알고리즘은 나를 민지의 <무희> 영상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나와 Vaundy의 첫 만남은 민지 덕분에 이뤄졌다. 하지만 시끌벅적한 술자리에서 처음 소개 받은 친구의 친구 마냥, 무대 영상에서 노랫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고, 그렇게 난 멋쩍게 가벼운 인사만 나누고 말았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바운디를 소개 받았다. 그의 열혈 팬이었던 친구는  바운디의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은 일생의 절반을 손해보는 것이라며 좋은 아티스트임을 거듭 강조했다. 자칭 바운디 전문가가 알려주는 추천 입문 경로는 인기순 정렬 후 듣기였다. 원래 나는 앨범을 통째로 듣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Replica>의 분량이 너무 컸던 관계로 일단은 유명한 곡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동안의 플레이리스트는 모두 저런식으로 흘러간터라 누군가 번역된 제목으로 이야기를 꺼내면, 알아 듣지 못했다.

 

어두운 하늘과 Tokyo Flash

민지 덕분에 가장 먼저 들은 곡은 <Odoriko>, 무희였다. 노래를 듣자마자 든 생각은 바운디 노래 진짜 잘 만든다.’였다.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내 귀를 간지럽히는 베이스는 마음을 뺏어가기에 충분했다. 가사의 뜻은 하나도 모르지만, 노래의 분위기만으로도 눈앞에 벚꽃이 흩날리는 4월의 강변 산책로가 절로 그려졌다. 어쩌면 민지의 공연 영상이 이런 화사하고 달달한 분위기를 떠올리는데 도움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무희는 칙칙한 버스와 지하철 속에서도 생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감명깊게 다가온 노래는 <Tokyo Flash>였다. 그 시기는 한창 우중충하고, 갑작스레 비가 내렸다.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는 날이면 날씨와 같이 마음도 착 가라앉아버리던 그런 때였다. Tokyo Flash는 그때의 나와 가장 잘 공명한 노래였다.

Tokyo Flash에 빠진 그 날엔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내내 비가 쏟아졌다. 우산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어 속으로 궁시렁거리던 찰나, 버스에서 내리는 타이밍에 맞춰 Tokyo Flash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가벼운 드럼의 신호와 함께 기타 선율이 재생되자, 멜로디는 가라앉은 하늘부터 내 마음까지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적당히 어둑한 분위기에서도 불편하지 않게 전개되는 보컬은 오히려 당시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며 내게 힘이 되어주었다. 파티 음악처럼 신나기보단 마치 혼자서 맛있는 밥을 먹을 때 내적 흥분감이 고조되는 느낌처럼. 그 순간부터 Tokyo Flash는 내게 바운디를 대표하는 곡으로 새겨졌다. 그 뒤로 이어진 'Koikaze ni Nosete'도 통통 튀는 사운드의 신나는 노래이고, 힙합을 좋아하는 취향에 잘 들어맞는 랩 트랙 'Fukakouryoku'도 기억에 남았지만, 여전히 내 기억 속 강력히 자리잡은 노래는 'Tokyo Flash'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아티스트 바운디의 노래를 꾸준히 들을 근거를 얻었음으로.

 

행복은 자연스레 찾아오니까

바운디의 음악을 들으며 느낀 것은, 그의 음악이 참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재주가 있다는 것이었다. 설레는 감정, 나홀로 남은 외로움, 무언가 이뤄낸 성취감 등을 가사가 아닌 멜로디로만으로도 느끼게 한다. 이렇게 음악을 들으며 다양한 느낌과 생각을 갖다보면, 자연스레 행복하다는 생각이 머리에 들어찼다. 신나고 화려한 사운드의 음악이 주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무언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들게하는 바운디의 노래는 내게 행복이라는 감정을 새롭게 알려주었다. 억지로 신날 필요 없다. 행복은 자연스레 찾아오니까.

 

 

오늘 편지를 보낸 사람은?

풍신 🍋: 알고 계셨나요? 레몬 1개에는 레몬 1개 분량의 비타민C가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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