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습관🏷

따로 또 같이! 그럴 때 있잖아

나홀로 1박 2일 템플스테이 / 오랜만이라는 이름의 계절

2025.06.19 | 조회 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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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처럼 흩어져 있는 각자의 취향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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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정식 연재로 인사 드리는 Pebbles입니다.

그간 우리가 못 나눈 이야기가 쌓여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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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서도 여행가가 될 거야🚘 (1)

구독자,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시나요? 저는 외향적인 사람이지만 종종 혼자 영화를 보거나 기분 전환  분위기 좋은 가게에 밥을 먹으러 가기도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홀로 다녔던 여행이 좋았던 기억이 많아  부분들을 꺼내 보려고 합니다.

처음 혼자 간 여행은 1 2 템플스테이였어요. 21살 때였던 것 같아요. 이 기억이 저에게는 흐리면서도 강력해서 친구들에게는 이미 수도 없이 말했답니다. 혼자 떠난 계기는 정말 단순해요. 고등학생 때부터 템플스테이는 한 번쯤 가보고 싶었는데요. 당시 제 주변 친구들은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없었던이유로, 같이 갈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관심 없는 사람을 굳이 설득하고 시간을 맞추는 과정이 갑자기 복잡하다고 느껴졌고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솟아난 건지는 몰라도 혼자 가면 당장이라도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즐기고 싶은 게 명확하면 나 혼자라도 즐기고 올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혼자 떠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냥 도시에서 벗어나서 쉬는  경험 자체를 즐겨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대체로  일은  먹기, 쉬기, 산책하기  가지 문제라면 제가 칫솔을 깜빡하고  가지고 갔다는 거였는데요. 이미  중에 위치한 절에 도착하고 깨달았기에 칫솔을 사러 산에서내려갈 수도 없고  곤란했어요. 근데 혼자 여행하니 그게 좋더라고요? 제가 입냄새가 나든 말든 신경  사람은 저뿐이라는 점이요. 어차피 하루 묵는거니까 물로 가글만 했답니다ㅎㅎ..

 기억에 남는 점은, 방에 있던 방문 기록이에요. 제가 묵던 방에는  권의 노트가 있었는데, 그게  방에 묵고  사람들이 남긴 글들이더라고요. 그중 인상 깊었던  온전한 쉼을 알고 간다 메모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스테이에 오기 전에 혼자 가면 무얼 해야 하나 나름의 계획을 세웠거든요? 그래서 책과 시집도 챙겨 가고 보고 싶은 영화도 골라 갔었어요. 근데 막상 가보니  먹고, 산책하고, 산에서 생기는 소리를 듣는 단순한 행동들을 하기만해도 시간이  가서 계획한 것들은  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단순하게 생각을 비우고 몸을  쉬게 만드는  쉼이라는  저절로 느껴졌습니다.  공상과 생각으로 가득  있는 사람이라  경험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또한 제가 혼자 갔기 때문에 가능했던  같고요!

당시 빈티지 카메라로 촬영한 숙소 내 책과 방문 공책이에요 *^^*
당시 빈티지 카메라로 촬영한 숙소 내 책과 방문 공책이에요 *^^*

방문 공책에 아침에 굳이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새벽 예불 소리에 눈을   있다 메모를 보았어요. 저도 자연스럽게 목탁 소리에 잠에서  새벽 예불을 가는 상상을 하며 잠에 들었답니다. 그런데 저는 메모 작성자와 달리 아침형 사람이 아니었던 거예요. 다음  아침 9시까지 숙면을 했답니다. 그래서 아침 식사도 놓쳐버렸고요. 어차피 칫솔이 없었으니까 양치가 필요 없어 좋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답니다.

여행 가면 이걸 해야 한다는 계획과 강박에서 벗어나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있었던  경험이라, 별것  했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같아요. 여러분도 떠나고 싶다면, 혼자라도 괜찮다면, 바로 떠나는  어떠세요? 평소 느끼지 못했던 , 심지어 알고 있던 것도 더욱 크게 체감하게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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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을 붙여준 내일🏷

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저는 쉬는 동안 또 하나의 소소한 취향을 찾았습니다. 바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에요.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다 그런 거 아닌가?’ 싶겠지만, 저는 특히 ‘오랜만에 보는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더라고요. 저의 취미 아닌 취미랄까요. ‘오랜만’이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보통 최소 6개월부터 최대 10년까지…아주 넓은 범위를 이 한 단어에 욱여넣고 있답니다. 몇 년 사이엔 한국을 오래 떠나 있었기에 더욱 그런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이전까지는 한때 알고 지내던 사람의 낯익음과, 공백이 쌓여 만들어진 낯섦이 묘하게 어우러져 제게 좋은 느낌을 주었다면, 요즘은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친구들의 모습에 기분 좋음을 느끼곤 합니다. 스무 해를 넘긴 지 제법 지났는데도 여전히 성인이 되었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곁에 있던 이들은 제가 해외에 나가 있던 사이 더 성숙해지고, 어느덧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더라고요. 그 점이 제게 긍정적인 자극과 이름 모를 따뜻한 감정 비슷한 것을 가져다줍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 만났던 C, 글을 쓰던 C는 등단을 했습니다. 덕분에 그녀의 작품과 저의 엽서 묶음을 맞바꾸자며 만남을 주선할 수 있었어요. 연락 한 통 제대로 주고받지도 않았던 사이였음에도 흔쾌히 나와주었습니다. ‘옥 장판이라도 팔면 어쩌려고 했냐’는 저의 말에, ‘그까짓 거 하나 사주면 되지’라던 시원스레 대답하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사실 C와의 첫 만남은 일곱 살 때였는데, 우연히 10년 뒤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종종 대화는 했지만, 그뿐이었는데…이렇게 아주 얇고도 오랜 인연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어쩐지 계속 대학생에 머물러있는 저와 달리, 벌써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어엿한 어른이 된 C의 모습에 조금의 동경도 느꼈습니다. 게다가 예전엔 왜 몰랐지 싶을 정도로 공통분모가 많아 대화가 무척 즐거웠어요. 특히 시를 어려워하는 제게, 문예창작과 내에서도 시 파와 소설 파가 나뉜다며 본인도 소설 파라고 동감해준 덕분에 괜한 위로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시로 대학원 졸업 예정인 한 사람 J가 있습니다. 원래도 ‘인간 문화센터’라고 불리던 J는 만나지 못한 시간 동안 본인의 색이 더 짙고 깊어져 이제는 정말 어른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꽤 취향이 뚜렷한 편이지만 J처럼 좁은 길을 깊게 파는 사람은 평생 이길 수 없겠더라고요. 사실, 이길 마음도 없습니다. J와는 2년 만에 한국에서 맞는 생일을 함께 했는데요. 오직 그의 감도 높은 취향을 공유하기 위한 코스로 음악-디저트-향수-문학까지 다양한 취향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근 몇 년 간의 생일 중 가장 충만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시는 섬광을 포착하는 것’이라고 말해준 것도 바로 그날의 J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분명 어딘가 달라진 것 같긴 한데… 한결 같은 어른이 되어가는 바람에 마냥 즐겁거나 편안하기만 한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모이면 하루 종일 웃을 수 있는 조합, 아무도 상처 입히지 않는 장도연식 개그와 온갖 밈의 향연이 펼쳐지는, 그러나 1년에 한번 만날까말까한 기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쩡앤찬이 그랬어요. 처음엔 해리포터라는 공통분모로 친해졌지만, 이제는 해리포터가 없이도 찰떡같이 유머코드가 맞습니다. 쩡은 너무 웃어서 광대가 아프다고 할 정도로요. 재밌는 점은 다른 곳에서는 셋 다 이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찬은 ‘나도 발 뻗을 곳을 보고 드립을 친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은 서로가 서로의 발 뻗을 곳인 것이지요.
지하철에서는 12년 만에 Z를 마주쳤습니다. 긴가민가한 마음에 아직까지도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를 누를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어요. 눈이 마주치자, 그쪽도 눈이 커져서는 바로 반가운 표정을 지었거든요. 가는 방향도 같아 우연히 마주친 것 치고는 오래 안부를 나눴습니다. 그렇게 오랜만인데도 잠깐의 어색함이 지나고 나니 신기할 정도로 계속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환승역에서는 지하철을 놓칠세라 냅다 제 손을 잡고 뛰는 바람에 ‘거리감 없는 건 여전하구나’하며 속으로 쿡쿡 웃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가는 동안 읽으려 가져온 책은 한 페이지도 펼쳐보지 못했고요.

 

그런데 어쩌면, 다시 한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어떤 만남들엔 적극적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늘 데드라인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게으른 사람이라서요. 그러나 떠날 날짜가 정해지니 남은 시간이 더욱 소중해졌고, 그래서 더 자주 움직였고, 덕분에 더 많이 웃을 수 있었어요. 또 아이러니하게도 그 만남들 덕분에 다시 밖으로 발을 내디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떠나는 제게 H는 책갈피와 편지를 주었습니다. 편지 말미에는 ‘잔잔히 우리를 생각해 주길’이라고 쓰여있었는데, 그건 ‘우리’라고 칭해질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이후로 이미 계속된 상태였기 때문에, H의 바람이라기보단 어떠한 사실의 나열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양다솔의 <아무튼, 친구>를 읽으며 친구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면 이 정도로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구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어느새 저도 이런 글을 쓰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렇게 많은 마음을 주고받은 시간이 있었다는걸, 앞으로도 종종 떠올리게 되겠죠. 다시 찾아올 ‘오랜만’엔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자라, 서로를 마주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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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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