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선선해진 밤공기가 느껴지네요.
다가올 9월, 기대되는 것이 있나요?
Thu
온다 / DRINK ME!
주민 / 처음으로 눈앞의 안개가 개다
- DRINK ME!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처서 매직’이라는 게 정말인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도 점차 가시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밤에는 더더욱 선선해졌음을 느낀답니다. 드디어 차를 마시기 좋은 날씨가 다가오고 있어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차’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차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두 가지를 알려드리고 싶은데요.
첫째, 찻잎은 모두 하나의 차나무로부터 온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차의 종류는 많고 많지만 모든 차는 Camelia Sinesis라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어집니다. 잎의 발효 정도에 따라 차를 구분하게 되고요. 녹차-백차-황차-청차-홍차-흑차 순으로, 즉 찻물의 색이 진할수록 발효도가 높은 차라고 할 수 있어요.
둘째, 차를 부르는 단어는 세계 어디를 가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는 점입니다. ‘Cha(차)’ 혹은 ‘Te(테)’로요. 차와 테는 어원은 모두 차의 원산지인 중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차는 광둥어 및 표준 중국어, 테는 푸젠성과 대만에서 쓰이는 방언으로 모두 ‘차’를 뜻하는 단어였는데요. 육로인 실크로드를 통해 차가 전파된 국가들은 ‘차’라는 단어를, 바다에 접해있는 푸젠성 지역에서 해상 교역을 통해 차가 전파된 국가들에서는 ‘테’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이죠. Cha(차), Chá(샤) Chai(차이, 짜이) 등은 ‘차’로부터, Tea(티), Tee(떼), Thé, Té(떼)는 테로부터 온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이제 차에 대한 개인적 이야기를 해보자면...
처음부터 차를 좋아한 것은 아니었어요. 달큰하거나, 향기로운 냄새에 이끌려 차를 한 모금 마시면, 입 안에 들어오는 것은 그 향과는 거리가 있는 씁쓸한 찻물이라... 항상 “또 속았다.”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이유도 없이커 가면서 자연스럽게 차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마치 커피를 안 마시던 어린이들이 여름이면 아아를 손에 들고 다니는 어른이 된 것과 비슷한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통계로는 향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높은 확률로 차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차와 향수 모두 향을 즐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잖아요. 제가 차를 좋아하게 된 시기도 '차는 맛보다는 향을 즐기는 음료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였고요. 맛을 즐기고 싶을 땐 대용차를 마십니다. 차만큼이나, 어쩌면 조금 더 대용차를 좋아해요. 찻잎이 아닌 과일 등으로 만들어져서 차 특유의 씁쓸함이 없기 때문이죠. 유자차처럼요. 다만, 확실히 향을 즐기기에는 부족해 아쉽기는 합니다.
레터를 쓰면서 차 내음을 맡아보니 '역시 차는 맛이 아니라 향!'이라는 생각이 공고해집니다. 구독자님도 오늘은 커피 대신 차를 시도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다음 레터에서도 또 다른 차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향긋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 처음으로 눈앞의 안개가 개다
안녕하세요, 주민이에요. 지난 주 저의 여름 일상과 함께 소개해드린 노래들은 어떠셨나요? 음악은 정말 세상에 너무도 다양해서 누가 어떻게 디깅을 하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구독자님의 음악 취향도 정말 궁금하답니다.
제법 빨리 돌아온 처음
이번에는 ‘처음 -‘ 시리즈를 다시 들고 왔습니다. 제가 최근에 처음 이룬 일들이 조금 생겨서 여러분과 이 처음을, 이 기쁨을 하루 빨리 같이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3개월만에 이 제목을 다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5월의 페스티벌 이야기를 제외하면 저의 마지막 ’처음‘은 휴학이었네요. 아주 푹 쉬느라 봄에 꽃구경도 나가지 않았다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만끽하는 여유가 좋았다고 말했었죠. 던지듯 하게 된 휴학이라서 정말 이루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도 조급해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었는데요. 기한이 끝나가니까 마음 한구석이 조금씩 불편해지기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간 미뤄왔던 하고 싶은 일들을 여름이 다 되어서야 해보았답니다. 그렇게 겪게 된 처음 몇 개가 있어요.
첫 영화제는 환경입니다
저는 작년에 이중 전공 수업의 과제의 일환으로 영화제를 참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때 관람객으로서 영화제를 겪은 뒤 이런 종류의 행사의 일부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해의 영화제들을 기약하고 있었죠. 생각보다 영화제의 대부분이 홍대와 연남 부근에서 진행하였고, 늦게까지 진행되었기에 제가 학기 중에 참여하는 데는 한계가 컸거든요.
그러다가 지난 5월,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로 환경 영화제의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됩니다. 가까운 성수에서 진행하고, 주제도 ’환경‘이었던 터라 지원 동기가 수월하게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넣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동물을 좋아했고, 지금은 고양이 주인님을 한 분 모시고 있는 반려인 이니까요. 코로나19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제 마음속 흐려진 양심의 자리를 다시 단단하게 다지고 싶었거든요.
다양한 환경, 다양한 연대
이 행사에서 가장 뜻깊게 느꼈던 것은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었습니다. 환경 영화제에 이름에 맞게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게 필수였어요. 저는 평소에 환경 보호를 실천하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들고 다녀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냥 여기에 커피를 받는 것뿐인데 뿌듯함이 정말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별거 아닌 걸 나는 왜 여태 하지 않았을까. 기분도 좋은데. 그래서 행사가 끝난 뒤에도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도 했답니다.
더 좋았던 건 아무래도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렸던 기억이에요. 환경을 전공한 사람, 비건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 등 저보다 환경에 더 관심이 있고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 환경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저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이런 문제가 요즘 심각하다, 이런 건 우리도 실천을 해야 할 것 같다, 등등. 환경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비판적 사고를 하게 되는데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런 주제로 대화하는 것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그 속에서 늘 말을 삼키고, 속을 다스리고는 했죠. 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과는 그런 주제가 정말 자연스러운 스몰토크로 연결되는 것을 느끼며 안개가 걷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 사람들과 교류를 했을 때 느꼈던 청명함은 지금도 신기할 다름입니다. 이런 기분을 더 느끼고 싶더라고요. 정말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어요.
올해는 하반기에 복학을 결정하면서 저의 영화제 경험은 환경 영화제 하나로 끝이 났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영화제들에도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보고 싶어요. 일은 고되지만 그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만남과 경험들의 즐거움을 새롭게 알게 되었거든요. 여러분은 영화제와 같은 행사에서 색다른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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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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