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오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Thu
온다 / 굿바이 써머!
주민 / 처음 무아지경으로 소리를 질렀다
- 굿바이 써머!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이제는 정말 가을이네요. 목 빠지게 기다리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조금 추운가 싶다가도 찌더움과 작별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에요.
구독자님은 특별히 좋아하는 계절이 있으신가요?
흔하디흔한 질문인데, 그동안 제게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계절이 아니라 계절과 계절 사이거든요. 찰나에 지나가는, 이도저도 아닌 시기가 참 좋습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 저는 ‘간절기’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데, 알고 보니 일본식 표현이라고 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는 뜻을 가진 ‘환절기’가 표준어라고 해요. 그러나 환절기라고 하면 어쩐지 질병과 먼저 결부되어 지는터라...영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맘때면 자주 아파서 그런 듯 해요. 어딘가가 또 아플까 늘 조심해야 하지만서도, 계절이 바뀔 때면 적응해야 할 새로운 온도에 이상하게도 마음이 들뜨고는 합니다.
네 번의 변환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봄과 여름 사이입니다. 이때만 되면 교복을 입던 시기의 기억이 떠올라요. 조금 더워진 날씨에 하복으로 등교할 때면, 아직은 선선한 아침 공기가 드러난 팔에 닿는 감촉을 참 좋아했어요. 여름의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과 아침의 풀 내음도요. 일찍 일어나기는 힘들어도, 이렇게 등교할 때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이 시기를 오랫동안 좋아해 왔어요.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딱히 이 계절만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나 봅니다. 제게 늦봄을 닮았다고 해준 누군가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을 뿐. 여름과 가을 사이도, 그 밖의 계절들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안녕을 고해야 하는 계절에 안타까워하기보다는, 다가올 계절에 대한 반가움이 더 큽니다. 꼭 그때여야만 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 때문인가 봐요.
이렇듯 제게 환절기는 기대감을 동반하는데, 누군가에게는 어중간한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하나봐요. 힘든 시기를 보내며 ‘오랜 시간 간절기에 머무는 기분이 든다.’라고 쓴 글을 보았거든요. 이 시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도 어쩌면 그때부터였던 듯합니다. 아마도 그의 간절기는 겨울과 봄 사이였을 터라, 서럽고 추운 계절이 얼른 따뜻해지기를 바랐거든요. 또, 그 겨울이 마냥 외로운 계절이 아니라 고요하고 안온한 계절이기를 바랐고요. 그래서 언젠가 다시 봄을 맞이하고, 저처럼 그 시간을 기대로 채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같은 시기를 다르게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가끔은 이상하고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구독자님에게 환절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 처음 무아지경으로 소리를 질렀다
구독자님은 락페스티벌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없었어요. 지난 주 금요일까지는요. 저 지난 토요일에 처음으로 락페를 즐기고 왔습니다. 그것도 부산에 가서요.
부산에 가는 목적 1순위가 부락페였습니다. 타고 갈 KTX와 머물 숙소를 예매하기도 전에 일단 부락페 토요일권 티켓부터 구매해버렸어요. 왜 이렇게까지 신났냐면요. 스파이에어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부락페에 찾아온다고 그러더라고요. 지난번에 무신사를 통해 굉장히 작은 규모로 공연을 했었는데 이때 한국 팬들이 엄청 아쉬워했었습니다. 부락페에, 그것도 메인 스테이지에 온다고 하니 반드시 가야했죠. 거기다가 제가 작년부터 좋아하고 있는 터치드까지 메인 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다고 했거든요. 저는 2022년 크리스마스 공연을 이후로 터치드를 보러 가지 못 했었어요. 이번에 반드시 가야 했죠.
처음 갔던 락페는 정말 좋았어요. 일단 날씨가 무척 좋았습니다. 가기 2-3주 전부터 태풍 소식에 비 소식에 우려가 많았습니다. 거의 매일 날씨 검색을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하루 전에 봤던 예보에서 날이 좋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을 조금 내려놓은 뒤 출발할 수 있었죠. 그래도 저는 혹시 몰라 다이소에서 우비를 사 챙겨갔었는데요. 다행히 쓸 일은 없었습니다.
락페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이 다 좋았었어서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중에서 스탠딩 경험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원래 스탠딩을 정말 안 좋아해요. 옛날에 무대가 하나도 안 보여서 고개만 푹 숙이고 겨우 버텼던 경험이 워낙 힘들었어서요. 그런데 야외에서 하는 공연은 다르더라고요. 일단 무대 위의 퍼포머들부터가 정말 신나있는 데다가 호응 유도의 레벨이 달라요. 스탠딩에서는 떼창하고 소리 지르고 팔을 흔들고 펄쩍펄쩍 뛸 수도 있죠. 스탠딩은 그렇게 온몸으로 즐기는 곳인데 말이에요. 제가 뭘 몰랐죠. 10열 안에 있든 100열 밖에 있든 너무 재밌었어요. 노래를 알아도, 몰라도 상관 없이요. 내가 원하는 만큼 즐기면 되죠.
그렇게 무대를 정신 없이 즐겼더니 목이 금방 잠기더라고요. 그 목으로 따라 불렀더니 글쎄 평소보다 더 잘 불러지는 거 있죠. 그게 더 신나더라고요. 눈치 보지 않고 열심히 떼창을 했답니다. 너무 즐거웠었는지 저는 지금도 락페 영상을 찾아 틀어놓고 글을 쓰고 있어요. 아뇨, 사실 하루종일 락페에서 들었던 노래만 듣고 있어요. 저 락페에 반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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